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똑똑했던 내 친구들 다 어디갔나..

그저그랬던 사람 조회수 : 3,239
작성일 : 2011-10-26 23:02:49

제가 초중고 다닐때 넘사벽이었던 친구들 많았었어요.

성적 뿐 아니라 성격, 집안, 대인관계, 리더쉽.. 외모까지

그 친구들에 비해서 저는 집안 그럭저럭, 외모는 좀 괜찮은 편이었지만 꾸밀 여유 없어서 선머스마처럼..

성적은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라서 잘 나왔지만 과외도 잘 안 받은 거라서 상위 1% 이런 건 아니었죠.

 

그런데 그렇게 똑똑했던 내 친구들은

대학교 졸업한 뒤에 일부는 대학원도 갔지만

대부분 친정도 잘 살고 시댁도 잘 살아서

자기 일을 하기보다는 그저 애들 잘 기르고 집안 잘 이끄는 걸 주변에서 기대하고 있었구요,

그래서 그렇게 똑똑했던 친구들이 다 전업주부를 했어요.

 

그에 비해서 저는

그저 제가 하지 않으면 죽도밥도 안되는 상황이었기에

애를 낳고도 시댁도 친정도 육아를 도와줄 생각도 형편도 안되어서

저 혼자 갖은 고생하면서 애 키우면서 일했답니다.

여기에 얽힌 이야기는 책으로 쓰고도 남습니다.

하여간에 밤이면 퇴근해서 갖난애 목욕시키고 기저귀삶고 우유병 소독하면 새벽2시.

새우잠 자고 새벽 6시면 일어나서 출근준비.

 

애들 키우면서도 누가 봐줄사람 없어서

애 봐주는 분한테 맡기고, 놀이방에 맡기고..

울면서 엄마 가지말라고 몸부림치는 애를 떼어놓고 출근했답니다.

 

그렇게 애를 쓰면서 남편하고 푼푼이 번 돈을 절약해서 쓰면서 저축해서

그저 편안히 살 정도가 되었지만

지금도 제 친구들은 집안에서 내려온 돈으로 저하고는 처지가 달라요.

 

그런데 제 친구들이 지금은 은근히 저를 부러워하네요.

너는 네 일이 있으니 얼마나 좋으니 하면서요.

물론 그 친구들이 제가 얼마나 힘들게 일했는지 어찌 알겠어요.

그런거 말 안하니까, 그리고 그 친구들은 저하고는 애초부터 경제수준이 달랐으니까

아무 사정도 모르고 그냥 지금 상태보고 그러는거겠죠.

 

그런데 제 친구들하고 얘기해보면

뭔가 사회생활을 안한 사람들한테서 느끼는, 막힌데가 있어요.

분명히 학교 다닐때는 저한테는 넘사벽이었던 친구였는데

그 친구들은 사회생활 또는 자아실현.. 아니면 그저 대인관계의  한계로 안해

뭔가 폭넓게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지 못한 걸 느끼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우리 친정이 그리 잘 살지 않았고

시댁도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

제가 제 일을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어찌 생각하면 좀 안타깝기도 해요.

그렇게 똑똑했던 내 친구들이 결혼과 육아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사회안에서 발현시키지 못하고

가족 안에서만 그 능력을 쓰는거 말이예요.

 

그러니까 사람이 너무 잘 나고, 친정이나 시댁이 너무 지체 높아도

그 안에서 여자가 자기발전을 도모하기 어려운 것도 있는 듯 해요.

 

IP : 69.38.xxx.14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0.26 11:05 PM (112.153.xxx.114)

    사람은 다 자기 분대로 살아가는 것 같아요..

  • 2. ...
    '11.10.26 11:08 PM (125.187.xxx.205)

    슬픈 여성의 현실일 수도.
    아무리 잘났어도 어떤 근성이 부족했기에...또 자기의 가치관대로...또는 어쩌면 그릇이 그 정도였기에...그럴수도 있고요.

  • 3. ..
    '11.10.26 11:08 PM (182.208.xxx.62)

    맞아요, 저는 집안좋고, 대학졸업해서 바로 선봐서 결혼한 친한 언니 보면서 그런 생각합니다. 공부도 잘하고 똑똑해요. 근데 뭔가 좀 맹한 구석이라고 해야하나? 사회의 쓴맛(?)을 못봐서 그런지 다른사람에겐 당연한걸 모르거나 할때가 왕왕 있어요. 참, 그리고 너무 자주 자기 어린시절 상주도우미 어쩌고, 이층집 큰 주택이 어쩌고 하거나 아님 대학시절 공부잘한 이야길 꺼낸다는거...ㅡ.ㅡ; 참, 저 그언니 부모님 어느대학 나오신것도 아네요 그러고 보니.ㅎㅎ

  • 4. 저는
    '11.10.26 11:09 PM (125.177.xxx.151)

    그냥 아이 키우면서 남편돈 쓰며 편하게 사는게 좋은디~~^^
    남편에게 죄송할 뿐입니다...

  • 5. 기회조건
    '11.10.26 11:10 PM (210.124.xxx.64)

    님 글만 읽어도 너무 장하십니다.
    사회생활을 안한 사람들한테서 느끼는, 막힌 데...........가 뭔지도 잘 알아요.
    인생이 참 길어서 그런 면에서 철저히 프로가 되는게 중요하긴한데요,
    3년간 마음 편히 행복............하게 육아한 그 기쁨이 있으니
    그분들은 님을 너무 많이 부러워하면 안 되는 거예요. 돌아보면 전 그 3년이 평생 중 가장 행복했거든요.

  • 6. 0000
    '11.10.26 11:10 PM (94.218.xxx.131)

    공부잘하고 똑똑하지만 사회생활에 맞는 성향이 아닌 거죠. 환경 영향도 있지만 그 안에서도 사람은 모두 다릅니다. 그 친구들은 집이 부자여도, 가난했어도 똑같은 삶을 살 거구요. 님은 님대로 집이 부유했다고 전업주부 한다고 볼 수 없죠.

    원글님이 얼마나 사회적 명성을 얻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녀들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답니다. 본인이 행복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 그리고
    '11.10.26 11:14 PM (94.218.xxx.131)

    전업주부하는 게 "슬픈" 현실인가요? 남의 이목보다는 개인의 행복이 더 존중받아야 마땅하다고 보네요.

  • 7. 먼저
    '11.10.27 10:23 AM (121.168.xxx.134)

    열심히 사셨던것에는 존경을 표하는데요,,

    그런데,,,님글이 그냥 편하게 느껴지지만은 안네요.
    똑똑한 친구들이 사회아닌 가정안에서만 그 능력을 발휘하는것이,,,안타까운일인가요?

    제 주변에는 스카이 박사나 치과의사, 한의사로 사회생활 하다가 아이 초등고학년 무렵 해서 전업으로 바꾼 분들이 몇분계세요.
    그분들은 가치관이 그래서 그런지 어느 누구도 가정생활에 자신의 능력을 묻었다고 안타까워하지 않던데요.

    학교다닐때 공부하던 그 맹렬함으로,,아이들 케어도 엄청 열심히 하더군요.
    솔직히 옆에서 보면서 좌절감 느끼지요.
    학교다닐때는 공부로(저도 어느정도 공부했지만 그렇다고 의대갈정도는 아니었으니까요) 넘사벽이더니
    이제 아이키울때도 넘사벽이네 하고요.

    그냥 님이 행복하시면 그대로 행복느끼면서 감사하는 모습이 보기좋지
    다른 이의 삶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것,,별로 안좋아보여요.

  • 그저그랬던 사람
    '11.10.27 3:21 PM (69.38.xxx.146)

    제가 다른이의 삶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처럼 보이나요?
    생각을 쓴거가지고 이러쿵한다고 하면 이 세상에 할말이 뭐가 있나 싶네요.
    님처럼 그렇게 이러쿵저러쿵한다하면 님의 판단에 안 걸릴 사람이 없겠어요..

    분명히 말할께요.
    초중고일 때는 그 친구들이 제게 넘사벽이었지만
    지금은 제가 그 친구들한테 넘사벽입니다.
    제가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고
    그 친구들이 좋은 형편에서 굳이 울고불고 하는 애들 떼어놓고 일하러 가지 않아도 되고
    열이 쩔쩔 끓는 애를 남의 손에 맡기고 눈물을 훌리면서 직장을 향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죠.
    저는 그렇게 힘들게 일을 해서 살아남아야 했기 때문에 오늘이 있었던 것이구요.
    그 당시에 그 친구들한테는 자녀양육과 집안을 잘 이끄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을테고
    저는 힘든 상황에서도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직장과 집안 양쪽에 모두 다 해야 했구요.

    물론 그런 환경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지만
    일을 하냐 안하느냐의 핵심은 각자의 선택이었고 지금도 각자의 선택에 만족할 것이라 생각해요.

    제글의 요지는
    남자라면 안 그럴지 모르지만
    여자의 경우에는 가정형편이 좋아서 굳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는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데
    그 예로서 제 친구들이 어릴 때 그렇게 똑똑했었는데 자신의 능력을 자녀양육에만 쏟고 집안살림만 하다보니
    넘사벽이었던 친구들이 현재는 아니더라 그말입니다.

    제 글에서 환경에 따른 여성의 능력계발 동기의 차이를 읽으셨다면 되었구요,
    제 글에서 님처럼 남의 삶에 이러쿵저러쿵 한다고 읽으셨다면 그건 '먼저' 님의 선택이구요.
    모두 각자 생각하는대로 사는 것이니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202 마봉춘 실망 -_- 6 -ㅅ- 2011/10/27 2,388
30201 남편 해외 파견으로 혼자 출산하고, 신생아를 키우게 되었어요.ㅠ.. 11 mimi 2011/10/27 4,020
30200 스마트폰 어떤게 좋을까요? 기본 2011/10/27 1,169
30199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사세요 한나라당 1 한나라당 2011/10/27 1,323
30198 흰강아지꿈 태몽인가요? 11 샤랄라여신 2011/10/27 14,604
30197 분당 ㅊ 병원 담석증 관련 진료 잘 보나요/ 1 담석증 2011/10/27 1,598
30196 대형 포털의 여론이 그대로 투영되었네요. ㅇㅇ 2011/10/27 1,716
30195 어제 선거결과로 이상해진 사장..... 어떻게 대응해야하나요? 11 헐.... 2011/10/27 3,217
30194 고등학생 볼만한 뮤직컬 추천바랍니다. 5 30일 2011/10/27 1,333
30193 쓸테없는 인간관계정리하니 속이다 시원하네요 3 정리 2011/10/27 3,973
30192 어제 원효초등 1학년 아이 사망한 교통사고 17 충격과 슬픔.. 2011/10/27 6,726
30191 근데 깔때기 깔때기하는데 무슨 뜻으로 쓰는 말인가요? 3 ... 2011/10/27 4,046
30190 중국집음식중 그나마 소화잘되는거 뭐 없을까요? 8 위가 안좋아.. 2011/10/27 5,027
30189 이제부터 우리의 할일 1 승리한 서울.. 2011/10/27 1,462
30188 [스크랩] 스물 여섯, 대학생의 눈으로 본 이번 서울시장 선거... 5 ㅠ.ㅠ 2011/10/27 2,269
30187 투표 전날까지 한나라당 지지하시던 부모님 10 ... 2011/10/27 3,198
30186 치킨 튀김옷에 계란을 넣고 안넣고 차이가 뭘까요?? 2 잔치집 2011/10/27 8,769
30185 내곡동 땅 - 엄청난 새로운 의혹 아시나요? 8 의문점 2011/10/27 4,129
30184 Mum's breakdown people said we'd ha.. 3 .. 2011/10/27 1,357
30183 홍반장 눈썹을 보니.. 눈썹문신 2011/10/27 1,680
30182 무료전화 어플 부탁 드려요 1 달과 2011/10/27 1,516
30181 잠옷을 1 새롬 2011/10/27 1,378
30180 신용카드 버리고 ‘체크’로 갈아탈 때래요. 3 동동동 2011/10/27 3,543
30179 시아버님 칠순잔치에 검은색원피스 11 .. 2011/10/27 3,724
30178 서울시장 걱정이 되었었습니다 4 심마니 2011/10/27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