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유야무야 넘어가면
몇 몇 분이 조언하신것처럼 남은 인생 억울한 일 계속 당하고 살 거 같아서요
댓글 다 뽑아서 보여주고,
한 달 고정 지출내역(월230)이랑 지금까지 시댁과 친정에 들어간 돈 비교해서 뽑아주고
(목돈으로만 시댁엔3천만원 넘게, 친정엔 400만원 들어갔더라구요)
앞으로 막내 대학갈때까지 부모 역할은 하되 아내와 며느리 역할은 안하고
유급도우미로 살겠노라고 편지를 써서 남편 책상에 두었습니다
다 보았는지 최대한 아이들 상처 안 받는 방향으로 제가 원하는대로 하라고 써뒀더군요
자기도 댓글들 읽고 찔림이 있었는지..아님 속으로 남편 도마에 올린 절 엄청 비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한테 일체 말 안하구요 식사시간 외에는 자기 방에 문닫고 들어가 있네요
애들에겐 전보다 더 신경써주려고 하는 눈치예요.
애들 학교갔다 오면 생전 나와보지도 않았는데 나와서 먼저 인사를 하구요
하루 두끼에서 어떤 날은 세끼 집 밥 먹고,커피,과일까지 대령했는데
이제는 아침과 저녁 해 두면 자기가 알아서 나와서 먹구요
저는 주방옆에 작은 방에서 막내와 따로 자고 있어요
아빠가 안방을 서재로 쓰기 때문에 아이 일찍 재우는 핑계로 따로 자니
두 딸아이 아직 눈치를 못채고 있습니다
오늘은 저 도우미 일하고 오니 점심 찌개랑 밥 (냉장고 반찬은 안 꺼내고)먹고 설겆이통에 담가뒀네요
이전 같으면 기다렸다가 저 들어오자마자 배고프다 했거든요
20년간 알뜰하게 살아주고, 시댁에 도리 다 한 아내 박대하면
자신에게 결코 유익이 없다는 걸 몸소 느껴보게 할려구요
진심으로 사과하고, 경제권에 대해 아내를 존중하겠다 할때까지
저 도우미로 지낼생각이예요
저더러 고함지르던 남편의 목소리가 아직 귀에 쟁쟁하네요
내가 지금껏 왜 이 생각을 못하고 살았을까 후회가 됩니다
오만하고, 이기적이고, 은혜를 저버리는 사람에겐 관용이 미덕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제 글에 댓글 달아주셨던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덕분에 큰 용기를 얻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