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런글 썼다고 알바라고 의심하실까봐 밝혀요)
제가 그 말많은 강남시, 강남특구 사람입니다.
그 중에서도 사교육 1번지라는 동네에 살고 있구요.
제가 직장맘이라 평일에는 아이 친구 엄마들과 교류하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 아이가 저에게 그런 말을 하네요.
'친구 엄마들은 전부 1번 찍는다는데 엄마는 왜 10번이야?'
그 말을 듣고 참 아득하더군요.
동네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입한 사이트가 있습니다.
주로 30대 가량의 젊은 주부들이 많은 사이트입니다.
박원순이 볼품 없다는 말, 말을 못하더라는 말, 비싼 월세 살면서 서민 코스프레 한다는 말,
안철수까지 싫어진다는 말,
그냥 찌질해보여서 싫다는 말.
참 많이도 보이더군요.
온라인에서도 자주 이런 글을 쓰지 않지만
오프라인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하지만 오늘, 마음이 급해 회사 동료 몇 명에게 넌지시 권했습니다.
나를 믿지? 그러니 10번찍어.
돌아온 대답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어? 당신 그 쪽인지 몰랐네? 그 말로만 듣던 강남좌파야?
사실 난, 그게 그거라고 생각해. 출근 시간 맞추기도 어려워서 이번 선거는 패스~'
제가, 아이를 낳은 무렵이 노무현대통령이 당선된 즈음입니다.
그 전까지는 인간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멋져 보여서 노사모에 가입했지만, 사실 잘 몰랐습니다.
아이를 낳으면서 달라진, 제가 세상을 보는 눈.
그 눈을 통해 본 세상은 참 이전과는 달랐습니다.
왜 세상은 공평하지 않은걸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공평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헌법 1조가 만민은 법앞에 평등하다는 거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그 법앞에서만큼은 평등함, 그것만큼은 꼭 지켜져야 하는거라구요.
하지만 우리가 잘 알다시피 이 세계는 법 앞에서도 평등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식의 불공평이, 불공정이, 불합리가 계속되다보면
그건 결국, 감사하게도 비교적 가진 것 많은 저와 제 아이가 사는 세상도
결코 평화롭지 못하다는걸 , 최근 몇 년동안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번 선거는, 비단 임기 2년남짓한 서울시장을 새로뽑는 자리가 아니라
한동안 우리를 힘들게 했던 불공평, 불공정, 불합리가 다시 원위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선거에서 지는 그 순간, 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만행을 저지를지 정말 아득합니다.
그러니, 우리 지난 번 지방선거에서처럼 울지 않게
꼭 투표해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 설득해요. 쫄지말고!!
p.s 위의 직장 동료 말인데요.. 온갖 협박과 회유를 통해 저 한 열표, 획득한건 같아요. 저 궁디 팡팡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