4살(만3살)짜리 남자아이인데 올해 3월부터 동네 어린이집을 다녔습니다.
매일같이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카페에 올려주시는 사진이나 알림장에 글 써주시는 것 보면 즐겁게 잘 다니고 있는 듯 한데 얼마 전부터 부쩍 아침마다 어린이집 안 간다고 떼를 씁니다. 어떤 날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늘 어린이집 안 가!"라고 선언을 하기도 하구요, 간다고 했다가 갈 시간이 되면 내빼기도 하구요. 물론 그냥 순순히 가는 날도 있긴 합니다.
제가 어린이집 차를 태워 보내는 날도 있고 제가 일이 있을 때에는 외할머니나 외할아버지가 차를 태워 보내는데 특히 제가 없을 때는 떼를 쓰는 강도가 너무 심해서 울고불고 난리를 칠 때도 있다고 친정어머니가 걱정을 많이 하십니다.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니냐구요.
물어봐도 '어린이집이 좀 이상해' '모르겠어' 등등의 얘기만 하고 계속 캐물어도 속시원히 얘기를 하지 않더니 며칠 전에는 같은 반 아이 XX가 블록 만든 걸 무너뜨리는 등 괴롭힌다면서 XX가 안 오면 어린이집에 가겠다고 하더군요.
여름부터 애 외할머니가 애 목덜미에 벌겋게 손자국이 있다고 한 적이 많았는데 물어보니 그것도 그 XX가 꼬집은 거라고 하구요.
대충 들어보니 XX가 많이 짖궂고 개구진 아이 같은데 저희 애는 꽤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입니다. 주말에 알림장에 대충 그런 내용을 썼더니 선생님이 전화를 하셨는데 저희 애랑 그 아이는 특별히 친하게 어울리지 않으니 별 문제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셨구요. 다만 그 아이는 작년부터 다녔는데 그때도 개구쟁이 짓을 많이 해서 다른 아이들의 원성을 좀 샀다는 말씀은 하시더군요. 오히려 아침에 어린이집 안 가려고 하는 건 텔레비전 만화를 보여주기 때문이라면서 아침에 텔레비전을 틀지 못하게 하라고 하셔서 약간은 당황했습니다. 물론 아침부터 만화 보는게 별로 좋을 것도 없고 애가 만화 핑계를 대며 안 간다고 하는 때도 가끔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아닌 것 같거든요.
그래서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지난 주말쯤 갑자기 남편이 퇴근했을 때 애가 아빠를 보고 "XX가 아파서 어린이집 며칠 안와서 너무 좋다"고 했다고 하네요.-_-;;
20개월짜리 동생이 있긴 하지만 제가 집에만 있는다면 당분간 쉬게 하고 싶은데 일이 있어 당장 애 둘을 다 친정어머니께 맡길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 중입니다.
아이가 못 다닐 정도로 크게 힘들어 하는 상황은 아닌 듯 하지만 계속 보내고 될까 걱정도 좀 되구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있으시면 말씀 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