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는 생각입니다.
전 누구와 결혼하더라도 결국엔 비슷하게 살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가 원래 막내로 자라서, 철이 없고 좀 이기적인 면도 조금 있고, 챙겨주기보다 챙김 받는 성격입니다.
다행히 그래도 성격적으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구석이 있고 외모도 괜찮은 편 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엄청 못되거지 하진 않았고, 그냥 못되지도 넘 착하지도 않은 성격이고요.)
그래서 그런지 철딱서니 없게 행동해도 저를 끝까지 믿음직스럽게 좋아해주고 사랑해주는 남자친구들이 있었어요.
결혼 전에 여러명의 남자들을 만났지만
대체로 저를 많이 좋아라 해주는 남자들과 오래 사귀게 되었던 탓에
저를 정말 좋아해줬고, 저도 좋아했었던 남자들은 성격이 대체로 비슷했네요.
믿음직스럽고 성실하고 조금 심심하고 책임감 강하고.. 전형적인 맏이 스타일..
(현재 남편은 맏이는 아니지만, 맏이스런 성격이 강한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타입입니다)
저랑 비슷하게 철없고 잘 놀고 이기적인 남자랑도 사궈봤는데,
원래 비슷한 사람끼린 안 맞아서인지, 철없고 이기적인 남자는 금방 정 떨어지더라구요.
믿음직스럽지도 않고, 희생적인 면모도 없어서 애 같아 보이고 남자같이 느껴지진 않았어요.
그래서 그런 남자들과는 금방 몇달 되지도 않아서 헤어지게 됐고요.
여튼, 오랫만에 엄마랑 통화하는데,
예전에 만났던 남자분 (엄마도 아는) 의 근황을 얘기해주는데.
" 그 사람 집들이에 너희 언니가 가봤는데 (언니가 소개시켜줘서 만났던 사람이예요. 형부친구 죠)
그 사람 아내가 꼭 너 같더래. 그 사람이 참 착하고 성실하잖아. 애기 낳았는데
집에 퇴근하면 아내도 전업주부인데도 애기 자기가 거의 다 돌보고 그런데" 라고 얘기를 해주시더라구요.
그러면서 그 남자의 팔자는 나 같이 철딱서니 없는 여자만나 살 팔자라고 ㅎㅎ
그러고 보니 저도 그런 남자분들만 만났던 것이 그런 남편 만나 살 팔자 였나봐요.
근데 그런 남자분들이 참 성실하고 사람 좋고 그런데 단점이 사람이 너무 도덕적이고 성실해서
능력에 비해 잔꾀가 없어 고생 넘 많이 하고 대접은 많이 못받고..
아내로썬 옆에서 보기 안타까운거 같아요. 울 남편도 그렇고 엄마가 얘기하신 그 분도 그렇고..
그렇다고 해서 정말 많이 못나가고 그런건 아니지만..
올바르게 사는 스타일의 사람들이니 시간 지나면 좋은 날이 오겠죠. 대기만성형의 남편이 되리라 믿어요.
저도 나이도 드는데 좀 더 철들고 좋은 아내가 되어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