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집에 돌아와서 성모님 앞에서 엉엉 울었습니다.
너무 답답하고 사는게 재미 없네요.
남편은 끊임없이 욕하고 사사건건 간섭하고 옥죄입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을 No하며 아이의 엄마자리마저
인정하지 않고 저더러 모자라는 여자이랍니다.
제가 너무 악착같이 살아서 일까요?
친정부모님이 안계셔서 또 형제가 아무도 없는 고아여서 일까요?
아이들에게 기대도 안합니다.
20년 정도 일하다 병으로 쓰러져서
지금 남편에게 어쩔 수 없이 얹혀살게 되었네요.
남편이 번돈으로 밥한끼 먹는 것도 눈치보이고
---- 남편은 분노를 5분간격으로 냅니다.
농담도 할 줄 모르고 집에 오면 밥먹고 이불피고
누워 밤새도록 TV보다 새벽 2시쯤 되서 제가 TV끄면
또 욕하고 TV끈다고 고함지르고
아침밥에 어느 날 고기가 없다며 자신이 말라간다고 욕하고
제가 누구인지 모르겠습니다.
친구들이 남편 이야기 할때면 저는 아무 할 말이 없습니다.
욕한다고 해야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고함지른다고 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우리 남편은 친구도 단 한명도 없습니다.
남에게 돈 한푼 쓰는 걸 용납되지 않은 사람이라
친척들간에도 왕래가 없고요.
너무 답답하고 미칠 꺼 같아 제 맘 털어버리려고요.
문득 죽을까라는 생각이 자꾸 머리속에 맴맴돕니다.
아이들만 없으면, 정말 아이들만 없으면
세상 미련없이 떠날 수가 있을꺼 같아요.
저의 남편이 아무리 인정하지 않는 엄마라도 제가 죽으면
아이들곁에 그래도 남아서 엄마노릇해야 할 꺼 같아요.
친정부모님의 존재가 저에게 이렇게 큰 줄 몰랐어요.
어머니를 화장시켜서 뿌리는거 아니었는데
다 뿌려버렸어요. 어머니 무덤도 없어 안개처럼 사라진 엄마 얼굴이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네요.
뼈에 사무치도록 보고 싶은데.. 엄마 무덤이라도 있으면
엄마 앞에서 펑펑 한번 울어봤으면 소원이 없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