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사실 얼마 안됐는데 저희 부부가 싸우거나 제가 정신적으로 괴로운건 다 시댁 문제였어요.
마구 화를 내시고 심한 말도 하고 혼자 오해하고 삐지고 또 화내고 요구하고...
최근에도 좀 으스스한 일이 있었어요.
저희 애봐주시는 이모님이 있는데 주말에 이모님 휴가가고 저희 친정과 시댁 부모님들 다 만난 자리에서
시부모님이 이모님 욕을 그렇게 하는거에요.
애가 머리를 오른쪽으로만 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거 봐라 애기가 머리가 찌그러졌다 일주일만에 가마가 돌아갔다
아줌마가 진짜 너무한다 난리난리.
시어머니는 계속 저희 엄마 붙들고 이모님 욕을 해서
(두세번 급습하셨는데 한번은 이모님이 타이니러브 틀어놓고 본인 샤워하시고 있었고
애를 유모차에 태우고 밀어서 재우는거 싫은데 자꾸 그런다
한번은 부엌에서 뭘 먹고 있더라 어쩜 좋겠냐...)
아무튼 사돈간 대화의 80%가 이모님 욕.
엄마가 왜 대안도 없는데 그만한 사람도 없는거를 그러시냐 이상하시다고 저한테 그러고.
근데 좀 으스스했던 일은 저녁 먹으러가서
시모님: **이(저)가 원래 밥을 잘 안먹나요? 아줌마가 **이는 완전히 애기밥처럼 먹는다고 본인이 밥은 다 먹는다고 하대요. (제가 원래 군것질을 좋아하지 밥은 잘 안 먹고 이모님이 이집 쌀은 내가 다 먹는다고 ㅋㅋㅋ 하면서 가끔 말씀하시긴 해요)
친정엄마: 원래 밥을 잘 안 먹어요. 열몇살까지 떠먹였어요. 저는 좀 먹는데 애들은 둘다 입이 짧아요.
남편: 참 그 아줌마는 혼자 드실때 너무 대충 드시더라고요. 괜찮은지 몰라. 그냥 김치랑 김이랑만 놓고 드시고 있어ㅠㅠ
시모님: (호통+비웃음의 묘한 조화) 야 내가 볼때는 아주 한상 차려 먹던데??
근데 저 말 거짓말이에요.
한번 시모님이 점심시간에 급습하신적이 있는데 저희 이모님이 점심시간이니까 대접해야겠다 해서 시모님 애 보시는 동안 반찬을 열심히 했대요. 해서 다 차리고 있는데 시모님이 시간없다고 가셨던 적이 있는데
그거 갖고 저렇게 말하는거죠.
아마 아들이 이모님 걱정하는 것도 싫고 그 이모님이 무조건 밉고 기본적으로 사람을 대할때 일단 트집부터 잡고 보는 성격이기도 하고...
그냥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은 부정적이고 트집잡는 얘긴데 심지어 사실에 근거한 것도 아니에요 듣다보면 정신이 어떻게 될거 같아져요.
저는 저 말이 너무 기분 나빠요.
우리 시어머니가 좋은 사람은 아니기는 하지만 매순간순간 더 실망하고 실망하게 돼요.
아무튼 친정엄마가 애기 보는 사람이 잘 먹어야죠. 그러고 친정아버지가 인간은 소수의 세인트와 소수의 악인을 빼면 대다수는 상대가 잘하면 서로 잘해서 더 좋은 쪽으로 나가고 상대가 못하면 서로 갈구기 시작해서 나쁜 쪽으로 가는거니까 너희가 이모님한테 진심으로 대하면 이모님도 아기한테 정성을 준다고 잘해드려라 하고 끝났어요.
남편한테 왜 그러시냐고 시부모님 이상하다고 해봤지만 남편은 원래 그랬다며 그러니까 내가 얼마나 피곤했겠는지 알겠지? 난 진짜 너가 시집와서 당한거의 몇배를 어린 시절에 당해서 살수가 없어서 유학간거라며... 그냥 자기 얘기를 해요.
본인도 대책이 없는 문제고 하니까 제가 아무리 나의 정서에 정말 안 좋은 영향이라고, 기분 좋으실때도 피곤한 말씀만 하시다 기분 나쁘면 아주 공격을 하시고 이걸 어떻게 받으면서 살겠냐고 해도 그냥 어쩌겠냐고 해요.
아무튼 낮에는 저도 회사일도 있고 아기랑도 지내고 쇼핑도 하고 남편이랑 놀고 다른데 신경이 가있지만 시부모님들의 그런 작은 말들이 무의식에 남았다가 잠을 자면 꿈으로 다시 다 나타나요.
요새는 새벽에 가위를 눌려서 일어나게 되는데 일어나면 남편을 깨워서 저도 막 퍼부어요.
너 나랑 왜 결혼해서 나를 이렇게 괴롭게 하냐, 지금 잠이 오냐 하면서 막 화를 내요. 가끔은 막 울기도 해요.
남편은 깜놀해서 일어나서 제 팔다리를 주물러 주거나 하다가 또 잠을 설치고요.
저한테 너가 힘드니까 정신과 치료를 받고 시댁에 애기엄마가 자꾸 막말하시고 괴롭히니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말하고 당분간 본인만 왕래하는 거는 어떻겠냐고 하네요.
근데 저는 낮에는 그닥 힘들지 않고 시댁을 자주 안 만나거나 만나도 그런 억울한 사람 잡는 소리 (이번의 사례는 이모님이었지만 저런 시선으로 저를 봐요, 얘가 뭘 잘못하고 있나??? 뭐든 아주 최악으로 상상하심)하거나 저한테 전화해서 퍼붓거나 안 하시면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잠도 잘 자고 시댁 문제만 없으면 대체로 행복해요.
그래도 정신과를 가봐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