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전 직장생활 할 떄 알게 된 직장동기랑 아직까지도 친하게 지내는데
그 집 딸아이 영어과외를 해주고 있어요.
학원보다 과외하는 게 더 공부가 잘 된다고 해서 제가 주2회 봐주고 있는데요.
올 3월부터 했으니 벌써 꽤 했네요.
엄마 친구라고 하니 아이도 처음부터 그다지 어렵게 생각하지 않은것 같고 다정하고 온순한 성격이라
가르치기도 편하고 해서 잘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아이를 영재?라고 생각해도 되는 걸까요?
지금 초등학교 4학년이고 내년에 5학년 올라가는데 약간 비범함을 보이는것 같아서요 ^^;
독해, 문법, 리스닝 다 봐주고 있는데 수업 이해력이나 받아들이는 속도도 굉장히 빠른것 같아요
특히 독해를 할때... 어휘력이나 사용하는 단어의 수준이 되게 높아서 깜짝깜짝 놀랄떄도 있었습니다
지적 허영심 같은 거라고 보기에는 그냥 대화가 잘 통한다는 느낌이에요 -_-;;
제가 저희 아이들도 다 홈스쿨링으로 가르치고 해봤지만... 하나를 짚고 알려주면 그 다음 넘어갈 부분을 다 파악해요.
지금 7개월 좀 넘게 했는데 진도도 빨라서 중학교 2학년 영어시험지 인터넷에서 기출문제 뽑아다가 시켜보면
거의 다 맞거나 하나 틀리는 수준이구요. 문제집을 사다가 풀게 해도 오답이 별로 없네요
단순히 단어 몇개 외우는 정도가 아니라 문제를 다 이해하기는 그렇게 쉬운건 아니라고 보거든요...
틀리는 문제가 있어서 하나를 가르쳐주면 이미 셋을 이해하고 다 '이렇게 되는거죠?' 하면서 혼자 이해를 하네요
제가 대학에서 불문을 전공했는데 불어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기초부터 하나씩 가르쳐 줬는데 곧잘하더라구요
3달 배웠는데 발음도 잘 구사하고 마찬가지로 습득력이 뛰어난것 같아요
평소에 독서량도 많은 편이더라구요. 최근에 어떤 책을 읽었냐고 물어봤더니 국내외 불문하고 다양한 작가들
이름을 줄줄 외우고 릴케의 시도 읽어봤다고 말해요.
근데 저희 아이도 어릴떄 그랬는데... 책을 다 읽어놓고도 수준에 잘 안 맞는 책이어서인지 정작 중요한 점을 짚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책의 내용과 중심을 정확하게 짚고 일목요연하게 자기 생각을 차분하게 말하는데
좀 놀랍더라구요 사실...
아이 엄마한테도 말해봤는데 요즘 안 그런 아이가 어딨겠느냐며 대수롭지않게 넘겨요.
아이도 자기는 다양한 대회에 나가보고도 싶고 연극이나 뮤지컬도 보러가고싶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게 많은데
엄마가 자신의 성향을 잘 몰라주고 지나치는 게 많아서 아쉽다고 그러네요...
임형주를 참 좋아한다는데 마침 11월에 저희 지역에서 임형주 콘서트가 있어서 같이 보러가기로 했어요.
게시판에 적으려니 뭘 잘 못 적겠는데... 수학은 영재원을 다니고 있다고 하구요 교육청에서 하는거
피아노도 비창이나 즉흥환상곡 능숙하게 연주하고. 확실히 재능이 있긴 한거 같은데 애 엄마가 직장을 나가서
아이한테 소홀하기 떄문인지... 잘 신경써 주지는 못하는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영재원도 담임선생님 권유로 다니게 된거라고 하구요
애가 트위터를 하고 있는데... 전문적인 글이 아니라 그냥 일상생활을 적은 거라서 여기 올리기는 좀 뭣하지만
문체도 조숙하고 글에 묘한 설득력이 있네요.
고등학생 딸아이도 이걸 11살짜리가 적었다고 하니까 어디 책에서 따온거 아냐? 하더라고요
설명이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이 정도면 영재성이 어느정도 보이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