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늦은 시각 이 추운 계절에도 기쁨에 들뜬 시민들이 모여서
촛불 켜고 환호하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고 있는 사진들 보는데
예전의 서울광장 생각이 나더군요.
결혼 전 남편과의 연애 시절에
서울 광장에 종종 가곤 했어요.
그 때가 벌써 7-8년 전이네요.
어떤 사람은 가방을 베고 누워 책을 읽고
어떤 사람은 기타를 치며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고,
저 쪽에선 아이들이 신발 벗고 뛰어다니고
맥주 마시면서 밤 늦게까지 이야기하는 사람들....
걷다가 잠시 광장에서 쉰 뒤 다시 걸어가는 사람들...
그 땐 그 광장이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었고
그게 너무도 당연한 거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서울 광장은 시민의 것이 아닌 곳이 되었고
잃어버린 것의 상징이 되었죠.
서울 광장에서 비를 맞으며 들었던 촛불,
서울 광장을 봉쇄한 전경차와 전경을 찍은 사진을 보며 막막했던 일,
서울 광장에 갔다가 보수단체 회원이 촛불을 든 시민을 폭행해서
그 분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는 걸 보고 경악했던 일,
그리고 노대통령님 영결식날 광장을 가득 메웠던 노란 물결과 눈물들
오늘 서울 광장에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보니
지난 몇 년 동안 서울 광장에서 있었던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저 서울광장에 다시 시민들이 서 있는 것이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