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느 19세 소년의 트라우마

safi 조회수 : 1,446
작성일 : 2011-10-25 14:27:27

굴곡진 인생

36년 전 열아홉의 나이에 처음으로 데모에 참여했다가 퇴학생이 되고 이어 소년수가 되어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그’.

‘그’의 내면에 배어있는 아픔과 상처들은 마치 생채기의 흔적과도 같이 굵고 날카롭고 깊은 주름으로 그의 얼굴에 고스란히 남아있어, 그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죄책감과 죄의식을 안겨준다.

 

‘그’가 들은 음성

36년이 지나 이제 ‘지천명(知天命)’을 살아야 하는 그는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것이 내 미션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진정 하늘은 그에게 이런 미션을 준 것일까? 아니면 그의 내면에 아직 자라지 못하고 있는 19세 소년수의 아물지 않은 트라우마가 그의 귀에 이렇게 속삭인 것일까?

19세 소년이 감옥에서 느꼈을 상처와 분노와 아픔. 그것은 그때의 시점에서의 대한민국이 저지른 과오였다고 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그’ 역시도 현재의 시점을 살고 있고 그때 그 과거의 시대는 지나가버렸다.

다만 바뀐 것이 있다면 과거에 그가 입은 상처는 지금 그의 삶에 훈장이 되었고, 당시 무기력하게 당했어야만 하던 소년은 이제 몇 개의 거물급 공동체를 거느릴 만한 힘 있는 어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과거를 살고 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부채감과 죄책감이 나를 이끌어 냈다.”

누가 그에게 부채감과 죄책감을 안겨 주었는가?

부채감과 죄책감은 한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적 문제이다. 결국 그가 들은 하늘의 미션이라는 것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는 음성은 바로 자신의 내면의 소리, 그것도 19세 소년의 트라우마가 외친 날카로운 비명이었을 뿐이다.

 

죄책감, 그리고 빚진 것 거두어 들이기

그때 ‘그’를 외면하고 등 돌렸던 동시대의 소년들은 그의 얼굴을 대면하며 죄책감과 부채의식을 떠안는다. ‘그’의 죄책감과 부채감은 마치 바이러스와 같이 현 시대에 떠돌고 있다.

소망과 기대를 안고 시작해도 곳곳에 숨어있는 절망과 좌절이 발목을 붙잡는 일이 많을텐데, 과연 죄책감과 부채감이라는 부정적 감정에서 시작하는 일들이 얼마나 이 시대를 ‘아름답게’ 해줄 수 있겠는가?

 

오직 그에게만 감옥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왜 광화문에서 외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막느냐는 19세 소년의 답답한 울분을 누가 쓸어내려줘야 하는가?

세상은 변화된 모습을 통해 그때의 시간은 지났다고, 이제는 잊어도 좋다고, 지금을 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감옥에서 느꼈던 한 뼘 만한 바람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자유민주주의의’ 도도하고 웅장한 바람을 ‘그’ 역시 고개 들고 당당히 맞이하여도 좋을 것이다. 이제는 그 역시 19세 소년수의 아픔을 스스로 위로하며 도닥여줄만한 어른이 되었으니 말이다.

 

하루 전이다.

‘그’가 한 인간으로, 한 어른으로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시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대한민국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시간. 36년 동안 갇혀있던 부채감과 죄책감의 감옥에서 당당히 걸어 나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국민으로 살아보기를 바란다. 아무도 그에게 짐지워 주지 않았지만, 너무 어린 소년의 감수성이 스스로 떠 안아 버린 그 오랜 짐을 내려놓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시 홀가분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지천명’을 받들어도 늦지 않을 것이다.

IP : 220.79.xxx.6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904 근데 가꾸는 것도 아무나 못하는것 같아요. ( 외모) 9 늦가을 2011/11/11 4,511
    36903 나꼼수 후드티 구입하신 분께 질문있습니다~! 7 바람이분다 2011/11/11 2,152
    36902 원서 출력을 해야하는데, PDF파일인데 못연대요... 6 ... 2011/11/11 1,677
    36901 어떤여자가 진짜이쁜여자인가요? 4 ㅇㅇㅇㅇㅇㅇ.. 2011/11/11 3,437
    36900 무식한질문!; 대학원 관련이요! 7 .. 2011/11/11 2,182
    36899 11월 11일자 민언련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 세우실 2011/11/11 1,077
    36898 macy's에서 한국으로 직구 가능한거 맞나요? (ㅠㅠ 컴대기).. 4 궁금이 2011/11/11 2,579
    36897 남편이 중2여학생 방에 벽걸이 32인치 LEDTV를 사준다네요... 16 쿡쿡쿡 2011/11/11 4,124
    36896 둘둘이랑 치킨뱅이 중 어디를 선호하시나요? 3 울랄라 화이.. 2011/11/11 1,681
    36895 머리가 왜이리빨리 자라나요? 6 야한생각안함.. 2011/11/11 5,359
    36894 전체적으로 몸이 붓는데 무슨 이상이 있는걸까요?? 2 병? 2011/11/11 1,537
    36893 청주공항에 화장품 브랜드 뭐있는지 알려주세요 1 살빼자^^ 2011/11/11 1,645
    36892 인터넷보험 중 괜찮다 싶으셨던거 추천해주세요. 3 자동차보험 2011/11/11 1,335
    36891 백팩 메시는 분들 지갑은 어떻게 관리하세요? 3 손에 따로?.. 2011/11/11 2,479
    36890 피곤하면 편도가 부어요. 왜 그러는거죠? 2 늦가을 2011/11/11 7,094
    36889 염색하려는데솔이 없어요 6 지금알았어요.. 2011/11/11 2,355
    36888 어제 한미 FTA 반대 집회 총정리.동영상 2 참맛 2011/11/11 1,466
    36887 6살 아이 급체를 한거 같은데,, 3 88 2011/11/11 3,553
    36886 이쁜 여자들 보면 너무 부러워요 14 -_- 2011/11/11 10,064
    36885 신차구입시 사은품은 어느정도 받으셧나요? 그리고 썬루프? 3 신차구입 2011/11/11 2,477
    36884 (급) 전 컴퓨터에서 새 컴퓨터로 자료 옮기는 방법 좀 알려주세.. 3 컴초보 2011/11/11 3,432
    36883 역시 요즘 대세는 나꼼수?!!ㅋㅋ 리민 2011/11/11 1,827
    36882 오디효소는요 어떻게 해야해요? 3 오다 2011/11/11 1,628
    36881 한미FTA 한번 막아보자! 아고라글 2 rainbo.. 2011/11/11 1,471
    36880 억수로 많은 사진들 블로그(압축)앨범으로 정리하신 분들 계신가요.. 1 사진 2011/11/11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