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와의 이 갈등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시간이 흐를수록 답답하기만 하고, 어디 하소연 할 데도 없어
이렇게 글 올립니다.
3년 전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오랜 지병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셨고,
맏딸로서 아버지의 기대와 관심을 남동생 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받았던 터라, 장례기간 내내 정말 목놓아 울었죠.
이런 저를 두고 “나(엄마)도 가만히 있는데 왜 그렇게 우냐,
그만 좀 울어라...“ 그러시데요?
그런데 참, 그게, 딸의 오열이 안타깝거나 안쓰러운 마음에서가
아니라, 너 때문에 내 얼굴이 안서지 않느냐... 뭐 그런 뉘앙스였어요.
장례를 마치고
친정집에 돌아와 아버지 유품들을 정리하는데,
제 남편이 아버지 쓰시던 골프채 처리를 묻더군요.
엄마는 골프채를 사위가 탐내는 걸로 오해하셨는지
바로, @@(동생)이가 쓸거라며 그 자리에 그냥 두라고,
낚아채 듯 맞받아치는데 기분 정말 나빴습니다.
아버지 생전에 두 분이 각방을 쓰셨어요.
아버지 방(안방)을 정리하고 나자마자,
엄마방의 물건들을 안방으로 옮기더군요.
그 태도며 표정이, 안방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안 뺏겨... 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저라면, 남편이 없는 그 빈방에 선뜻 들어설 수 없을 거 같거든요.
고인에 대한 추모의 의미로도 그렇고,
그 빈자리가 참 시리고 서러울텐데 말이에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전 유산에
관해서는 깔끔하게 마무리 해 놓으셨어요.
그런데 1주기 추모식 때, 엄마가 작은 아버지들과
함께 예금과 관련하여 의논을 하시더군요.
거실에서 이야기를 하시길래 저도 엄마 옆에 자리를 잡으려하니까
저를 밀쳐내시는 거예요.
순간 이건 뭐지 싶은 생각이 스치더군요.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저를 참 못마땅해 했어요.
입만 열면, 조롱 멸시에, 남과 비교하는 말 뿐이었으니까요.
저도 딸을 키우지만, 그때 엄만 날 정말 미워했구나 싶을 정도로...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어
늘 이렇게 저렇게 애교도 떨어보고,
뭐든 잘 해내려고 노력했었는데
한 번도 그런 저를 받아주지 않았어요.
엄마를 생각하면
그냥 벽을 들이받고 있는 것 같은
답답함과 막막함이 가슴을 짓눌러 오는 것 같아요.
저를 경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네요.
솔직히 제가 친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이 나이에 아직도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는 게 한심스럽기도하고
답답하기도 하여 이렇게 긴 글을 두서없이 늘어놨네요.
제가 이상한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