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 오전에 6호선 약수역에서...

임산부 조회수 : 2,021
작성일 : 2011-10-27 19:45:07

평소에는 지하철 안타요.

이유는? 어르신(노인)들이 무서워서요. 만삭 임산부가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머리를 맞았다는 얘기도 들었고... 

 

오늘 시간이 촉박한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탔어요.

6호선 약수역에서 갈아타는데 7분 정도 텀이 있어서 앉아서 기다리려고 플랫홈 벤치에 앉아있었어요.

저처럼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들 많았구요.

그런데 어떤 할아버지가 다짜고짜 제 앞으로 오시더니 손으로 (마치) 개를 내쫓듯이 내쫓으시더군요.

자리 비키라고...

저 순간 아무 생각이 안나서 그저 할아버지를 올려다보며 앉아만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만약 지하철 타는 일이 생겼을 때, 비슷한 일이 생기면 당당하게 얘기해야지, 생각하고

임산부 표시도 하고 다니면서, 내 권리는 나 스스로 찾는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정말 막상 그런 일이 닥치니까 아무 말도 안나오더군요.

저는 지금은 배도 많이 나와서 누가 봐도 임산부인지 알아보는 상태입니다.

 

하여간 그렇게 제가 1초 정도일까요? 바로 안비키고 멍하니 있으니까

할아버지가 더 제게 다가오시면서 험악한 표정으로 위협(같았어요ㅠ.ㅠ)하시더군요.

옆에 젊은 사람도 앉아있었는데....왜 하필 저였을까요?

결국 아무도 말려주는 사람 없이 저는 (정말) 그자리에서 개가 내쫓기듯이 내쫓겨야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아주 당연한 자기의 자리를 되찾은 독립용사처럼 당당하게 앉으시더군요.

 

저 결국 지하철 올 때까지 창피함과 분함, 그리고 이름 모를 감정(임신 중이라서 쉽게 울컥해서일까요?)을 내색하지 않고

5분 이상 지하철을 기다리며 서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임산부가 벼슬도 아니고 서있을 수도 있어요.

그게 싫으면 택시를 타거나 자가용을 몰면 되지요.

하지만, 노약자석도 아니고 (그리고 저도 노약자석 이용 권리 있지 않나요?) 왜 하필 저였을까요?

 

마침 제가 앉아있던 자리 뒷벽에 임산부를 배려하자, 임산부의 날 공익광고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는데....

참 씁쓸했습니다.

 

임산부 자리 뺏고 앉으신 어르신......... 그렇게 앉으시고 지금 편안하십니까?

IP : 222.106.xxx.11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0.27 7:48 PM (180.224.xxx.55)

    돌갓 지난 아기 안고 있었더니.. 벤취에서.. 어떤 할머니가 옆에 앉더니 아기보구.. 그나이때 아기가 다 원래 낑낑되지 않나여? 말을 못하니.. 그걸보더니 할머니 니가무슨 강아지니? 낑낑되게.. 하면서 막 뭐라하던데.. 정말 웃기는 할머니예요 남의 귀한자식보구.. 버럭 야단을 치지 않나.. 무개념 할머니 할아버지들 많은거같아요 아기는 얼어서.. 무서워서 꼼짝못하고.. 부모는.. 착해빠져서 웃으면서 가만히있고.. 할머니들에게 뭐라 말할 자신이 없었던게지요...

  • 2. ...
    '11.10.27 7:49 PM (122.43.xxx.64)

    위로의 말씀을 전 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어르신은 가당치 않습니다.
    늙은이 라 칭해야 하는 사람이 맞습니다.

  • 3. ..
    '11.10.27 7:53 PM (115.136.xxx.29)

    언젠가 지하철을 탔는데요. 제자리가 노약자석 문있고 그바로옆에
    자리에 앉고, 조금있으니까 할아버지 셋이 술이취해서 타요. 오후3시쯤인데
    그러더니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할머니에게 다른데로 가라고 소리지르고 ,
    그할머니 놀라피하고, 셋이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이명박 최고!
    노무현 죽일* (이미 돌아갔는데 ) 계속 너무 떠들고 저도 자리 옮기고 싶었지만,
    빈자리도 없고 몸은 힘들고, 참다못한 어떤 50대아저씨가 부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하고
    내리기 직전 조용히좀 하라고 했더니, 젊은놈이 저여자 첩이지 그러면서 소리지르고
    사람들 다 피하고 저도 지겨워서그냥 내렸어요. 무섭기도 하고..
    나이먹음 정말 곱게 늙어야지 그렇게 추접스럽게 늙으면서 대우받으려고 하면 안됩니다.
    그할아버지들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 4. 00
    '11.10.27 8:07 PM (218.152.xxx.163)

    6호선은 원래 무개념인 많이 없던데..안타깝네요

  • 5. 토닥토닥.
    '11.10.27 8:16 PM (125.183.xxx.42)

    내가 당한 일마냥 막 화가 납니다.
    그래도 더 큰 일 없이, 액땜했다 치세요.
    경우없는 사람은 나이를 가리지 않더라구요.

  • 6. 바람이분다
    '11.10.27 8:50 PM (211.108.xxx.143)

    나이를 떠나서 미친*이네요. 나이를 어디로 *먹은 건지...
    제가 대신 욕해드릴게요.
    그냥 재수가 없었다 여기시고 아가를 위해 좋은 생각만 하시기를요.
    에휴 정말 저런 @#%$^&%*$(&^% 같으니라고........

  • 7. 나이먹는다는게
    '11.10.27 8:53 PM (121.133.xxx.19)

    더 괴팍해지고 더 내것에 집착하는 본능에 가까운 야성?(야비해지는 성향)을 발휘하게도
    하지요. 그런 분들 발견하면 즉시 눈도 마주치지 마세요.
    님이 착하고 순해보여서 님을 떠밀었나 봐요. 똥밟았다 생각하시고 좋은 생각으로
    순환시키세요. 그 장면 찍어 올렸으면 가관이었을듯...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513 위키리크스가 밝힌 정치인들의 FTA 속내…‘충격’ 6 ^^별 2011/11/04 1,988
32512 미대글 읽고, 피아노는 돈이 더 들겠죠? 10 피아노 전공.. 2011/11/04 2,475
32511 재치있는 답변하는 분들 부러워요 4 ㅋㅋ 2011/11/04 1,422
32510 몇년 정도 지나시면... 집안 물건들 바꾸시는것 같으세요? 14 인테리어 2011/11/04 2,069
32509 집회 시간과 장소가 어찌되는지요?? 2 집회 2011/11/04 694
32508 방콕 주민과 교민들에겐 미안하지만.. 36 ... 2011/11/04 7,911
32507 임신때 기형아검사(트리플,쿼드,양수)안하고 아이낳으신 분 계세요.. 10 돌리 2011/11/04 8,504
32506 한명숙 전총리, 눈물의 참배 8 .. 2011/11/04 1,301
32505 한나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jpg 20 ^^별 2011/11/04 2,476
32504 물굴의 며느리와 아침에 위험한 여자..를 보고있는 나.. 7 나바보 2011/11/04 1,627
32503 엄마가 아이에게 실수를 했다면.. 7 클린 2011/11/04 1,393
32502 법륜스님의 강연 4 최상희 2011/11/04 2,148
32501 그지패밀리님 봐주세요 3 블랙헤드 2011/11/04 1,179
32500 작은 아이 자꾸 때리는 큰아이 .. 어떻게 할까요.. 7 아이.. 둘.. 2011/11/04 1,516
32499 농산물은 대체로 비싸네요. 9 장터 2011/11/04 1,360
32498 아래 빠리바게트 글읽으니 예전생각나네요... 2 ? 2011/11/04 1,627
32497 단감 추천 부탁드려요. 8 단감단감 2011/11/04 1,054
32496 초1학교 3 질문 2011/11/04 838
32495 11월 4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1/11/04 641
32494 위로가 필요해 7 슬퍼용 2011/11/04 1,365
32493 하룻밤 입원에 천만원/(펌)멕시코에서 사는 주부가 느끼는 FTA.. 12 아멜리에 2011/11/04 1,733
32492 지금 여의도역5번출구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37 여의도역 5.. 2011/11/04 2,352
32491 감사합니다... 1 가을 2011/11/04 687
32490 외국에서 82 하시는 분들은 한글 자판 어떻게 하시는지요??? 1 병다리 2011/11/04 1,000
32489 FTA 국민투표 가능한거였군요. 9 오호 2011/11/04 1,5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