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후퇴시킨 민주주의 복원하겠다"
"저는 오늘 여러분에게 선물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 서울광장 은 앞으로 시민 여러분의 것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는 시민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선물을 전했다. 바로 시민들이 앉아 있는 서울광장. 차벽으로 둘러싸여 닫혀있던 광장. 시민들의 목소리가 자리 할 수 없었던 공간. 각종 전시와 공연으로만 채워졌던 곳이 시민에게 돌아온 순간이다.
박 당선인은 선거 개표가 중반을 넘어 당선이 거의 확실한 27일 오전 0시 30분 쯤 지지자들과 시민들이 기다리고 있던 서울광장에 나타났다. "박원순!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을 연호하는 시민들 사이를 지나쳐 무대에 오른 박 당선인은 허리 숙여 인사했다. 함께 무대에 오른 야권 지도자들과 손을 잡고 높게 올렸다.
박 당선인 오른쪽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왼쪽에는 박영선,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자리했다. 이들은 박수를 치며 시민과 함께 "박원순, 박원순"을 연호했다.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야권 정치 지도자들이 한마음으로 함께 이겼다"라며 "서로 다른 차이를 넘어서 이명박 정부, 오세훈 전 시장의 지난 실정을 극복해 새로운 서울을 만들겠다는 하나의 꿈으로 하나가 되었다"고 외쳤다.
그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정치, 새로운 서울을 만들고 싶어 출마했다"라며 "과거 성장주의 시대의 토건행정이 아니라 사람중심의 인간 존엄성이 살아있는 그런 새로운 시대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용산참사와 같은 잔혹한 일이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게, 우리의 고귀한 땅과 주택이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휴식을 될 수 있는 고귀한 곳으로 만들겠다"라며 "서울이라고 하는 이 땅에서 굶는 아이들, 어르신들, 가정이 없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당선인은 끝으로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라 시민들과 늘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함께 할 수 있는 지속적 관계를 만들겠다"고 외쳤다.
박 당선인이 자리를 뜬 이후에도 시민들은 광장 이곳저곳에서 서로 기념사진을 찍고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다음은 박 시장이 시민들 앞에서 처음 밝힌 당선소감 전문이다.
서울시민 여러분, 지지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 야권단일후보, 시민후보 박원순입니다. 여기까지는 그동안 제가 익숙했던 이름이고, 지금은 서울시장 박원순입니다!
제가 이번 선거에 나서면서 꿈꿨던 것이 있습니다. 깨끗한 축제 같은 선거를 통해서 시장이 되겠다는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이 저를 향했습니다. 하지만 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진실이 거짓을 이겼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겼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앞에 계신 야권 정치 지도자들이 한마음으로 함께 이겼습니다. 서로 다른 차이를 넘어서서 이명박 정부, 오세훈 시장의 지난 실정을 우리가 극복하고 새로운 서울을 만들겠다는 꿈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원 모두가 자기 선거처럼 신발이 닳도록 뛰어주었습니다. 새벽부터 밤낮은 시간까지 서울 곳곳을 누비면서 함께 뛰어주신 손학규 대표님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박영선 의원 님. 한때는 경쟁을 했지만 그 경선의 결과로 우리는 하나가 돼 열심히 싸웠고 함께 이겼습니다.
그리고 저는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대표님의 힘이 없었다면 이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유 대표님의 지략과 지혜와 훌륭한 연설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이 함께해 줬습니다.
저희들은 이렇게 하나가 되어서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연대하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이 바로 이번 승리의 주인공입니다.
제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민 여러분은 단 3일 만에 선거에 필요한 39억 원의 돈을 마련해주웠습니다. 어떻게 저보고 돈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시민 여러분이 저의 돈입니다.
제가 조직이 없을 때, 시민 여러분들은 유모차 부대를 끌고 와 주셨습니다. 여러분이 저의 조직입니다. 또 여러 언론들이 저를 공격해 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여러분은 스스로 미디어가 되어 저를 지켜주셨습니다. 세상의 가장 강력한 언론, 미디어는 여러분이었습니다.
저는 한 사람의 시장이 되기 위해서 선거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시장 자리에 욕심을 낸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이 선거에 나섰습니다. 그것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정치, 새로운 서울을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과거 성장주의 시대의 토건행정이 아니라 사람중심의 인간 존엄성이 살아있는 그런 새로운 시대를 열고 싶어 출마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의 불통 행정이 아니라, 시민 여러분과 소통하고 함께 서울시를 끌어가고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는 서울시민 여러분의 곁으로 다가가서 듣고 공감하고 여러분이 가진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는 그런 시장이 되겠습니다. 서울시장의 자리가 자신만의 야망을 실현하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 시민들의 꿈과 희망을 실현하는 그런 자리로 만들겠습니다.
저는 용산참사와 같은 잔혹한 일이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게 하겠습니다. 우리의 고귀한 땅과 주택을 투기의 대상이 아닌, 삶의 휴식이 될 수 있는 고귀한 곳으로 만들겠습니다. 저는 서울이라고 하는 이 땅에서 굶는 아이들, 어르신들, 가정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인간적 존엄성, 삶의 질과 인간으로 최소의 가치를 서울에서 실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저는 이미 약속했습니다. 내일 아침 저는 전철을 타고 마을버스를 타고 이 시청에 출근할 것입니다. 선거철에 잠시 서민 흉내를 내려고 잠깐 지하철을 타보고 재래시장을 가보는 그런 시장이 아니라, 서민들 아픔을 항상 위로하는 시장이 될 것입니다.
물론, 서울시장으로서 1000만 명이 살고 있고 2000만 명이 일하는 서울을 끌어가는데 어려움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하는 세력과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을 것입니다. 당선에도 그랬지만 시장직을 수행하는 과정에도 여러분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계속 지지해 주시겠습니까?
저는 여러분의 그 말씀과 그 약속과 더불어 오늘 선물 하나를 드리고자 합니다. 이 서울광장은 앞으로 시민 여러분의 것입니다. 이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은 누구의 허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모든 시민이 누구나 나와서 마음껏 주장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이 서울 땅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만발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겠습니다.
저는 물론 여러분의 지지로 당선이 됐지만, 지지하지 않았던 시민들도 존중하고 그분들의 뜻도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저는 서울시민들이 최초로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는 시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시민이 시장인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야권의 지도자와 시민들과 함께라면 무엇을 못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저는 지난 4년 동안 이명박 정부가 후퇴시킨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창조와 혁신을 뿌리박고 복지가 시민들의 삶을 보듬을 수 있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서울시를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라 시민들과 늘 만나 이야기 듣고 함께하는 지속적 관계를 만들겠습니다. 내일 여러분의 서울시청으로 출근합니다. 여러분의 시장입니다.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articleid=20111026210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