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랑하는 관악구..

기분 좋다 조회수 : 3,405
작성일 : 2011-10-27 09:51:11

남편 직장이 20년이 넘도록 서울이었지만

서울은 그다지 살 곳이 못된다는 부부의 생각으로

수도권을 고수했었습니다.

큰아이가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니

집안에 두 사람이 서울에 적을 두게 됐고

결국은 온 식구가 서울로 이주를 하고 어언 2년차에 접어들었네요.

수도권 대단지 아파트에 살다가 낯설은 서울에 정착하면서

어리버리한 히키코모리, 투덜이스머프로 살아왔었습니다.

 

대형마트 하나 없는 관악구,

누더기 도로에, 인도도 좁아서 지나다니기도 힘들고,

경사짐이 심해서 작은 아이가 자전거 한 번 제대로 타지 못하고,

변변한 문화센터나, 그럴싸한 공원도 제대로 없던 곳,

전 늘 투덜거렸습니다.

전에 살던 5천세대가 넘던 아파트 단지 옆엔

대형마트며, 구청과 구민회관, 보건소, 여러 병원이나 학원들,

또한 근처 10분도 안되는 거리에 호수까지 있는 공원을 비교하면서...

 

저번 지방선거에서 다른 구보다 월등한 관악구민들의 야성을 보면서

뼛속까지 야성이었던 저는 관악구에 확 반했습니다.

전에 살던 곳은 선거가 끝나서도 별로 기쁘지 않던 곳이었습니다.

동네 아짐들과 대화를 하면서도 수 없이 벽을 느꼈어야만 했던 곳이었거든요.

근데 이 곳 관악구는, 동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 곳은

선거결과를 보면서 무한한 애정이 솟구침을 느끼게 해줍니다.

대형마트도, 제대로 된 도로도, 변변한 공원 하나 근처에 제대로 없지만

모든 것을 기쁘게 만들 수 있는 요술을 부립니다.

 

근처에 있는 시장에서의 불편한 장보기는 제게 충분히 치룰 수 있는 댓가이며,

경사진 보도는 등산이다 생각하는 여유를 줬으며

변변한 학원이 제대로 없는 것은 아이에게  엄마표 공부를 시키겠다고 다짐도 하게하고요,

근처 공원이 없음은 옆 동네 동작구에 있는 보라매공원을 이용하는 것으로...

 

어제 늦게까지 선거결과를 확인하면서

다시 한 번 관악구에 대한 저의 애정을 확인해봅니다.

관악구에 사는 저는 오늘은 더더욱 행복합니다.

 

야~ 기분 좋다~~

 

 

IP : 175.117.xxx.94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패랭이꽃
    '11.10.27 9:56 AM (186.126.xxx.115)

    인터넷에 관악대장군이라고 하더군요. 작년 오세훈, 한명숙 대결에선 관악장군 혼자서 강남 3구 대군을 맞아 고군분투했으나 나머지 휘하 병졸들이 워낙 분발을 못해줬는데 올해는 마포, 금천, 성북에서 제대로 보좌를 잘 해줬지요. 관악장군이 선봉에서 서서 앞질러 나가지 않았더라면 아슬했을 겁니다.

  • 원글이
    '11.10.27 10:02 AM (175.117.xxx.94)

    패랭이꽃님 같은 분들이 게시판에서 열심히 활동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같이 축하하자구요..

  • 2. 관악구민
    '11.10.27 9:56 AM (175.119.xxx.250)

    멋진 원글님도 계신다는..^^

  • 원글이
    '11.10.27 10:03 AM (175.117.xxx.94)

    제가 멋진지는... 긁적긁적
    하지만 관악구민들은 정말 멋져요.

  • 관악구민
    '11.10.27 10:16 AM (175.119.xxx.250)

    아래 댓글에댓글 보니... 은천동 사시는군요~~ 가까이 사십니다...^^

  • 3. 혀니랑
    '11.10.27 9:56 AM (175.114.xxx.212)

    축하해요^^ 님의 그 마음을..

  • 원글이
    '11.10.27 10:03 AM (175.117.xxx.94)

    감사합니다.
    이제 상식이 통하는 서울이 되겠지요.

  • 4. 로뎀나무
    '11.10.27 9:59 AM (61.32.xxx.114)

    저도 자랑스런 관악구민..^^

    원글님같은 멋진 시민이 있어서 더 멋진 우리동네!

  • 원글이
    '11.10.27 10:04 AM (175.117.xxx.94)

    옆 동네라면 같이 만나서 차 한 잔 하고 싶네요.
    저는 은천동 두산아파트에 살아요.

  • 로뎀나무
    '11.10.27 11:26 AM (61.32.xxx.114)

    헛..저도 은천동 산꼭대기 벽산블루밍 ㅋㅋ
    언제 우리 관악구민 정모 할까용? ^^

  • 동네사람
    '11.10.27 6:57 PM (125.186.xxx.6)

    저도 벽산 살아요~
    여기서 동네분 뵈니 진짜 반갑네요^^
    저번 교육감 선거때부터 우리 관악구가 너무 자랑스러워요.
    주변 젊은 아줌마들 만나면 얘기가 통해서 너무 편해요.

  • 5. 22
    '11.10.27 10:05 AM (110.35.xxx.72)

    저는 동작구에 사는데 어제는 관악구 시민의 힘이 마냥 부러웠습니다

  • 원글이
    '11.10.27 10:08 AM (175.117.xxx.94)

    동작구도 많이 선방했어요.
    주신 부러움 잘 받겠습니다...하하

  • 6. ..
    '11.10.27 10:07 AM (61.254.xxx.186)

    야~ 기분 좋다~~ 222

  • 원글이
    '11.10.27 10:12 AM (175.117.xxx.94)

    오늘은 맘껏 즐기자구요..

  • 7. 그 중
    '11.10.27 10:08 AM (59.25.xxx.87)

    대학교 다니는 내 아들을 비롯 고시생들도 한 몫 했지 싶어요.

  • 원글이
    '11.10.27 10:14 AM (175.117.xxx.94)

    그렇죠.
    젊은이들이 한 몫 했어요.
    어제 서울대에 갔더니 법인화 공청회로 시끄럽더라구요.

  • 8. 지도자가 중요
    '11.10.27 10:15 AM (125.241.xxx.130)

    관악 대장군님을 보고 휘하 병졸이 정신이 번쩍!!!

    정신 차리고 맞서니 승리를 거두었도다. 만세!!!

  • 원글이
    '11.10.27 10:17 AM (175.117.xxx.94)

    관악대장군....
    이름도 잘 지었어요.
    같이 승리를 자축해요, 만세!!

  • 9. 두산아파트
    '11.10.27 10:18 AM (220.85.xxx.233)

    왓! 저랑 같은 아파트에 사시네요~
    저도 어제 칼퇴근해서 어린이집에서 애들 찾아 발바닥에 불나게 뛰어가서 했어요.
    정말 숨찼었다능...
    참고로 왠만해서는 안뛰는 1년에 2번이나 뛸까 말까하는 초절정 게으름뱅이예요...
    투표끝나고 집에와서 다리아프고 기운없어 한참 앉아있었네요. ㅎㅎ

  • 원글이
    '11.10.27 10:26 AM (175.117.xxx.94)

    우와~~ 반갑네요.
    어쩌면 단지 안에서나 아님 현대직판장에서 몇 번쯤 스쳐 지나갔을 수도 있었겠네요

  • 10. 햇살이
    '11.10.27 10:22 AM (115.136.xxx.41)

    저도 관악구민 두산 보다 조금 위 벽산 살아요 ^^
    저희 구 투표율을 보고 얼마나 가슴이 뭉쿨하고 기쁘던지
    여기 사는게 정말 너무 쁘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깨어있는 시민 특구 관악구 정말 최고죠 *^^*

  • 원글이
    '11.10.27 10:28 AM (175.117.xxx.94)

    벽산아파트 사시는군요.
    서울에 와서 집 보러 다닐 때 벽산도 다녀왔어요.
    단지 입구에 에스컬레이터가 있어서 깜짝 놀랬다는...
    두산아파트 2단지가 나름 평지라서 결국 이쪽으로 선택했네요.
    동네분들이 댓글 달아주니까 마구 흥분돼요.

  • 11. 저도 관악
    '11.10.27 10:25 AM (211.47.xxx.233)

    대형마트나 변변한 공원도 제대로 없어 아이 키우기 불편하다고 투덜댔던 맘이 이참에 많이 펴졌습니다.
    관악대장군이라니... 왠지 으쓱으쓱한데요?ㅎㅎ
    수성했습니다. 이제 진격해야지요?^^

  • 원글이
    '11.10.27 10:30 AM (175.117.xxx.94)

    저희 동네가 선거구상 관악갑이더라구요.
    국회의원이 한나라당..
    다음 총선에서 바꿔야겠지요.
    저도 많이 반갑습니다.

  • 12. 헤로롱
    '11.10.27 10:28 AM (121.139.xxx.195)

    관악대장군 만쉐이~

  • 원글이
    '11.10.27 10:46 AM (175.117.xxx.94)

    관악대장군 만쉐이~ 2

  • 13. 저희 두 아이가....
    '11.10.27 10:40 AM (211.200.xxx.116)

    관악구에 있는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역쉬 관악 만세!!

  • 원글이
    '11.10.27 10:47 AM (175.117.xxx.94)

    선거판이 관악구를 빛나게 해주네요.
    저도 관악 만세!!

  • 14. athingcalledhope
    '11.10.27 10:53 AM (76.180.xxx.227)

    저는 지금 한국을 떠나 살고 있지만, 언제인지 모르지만 만약 돌아가게되면,
    서울은 반드시 떠나서 살아야지 다짐해요. 하지만 또 만약 서울에서 살아야한다면,
    전 관악구에서 살고 싶어요.
    오늘 저녁 밥 먹으면서 정확히 제가 했던 말입니다.
    "난 관악구에서 살거야. 거기에 집이든 방이든 구할 거야."
    저랑 이웃사촌해요. ^^

  • 원글이
    '11.10.27 11:02 AM (175.117.xxx.94)

    저도 처음엔 아이가 학교 졸업하면 관악구를 떠날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그대로 눌러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웃사촌은 언제든지 환영하구요
    한국에 오시면 게시판에 글 남겨주세요.

  • 15. 면박씨의 발
    '11.10.27 2:22 PM (211.176.xxx.83)

    승리의 관악구~!!!!!!!

  • 16. 저도 관악구
    '11.10.27 4:27 PM (112.214.xxx.249)

    반가운~~~ 저도 퇴근하고 투표한, 관악대장군의 한명입니다~ㅋㅋ
    벽산블루밍 108동...까지만~~현대직판장~~ 격하게 반갑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258 명박산성 기억하남요? 어청수씨 5 경호처장으로.. 2011/10/27 2,157
30257 아까 저렴한 색조 화장품 글 어디 갔나요... 7 만원짜리 색.. 2011/10/27 2,408
30256 혹시 컴활1급 자격증 계신분 질문입니다. 4 ... 2011/10/27 2,285
30255 고구마 가격 11 2011/10/27 2,621
30254 김어준총수-검은넥타이 17 dd 2011/10/27 3,767
30253 친구 언니가 아고라에 청원한 사연입니다.. 부디 응원해주세요.... 2 몽이 2011/10/27 2,215
30252 만원으로 내가 얻은것. 만원 2011/10/27 1,457
30251 보험 설계사 분들 원래 이렇게 연락이 없나요? 8 울랄라 2011/10/27 2,533
30250 서울광장 탈환 기쁘시죠..이참에 FTA까지 막아내는 기쁨까지.... 9 반짝이는 아.. 2011/10/27 1,686
30249 다음서명 - 나경원 남편 김재호 판사의 직위남용, 17 참맛 2011/10/27 2,763
30248 첫 해외여행 19 지니 2011/10/27 2,797
30247 대통령실 경호처장 어청수 내정 15 세우실 2011/10/27 2,528
30246 요즘 트윗에 홍정욱을 주목하고 있어요.ㅋㅋ 31 ss 2011/10/27 7,618
30245 미국산 돼지고기? 5 철없는 언니.. 2011/10/27 2,670
30244 질투나서 머리가 아파옵니다...부산시민... 9 이 좋은 아.. 2011/10/27 2,369
30243 박원순 캠프의 무서운 정보력 3 분당 아줌마.. 2011/10/27 3,399
30242 까사미아 as 받아보신분 계세요? 2 가구 2011/10/27 2,096
30241 오늘 제 지인이 첨으로 선거투표를 햇답니다 1 여여 2011/10/27 1,439
30240 박원순님이 시장되어서 요건 좀 아쉽네요. 2 뱀다리 2011/10/27 2,197
30239 고양이의 이 울음소리는 뭘 의미하나요? 4 궁금 2011/10/27 2,046
30238 댓글알바가 커밍아웃 했네요~ㅋㅋ 2 .. 2011/10/27 2,036
30237 컴에서 음악방송듣는거 2 새시장 만세.. 2011/10/27 1,450
30236 이명박 대통령 "국민의 뜻 무겁게 받아들인다" 19 무명씨 2011/10/27 3,040
30235 시장직 수행업무는 언제부터? 3 ? 2011/10/27 1,496
30234 역사의 뒤안길로 조용히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8 루비 2011/10/27 2,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