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 오전에 6호선 약수역에서...

임산부 조회수 : 2,203
작성일 : 2011-10-27 19:45:07

평소에는 지하철 안타요.

이유는? 어르신(노인)들이 무서워서요. 만삭 임산부가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머리를 맞았다는 얘기도 들었고... 

 

오늘 시간이 촉박한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탔어요.

6호선 약수역에서 갈아타는데 7분 정도 텀이 있어서 앉아서 기다리려고 플랫홈 벤치에 앉아있었어요.

저처럼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들 많았구요.

그런데 어떤 할아버지가 다짜고짜 제 앞으로 오시더니 손으로 (마치) 개를 내쫓듯이 내쫓으시더군요.

자리 비키라고...

저 순간 아무 생각이 안나서 그저 할아버지를 올려다보며 앉아만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만약 지하철 타는 일이 생겼을 때, 비슷한 일이 생기면 당당하게 얘기해야지, 생각하고

임산부 표시도 하고 다니면서, 내 권리는 나 스스로 찾는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정말 막상 그런 일이 닥치니까 아무 말도 안나오더군요.

저는 지금은 배도 많이 나와서 누가 봐도 임산부인지 알아보는 상태입니다.

 

하여간 그렇게 제가 1초 정도일까요? 바로 안비키고 멍하니 있으니까

할아버지가 더 제게 다가오시면서 험악한 표정으로 위협(같았어요ㅠ.ㅠ)하시더군요.

옆에 젊은 사람도 앉아있었는데....왜 하필 저였을까요?

결국 아무도 말려주는 사람 없이 저는 (정말) 그자리에서 개가 내쫓기듯이 내쫓겨야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아주 당연한 자기의 자리를 되찾은 독립용사처럼 당당하게 앉으시더군요.

 

저 결국 지하철 올 때까지 창피함과 분함, 그리고 이름 모를 감정(임신 중이라서 쉽게 울컥해서일까요?)을 내색하지 않고

5분 이상 지하철을 기다리며 서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임산부가 벼슬도 아니고 서있을 수도 있어요.

그게 싫으면 택시를 타거나 자가용을 몰면 되지요.

하지만, 노약자석도 아니고 (그리고 저도 노약자석 이용 권리 있지 않나요?) 왜 하필 저였을까요?

 

마침 제가 앉아있던 자리 뒷벽에 임산부를 배려하자, 임산부의 날 공익광고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는데....

참 씁쓸했습니다.

 

임산부 자리 뺏고 앉으신 어르신......... 그렇게 앉으시고 지금 편안하십니까?

IP : 222.106.xxx.11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0.27 7:48 PM (180.224.xxx.55)

    돌갓 지난 아기 안고 있었더니.. 벤취에서.. 어떤 할머니가 옆에 앉더니 아기보구.. 그나이때 아기가 다 원래 낑낑되지 않나여? 말을 못하니.. 그걸보더니 할머니 니가무슨 강아지니? 낑낑되게.. 하면서 막 뭐라하던데.. 정말 웃기는 할머니예요 남의 귀한자식보구.. 버럭 야단을 치지 않나.. 무개념 할머니 할아버지들 많은거같아요 아기는 얼어서.. 무서워서 꼼짝못하고.. 부모는.. 착해빠져서 웃으면서 가만히있고.. 할머니들에게 뭐라 말할 자신이 없었던게지요...

  • 2. ...
    '11.10.27 7:49 PM (122.43.xxx.64)

    위로의 말씀을 전 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어르신은 가당치 않습니다.
    늙은이 라 칭해야 하는 사람이 맞습니다.

  • 3. ..
    '11.10.27 7:53 PM (115.136.xxx.29)

    언젠가 지하철을 탔는데요. 제자리가 노약자석 문있고 그바로옆에
    자리에 앉고, 조금있으니까 할아버지 셋이 술이취해서 타요. 오후3시쯤인데
    그러더니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할머니에게 다른데로 가라고 소리지르고 ,
    그할머니 놀라피하고, 셋이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이명박 최고!
    노무현 죽일* (이미 돌아갔는데 ) 계속 너무 떠들고 저도 자리 옮기고 싶었지만,
    빈자리도 없고 몸은 힘들고, 참다못한 어떤 50대아저씨가 부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하고
    내리기 직전 조용히좀 하라고 했더니, 젊은놈이 저여자 첩이지 그러면서 소리지르고
    사람들 다 피하고 저도 지겨워서그냥 내렸어요. 무섭기도 하고..
    나이먹음 정말 곱게 늙어야지 그렇게 추접스럽게 늙으면서 대우받으려고 하면 안됩니다.
    그할아버지들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 4. 00
    '11.10.27 8:07 PM (218.152.xxx.163)

    6호선은 원래 무개념인 많이 없던데..안타깝네요

  • 5. 토닥토닥.
    '11.10.27 8:16 PM (125.183.xxx.42)

    내가 당한 일마냥 막 화가 납니다.
    그래도 더 큰 일 없이, 액땜했다 치세요.
    경우없는 사람은 나이를 가리지 않더라구요.

  • 6. 바람이분다
    '11.10.27 8:50 PM (211.108.xxx.143)

    나이를 떠나서 미친*이네요. 나이를 어디로 *먹은 건지...
    제가 대신 욕해드릴게요.
    그냥 재수가 없었다 여기시고 아가를 위해 좋은 생각만 하시기를요.
    에휴 정말 저런 @#%$^&%*$(&^% 같으니라고........

  • 7. 나이먹는다는게
    '11.10.27 8:53 PM (121.133.xxx.19)

    더 괴팍해지고 더 내것에 집착하는 본능에 가까운 야성?(야비해지는 성향)을 발휘하게도
    하지요. 그런 분들 발견하면 즉시 눈도 마주치지 마세요.
    님이 착하고 순해보여서 님을 떠밀었나 봐요. 똥밟았다 생각하시고 좋은 생각으로
    순환시키세요. 그 장면 찍어 올렸으면 가관이었을듯...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702 한우물 정수기 어떤가요? 4 물이좋아 2011/11/25 2,084
40701 라오스를 다녀왔습니다. 여행 2011/11/25 1,782
40700 사당역에서 서울대까지 가장빨리 가려면(급질) 9 .. 2011/11/25 3,427
40699 추워서 롱패딩 하나 주문했는데... 사이즈 좀 봐주세요 12 타미타미 2011/11/25 2,618
40698 일안하시는분들 어찌지내시나요, 40 4 40줄 2011/11/25 3,331
40697 전기·가스 민영화 거센 압박…요금 규제했단 ‘ISD 부메랑’ 5 광팔아 2011/11/25 1,356
40696 주간경향 11/28일자 부록이 신묘매국 151인 칼라 브로마이드.. 4 ㅋㅋㅋ 2011/11/25 995
40695 YB - 흰수염고래 2 엘가 2011/11/25 993
40694 저만 보면 일 못한다고 윗분들에게 말하는 상사...어떻게 해야 .. 5 ... 2011/11/25 2,868
40693 전국 한미fta반대 집회장소 3 참맛 2011/11/25 1,061
40692 분리 독립 안될까요?. 수꼴매국노와 6 .. 2011/11/25 735
40691 프로폴리스 장기 복용해도 좋을까요? 9 ... 2011/11/25 8,549
40690 이사진 보신적있나여? 2 .. 2011/11/25 1,073
40689 궁합을 고려해야 할까요? 2 궁금 2011/11/25 1,630
40688 친정 아버지와 괌여행을 갈까하는데요. 4 괌여행 2011/11/25 1,897
40687 페이스북에 날치기 비판하면 옷 벗어야 되냐. 6 아마미마인 2011/11/25 1,316
40686 결혼하면 사촌에게 부조 하는게 정말 맞는지요? 17 ..... 2011/11/25 6,092
40685 늙었나봐요. 천일의 약속 보다가 14 푸른 하늘 .. 2011/11/25 6,237
40684 제 탐라인에서 주진우기자 검색하고 올려봅니다 3 저녁전에 2011/11/25 2,123
40683 우체국 EMS택보 미국보냈는데요. 100달러이상면 찾을때 관세를.. 5 우체국택배 2011/11/25 2,487
40682 떡뽂이떡 보관 2 자작 2011/11/25 1,272
40681 한달만에 3킬로가 쪘어요.. 4 ... 2011/11/25 2,134
40680 혹시 조금만 피곤해도 어지러운 분 계신가요? 4 마우스 2011/11/25 1,910
40679 fta반대 문구 한줄로 추천 부탁드려요. 20 전단지 작업.. 2011/11/25 1,443
40678 같은 시내권인데 중학교 전학 가능한가요? 1 궁금해요 2011/11/25 2,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