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참 일하고 있는데 네이트온에서 어떤 이가 hey~하고 메시지를 보냈다.
언듯보니 별칭도 없고 모르는 이메일 주소 같아서 그냥 넘기려다가 프로필을 확인하니
참 오랫동안도 나를 쥐고 흔들던 그였다.
몇년만인가...
가끔은.. 아주 가끔은 소식이 궁금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이렇게 연락을 할줄은 몰랐는데.. 역시 그답다.
그 예전에도 항상 이런식이었지..
놀라기도 했고 왜 연락을 했는지 싶기도 했고..
일단 누구냐고 물어보니 자기 이름이 흔하냐고 되묻는다.
담담하게 잠시 대화했다.
남동생의 이름을 기억하고 남동생과 엄마의 안부를 묻는다. ( 기억력 좋군)
사진에 개 한마리가 있길래.. 그리고 하는 행동으로 봐서 아직 결혼을 안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4년정도 전에 결혼을 했다고 한다. 나보다 한 3년정도 늦게 했나보다.
예전에 말하던 그 어린 여자친구일까? 조금 궁금했다.
애는 몇살이냐고 묻길래 (아마 프로필사진을 본듯..가족사진이 올라가 있는걸 나도 모르고 있었다)
나도 애가 있냐고 물으니 개를 키운다고 하는걸로 봐서 아직 아이가 없는것 같았다.
지금 지방에 있는줄 알았는데 일년반전에 서울로 왔다고 한다.
집은 **동이라고 하고( 우리집근처)... 직장을 아직도 다니냐고 물어서 그렇다 했더니..점심이나 한번 먹자고 한다.
그의 직업상 서울로 왔다면 어디인줄 뻔하고 나 또한 같은 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회사를 다니는지.. 그 곳인지 물어봤구나 싶었다.
우연히 마주치면 보자고 대답했다.
우연히 마주치겠냐고 하지만.. 그와 나의 인연이라면 우연히 마주치지 않을까?
그의 말대로 애 키우면서 직장다니면서 나이가 40세인데 아줌마가 다 된 나의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지 조금은 궁금해졌다. 다른 40세보다는 덜 늙었다고 생각할까? 다른 사람들이 주로 해 주는 말처럼 말이다.
동네마트에서나 보겠네라고 한다. 마주치면 아는척도 못하는 장소. 동네마트 잘 안간다고 해줬다.
서울로 올라오면서 회사에서는 약간 밀려난것 같은 늬앙스이다.
우리는 대학교 4학년인가에 만났다. 23살에..정말로 우연히.
하지만 나에게는 꽤 강렬했던 만남아었던 거 같다.
약 17년정도 전인가 보다.
10년을 놓치 못했던 인연..그리고 7년동안 잊고 지내던 중 갑작스런 연락.
드라마나 영화라면 어떤 스토리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네.
그리고 그리 오래전 일 같지도 않고 말이다.
사실 무슨 일이 있었던것도..열렬히 사랑했던 것도 아니고 아무런 일도 없었다.
그저 어린시절의 나의 맘을 많이 힘들게 했던 사람일 뿐.
이제는 내가 진정한 내 것을 찾아서 가꾸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갑작스런 그의 연락은 먼 과거의 감정을 살짝 기억나게 해서 놀랐을 뿐.
다시 10년 뒤, 그때는 내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 않을 것이므로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때 우연히 다시 연락이 된다면..그때는 한번 만나볼까 싶다. ㅎ
너 예전에 나를 왜 그렇게 힘들게 했냐고.. 물어볼까 싶기도 하고.. 그런데 요즘 평균수명이 하도 길어져서
50이라는 나이도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닌것 같다..
10년이 아니라 20년 쯤 뒤에 우연히 한번 보게 된다면.. 그때 서로 알아본다면..그때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해줘야 겠다.
" 너 그때 참 나쁜 남자였다. 그렇게 기회를 줬건만 나를 놓친 건.. 정말 엄청난 실수였어"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