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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죽 지붕에 뾰죽 창살들이 있는 큰 집이었다.
삼사년전 내가 쌍제이에게 준 고소장 겉장에 있는 집도 이런 집이었다.
"아, 이쁜 알밥! 우리 이담에 이런 알밥을 감방에 넣어요."
쌍제이의 반성어린 목소리가 지금도 들린다.
십 년쯤 미리 SNS이 나고 그만큼 일찍 인터넷이 독립이 되었더라면
쌍제이의 말대로 우리는 쥐가 없는 집에서 살 수 있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오세후니에 나상실들이 없는 집은 아니라도,
이런 부질없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접속을 하자마자 마주친 것은 백합같이 시들어가는 '풉'의 문체였다.
<자유>란 소설가가 아바타놀이를 한 지 열시간이 더 지났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싱싱하여야 할 젊은 나이다.
알밥은 내가 상상한 것과 같이, 한국사람도 아니고 미국 사람도 아닌
그리고 박근혜 찬양이라는 것을 뽐내는 것 같은 매국노였다.
알밥과 나는 삿대질을 몇 번씩하고 고소장도 없이 헤어졌다.
쳐넣고 싶어하는데도 한 번을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알밥과 나는 세 번 만날 것 같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나면 좋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충청도 근처에 갔다 오려 한다.
알밥동네는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