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번역하는 작가님들 수고 많으십니다

책이좋아 조회수 : 1,463
작성일 : 2024-07-15 01:04:45

(해외에 살고 있는데)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몇 년 전부터 근처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더니 같이 수업 들은 사람들끼리 단편 소설을 모아서 출판을 하고, 또 자신이 활동하는 동호회에서 두번째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고 해요.

친구의 단편 내용이 너무 좋아서 한국어로 번역해서 주변에 소개하고 싶었는데,

소설 내용이 미국의 남부 기독교와 그 문화에 대한 노출이나 이해가 없으면 왜 좋은지를 모를거 같아서 한국어로 번역해도 제대로 그 의미를 살려 낼 자신이 없어지더라고요.

(플래너리 오카너의 글들과 느낌이 비슷한 듯 하기도) 

한국으로 치자면,

나이 든 할머니가 아들이 입다 버린 구멍난 난닝구를 입고 손부채로 손주 자는 곁을 지키는 모습을 작가가 묘사 했을때 그걸 번역할 때 구멍난 난닝구에 대한 묘사만으로 그 느낌을 다 살려낼 수 없을 거 같은 그런 느낌?

뜬금없지만,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에 미국에서 출판된 공상과학 소설들이 한국에는 번역이 되지 않다가 한참 지나고 나서야 번역이 되어 읽게 되는데 그 책들이 처음 나왔을 때 읽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까워 하면서 동시에 어차피 그 책들이 처음 나온 시절엔 한국에서 그 책을 읽으면서 공감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몇이나 되었을까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 시절에 AFKN으로 미국 방송 보던 사람들이라면 좀 나았겠고요.

미국에서 60-80년대에 돈을 벌었던 베이비부머들의 차고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을 들어 보자면,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라는 노란색 표지의 잡지들과, 인사이클로피디아 브리태니카 등이 있을거고,

그 세대 사람들에겐 노먼 롹엘이 최고의 아티스트이고...

뭐 그런 사회적인 공감대같은 거,

한국어로 번역했을 때 그 느낌을 살릴 자신이 없어요. 야구카드 모으는 것에 대한 감성도...

암튼,

친구가 저에게도 자신이 들었던 수업을 권유했는데 친구가 쓴 글을 읽기 전에는 똘끼 충만한 글 하나 정도는 나도 쓸 수 있을거 같다 생각했다가, 친구의 글을 읽은 다음엔... 나는 이렇게 잘 쓸 자신이 없다. 역시 나는 독자로 사는 것이 제일 편하구나 생각했어요.

번역 잘못 한 책들 흉 보는거 진짜 많이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막무가내 불평보다는 나라면 이걸 어떻게 번역했을까? 고민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요. 

IP : 108.90.xxx.13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24.7.15 1:27 AM (211.108.xxx.164)

    친구가 추천해준 미국영화를 보는데
    그 야구카드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저는 순한국토종이라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ㅠ

  • 2. 가장 미국적인
    '24.7.15 1:47 AM (108.90.xxx.138)

    미국의 야구카드의 역사는 19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해도,
    야구카드를 모으는 것이 문화가 된 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경제가 호황을 이루기 시작한 시기랑 겹치거든요. 미국이 전 세계의 부러움을 받고, 전 세계 문화를 좌지우지하던 호시절을 대표하는 문화적인 상징이 아닐까 싶어요. 미국이 더 이상 세계 최고가 아니게 된 시점부터 야구카드 문화도 조용히 잠잠해졌고요.
    야구카드 = 잘살던 시절의 미국
    그 어떤 나라도 미국인의 야구에 대한 사랑과 애착, 특히 야구카드 문화를 이해하기 힘들 거 같아요.

  • 3. ㅇㅇ
    '24.7.15 2:40 AM (96.55.xxx.141)

    독자가 타국의 문화를 완전히 이해하기는 힘들더라도 소설이나 영화를 보고 저들은 그걸 좋아하는구나를 처음 인식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죠. 그리고 설명하듯 뭘 하는 걸 나열하기만 하는 글보다 인물들이 제대로 그 안에 몰입하는 걸 잘 묘사하고 있다면 번역이 예전 번역투라도 독자들이 쉽게 공감해요. 결국 번역도 중요하지만 원작이 좋아야......ㅎ 그러니 그 단편이 정말 괜찮다면 연습삼아 해보세요.
    저는 문학 번역은 아니지만 번역을 하는 입장에서 독자가 최대한 받아들이기 쉽게 쉬운 한국어 단어를 선택해요. 하지만 결국은 독자의 배경지식에 따라 다 다르게 이해한다는 걸 생각해서 툭 던져두는 부분도 있어요. 굳이 완전히 한국식으로 바꿔 번역하지는 않죠. 그리고 문화적인 건 더 그럴거 같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17314 슈가 KBS 출연금지 되나, 아직은 미정 ........ 12:19:39 1
1617313 2500억 종횡무진 12:19:05 24
1617312 맨날 얻어 먹기만 하는 2살 밑 동생이 황당한 말을 하는데 제가.. ㅇㅇ 12:18:57 41
1617311 주3일 학원 가는데, 공휴일 걸리면 보강하나요? .. 12:16:58 27
1617310 어제 광복절이었는데.. 숭실대가.. 2 ㅇㅇ 12:13:44 330
1617309 대장 궤양은 불치병 인가요? 부자 12:13:04 43
1617308 저는 챗GPT 제일 잘 사용하는게 2 ㅇㅇ 12:12:57 201
1617307 쿠션 솜 몇년 쓰시나요 1 쿠션 12:09:56 46
1617306 사계 14기 영숙 멋지지 않나요? 10 12:08:42 307
1617305 복부를 좀 쎄게 맛사지 했더니.. 3 ㄷㅇㄷ 12:08:03 387
1617304 82에는 혼자살아서 행복하다 결혼해서 불행하다 2종류의 글만 올.. 7 웃긴게 12:06:59 286
1617303 82언니들 말 들을걸!!!!! 2 .. 12:06:00 600
1617302 윤 정부, 세수 부족해 우체국보험에서 2500억원 차입 13 하다하다 12:01:29 689
1617301 집에서 피부관리 제대로 하시는 분~~ 2 ufg 11:57:02 391
1617300 급여 밀리면.. 3 .. 11:48:50 565
1617299 갈등돼요 2 . . 11:48:40 174
1617298 김흥국은 돈도 없다면서 6 ㅠㅠ 11:48:36 1,213
1617297 중국은 사고 나면 다 덮어 버리나봐요? 2 ㅇㅇ 11:48:07 322
1617296 대한체육회 직원, 법카로 소고기 먹고 돈 빼돌려 코인 투자 5 .. 11:46:42 444
1617295 돌직구 남편 화법이 싫은데 빙빙 돌리기도 싫네요 4 장마 11:43:51 339
1617294 40대 챗지피티 활용법이요. 9 11:42:40 646
1617293 중2딸이 버겁습니다. 24 버거워요 11:42:39 1,640
1617292 뉴공에 그룹 동물원이 나왔는데 넘 좋네요ㅎ 금요음악회 .. 11:41:31 219
1617291 여러분들 한테 위안이 되는 건 무엇일까요? 10 그래도살아야.. 11:41:00 369
1617290 껍질 쉽게 벗기는 방법 2 고구마줄기 11:40:40 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