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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들도 힘들거에요...

산이맘 조회수 : 1,661
작성일 : 2011-10-25 21:45:41

어제 오늘 밤에 잠이 안 와 82에 들락거리는데 많이 읽은 글 가운데

사춘기 아이들때문에 힘들어하는 선생님들.. 학부모님들 글들이 있네요.

여러모로 공감이 가고 화도 나고 한편으로는 탓도 하고 싶고..그래요.

제 아이도 중2에요. 사내아이인데 외동이죠.

남편과 저는 마음 한구석에 가정형편때문에 꿈을 펼치지 못한게 남아 있더랬어요.

근래 자영업에 손을 대며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부분이 좀 윤택해지다 보니

그게 아이에게 많은 기대를 쏟게 하는 동력이 되더군요.

제가 마흔줄이니 비슷한 또래들은 공감 하실거에요.

우리 자랄 때 잘 사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개의 소시민들의 삶이란 비슷비슷했지요.

그런데 우리 또래들이 어른이 되어 주머니에 여유 생기고 고만한 때의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더구나 자녀들을 여럿 두지 않다보니 저와 같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게 당연한거구요..

내 아이만큼은 순진무구하고 학교에서 피해를 입었지 절대 가해하는 쪽은 아닐거라는 의심조차 하지 않지요.

심지어 저학년 때 학교에서 다쳐 오거나 맞고 오면 우선 교사를 의심하고

내 아이 잘 봐달라 촌지질이라도 해야되나 고민하고

실제로 질 낮은 교사때문에 아이가 힘들어했던적도 있지만

어쨌거나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라 싸고 돌게 되어 있구요.

좀 자라 초고학년 중딩되고 질풍노도 시기를 겪다보면

부모도 감당하기 힘들어 어르고 달래며 심지어 눈치를 보게 되는 경우도 생기는데

내 자식은 하나라 난 이런 상황을 처음 겪지만

교사는 전문가라는 믿음이 있기는 한겁니다.

숱하게 아이들을 겪으실 거고 또 이전에 교사가 되기 위해 준비도 하는데

부모되는 공부는 미리 준비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잖아요.

학교에서는 나름 학과공부로도 벅찬데 인성은 가정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부모에게 기대를 거는게 당연하겠구요..

뿐만 아니라 세상도 많이 변했어요..

자영업 시작한 지 10년 조금 못 되었는데 그 때 대학생 아르바이트와 지금 학생알바의 차이는

정말 너무너무 엄청납니다.

누군가에게 들었었나.. 요즘 중학생들은 남자애가 여자애랑 데이트를 하더라도

뭔가 사주고 이런거 짤 없이 철저히 더치페이다..82에서 본건지도 모르겠네요..^^;

이 얘길 최근 대학생알바한테 했더니 "저도 구세댄가봐요.. 세대차이 느껴요~"라고 해요.

평생직장 이런거 없고 받는 만큼 일하고 노는 날엔 절대 일 못하고 빵꾸가 나서 가게가 올스톱해도

자기 스케줄과 컨디션이 더더더 중요하고... 등등등.

지난 여름방학동안 울집 중2 데리고 가게 오픈을 시켰더랬어요.. 바닥 쓸고 닦고 화분에 물주고..

내 아이는 안 그러겠지 했으나.. 기대가 허사였어요.

알바아이들 청소제대로 안하네 핸폰만 붙들고 앉았네..이게 울 중2 똑같구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온리공부.. 방청소도 다 해 줘.. 학급청소도 치맛바람일으키며 다 해 줘..

도대체 아쉬운거 없이 필요한거 말 하기 전에 대 해 줘.. 이러니

애들이 누리기만 할 줄 알지 뭔가를 힘써서 이뤄내는거 관심 없습니다.

공부라도 열심히 해 준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죠.

공부는 왜 하니? 물어보면 나중에 좋은 직장 가지고 멋지게 살려고요...라고 답하던걸요..울 중2님..

요즘은 중국에서 유학 온 학생이 와서 아르바이트 하고 있습니다.

한족 유학생, 없는 집 아이도 아니고 한국처럼 아이도 여럿 낳지 않는걸로 알고 있는데

중국도 한국 못지않게 아이들을 소황제로 키운다고 해서 유학생알바 겁을 냈었지만

이 친구 사회주의 나라 사람 같지않게 눈치도 제법 있고 참 맡은 일 야무지게 잘 합니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계속 된다면 앞으로가 깜깜하단 생각이 마구 들었어요.

서로를 탓하고 어쩌고 할 문제가 아니라..

애들이 이렇게까지 된 데는 남들이 아니라 내가 잘못 기르고 가르쳤단 생각을 해야지 않을까 싶어요.

삭막하고 몰인정하게 경쟁만 부추기며 뭔가 정신나간듯한 세상에서 사춘기를 보내는 아이들이

원래 그렇게 삐뚜름하니 태어나진 않았잖아요.

원래 아가 잠잘 때 보고 있자면 날개만 안 달았지 천사였잖아요...

걔들도 괴로우니 어른되기가 쉽잖으니 이리저리 흔들리고 부딯는거겠지요.

우리도 다 그랬으니까..

기억을 더듬어보면 무서운 선생님이 고맙잖아요,

부모님한테 혼날때 정말 싫었지만 지금은 그게 쓴 약이었구나.. 추억하고요..

 

IP : 121.186.xxx.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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