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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멋진 시아버지

참 좋았습니다. 조회수 : 4,558
작성일 : 2011-10-13 18:02:32

오늘 모 병원에 갈 일이있었는데요

거기가 전철역에서 차편이 어중간해서 셔틀버스가 운행되더라구요

마침 맨 뒷자리가 나서 (아시죠? 5명 앉는 자리) 제가 중간에 앉았는데

마지막으로 어느 할아버지께서 지팡이를 짚고 마지막에 올라오셨는데 자리가 제 옆에 한자리 뿐이었어요

다리도 아프신데 올라오시고 또 옆으로 가시는게 힘들어 보여서 제가 옮겨 앉아서  그 분은 중간에 앉게 되셨어요

처음 가는 병원이라 시간 감각이 없었는데 5분 정도 가니까 옆에 할아버지 전화기가 울리더라구요

근데 그 연세에 목소리를 낮추셔서 조용히 말씀하시는데(대부분 어르신들 목소리가 크시잖아요?)

들을려고 한게 아니라  바로 제가 옆자리다 보니 그 낮은 목소리로 말씀하시는데도 중간 중간 들렸어요

전화한 사람은 아들인듯 한데요

첫번째 내용은

왜 병원에 혼자 가세요?  자기가 모시러 갈려고 하는데 시간을 조금 늦추시면 회사 시간

맞추어서 모시고 갈려고 했는데요..

할아버지: 집에서 3정거장만 차를 타고 오면 병원까지 오는 셔틀 버스 있다

        왜 너희들 귀찮게 하겠니? 걱정하지 말고 일하거라

       이렇게 움직여야 나도 운동이 된다....

그때까지도 별 감동없었습니다.

두번째 내용은 할아버지께서 한참을 들으시더니

"대충 사정은 안다...네 처가가 어렵다고 하더라

당연히 네가 도와야지... 네 처가가 편안해야 네 처도 편안하고 그래야 너에게도 잘 한다

그리고 우리도 편안하지.."

결론은 할아버지가 가지고 계시는 상가에 2층이 비니

놀고 있는 네 처남을 거기로 와서 가게를 하게 도와줘라........... 헉 하고 한번 놀랐습니다.

"근데 그 자리가 워낙 목이 좋아서 권리금이 억대라고 하는데

내가 물어볼수도 없었는데 어떻게 그 사람들이 그냥 나가게 되었구나

이것도 잘 되었네"... 헉 두번째 놀람 (도대체 어디에 있는 상가야?)

..........몇번의 대화 끝에

"당연히 네 엄마도 내 의견에 대찬성이다"........ 헉 세번째 놀람.... (부부가 두분다 부창 부수시네..)

내릴때 제가 그 할아버지보다 나중에 나가면서 다시 한번 그 어르신 쳐다보았습니다.

그 표정의 편안함에 제 맘도 편안해지더군요..

어르신 화이팅~ 건강하세요!!!!!!!

           

IP : 221.146.xxx.155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애플이야기
    '11.10.13 6:05 PM (118.218.xxx.130)

    자식을 배려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참 아름답게 느껴지네요

  • 2.
    '11.10.13 6:05 PM (112.168.xxx.63)

    진짜 진짜 멋지네요.
    그 며느리 복 받았군요.

    가까운 거리도 차 타고 다녀서 항상 딸이나, 아들등 차 타고 가는게
    당연한 듯 하시는 시어머니 생각나네요.

  • 3. ㅌㅌ
    '11.10.13 6:09 PM (121.129.xxx.35)

    꼭 그집 며느리는 그 시아버지의 고마움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안 그런 며느리들이 워낙 많아서리....

  • 4. 웃음조각*^^*
    '11.10.13 6:09 PM (125.252.xxx.108)

    어느 며느리분인지 복 많으시네요^^

  • 5. 으음.
    '11.10.13 6:15 PM (36.38.xxx.60)

    멋지다기 보다는 무슨 성인군자 같으시네요.
    시아버지 친정아버지 뭐 이런걸 떠나서
    놀고있는 사돈댁 총각까지 신경쓰셔서 가게자리를 내주신다는게;;
    전래동화 에서나 볼법한 마음 씀씀이라
    뭔가 현실적으로 안 와닿아요.
    사돈총각도 꼭 그 어르신 고마움 알고 갚으면서 살아야할텐데..

  • 6. 부디
    '11.10.13 6:17 PM (112.169.xxx.148)

    그런 분께는 정말 좋은 그 마음 높이 알아주는 며늘이어야 하는데
    이게 웬일! 내복으로 아는 며늘들 넘 많아요.
    맘 좋은 며늘들은 순진해서 그러나 고생은 바가지로 하고 있는 경우도 많고...
    세상은 요모조모 불공평한거 맞지요.
    나중에는 저번 글처럼 그 가게 자기걸로 알고 비켜달라하면 섭하다고 화내는 경우
    되기도 쉽지요.

  • 7. 희야
    '11.10.13 6:59 PM (175.117.xxx.84)

    간장게장 담그고서 간장이 많이 남는데요.

    게를 다시 사서 이 간장으로 또 게장 담그면 안 될까요?

    또 담그고 싶은데 간장이 너무 많아질 거 같은데...

  • 으학
    '11.10.13 7:59 PM (59.2.xxx.19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희야님 짱 귀여움요 ㅎㅎㅎㅎㅎ

  • 8. 희야
    '11.10.13 7:01 PM (175.117.xxx.84)

    죄송해요^^;;;
    새글을 쓴다는 것이 댓글에다가..
    무시해주세요.

  • ^^
    '11.10.13 8:11 PM (219.250.xxx.210)

    지우셔도 될텐데, 걍 놔두시고 무시해달라고 하시니~~~ ^^
    ㅎㅎㅎㅎㅎ
    덕분에 저도 웃었어요

  • 9. ...
    '11.10.13 7:16 PM (124.5.xxx.88)

    위에 희야님..

    님 때문에 엔돌핀 솟았어요.

    너무 팍팍 웃어서요^^

  • 10. ㅋㅋ
    '11.10.13 7:18 PM (118.39.xxx.186)

    희야님 댓글보고 빵터졌어요 ㅎㅎ 암튼 넘 멋진 시아버시네요

  • 11.
    '11.10.13 7:29 PM (218.102.xxx.38)

    희야님 댓글보다 뭥미...하다 빵!

    원글님께는 죄송하지만 전 이런 글 읽으면 왠지 맘 구석이 불편해요.
    항상 이런 칭송받는 얘기의 주인공은 가난한 며느리 친정을 돌보는 마음 씀씀이 좋은 시어른..
    이런 루틴이 느껴져서요. 반대여도 다들 보기 좋다고 하실런지 궁금해요.
    시동생보고 가게 하라고 건물 한 쪽 내주는 친정 부모님이면 다들 말리라고 할 꺼 같거든요.
    좁 씁쓸한 현실이죠?

  • 동감
    '11.10.13 7:48 PM (36.38.xxx.60)

    22222 아 이거였어요. 저 이글에 댓글 하나 달긴 했는데 이상하게 글 읽는 내내 맘이 좀 답답하더라구요.
    딱히 나쁜 내용은 아닌데 (오히려 얘기만 떼어놓고 보자면 미담이죠)
    읽는 동안 뒷맛이 개운치 않더라구요.
    근데 그런 심정 그대로 댓글에 달자니 뭔가 제가 꼬인 사람같아서 애둘러서 썼는데
    님의 말씀에 공감해요.

    글구 요새 부모님들은 자식에게 조금도 폐 끼쳐선 안되고 무조건 당신들 손으로
    모든걸 해결해야만 한다는 무언의 압박 같기도 하구요. (물론 원글님은 이런 의도는 없으셨겠지만요)
    가끔 자식들 배웅 받으며 병원 다니는게 자식에게 미안해할 일은 아니지 않나요.
    그걸 마다하고 혼자 갔다고 해서 그 부모님 멋있다고 할일은 아닌듯해요.

    그리고 제가 미혼이라 그런진 몰라도 그 사돈총각 가게 자리까지 내주시는건
    멋있는게 아니라 너무 과한 선의 같다는 생각이에요.

  • 동감이에요..
    '11.10.13 11:35 PM (218.152.xxx.163)

    미담이란게 은근히 그렇지 않게 사는 사람들한테 '너희도 좀 보고 배워!'하는 식의 느낌 주는거 저도 싫어함..

    그리고 미담이란게 어느정도 납득할만한 선의일 경우에 아름답지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퍼주는 그런류의

    미담은 뭔가 너무 단 음식을 먹는것 같은 그런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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