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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람에게 마음 다치고

우울하네요 조회수 : 3,194
작성일 : 2011-10-28 20:09:37

워낙에 욕심 많은 아이를 둔 엄마 입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서 엄마를 졸라서

이것 저것 잘 배워서 엄마를 조르고 조릅니다

그런데 아이가 원하는 것이 많아지고 지출도 많아져서

다른 거 배우는 대신에 국어,수학 보습학원을 하나 빼고 집에서 하자고

정말 오랜 시간 꼬셨어요 돈은 자꾸 자꾸 드니 할 수 없잖아요

제가 집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같이 하기로 하고요

물론 저와의 공부도 잘하는 아이고...

그 지치지 않는 열정은 대체 어서 나오는지

 

 

그런데 오늘 학원 선생님께

이제 초등을 가니 돈이 너무 들어서

학원 줄이고 집에서 하겠다 했더니

안색이 싹 달라지면서

아이가 한국 교육에는 안맞는 아이이며

어디 한번 가르쳐 보라고

내년에 초등가면 지적 많이 받을거며

엄마가 자유롭게 키우는 거 알지만

그것이 한국에는 먹히지도 않고 아이가 질서를 모를 것 이며...

거기에.유치원에서 우리 아이가 혼나는 것을 학원 아이가 봤다는 이야길 하더군요

(사실 이 이야기는 2년전에 이미 제게 했던 이야기인데 ...)

저도 논리적으로 받아치고 싶었으나 말을 삼키고 말았습니다

 

 

왜냐면 그동안 너무나 살가운 사이였어요 선생님과 저는...

원생들 전체 간식도 여러번 여름에는 빙수, 떡볶이,아이스크림 ,케잌

아이들과 친해져 나들이도 같이가고

선생님과는 고민도 터 놓고 비싼 식사도 여러번 사고...

정말 저는 우정 이라 생각했는데

 

 

그런말을 하다니..

언제는 우리 아이가 아주 창의적인 아이고

똑똑 하다고 열정적 이라고

(이건 다른 선생님들도 공통으로 하는말)

칭찬을 그리 하시다가 말이 어쩜 그리 바뀌시는지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하고 어색한 웃음을 하고

아이 교재 챙겨 나오는데 마음이 정말 무겁더군요

 

그리고 3시간 뒤

문자가 왔네요

친해지고는 반말도 은근히 하며

말은 안했으나 큰 언니 막내 동생처럼 말도 재미있게 나누었는데

 

오늘 문자는...

어머님 @@이는 창의적인 아이 이니까  좋는 선생님  만나게 해 주시고

창의적인 아이 니까 잘 키우시라고....

내가 집에서 가르칠 거라 했는데...

내 성격 잘 아시면서 그 말을 안 믿으시는 건지

 

 

답장을 할까 하다가 말았습니다

그래 내가 아까 말 받아치지 않길 잘했다

때론 말을 삼키는 게 아쉽지 않을 때 가 있구나

스스로 위안 아닌 위안을 삼았죠

 

 

저도 참 멍청 하고 미련 스럽지

대체 왜그랬나 싶네요

선생님 대우 깍듯이 하고

스승의날 꼬박 챙기고 수박도 여름 내내 날랐고

원생들도 모두들 이뻐하며 정성을  다했건만 

대체 내가 왜그랬나 내가 싫어지네요

IP : 222.116.xxx.22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리아
    '11.10.28 8:23 PM (222.117.xxx.66)

    헐~
    원글님...인생 공부 톡톡히 하셨네요.
    이제라도 그런 사람 이라는걸 알았다는 것에 감사하세요.

  • 2. ,,,
    '11.10.28 8:27 PM (211.217.xxx.74)

    원글님같이 잘 대해주었던 학부모 놓치기 싫었나보네요,

    그만둔다하니 그냥 협박이네요

    속상해 하지 마세요 ,, 아이에게 일관성을 가지고 꾸준히 하세요

  • 3. 학습지
    '11.10.28 8:32 PM (218.153.xxx.181)

    저희 큰애 일곱살때 학습지 그만둘때랑 똑같아요 그렇게 정성을 다했고 우리아이 칭찬도 열심히 하더니
    그만둔다고 했을때 우리아이의 단점을 쫙~ 읊으며 인성운운.. 정말 섭섭하더라구요
    나중에는 교재만이라도 넣을테니 그 교재로 공부하라는 둥 매달리고
    암튼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그 늙은 선생

  • 4.
    '11.10.28 8:33 PM (218.237.xxx.199)

    저도 방금전에 말싸움에서 쌍욕을 먹었는데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해가면서 억지쓰면서 자기가 무슨말을 하면 그게 맞는말이고...상대가 무슨말을 하면 말이 안통한다며....이런말을 하는 사람들 만나지 마세요...

    원장도 말을 ...완전 아이가 문제있다는듯이 하는데,,저원장이 보는 관점에서 그런거예요..
    지가 완전 잘나고 뭔가 된것 마냥...하는데,,,그거 자격지심에서 나오는거예요...

    내세울거 하나 없고...그저 말로만 어떻게 해볼려는거예요....

  • 5.
    '11.10.28 8:41 PM (220.77.xxx.34)

    마음은 다치셨겠지만 좋은 경험하셨네요.
    그런 사람인거 지금이라도 아셔서 다행이여요.
    아이 잘 가르치시시고 앞으로 긴 세월인데 살다보면 그만 두던 안두던 한결같이 좋은 샘도
    다시 만나실거여요.속 그만 상하시길.토닥토닥~~

  • 6. ...
    '11.10.28 9:17 PM (121.133.xxx.19)

    갑자기 학교샘 생각나네요.
    누가 크고 튼튼할거 같지만 우리애가 지내보면 오히려 단단하고 훨씬 활달하고 다부지다
    혼자 일도 척척해내고~ 하더니 그 외모가 크다는 아이가 그냥 평범하고 엄마가 감투욕심이
    꽤 있습니다. 그 아이가 전교부회장 혼자 나갔는데 갑자기 말을 바꾸시더군요.
    그것도 제앞에서 말 수정해주시더라구요. 누구야 나무랄데 없이 다 잘하지요!!
    샘들 사이에서도 강자앞에서는 약해지는구나 느꼈어요. ㅋㅋ
    상황에 따라 변하는거 어쩔 수 없어요.
    그 학원샘은 언제까지는 있어줄거라 은근 기대했을 수도 있고 똑똑한 아이면
    학원 홍보겸 생각했을 수도 기분 나쁜거 숨기지 못하는 성향일 수 있어요.
    아이가 중간에 있는데 순수한 친구관계 어찌 되겠어요. 잊으세요.
    학교보내고 학년 지나면서 여러 유형의 엄마들도 만나는데 그때마다
    상처 입으시 안되지요.

  • 7. .....
    '11.10.29 12:05 AM (115.86.xxx.24)

    그런 소리듣고는
    돈이 남아돌아도 그학원은 못보낼듯합니다.

  • 8. 의외로
    '11.10.29 12:42 AM (211.207.xxx.10)

    비수는 그렇게 살가운 사람들이 꽂아요, 본인이 싹싹하고 잘 사귀니, 사람 귀한 줄 모르는 사람이 있어요.

    통...했다고 느꼈는데 이해관계로 만났구나, 그만두는 내 고충 전혀 이해받지 못하는 구나, 싶어서 속상하죠.
    그런데 그쪽은, 상대하는 학부모가 여럿이니, 님보다 덜 순수할 수 밖에 없어요.
    마음 다치지 마시고 좋은 경험했다 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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