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유산으로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하고,
감사하게도 아기가 다시 찾아와 주었어요.
임신은 했지만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갖고 살았고요.
임신 확인 후부터 극심한 입덧 3개월간 하면서 시체처럼 누워만 지냈고,
결국 잘 다니던 회사도 휴직하고 집에 있습니다.
그런데 집에 있다고 편안 게 아니라
아직도 몸이 좋지 않아서 간단한 집안 살림만 하다가
2주 전부터에서야 책을 조금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몸이 되었어요.(이제 20주 중반 접어 들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휴직해서 부럽다고 하지만,
누워만 지내고 잘 먹지도 못하고 우울증만 심해졌어요.
주변 사람들은 나가 돌아다녀라 하지만
먹지를 못하니 기운이 없어서 일어나지를 못해요.ㅠㅠ
그래도 이제 20주 중반 넘어가며 조금 기운을 차리려나 하고 있는데
제 출산 한 달 전에 남편이 해외파견 근무를 나가는 것을
며칠 전에 알게 되었어요.(3개월 동안)
제가 2월 초 출산인데 남편이 1월 초에 파견 근무를 나가 4월에 돌아옵니다.
이런 체력으로 남편 없이 막달을 보내는 것도 너무 두렵고,
또 아이를 혼자 낳는 것도 너무 서럽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이 낳는 상상을 하면 남편이 곁에서 함께 해주고,
아이 낳는 순간 있어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저는 심한 입덧으로 더 이상 아기를 낳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고 있어요.
남편 없이 아이 낳고, 병원에 남편도 오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면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요.
친정엄마가 친정 아빠가 편찮으셔서 저를 챙겨주실 형편은 못 되시고요,
또 엄마랑은 고등학교 때부터 떨어져 살아서 생활방식이 너무 차이가 나서
형편이 되어도 트러블이 너무 많을 것 같아요.
지금도 하루 종일 밥도 억지로 먹고 하다가
남편이 퇴근 길에 사오는 과일과 맛있는 음식 받아먹으며 좋아라 하는 임산부인데 ㅠㅠ
회사에서는 파견 근무를 미뤄주거나 안 보내주는 것은 절대 불가라고 해요.
저는 혼자 출산할 생각을 하면 이번 기회에
이런 노예처럼 부려먹는 회사(6시면 출근해서 11시에 들어와요)
다른 회사로 옮기자 싶기도 하고, 철 없는 생각인 줄은 알지만 계속 눈물만 나요.
주위에서 도와줄 가족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몸 상태로
제가 나홀로 출산과 신생아 키우기 할 수 있을까요?
가장 상상하기 싫은 건 혼자 아기 낳는 일이에요.ㅠㅠ
제 사랑하는 남편이 함께 하고, 아기 낳는 순간에 함께 하고 싶어요.ㅠㅠ
게다가 파견 가는 곳이 일본 도쿄 근처예요. 방사능도 너무 걱정돼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