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사람 얼굴 기억을 잘 못해요.
낯익긴 한데 어디서 만났는지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지난달에 어떤 엄마가 인사를 하길래 맞받아 인사를 했어요.
'철수(가명) 엄마인것 같애.'
하고 지나가다가 진짜 철수 엄마를 만난거에요.
그럼 내가 인사한 그 엄마는 누구지?
지난주에도 학교 갔다가 어떤 엄마가 눈마주치고 웃으면서 인사하길래
허둥지둥 인사하긴 했는데 누군지 모르겠어요.
짐작하자면 작년에 같은반이었던 엄마같아요.
근데 그것도 확실하지 않구요.
여하튼 그런일이 여러번 생기는 차에
한번은 어떤 아주머니가 절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도통 모르겠는거에요.
전혀 낯도 익지 않고 아무리 봐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누구시냐고 물었더니
"우리 같은 단지 살고 놀이터에서 왔다갔다하면서 얼굴 많이 보지 않았냐?"고
하는 거에요.
같은반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얼굴도 기억이 안나서 가물가물한데
동네 지나가다 만난 얼굴까지 어떻게 기억해요?
그리고 기억한다해도 그냥 낯익은 사람들에게 인사하진 않잖아요.
무슨 계기가 있어서 대화라도 했으면 몰라도.
자기는 기억하는데 나는 기억 못했다고 섭섭해하며 가는데 무지 황당했어요.
다른건 몰라도 내가 인사한 사람이 누구인지 정도는 기억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