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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큰 개에게 미역국 줘두 되냐고 물어봤었는데, 오늘 주고 왔어요(그리고 질문이요)

그리운너 조회수 : 3,669
작성일 : 2011-10-16 19:45:59
저번에 산 근처 철창 안에 갖힌 개(진돗개, 허스키)에게 미역국 줘도 돼는지 글썼었는데요. 미역 잘게 잘라서 북어 많이 넣고 간 하나도 안하고 가져 갔어요. 그때 글엔 자세히 설명 안 했는데 철장이 작지 않고 꽤 커요. 개가 왔다 갔다 거릴 정도 넓이인데 폭이 가로 세로 해서 2미터는 넘는 것 같아요. 진돗개는 철창에 갖혀 있고 허스키는 철창 밖에 묶여 있는데 철창틈이 좁아서 주는데 좀 애먹었어요. 가져간 종이 그릇에 미역국하고 밥을 담아서 철창 사이로 억지로 껴서 넣는데 개는 그 사이 애가 달아서 낑낑;;대고,,,,  

 
개들 먹는 동안 진돗개 물이 지저분해서 버리고 가져간 생수를 담아주고 허스키쪽은 아예 물이 없길래 미역국 다 먹길 기다렸다가 그 그릇에 물을 주려고 했더니 그릇을 홀라당 물고 가져갈라고 낑낑 대더라구요(뺏어 가는 줄 알고) 빈그릇인데도 안 뺏길려고 그릇물고 발랑 뒤집고 애교 떨고 낑낑 대면서 저랑 그릇 한 쪽 씩 잡고 실랑이 하다가 결국은 다른 종이 그릇 꺼내서 물을 담아줬는데 목말랐던지 벌컥 벌컥 고개 쳐박고 먹더군요 ㅎ (애교는 아기 강아지 뺨칩니다. 물론 둘 다 성견 입니다) 바나나 남은 것도 반쪽씩 주고 한숨 돌린 다음에 등갈비뼈를 꺼냈더니 애들이 이성을 잃더라구요. 대형견의 무서움을 사실 이때 느끼는데 이런 뼈가 그냥 한번에 으스러지더라구요. 너무 이성 잃고 달려 들어서 혹시나 잘못해서 내 손도 아드득 물지 않을까 겁날 때도 있는데 다행히 그런 적은 없어요. 그래도 아는 건 아는 애들이라 먹이는 그리 먹을지언정 먹이 들고 있는 제 손을 꽉 문적이 없어요(먹이 주다 개들 입 속에 제 손이 많이 들어 갔습니다;;)  

 
어쨋든 그렇게 나오면서. 마음에 걸리는 것이 진돗개 먹이가 텅 비었더라구요. 허스키 밥그릇엔 사료가 있긴한데 오래된건지 빛에 바래 사료가 색이 변했어요. 회색빛 도는 갈색으로요. 또 언제나 주인이 먹이를 주러 올런지. 걱정이구요. 그래도 전보다 살을 좀 쪘드라구요. 학대 받는 아이들은 아닌 것 같구요. 그냥 가축으로 키우는 것 같아요(으잉? 쓰고 보니 이상하네요. 가축은 가룩이죠) 그 주변이 사유지라 이것 저것 많이 심어놨는데 지키는 용도같구요. (그래봤자 도둑이 와서 개가 짖어도 주인은 못올거예요; 민가가 없어서) 몇 마리의 개가 있었는데 한 마리 한마리 사라지는 것이 혹시나 좀. 팔려가는 게 아닐까 싶어 마음에 걸리지요. 저야 개를 워낙 상전같이 모시던 사람이라. 좀 안쓰럽더라구요.  

 
여기서 한번 더 질문이,, 제가 대형견 종류는 잘 몰라서요. 애들 사료를 차라리 챙겨줄까 싶은데. 어떤 것이 좋을까요? 좀 맛좋은 거 없을까요?굳이 사료가 아니더라도 추천해 주세요 (제가 자주 못가니 오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 없을까요?)
IP : 1.98.xxx.6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웃음조각*^^*
    '11.10.16 7:53 PM (125.252.xxx.108)

    저야 개에 대해 잘 모르지만..

    생명을 소중히 하는 원글님 속에는 천사가 있을거예요^^

  • 2. 감사합니다
    '11.10.16 8:42 PM (14.47.xxx.204)

    고생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동물단체에 알려주고 도움을 요청하면 어떨까요?
    날은 점점 추워지는데 겁이 덜컥납니다. 상황만봐도 동물학대거든요. 상황을 개선하도록
    단체에서 압력을 넣어주면 좋겠어요...

  • 3. 패랭이꽃
    '11.10.16 9:20 PM (186.12.xxx.63)

    저 대형견 키워요. 제 개한테 저는 로얄캐닌을 먹이고 있지만 로얄캐닌은 좀 비싼 편이에요. 저는 비싼 사료는 아닐지라도 설령 마트에서 파는 사료일지라도 매일 깨끗한 사료를 먹는 것이 그 애들에게 필요해 보여요. 그리고 글을 읽고난 느낌에 그 개들이 먹이보다는 사람의 손길을 그리워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먹이를 매일 매일 규칙적으로 가져다 주면 개들도 안정감을 느낄 것이구요. 그리고 시골 사람들은 개들 그렇게 키워도 학대라고 생각 안해요. 그냥 자기가 개 키우는 방식이라고 생각할 뿐이죠. 허스키는 사실 상당히 비싼 종류의 개인데 또 멋진 개인데 묶여 사니 얼마나 힘들까요. 진돌씨도 마찬가지겠지만. 어쨌든 원글님 감사해요. 원글님 덕분에 그 애들이 잠시나마 호강하고 있군요. 대형견이나 소형견이나 개는 특별히 다를 거 없어요. 그냥 똑같이 대해주면 돼요. 다만 대형견은 산책을 시켜주고 일주일에 한 번 어디 확 풀어줘야 하더라고요. 묶여 있으니 그게 가슴 아프네요.

  • 4. 그리운너
    '11.10.16 10:12 PM (175.114.xxx.80)

    아. 맘 아프네요. 사람 손 그리워하는 것 맞는 거 같아요. 제가 진돗개를 만지면 허스키가 질투해서 난리가 나요. 진돗개도 마찬가지구요. 진돗개는 제가 허스키한테 가는 순간부터 뒤집어지고 얼마나 구슬피 우는지;; 온 몸을 뒤트는데 난감하기도 하고,, 다음 번에 갈때는 담요를 좀 가져가야겠어요. 생각해보니 엄마가 버린다는 이불이 있는데 세탁하고 크기 맞춰 잘라가야 겠네요. 먹이는 제가 자주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난감하네요. 가도 허스키는 철창 밖이라 제가 더 꼼꼼히 챙겨줄 수 있지만 진돗개는 철창 안에 있어서 챙겨 주기가 힘들어요. 담요나 깔아줄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겨울 대비로 더 챙길만한 건 없을까요?

  • 5. 그리운너
    '11.10.16 10:14 PM (175.114.xxx.80)

    아 그리고 애들이 철물점에서 파는 개집을 하나씩 소유하고 있는데 앞 입구를 반정도 가릴 수 있는 비닐문을 만들어줘도 될까요? 문을 모두 가리면 공기가 안 통하겠죠? 입구만 좀 가려줘도 훨씬 따뜻할텐데요

  • 6. 메모신
    '11.10.17 12:40 AM (110.12.xxx.36)

    허스키나 진도개는 추위를 좀 덜타서 비닐문 같은 거 안만들어줘도 될 거 같아요.. 갑갑해서 입으로 물어뜯어버릴 거 같은데.. 아 진짜 묶여있는 것도 안쓰러운데..주인이 잘 챙겨주지도 않으니 넘 불쌍하네요..

  • 7. 패랭이꽃
    '11.10.17 3:45 AM (186.12.xxx.67)

    원글님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저는 외국에 살아요. 그래서 맘밖에 없네요. 담요 갖다주고 비닐문 쳐줘도 될 거예요. 그리고 진돗개 추위 탑니다. 허스키는 괜찮아요. 걔네들은 원래 눈위에서도 자니까요. 손길을 주면 굉장히 좋아할거예요. 원글님께 행운과 행복이 항상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 8. 그냥
    '11.10.17 9:52 AM (112.218.xxx.187)

    그냥 응원드리고 싶네요. 화이팅!!

  • 9. 그냥
    '11.10.17 10:04 AM (115.136.xxx.27)

    맛 좋은 사료보다는 주기적으로 아무 사료라도 가져다 주시는 것이 도움이 될거 같아요.
    근데 사료는 그렇다고 치고.. 물은 어쩌려고 ㅜㅜ 그 주인 왜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저희집도 진돗개 키우는데.. 방석이니 뭐니 다 해놓아도 다 물어뜯어버리고 집 밖으로 버리더라구요.
    그러니 비닐이니 뭐니 이런건 해주지 마세요.. 비닐 뜯고. .그거 먹을 수도 있고. 여튼...

    아.. 그리고 회충약을 좀 사다 먹이는 건 어떨까요? 다른 약은 못 해줘도. .회충약은 그냥 약국에서 파는
    사람이 먹는거 먹어도 됩니다.. 한알에 1천원 정도 하니.. 그거 사서 좀 먹이면 좋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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