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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은 회사에서 짤리고 온날.

따끈따끈 호빵 조회수 : 12,837
작성일 : 2011-11-01 00:25:59

 

 그동안 한달하고 일주일정도 나갔던 작은 직장에서 마지막 마무리를 하고 왔습니다.

제게 나가라고 하셨습니다..

작은 직장은, 조그만 가정 어린이집인데, 보육교사자격증을 딴지 얼마 되지 않았고 실무경험이 없어서 그동안 쓰질 못하다가 동네근처에서 구한다길래 가서 37일을 일했었어요..

 

그런데 원장님과 다른 선생님들 눈엔 이제 갓 일하기 시작한 제 솜씨가 영 맘에 들지 않으셨나봐요.

너무 느리시고, 열심히는 하는데 너무 눈치가 없으셔서 일하기엔 곤란하니, 그만 나오시라고 하셔서, 알겠다고 하고, 뒤돌아 나와, 아파트단지내 담벼락옆에 세워진 갈참나무사이를 걸어왔습니다.

집까지 오는길은 정확히 오분밖에 걸리지 않는데, 밖엔 나뭇잎들이 투툭 떨어지고, 가을 햇살은 투명하게 보도블럭위에 사금파리처럼 떨어지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등뒤에서 누가 부르는것도 몰랐네요.

"뭘 이리 생각하면서 걸어가?"

어깨죽지를 한대 맞고서야 뒤를 돌아보니, 근처 할인마트 주인아줌마시더라구요.

바로 그 37일전 첫출근하던날, 가정어린이집에 출근한다고 말하면서 싱긋 웃었었는데 오늘은 제가 그곳에서 나가라는 말을 듣고 이렇게 나오는중인걸 알까봐 주눅도 좀 들고..하던차에 이제 출근하느냐고 물으시더라구요.

그때가 낮 10시 30분무렵이었는데, 그렇다고 하는데 대답도 시원찮게 나오더군요.

 

그렇게 가을한켠을 걸어와 집에 오니, 뭘 무얼 먼저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잠깐 그냥 서있기도 하고, 창문도 열어봤다가 괜히 닫아보기도 하고 커피도 한잔 마시기도 하다가 결국은 다시 나왔습니다.

남편과 아이는 아직 이런 제 사정을 모릅니다. 게다가 더더욱이 눈치없어서! 짤렸다고는 모를것같습니다.

이렇게 있다간 아무래도 아이가 돌아올때까지 있겠다 싶어서 회사에 있는척하기위해 밖으로 나왔는데 정말 갈데가 없더군요.

그래서 버스를 타고, 외곽지까지 나가서 아예 그주변의 산길을 한번 걷다가 집에 돌아왔네요..

제가 직장에서 마치는 그 시간에 맞춰 집에 왔는데, 오늘 참.. 슬픕니다.

제가 다닐 직장이 없어진것이.

그리고 제가 많이 배웠다고 인사하며 나올때 등뒤에 서서 잘 가라고 인사해주던 선생님들의 얼굴들이..

또 돈을 많이 못벌어서 힘들다고 하시며 저를 눈치없다고, 선생님들앞에서 혼내시던 원장님의 얼굴이 유독 슬퍼보이고.

제앞으로 나온 의료보험증이 다시 아이아빠 이름밑에 정상복귀될테지요..

그때에 이야길 할까, 아니면 언제 이야길 할까..하는동안 눈치없어서 짤렸다고는 말하지 말아야겠다, 하는 생각이 하루종일 드네요..

그래도 아이아빠도 알까요? 눈치없어서 짤린것을요?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요??

그동안 나가느라고 아침마다 많이 바빴는데 다시 한가한 아침나절로 되돌아가네요. 내일11월 1일부터..

IP : 124.195.xxx.65
3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1.11.1 12:32 AM (218.155.xxx.186)

    저번에 글 올리셨죠? 직장도 인연이 있어요. 마음 아프시겠지만 털어버리고, 위축되지 마세요.

  • 2. ..
    '11.11.1 12:33 AM (125.152.xxx.204)

    보육교사 자격증 딸 때.....실습 안 하신가요?^^;;;

    뭐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힘내시고.....다시 도전 해 보세요~

    다음에는 잘 하실 수 있을 듯....

  • 3. ㅇㅇ
    '11.11.1 12:36 AM (218.155.xxx.186)

    참 저도 전 직장에서 모욕적으로 짤렸는데, 바로 한 달 후에 새 직장 구해져서 지금까지 잘 다녀요. 페이나 시간여뉴나 대접받는 거나 전 직장이랑 비교도 안 되게 좋아요. 님도 그렇게 되실 거에요^^

  • 4. bloom
    '11.11.1 12:37 AM (211.207.xxx.204)

    무조건 힘내세요
    좋은 날 반드시 옵니다.

  • 5. 부자패밀리
    '11.11.1 12:39 AM (211.213.xxx.94)

    경험이란게 다 자산입니다 사회생활은.
    자격증 있으니 지금 조금 더 마음 다잡으시구요 또 다른곳 알아보시고 일하세요.
    그러다 보면 노하우가 생깁니다.일이란건 내 마음과 다르게 보여지거든요.

    저도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초짜때.정말 하나도 모를때 제가 했던 행동들 떠올려보면 .아구 부끄러라 숨고싶은일들이 가끔 생각날때가 있어요.
    그런일 없이 잘할수는 없는거고.지금 어린이집은 그것까지 예쁘게 받아줄 직장은 아니였다고 보여집니다.
    다른곳에 가셔서 또 다른 경험을 해보면서 내 문제점도 생각해보고 잘하는사람은 어떻게 하는지 보고..그런게 좀 쌓이면 나중에는 또 원글님같은 신입을 볼때 다독여줄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거죠.
    힘내세요.
    경험은 쌓으면 되는거고 님은 자격증까지 있으니 언제든 일을 할수가 있어요.

  • 6. 원글
    '11.11.1 12:40 AM (124.195.xxx.65)

    앗!너무 고마워요,,ㅋㅋㅋ. 오늘 문앞에서 얼마나 심호흡을 한뒤에야 초인종을 눌렀는지! 다들 고마워요,, 이래서 82는 제게 비타민이라니까요.. 내일도 힘내야겠어요,^^

  • 7. 츄파춥스
    '11.11.1 12:41 AM (118.36.xxx.178)

    힘내세요.
    더 괜찮은 직장에 출근하는 날이 곧 올겁니다.^^

  • 8. 차라리
    '11.11.1 12:51 AM (74.101.xxx.244)

    대뜸 말해 버리세요, 남편한테요.
    밍기적 밍기적 해 봐야 속만 상하고 말하기 더 어려워 지더라고요.
    그리고 37일의 경험이 좋은 자산이 될 거에요.
    두번째 직장에서는 한결 여유있으실 거고요.

  • 9. 콩나물
    '11.11.1 12:51 AM (61.43.xxx.173)

    죄송한데 기억이 나요
    9시부터4시까지 80받고 하신다는.. ..그분맞죠?

    아무리 그래도 시간당 6.000원도 안되시네요

    일잘하고 빠릿한데 우직한사람 구하기힘들죠
    님처럼 당장은 서툴러도 진득하니 있을분이 좋은거라는걸 모르나봐요

    차라리 아이만 봐주는 시터는 어떠신지..
    나이도 젊으시고 보육교사 자격증까지...엄마들이 너무좋아할 조건이에요

    집안일 안하는 조건의 시터들도 많아요
    오후만 봐주는 일도 있고요

    저도 올초에 9시부터7시까지 130드렸었어요
    청소는 거실만 빨래도 안하셨고요
    애를 너무 잘 보셔서 감사했거든요
    반차도 안하시고...

    아무리 그래도80인 원장이 심했어요

  • 10. ㄱㄱ
    '11.11.1 1:07 AM (180.231.xxx.49)

    눈치없어서 짤렸다는 건 원장이 하는 말이니 신경쓰지 마셔요.
    어느 직장이든지 한 달은 일 배우는 시기인데 일 배우는 게 좀 느리다고 내보낸다는 건 그 어린이집이 경영이 안 좋다거나 원장이 넓게 보는 사람이 아니라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고 있다는 거죠.
    지금은 눈치없다는 말이랑 이 경험은 싹 다 잊으시고, 다시 새로운 구직자의 마음으로 돌아가셔서 열심히 하시고, 한 3년 뒤에 지금 경험을 다시 생각해 보셔요. 그때 내가 진짜 눈치없었던 것인지, 원장이 이상했던 건지.
    남편이나 주변한테 눈치없어서 짤렸다고 하지 마시고, 어린이집이 경영이 어려워서 나왔다고 해도 충분합니다. 힘내세요!

  • 11. 라일락
    '11.11.1 1:07 AM (119.69.xxx.140)

    아무래도 첨이시니 눈치없다는 얘기를 들으셨겠죠. 속상해마세요. 첨에는 누구나 못하는게 정상입니다. 잘하는 사람이 희안한거죠ㅎㅎ.

    인생은 어차피 모든게 경험.. 다음 직장에선 이번일을 경험삼아 좀 더 능숙해지실거니 자신감 잃지 마세요^^

  • 12. 패랭이꽃
    '11.11.1 1:34 AM (186.123.xxx.13)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없어요. 그래서 신입사원도 처음 직장생활하면 3개월간 수습기간을 주고 이 기간 동안은 월급의 80% 정도 주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는 고용인, 고용주 다 되어 본 사람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새 사람이 들어오면 사람이 늘어나 일의 성과가 빨라지는 거 같은데 오히려 훨씬 일의 효율이 떨어집니다. 왜냐하면 그 새 사람을 가르치느라 기존 인력의 에너지가 분산이 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일이 사실상 훨씬 더디고 힘들더라고요. 성과는 보이지 않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경우는 사람이 성실하고 시간 약속 잘 지키고 거짓말 안하는 직원이라면 답답하고 느리더라도 감안하고 3개월까지는 지켜보는 편입니다.
    그리고 원장이 눈치없다는 말을 대놓고 한 것을 보면 원글님이 전업으로 오래 일하다 사회생활의 감각이 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아무래도 사회생활 오래 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사회적인 눈치라는게 있는데 학교공부만 오래하거나 집에서 전업만 해온 분들은 그런 눈치가 훨씬 떨어져요. 예를 들어 학교공부만 진득히 한 학생을 알바로 잠시 고용을 했더니 은행 심부름 시키면 남들보다 두 배나 더 걸려요. 알고 보니 은행에서 이것저것 자기 볼일 다 보다 오고, 손님 상대하라고 했더니 온갖 잡담을 죽 늘어놓고, 뒤에 가서 물건 정리하라고 했는데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나서 가보니 휴대폰으로 라디오 들어가며 일하고 있고 물론 음악이야 들을 수 있지만 처음 온 사람이 너무 분위기 파악을 못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참 직원도 그런 행동을 안하는데...그래서 너무 오랫동안 타인과 접촉을 안하거나 적게 한 사람들이 그렇게 사회적 눈치가 없을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물론 저도 초창기에 참으로 눈치없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잘리기도 했습니다. 막연한 답글보다는 제 실제적인 경험이 도움이 되길 바래서 길게 썼습니다.

  • 13. ok
    '11.11.1 2:25 AM (221.148.xxx.227)

    글로봐선 감수성이 예민하신분같아요
    그런 섬세함으로 아이들을 더 잘 돌보실것같은데..
    열심히하면됐지 무슨 눈치가 그리 필요할까요
    어린이집이면 다른직장도 많아요
    쉽게 구할수있는 직장입니다.
    월급도 더 많이 받을수있습니다. 너무 위축될필요 없어요

  • 14. 그랴요
    '11.11.1 2:50 AM (203.226.xxx.27)

    남편에겐 경영악화로. 젤먼저 짤렸다하세요
    제가볼땐. 다 노하우 없고 미숙하니. 짜른거고. 그건 앞으로 경험쌓으시면 해결돱니다
    본인이 애가싫고. 일이싫은거 아니잖아요
    그롬 앞으로. 해결될일입니다.

  • 15. 현실.
    '11.11.1 6:01 AM (203.226.xxx.106)

    우울하실텐데...죄송해여..
    일단기운내시구여..
    가정어린이집은 다른유아겨육기관에 비해 더욱 눈치와 행동이 빨라야하는건 사실이예여.

    눈이 네개는.달려 있어야 아이들안전하게. 가가아이들의요구에 맞게
    빨리빨리 돌볼수 있답니다.
    다른 유아교육기관에서 경험을 좀 쌓으시면 좋을듯해요.

    유치원의.보조교사등.. 아이들. 교사 등에 요구를 바로 캐치할수있는 능력을
    키워보심이 어떠실지요...

    제경험상. 유치원교사나. 민간어린이집보다. 가정어린이집이 몇배는 힘들더만요.

  • 16. 현실.
    '11.11.1 6:02 AM (203.226.xxx.106)

    이런 쓰고 보니. 오타가많네요...죄송...ㅋㅋ

  • 17. ..
    '11.11.1 7:36 AM (114.201.xxx.80)

    아직 처음이라서 그럴 겁니다.
    위의 어느분처럼 인연이 있어요.
    똑같이 일을 해도 신중하고 책임감 있다고 좋아하는 어린이집 또 나옵니다.

    너무 힘들다 하지 마시고 다른 곳을 찾아보세요.

    원글님. 힘 내세요.
    같이 기도 보태드립니다

  • 18. 힘내세요
    '11.11.1 8:34 AM (115.136.xxx.27)

    그래도 그 한달이라도 다니고 나니 뭔가 좀 보이지 않으세요?
    요건 이렇게 해야 좋고 이건 저렇게 해야 좋구나... 그거랑 일의 우선 순위를 어디다 두는가.. 이런게 보이실거예요.

    다음번엔 훨 잘 하실거구요.. 사실 직장은 3달은 다니면서 일을 익혀야 하는건데... 원장선생님이 되게 맘 급하신 분이네요.

    아예 까짓거 보육원을 직접 차려보시면 어떤가요? ^^

  • 19. ㅇㅇ
    '11.11.1 8:42 AM (211.237.xxx.51)

    남편분께는 뭐 이유는 말할것 없고요.
    그냥 그만 나오라네? 딴 직장 알아봐야겠어.. 이정도로만 말하세요
    그럼 왜 ? 그러면 글쎄 내가 일하는게 마음에 안들었나 그냥 그만둬줬으면 하길래
    알았다고 하고 나왔다고 하세요..
    눈치가 없니 어쩌니 하는 말은 하실것 없구요..
    어차피 알려질꺼 별일 아니라는듯 말해버리는게 낫습니다. 사실 별일 아니구요..
    더 좋은 직장 곧 구하실겁니다.

  • 20. ....
    '11.11.1 8:52 AM (58.122.xxx.247) - 삭제된댓글

    그럼에도 ...
    주저앉지말고
    또 또 또 도전 하세요

    제가 그런 케이스거든요 .전 뭘못해 짤린건 아닌 건강문제로 늘 문턱에서 엎어졌지만
    결국 나의 길은 아주 느닷없이 생기더라구요 .
    몇년 도전끝에 취업성공한 오학년 중반이 드림 ^^

  • 21. 흠..
    '11.11.1 8:56 AM (218.234.xxx.2)

    원래 신입한테는 기대 안하는 게 회사 다녀본 사람이면 아는 건데요..
    신입들도 자기가 만 2년 채울 때까지는 회사에 마이너스인 걸 알아야 하고요.
    (2년 경력 되기 전에는 월급 도둑이라는 겁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 사람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봐줘야 하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경력자가 자기 일에 몰두 못하게 되거든요.
    그럼 왜 쓰느냐..3년차부터 그동안 일하는 것보다 많이 받아간 월급의 몇배로 노동시키거든요..)

    원래 사회란 게 2년까지는 제 밥벌이 못하는 걸로 알고 있어야 하는 건데
    그 원장님이라는 분이 좀 근시안적인 거 같고요,
    어차피 그 곳은 오래 있었으면 정말 사골까지 우려먹으려 할 곳입니다.
    더 좋은 곳에 취직하실 거에요~

  • 22. 파스타
    '11.11.1 10:59 AM (182.212.xxx.61)

    모든것이 경험이에요.
    처음부터 잘해내면, 경력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거겠지요.
    새로운 일에 직접 도전하셨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수확이시고
    윗에분들 말씀하신데로, 계속 도전하시면 몇년후에 원글님 처럼
    신참자들을 직접 지도하고 가르칠수 있는 자리에 서 계실꺼에요.
    용기 잃지 마시고~(직장 다니면서 모든사람이 자신의 능력에 좌절하는 순간이 있어요...그러니...)
    무한 도전~~~

  • 23. 힘!
    '11.11.1 11:07 AM (1.247.xxx.162)

    을 보태드리고 싶습니다.
    직장생활이 쉽지는 않을테지만 남들도 다하는데
    나라고 못하라는 법이 없지요?!!!
    기운내시구요..
    더 좋은 직장에서 더 좋은 사람들과 만날수 있도록
    기!~~를 불어넣어 드려요..
    82가 있어서 차~암 좋지요?
    아자~~~!

  • 24. 첫술인데
    '11.11.1 11:15 AM (211.246.xxx.123)

    경험이라고.. 이러저러한 경험이 생겨야 다음 직장에선 더 잘하죠.
    첨부터 넘 잘한다잘한다 얘기 들으면 진짜 잘하는줄 알잖아요. 다음에 더 좋은 직장이 올껍니다. 이번을 겸험삼아 담엔 더 잘하실꺼예요.

  • 25. 저요
    '11.11.1 11:25 AM (221.139.xxx.63)

    저도 경험자예요.
    작년에 첫 취업해서 8일 일하고 나왔어요. 원장님 눈치 너무 보여서..... 매일 울었답니다.
    제가 어디가서도 싹싹하다 소리듣고 말도 잘하고 그러는데 어린이집은 처음이였쟎아요. 그러다보니 애들은 많고 정신은 없고 그런데 원장님으 매일 웃으면서 말하지만 제 목소리톤, 제 자세, 제 앉는모습까지 일일이 지적을 하구...
    결국 울면서 나왔어요. 그런데 어느날 문득 내가 문제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눈치없고 일못하고 그래서가 아니라 그 원장도 문제가 있다는걸깨달았지요.
    처음이면 못하는거 당연한거 아닌가요?
    솔직히 엄마들이 자기자식 둘 보는것도 힘들다 죽고싶다 하는 사람도 많은데 한반에 애들이 3,4명에서 5,6명있고, 말도 못하는 애들이 울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우유먹여야지, 기저귀 갈아야지, 엉덩이 씻겨야지 밥 먹여야지 정신없지요.
    사실 나름 열심히 하지만 일머리 알고 돌아가는거 파악하려면 3개월은 지나야 정신 차려요.
    그사이 애들이 다치지만 않아도 다행이지요.
    보육교사 솔직히 시급으로 따지면 5천원 벌이예요.
    주말에 쉬니까 하는거지... 밤에 일하니까 하는거지...
    엄마들도 이상한 엄마많아요. 애가 아프면 다 교사탓하고, 열이 37도 인데도 자기는 피곤하다고 보내구...

    남편한테 저는 긴말 안했어요. 나 그만뒀어. 너무 지쳐서... 그렇게 말했구요. 보름 잘 놀고 다시 취업해서 1년 반 넘게 일했어요.
    좋은 동료 만나 배우고 도움받고 하면서 잘 지냇어요.
    스스로 자책하거나 실망 하지 마시고 다시 도전하세요.

  • 26. ..
    '11.11.1 11:33 AM (58.229.xxx.204)

    원장이란사람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은 아닌가봐요..
    이제 한달인데 경험많은 사람처럼 일할순 없잖아요
    제가 보기엔 원글님은 남탓도 안하고 순수하신거 같은데
    사람보는눈이 너무 없는 리더네요..그렇게 눈치주고
    드러내놓고 눈치없다고 말하는 리더 너무 별로네요..
    82명언처럼 이또한 지나가리라..하시고 다른곳에
    이력서 넣으세요..정말로 전화위복이라 생각하실날이
    있을거예요..화이팅~~~^^

  • 27. 아..
    '11.11.1 11:39 AM (58.122.xxx.189)

    눈물이 나네요..ㅠ_ㅠ
    저도 나간지 3주만에 일을 너무너무 못한다고 짤렸던 적이 있는터라...
    자존심에 상처도 나고 내가 이것밖에 안되나 하는 자괴감도 크구요..
    인연깊은 직장도 아니었는데 실연당했을 때 처럼 마음이 뻥 뚫려서 그날 밤 엄청 울었어요.
    그런데요.. 그 한달 뒤에 구한 직장에선 일잘한다 칭찬도 많이 받고 월급도 팍팍 올려받으며 벌써 4년째 일하고 있어요^^ 묘한건 업무영역도 비슷한 일이었다는거에요ㅡㅡ;;
    전 직장에선 일이 손에 익기도 전에 그 서툼이 싫어서 내보낸거였는데..(뭐 경력자를 원했던 거죠..)
    지금 직장은 사장님이 신입도 천천히 가르쳐서 쓰면 되지..하는 마인드거든요.
    정말 직장도 인연이 있나봐요. 다음에 다시 어린이집 가시면 느긋한 성품의 원장님 만나길 바랄께요
    화이팅이에요^^

  • 28. ..
    '11.11.1 11:47 AM (112.185.xxx.182)

    저도 이전직장에서 눈치없고 느리다고 완전 구박을 먹었는데요..
    사실은 그렇지도 않았어요. 저 있으면서 그곳 반짝반짝 해져서 사장은 완전 좋아했는데 직속 상사가 그렇게 구박을 하더군요.
    일을 해 두면 안해도 될일을 왜 하냐? 그거 말고 다른거나 신경 써라. 그렇다고 안 해 두면 이젠 이것도 안해요? 라더만요.

    결국 그만두고 다른 직장 구했는데 저 그만두고도 몇개월동안 사람을 못 구하던걸요.

    원글님 곧 좋은 직장 구하실거에요 걱정하지 마시구요
    아니면 보유교사 자격증 들고 집에서 아이들 한두명만 돌봐주어도 그 급여는 충분히 받으시겠네요.

  • 29. 힘내라힘
    '11.11.1 4:12 PM (180.224.xxx.14)

    토닥토닥...
    힘내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요.
    자책하지 마세요.
    그저 그곳이 원글님하고 맞지 않는 곳이라고 생각하세요.

  • 30. 표현이 너무 멋지세요
    '11.11.1 4:17 PM (175.207.xxx.100)

    "갈참나무사이를 걸어왔습니다"

    원글님도 글만큼이나 멋지신분 같습니다^^

  • 31. 글로 봐서
    '11.11.1 4:36 PM (218.155.xxx.48)

    규모가 작은 가정 어린이집에 원생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닌가봐요 ?
    자격증 따고 처음 취업인데 능숙하게 일하기 힘든거 당연하죠
    그 원장 말 곧이 곧대로 들을 필요도 없고 ,
    남편이나 제3자들에게 그대로 전할 필요 없어요
    운영이 잘안되는 어린이집이라 그만뒀다고 하세요
    그 어린이집 아니면 큰일 나는거 아니잖아요
    그만 일에 슬퍼 말고 어깨 쭉 펴고 힘내세요 , 기회는 항상 있다 생각하시고

  • 32. 눈꽃
    '11.11.1 4:42 PM (202.30.xxx.88)

    원글님, 영화의 한 장면 보는 것처럼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표현이었어요. 상처 많은 가 거리를 걸어가는 모습처럼 애처롭지만 정말 아름다와요.
    곧 님의 여리고 예쁜 심성을 알아볼 직장이 있을거예요. 토닥토닥... 힘네세요. 글 많이 쓰시고요.

  • 33. 쭈구리
    '11.11.1 5:06 PM (199.64.xxx.252)

    격려의 글이 많이 올라왔군요. 다음 도전을 하시면서 본인의 단점을 꼼꼼히 짚어 보시고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 조직이란 별의별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

  • 34. 새벽달
    '11.11.1 7:36 PM (110.70.xxx.229)

    횟집에서 하루 일하고 짤린 저도 있어요^^힘내세요

  • 35. 마우
    '11.11.1 7:41 PM (61.109.xxx.234)

    맞아요. 인연이 아니라 그런거에요.
    내가 아무리 잘해도 안알아주고 안맞는 직장이 있어요.
    분명 더 좋은 직장이 나타나려고 그러는 겁니다.

  • 36. 님..
    '11.11.1 8:56 PM (125.187.xxx.194)

    힘내시구요
    보육교사 자리는 얼마든 많지 않은가요?
    좋은원장..얼마든 많고많으니..
    좋은곳으로 보란듯이 취업하세요

  • 37. ^^
    '11.11.1 9:07 PM (211.196.xxx.222)

    실습했다 생각 하시고 다시 구하세요~
    담임이 어려우시면 보조 교사나 영아반 맡아서 하시는것도 방법이예요
    경험 쌓는다 생각 하시고..
    급여는 너무 조금 받으셨네요..
    호봉대로 다 준다고는 안하지만 기본급에 처우 개선비 하면 저 정도는 아닌데...
    경력이 쌓이면 서로 모셔갈거예요..
    가정 어린이집 말고 규모가 좀 있는 민간 어린이집 가세요
    가정 어린이집은 그야말로 원장 맘대로 일도 시키고 급할때는 밥(급식)도 시키고... 그런곳 있어요..
    규모 있는곳 가셔서 제대로 배우세요..
    다른 선생님은 어찌 하시는지 눈여겨 보시구요..

  • 38. 원글
    '11.11.1 11:56 PM (124.195.xxx.65)

    너무 고마운 댓글 고마워요. 프린트해서 남겨두었어요. 힘들고 어려울때마다 읽고 힘낼려고요.
    많은 힘이 되었어요!

  • 39. 아자아자~
    '11.11.2 12:34 AM (112.161.xxx.110)

    힘내시고 절대 주눅들고 위축되지마세요.
    누구나 처음엔 실수가 많지만 뭐 사는게 별건가요.
    처음부터 경력자는 없지요.
    저도 결혼전에 어린이집에서 일한적 있는데 급여 정말 적었어요.
    지금은 다른일 하고있지만 결혼하고 한참놀다가 일시작하니 처음엔 힘들더라구요.
    나와 다른 세계 사람들과 섞이는거같고.
    지금은 잘 적응하며 지내고있으니 원글님도 좋은 기회가 반드시 올꺼예요.
    이것도 경력이나 경험이라면 그런거지요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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