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 오전에 6호선 약수역에서...

임산부 조회수 : 2,549
작성일 : 2011-10-27 19:45:07

평소에는 지하철 안타요.

이유는? 어르신(노인)들이 무서워서요. 만삭 임산부가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머리를 맞았다는 얘기도 들었고... 

 

오늘 시간이 촉박한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탔어요.

6호선 약수역에서 갈아타는데 7분 정도 텀이 있어서 앉아서 기다리려고 플랫홈 벤치에 앉아있었어요.

저처럼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들 많았구요.

그런데 어떤 할아버지가 다짜고짜 제 앞으로 오시더니 손으로 (마치) 개를 내쫓듯이 내쫓으시더군요.

자리 비키라고...

저 순간 아무 생각이 안나서 그저 할아버지를 올려다보며 앉아만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만약 지하철 타는 일이 생겼을 때, 비슷한 일이 생기면 당당하게 얘기해야지, 생각하고

임산부 표시도 하고 다니면서, 내 권리는 나 스스로 찾는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정말 막상 그런 일이 닥치니까 아무 말도 안나오더군요.

저는 지금은 배도 많이 나와서 누가 봐도 임산부인지 알아보는 상태입니다.

 

하여간 그렇게 제가 1초 정도일까요? 바로 안비키고 멍하니 있으니까

할아버지가 더 제게 다가오시면서 험악한 표정으로 위협(같았어요ㅠ.ㅠ)하시더군요.

옆에 젊은 사람도 앉아있었는데....왜 하필 저였을까요?

결국 아무도 말려주는 사람 없이 저는 (정말) 그자리에서 개가 내쫓기듯이 내쫓겨야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아주 당연한 자기의 자리를 되찾은 독립용사처럼 당당하게 앉으시더군요.

 

저 결국 지하철 올 때까지 창피함과 분함, 그리고 이름 모를 감정(임신 중이라서 쉽게 울컥해서일까요?)을 내색하지 않고

5분 이상 지하철을 기다리며 서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임산부가 벼슬도 아니고 서있을 수도 있어요.

그게 싫으면 택시를 타거나 자가용을 몰면 되지요.

하지만, 노약자석도 아니고 (그리고 저도 노약자석 이용 권리 있지 않나요?) 왜 하필 저였을까요?

 

마침 제가 앉아있던 자리 뒷벽에 임산부를 배려하자, 임산부의 날 공익광고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는데....

참 씁쓸했습니다.

 

임산부 자리 뺏고 앉으신 어르신......... 그렇게 앉으시고 지금 편안하십니까?

IP : 222.106.xxx.11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0.27 7:48 PM (180.224.xxx.55)

    돌갓 지난 아기 안고 있었더니.. 벤취에서.. 어떤 할머니가 옆에 앉더니 아기보구.. 그나이때 아기가 다 원래 낑낑되지 않나여? 말을 못하니.. 그걸보더니 할머니 니가무슨 강아지니? 낑낑되게.. 하면서 막 뭐라하던데.. 정말 웃기는 할머니예요 남의 귀한자식보구.. 버럭 야단을 치지 않나.. 무개념 할머니 할아버지들 많은거같아요 아기는 얼어서.. 무서워서 꼼짝못하고.. 부모는.. 착해빠져서 웃으면서 가만히있고.. 할머니들에게 뭐라 말할 자신이 없었던게지요...

  • 2. ...
    '11.10.27 7:49 PM (122.43.xxx.64)

    위로의 말씀을 전 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어르신은 가당치 않습니다.
    늙은이 라 칭해야 하는 사람이 맞습니다.

  • 3. ..
    '11.10.27 7:53 PM (115.136.xxx.29)

    언젠가 지하철을 탔는데요. 제자리가 노약자석 문있고 그바로옆에
    자리에 앉고, 조금있으니까 할아버지 셋이 술이취해서 타요. 오후3시쯤인데
    그러더니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할머니에게 다른데로 가라고 소리지르고 ,
    그할머니 놀라피하고, 셋이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이명박 최고!
    노무현 죽일* (이미 돌아갔는데 ) 계속 너무 떠들고 저도 자리 옮기고 싶었지만,
    빈자리도 없고 몸은 힘들고, 참다못한 어떤 50대아저씨가 부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하고
    내리기 직전 조용히좀 하라고 했더니, 젊은놈이 저여자 첩이지 그러면서 소리지르고
    사람들 다 피하고 저도 지겨워서그냥 내렸어요. 무섭기도 하고..
    나이먹음 정말 곱게 늙어야지 그렇게 추접스럽게 늙으면서 대우받으려고 하면 안됩니다.
    그할아버지들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 4. 00
    '11.10.27 8:07 PM (218.152.xxx.163)

    6호선은 원래 무개념인 많이 없던데..안타깝네요

  • 5. 토닥토닥.
    '11.10.27 8:16 PM (125.183.xxx.42)

    내가 당한 일마냥 막 화가 납니다.
    그래도 더 큰 일 없이, 액땜했다 치세요.
    경우없는 사람은 나이를 가리지 않더라구요.

  • 6. 바람이분다
    '11.10.27 8:50 PM (211.108.xxx.143)

    나이를 떠나서 미친*이네요. 나이를 어디로 *먹은 건지...
    제가 대신 욕해드릴게요.
    그냥 재수가 없었다 여기시고 아가를 위해 좋은 생각만 하시기를요.
    에휴 정말 저런 @#%$^&%*$(&^% 같으니라고........

  • 7. 나이먹는다는게
    '11.10.27 8:53 PM (121.133.xxx.19)

    더 괴팍해지고 더 내것에 집착하는 본능에 가까운 야성?(야비해지는 성향)을 발휘하게도
    하지요. 그런 분들 발견하면 즉시 눈도 마주치지 마세요.
    님이 착하고 순해보여서 님을 떠밀었나 봐요. 똥밟았다 생각하시고 좋은 생각으로
    순환시키세요. 그 장면 찍어 올렸으면 가관이었을듯...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3811 영화배우 박철민, 고 김근태 관련 인터뷰영상 ee 2012/01/02 1,220
53810 스티커 잘 떼는방법 좀 알려주세요~ 6 끈끈이 2012/01/02 1,279
53809 내겐 너무 귀여운 남편의 네버엔딩 잘난척 16 우엥 2012/01/02 3,521
53808 이제 고2 언어 2 강남 송파 2012/01/02 723
53807 구속된 중학생 불쌍하신가요? 96 음.. 2012/01/02 10,219
53806 몸무게42키로, 키 150센치 좀 뚱뚱한거죠? 2 초5여자 2012/01/02 2,015
53805 1월 2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1/02 554
53804 머릿속을 계속 맴도는 음식 5 dma 2012/01/02 1,367
53803 아침잠 많은 남편 6 ... 2012/01/02 1,588
53802 정말 유치한 언론...(너무 심할 정도로 정권의 하수인이네요) 5 ... 2012/01/02 856
53801 꿈 해몽좀;;;; 토네이도 2012/01/02 595
53800 구호 라마코트 어떻가여?? 6 2012/01/02 3,394
53799 인터넷창의 스크롤바가 안보이면? 2 ,,, 2012/01/02 2,003
53798 임신초기에 많이 힘드셨던분 계세요?? 9 흑흑 2012/01/02 2,749
53797 정기검진에서 십이지장궤양이 있다고.. 4 삼각김밥 2012/01/02 1,253
53796 1월 2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1/02 427
53795 영어해석 좀 봐주세요. 이해력 부족.. 2012/01/02 485
53794 조국 찬가 하이랜더 2012/01/02 503
53793 택시 벌점제..아직도 승차거부 카드거부 택시 많은데.. 꼬꼬댁꼬꼬 2012/01/02 543
53792 예비중2 수학교재 문의드려요~ 1 중딩맘 2012/01/02 961
53791 지혜를 구하고 싶은데.. 6 괴로워 2012/01/02 1,058
53790 반식/레몬디톡스 어떤게 나을까요? 2 살뺴야함 2012/01/02 1,359
53789 알루미늄 파우치 파는 곳 아시는 분? 1 홍삼 2012/01/02 1,392
53788 다이렉트 차보험 괜찮나요? 5 여자시대 2012/01/02 892
53787 새해 벽두부터 지역 문화센터강좌 이런거 보니 화 나요.. 28 -_- 2012/01/02 3,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