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래도 보고 협박도 해보고 하소연도 하고...
나는 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서 엄마 노릇을 하고 있으니 아빠로서 기본적인 부양의 의무를 다해달라했다
나도 안다...거듭되는 사업실패로 내 신용이나 당신 신용이나 바닥
취직이 쉬운것은 아니겠지만 그러면 전공무시하고 신용에 상관받지 않는 일도 있지 않은가?
한달에 돈 100만원도 못 들여주는 아빠보다는 노가다 단순서비스업에 다녀도 생활비는 벌어다주는 아빠여야 하는것이 아닐까?
가세가 기울면서 둘째를 낳았고 집도 세간살이도 모두 날리고 네식구 덜렁 거리에 나앉게 됐을때
겨우 친정에 더부살이 신세로 살아가게 되었고
죽어도 아이들은 봐줄수 없다는 완고한 친정엄마에 아이들 맡길돈도 없었던 나는 번번히 취업을 포기해야 됐다
전화번호를 수차례 바꿔도 걸려오는 빚쟁이들 전화...대부업체들의 방문...날아오는 압류통지서들...
예전의 나라면 감당도 못했을 듣도 보지도 못한 일들을 당신과의 결혼생활 10년간에 다 알아버렸다
세상이 얼마나 돈 앞에서 험악하며 돈이 이렇게 까지 없을수도 있고
힘들고 가난이라는것이 얼마나 사람을 보잘것 없고 버러지만도 못하게 만드는지...
문지방에 목을 메달아도 보았다...옆방에서 놀고 있는 둘째아이 소리에 차마 실행하지 못했다
내년이면 내나이 40....언젠가는 그래도 열심히 살다보면 내 책임인 아이들 살뜰하게 키우다보면
당신이 딴짓하고 돈 못 버는것이 아니니 아이들에게는 정성을 다하는 당신이니
자기가 하려는 일은 해 내겠지 했다
아니면 작은 일이라도 보람으로 알고 빚 조금씩 갚아나가게 취직하겠지 했다
....지금도 여전히 비정규적인 수입에 한달에 80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여섯식구 식비며 관리비 공과금을 쪼개고 쪼개어 쓰는 내 자신
비참하다 차라리 그때 죽었으면 딱 좋았겠다 싶을정도로
이게 언젠가는 끝날 고통이라는 작은 희망만 있어도 계속 이어가겠지만 알겠다 지금은 함께 할수 없다는것을
누구 하나가 죽던지 아니면 나 하나만 살던지...둘중에 하나라는것을
아이들은 사랑하지만...내 감당이 안되는것이 현실...이혼이라는 결정을 내리는 순간 아이들과도 헤어져야 할것이다
당신이 아이들을 나만큼 키울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 못 키우겠지만 걱정하고 싶지 않다
그게 싫어서 혼자 되는것이 외로워서 혼자 헤쳐나갈 세상이 두려워서 이대로 머물수는 없다
나약하고 무기력하게 10년을 살아온것처럼 내 남은 인생을 울면서 매일 매일 죽음을 생각하며 내 생을 허비하고 싶지않다
살겠다고..나 살겠다고 아이를 버리는 나쁜 엄마가 되겠지만 차라리 자살한 엄마보다는 낳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