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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딸에게 내 어린 시절이 대물림 되는 것 같아요...

엄마 고민 조회수 : 8,578
작성일 : 2011-10-21 23:40:02

 

저 어렸을 적 엄마는 항상 저에게 '쟤가 왜 저래?" "별나다, 별나"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어요.

제 기억에 한번도 엄마에게 마음으로 인정을 받은 적이 없어요.

단한번도 엄마와 대화다운 대화를 해본 기억이 없어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연락 자주 안하고 어쩌다 전화 통화를 해도 용건만 간단히.. 뭐 그렇네요...

시선 마주치는 것도 어색해서 외면하듯 말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자라온 환경 탓하기엔 집 떠나 생활한지 오래라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제가 어린 딸을 대할 때  어렸을 적 엄마의 태도가 그대로 제 모습에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딸 아이의 이러저러한 아이다운 엉성한 모습을 "쟤는 왜 저래?" 하는 시선으로 제가 자꾸 바라 본다는 거예요.

안그래야겠다, 그러지 말아야겠다, 하면서도 좀처럼 고쳐지지가 않아요.

 

정말 너무너무 고민이 됩니다.

"엄마"라는 존재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 주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큰 상처인지 전 너무 잘 알고 있어요.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였다가는 다른 사람이 날 미워할 거라 생각해서 내 주장, 감정 표현 절대 못하고요, 친구가 샐쭉해지면 그 친구를 잃어버릴까봐 전전긍긍하고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고요....

 

딸아이에게 만큼은 그런 악순화의 고리를 끊고 싶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부분도 많은데

그럼에도 자꾸 '넌 왜 그 모양이니?''넌 왜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못하니?'하면서 자꾸만 애를 깍아 내리고 자책감을 들게 하고 그러네요. 휴-

그럴수록 아이는 자꾸 저한데 매달리는 것 같고요. 엄마의 애정을 잃을까봐 그런 것 같아요.

 

정말 어쩌면 좋은가요?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꾸만 몹쓸 버릇이 튀어나와요.

안그래야지 안그래야지 하는데도요...

 

 

 

 

 

 

 

IP : 210.117.xxx.95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지패밀리
    '11.10.21 11:43 PM (1.252.xxx.158)

    네 힘들어도 바꾸셔야해요.특히 넌 왜 그러니 넌 그모양이니..이거 자주 들으면 애 자존감 회복 어렵습니다.
    마치 딸을 나보다 한참 못한 존재로 보는거니깐요.애는 주눅들게 되는거죠.지금이야 어리니 그렇게 애정을 갈구하는형태로 들어나지만...더 크면 엄마가 말하는 버릇 그대로 엄마한테 할겁니다.
    저도 애 키우면서 늘상 느끼지만 제 말버릇 제 말투 고대로 따라하는거보면 놀랄때 여러번 있었거든요.
    엄마의 습성까지도 딸들은 캐치해서 몸에 담더라구요.

    좋은거면 상관없지만 그런건 나쁜거니깐요. 애가 나중에 커서 더 큰문제 생기기전에 엄마가 확실히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좋은거 알고 그걸 지각까지 하셨으니 바꿀일만 남은겁니다.
    반은 성공하셨다고 보고요. 남은 반을 위해서 노력해주세요.
    친구관계에서도 저렇게 되면 자기를 무시하는사람에게 엉금엉금 기어버려요

  • 2. 너무
    '11.10.21 11:44 PM (218.152.xxx.217)

    상심하지 마세요
    그게 보통사람이지요

    나의 닮은 모습을 2세에게서 보면서 기뻐하기도 하고 저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말이지요.

  • 3. 쿵야
    '11.10.21 11:52 PM (112.170.xxx.196)

    예전에 60분 부모에 어떤 여자가 어린시절 엄마에게 무시당하고 자라서 커서 엄마가 되어 아이가 생겼어도 늘 불안 우울로 시달리는 모습이 나왔어요 그런데 상담의사가 어린시절 들었던 부정적인 말들이 내면에서 테이프 돌듯이 계속 돌아가는거라고 당신은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 부정적인 목소리는 당신모습이 아니고 당신엄마의 말일 뿐이라고 하더군요 아무튼 내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부정적인 생각들은 원래는 내안에서 나온것들이 아니라 다른사람의 말때문이라고 ... 항상 선택과 집중을 잘해서 생활하라고 했어요 님도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말고 따님의 객관적인 모습을 바라보고 부정적인 말보다는 긍정적인 말들을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말한마디가 사람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니까요

  • 4. 이제
    '11.10.21 11:52 PM (180.229.xxx.7)

    깨달으셨으니 고치시면 되겠네요.
    저희 친정엄마도 님의 엄마와 굉장히 비슷하셨어요.
    화가나면 저희를 투명인간 취급하시고, 불러도 대답도 안하셨죠.
    어린시절에 엄마의 무표정과 무시가 얼마나 공포스러웠는지 몰라요.

    저 역시도 아이를 낳고 보니..엄마가 내게 했던 것처럼 똑같이 아이들에게 하고 있더라구요.
    큰아이가 초등학교를 들어가면서 교우관계에 문제가 생기고, 갈등해결을 못한다는 담임선생님의
    쪽지를 받고 제가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 뒤로 큰아이 2년 놀이치료 받으면서 저도 학부모 상담을 받았어요.
    그러면서 많이 좋아졌고, 아이를 대하는 태도와 애착관계가 많이 개선되었죠.

    고치기 힘든거 압니다.
    그럴때마다 저는 "우리 아이가 나같은 상처를 갖고 살게할 순 없어"라는 말을
    수천번도 더 되뇌었던 것같아요.

    님이 가진 상처,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마세요.
    님의 아이가 자라서 다시 그 자녀에게 님처럼 상처를 물려줄 수도 있답니다. ㅜㅜ

  • 5. 우주
    '11.10.22 12:01 AM (220.70.xxx.199) - 삭제된댓글

    나라 바꾸는거보다 우주가 뒤집히는거 만큼이나 힘든게 나 자신을 바꾸는거 라고 생각되요
    이게 객관화도 안되고 다른 사람이 도와줄수 있는것도 아니고 내가 변한다고 해서 얼마나 편했는지 잘 변한건지 알수도 없으니 힘들죠

    저두 원글님이랑 비슷하구요
    제가 써먹은 방법은 그런 말이 나오려고 하면 침을 꿀꺽 삼켜요
    침을 삼킨다기보다 사실은 그 말을 삼켜버리는거에요
    그러구선 좋은 말을 해줘요
    그럼 그 담부턴 쉬워요

    한번 나쁜 말이 나오면 저도 기분이 상해서 더 나쁜말만 꼬리에 꼬리를 물어 계속 나오더라구요
    좋은말 한번 하면 계속 좋은말이 나와요

    계속 노력해보자구요

  • 정말
    '11.10.22 11:13 PM (175.195.xxx.124)

    좋은 말씀이네요. 저도 따라해봐야겠어요. 침꿀꺽. 좋은말 좋은말..잘되야 될텐데...
    정말 나쁜말 한마디 하고나면 꼬리를 물고 나쁜말만 하게되는게 맞는거 같아요. 댓글님 고마워요

  • 6. 저도
    '11.10.22 12:32 AM (121.179.xxx.238)

    엄마와의 관계에 문제가 많던 사람인데요,
    언제부턴가 엄마가 내게 상처를 줬던 부분이
    외할머니가 엄마에게 상처를 줬던 부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외할머니의 엄마, 또 엄마...
    그렇게 생각이 이어지다보니 '내 엄마'에 대한 미움과 서운함이 많이 약해졌어요.

    전 아직 너무 어린 아기를 키우는 초보 엄마라 자녀분에 관해선 말씀 드릴 수 있는 처지가 못 되지만
    위와 같은 생각으로 엄마에 대한 마음이 많이 편해졌기에 적어봅니다.

  • 7. 그렇게
    '11.10.22 1:11 AM (211.213.xxx.125)

    말로 상처줫던 엄마를 용서하셔야 돼요..

    심리학에서 배운건데

    아이에게 그러는것 같지만 그당시 그러시던 엄마에게 화를내는 거랍니다...

    그당시 엄마가 그러시던 유년시절로 돌아가 용셔하셔요...

    엄마가 미안하다 용서해다오 사과를 해주시면 더 깨끗하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님 혼자서도 엄마입장을 이해하시려고 상상하시며 용서해드리세요...

    그래야 그상처가 님속에서 치유되고 남지않아 그말이 도로 나오지 않아요...

    그리고 그런말이 튀어 나오려 하면 소리내지말고 속으로만 하세요...

    한두번만 연습하면 절제할 수 있고 그러면 잠시 후에 가슴아픈 후회를 막을수 있습니다...


    님뿐아니라 누구나 그런 트라우마가 있답니다....

    너무 나만그런거같다고 자책하지마시고

    그런 자신을 돌아볼수 있는거만으로 중요합니다......

    분명 좋아지실 ㅇ

  • 8. ..
    '11.10.22 1:34 AM (121.135.xxx.147)

    딸 믿고 잘해주셔야합니다.
    요즘 부모들 얼마나 자식에 신경쓰는데..
    님 자랄때는 부모님 힘든때이고 자식도 여럿이어서 알아서 컸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서 공주 왕자같이 큰 아이들이 많은데 기죽으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 9. ..
    '11.10.22 7:25 AM (175.112.xxx.72)

    항상 그럴 수도 있지 뭐 하는 맘으로 아이를 바라보세요.
    재는 왜저래? 이거 엄마로부터 밀림을 당한다는 생각을 들게 해요.
    엄마의 테두리에 내가 들어가지 못한...
    엄마의 포용력을 넓히셔야지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가? 재미있는 생각과 말을 하네? 하고 그려려니 하세요.
    아이에게 내 엄마에게 속상했던 맘을 전가시키시지 마시고.
    의식적으로 아이를 밀어내지 마셔요.

  • 10. 자글탱
    '11.10.22 6:14 PM (59.17.xxx.11)

    딸뿐만이 나니지요......ㅠㅠ.......
    자식한테 내 모습이 투영되어 나타날때 진짜 가슴이 뜨끔뜨끔~
    저도 자꾸 노력하는데요......
    이 한마디를 자꾸 되내여야 할것 같아요~
    가정 경제가 어려워서, 불화가 있어서..........등 다 나름의 현제 당면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아이들은 절대로 기다려 주지 않는다!!!" 는 거예요................... 60분 부모에서 그러더군요...
    우선 가정 경제좀 키워 놓고 잘해 줘야지.....하는새에 아이는 어느새 저 만큼 가 있다구요....
    우리 나중에 후회할 일 만들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구요~ 홧팅!!! 알면 고쳐야지요~
    우린 엄마예요~ 우린 할 수 있어요!!

  • 11. 토닥토닥
    '11.10.22 6:31 PM (121.151.xxx.119)

    비슷한 상처를 가진 딸엄마에요.
    양육 태도가 3대를 간다고 하잖아요.
    여간한 결심을 하지 않는 이상 내 세대에서 끝낸다는 건 힘들죠.
    여러 가지로 애쓰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책 읽고 상담도 받아보시길 권해요.
    혼자 생각하고 분석하는 것보다는 내 문제를 객관화하는 게 참 중요한 것 같거든요.

    내 마음이 밀어내는 아이는 나를 닮은 아이에요.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의 어린 모습을 엄마의 시선으로 다시 보는 거죠.
    그런데 원글님도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더이상 엄마 탓을 할 수 없는 나이가 와요.
    우리는 이제 어른이니까 우리의 상처를 아이에게 더이상 내밀면 안 되지요.

    혹시 몸으로도 아이를 밀어낸다고 느끼신 적이 있으시다면
    특정한 시간 정해놓고 안아주시는 거 정말 효과가 좋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무조건 안아주는 걸 아이들이 안정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시간은 사정없이 지나갑니다.
    애들이 엄마아빠의 인정을 요구하고 놀아달라고 매달리는 것도 딱 10년이라죠.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알고 보면 그리 길지 않아요. 힘내세요!

  • 12. 많이고민하시고
    '11.10.22 10:04 PM (211.235.xxx.176)

    철저하게 본인의 심리와 마주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랑 비슷한 엄마를 두셨네요. 안타까워 댓글답니다.
    이 한세상 무엇하러 왔는지 생각해보시고 '자신감'을 가지세요.
    절대 필요한게 스스로를 믿는 자신감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세요.
    이제 어른이니 더이상 어린 시절 자신을 불행하게 했던 엄마라는 존재에서 벗어나세요.
    엄마는 엄마의 인생, 본인은 본인의 인생, 딸은 딸의 인생이 따로 있어요.
    못마땅 하게 여겼던 엄마를 철저히 알지 못하면 님도, 딸의 인생도 다 불행해집니다.
    불행한 인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거죠.
    알면서도 그래집니다. 사랑받지 못해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죠.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고 아세요? 이 세상에서 자신만큼 존귀한 존재가 없습니다.
    사는게 뭔가요? 바로 행복하기 위해 사는겁니다. 그거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아이랑 사랑의 눈초리로 쳐다보고, 신나는 게임과 놀이도 많이 해주고, 자주 안아주세요.
    사랑한다고 하고 많이 놀아주세요.
    한시도 쉬지 않고 깨어 있는 마음으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노력하세요.
    딸을 그런 눈초리로 보는 나는 누구인가? 이 마음은 무엇인가? 어떤 인과가 따르는가?
    항상 생각하고 노력하세요.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가지세요. 저도 해냈습니다. 잊지 않기 위해 노력 많이 하고 있습니다. ^ ^
    님의 그런 고통이 곧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걸 알 날이 있을 겁니다. ^ ^
    세상에서 가장 귀한 분이 바로 님이십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세세생생의 인연으로 이땅에 온 존귀한 분이라 이겁니다.
    곧 있으면 죽어 없어질텐데 무엇을 위해 원망하고 미워합니까?
    엄마를 버리고 딸을 위해 자신을 위해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세요. ^ ^
    가까이 있으면 연락하고 싶네요.

  • 고맙습니다
    '11.10.22 11:43 PM (175.195.xxx.124)

    원글은 아니지만 님댓글에 코끝이 찡하네요. 이상스레 요즘 제가 아이에게 너그러워지고 있어요. 그러면서 생기는 또하나의 괴로움이 있네요. 왜 진작 이렇게 못해주고 그토록 나쁜엄마의 모습이었을까 하구요. 만7세인데 정녕 아직 늦지 않았을까요? 만5세에 벌써 많은게 고착되어 진다던데 앞으로 제가 정말 잘해낸다면 제 아이속의 몹쓸기억들이 잊혀질까요? 잘해준게 왜 없겠냐만 못해준것만 기억에 가득합니다...

  • 많이고민하시고
    '11.10.23 5:16 PM (115.126.xxx.140)

    마음에는 '형상'이 없습니다. 상이 없는데 어떻게 변치않는 모양으로 머물러 있을 수 있겠습니까? 마음이란 항상 변화무쌍합니다. 그러므로 과거의 몹쓸 기억들은 이미 다 '지나간 과거'일 뿐입니다. 과거의 마음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다가올 미래에도 또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로지 지금 현재 최선을 다해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못해준 지나간 과거에 연연할 필요없습니다. 오로지 아이와 눈을 맞추고 사랑해주고 안아주고,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지낼까만 생각하면 됩니다. 그럴러면 철저하게 아이가 되세요. 같이 놀아주면 됩니다. 그리고 님은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부모같아요. 행복해집시다. ^ ^

  • 고맙습니다
    '11.10.24 12:43 PM (175.195.xxx.124)

    말씀 되새기려 또 왔어요.. 감사하게도 댓글을 또 달아주셨네요. 항상 기억할께요. 자신있게 앞만 바라보며 행복해질수 있도록요.. 감사해요... 님도 많이많이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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