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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내 아이를 더 밝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정보교환과 질문의 장

육아가 넘 힘들어요.

| 조회수 : 1,840 | 추천수 : 96
작성일 : 2009-09-21 14:44:14
오늘은 6번째 결혼기념일입니다.
6년전 이 날 신랑이랑 가정을 꾸리고, 지금은 4살(38개월), 2살(10개월) 두 아들을 둔 엄마이기도 하구요.
14년째 직장생활도 하고 있구요.

6번째 맞는 결혼기념일 아침에 전쟁아닌 전쟁을 치르고 난뒤라
우울하기도 하고,, 또 이게 맞나?? 싶은 생각도 들던 차에 82cook 들어와서 동경미 님의 글을 보니
무지한 엄마가 조언을 좀 구해야 할 듯 싶어서 글을 남깁니다.

38개월 아들이 어린이집을 가지 않으려고 해서 아침마다 시어머님의 혼을 쏘옥 빼 놓습니다.
살살 달래 밖으로 데려가 차를 강제로 태우기도 하고,, 선생님이 집까지 오셔서 데리고 가기도 했지만,
이제 잠이 온다고.. 잘꺼라고 집에서 잠옷을 벗지도 않고 그냥 버티다가
할머니께서 애가 타서 가자고 가자고 하면 그냥 울어 제낍니다.
한달에 한 두번 그러다가도 괜찮았는데, 8월 이후부터는 거의 3~4일 전쟁입니다.(월요일은 매번~)
원에서는 차 타고 나면 전혀 그런 징후를 못 느끼고요. 오히려 원 생활에 있어서는 모범적이라고 합니다.
제가 한번은 휴가를 내고 가봤는데,, 실제로 여자애들보다 선생님들께 말도 많이 하고,, 애교도 많이 부리고,
적극적으로 생활하고 있는 걸 확인했구요.

거의 2주 동안 제가 아끼는 인형들이나 장난감 들을 원에 가지 않으면 딴 친구들 줄꺼라는 협박에 근근히 보냈는데, 오늘은 제가 오전에 건강검진 결과중에 추가 검진이 필요한 항목이 있어 CT 예약을 한 터라 같이 있었는데,
8시쯤 되면 잠오는 걸로 시작해서 결국 가기 싫다더군요. 그래서 적당히 둘러대고 있으니 할머니 오시면 안 갈꺼라고 이야기 할꺼라며 우선 시간을 보내자 싶어 밥 먹이고 적당히 지냈습니다.
9시 안되서 할머니 오시고 시작하기 해서(가지 말라고 해도 못 미더운지 계속 물어댑니다.) 제가 장난감이랑 원복이랑 가방 전부 싸서 들고 나오면서 대성통곡 30분 했구요. 울어도 그냥 우는 게 아니라 동네 떠나갈듯이 울어 대고 쩌렁쩌렁합니다만, 그간 몇번 약속 한 거니 오늘은 지키겠다면 그냥 들고 나왔습니다.
짐 들고 현관 나서는 데 거의 20분 걸렸구요, 장난감 두고 가세요 부터 해서 안아주세요... 회사 가지 마세요,, 그래도 결국 어린이집에는 안 가겠다고 하여 계단에 짐을 두고 잠시 숨고르기 하고 집에 들어가니 시어머님이 같이 울고 계시네요. (맘이 여리셔서, 손자 우는 모습 보니 안쓰러우셨나 봅니다.)

어찌 어찌하여 안아주고,, 장난감은 원에 안 갔으니 이제 XX이 꺼 아니다. 라고 하니 그러라고 하면서 집에 있겠다고 하다 제가 병원에 나설때 놀이터 간다고 나섰습니다. 지난주부터 놀이터에 상주하다 시피 하니 할머니도 둘째도 제때 끼니도 못 먹고 끌려다녀서 고생이구요. 눈에 보이는 건 다 사달라고 울어 대서 할머니가 넘 힘들어 하세요. 물건을 살때도 바로 사달라고 하는게 아니라, 그쪽 방향 놀이터나 다른 걸로 유인합니다 ㅡㅡ+
배고프다고 하면서,,, 슈퍼로 유인하구요. 다른 아파트 놀이터 가자고 하면서 중간에 문구점으로 유인하구요.

가장 큰 문제는 할머니가 아이에게 못 이긴다는 것,, (지난주는 함 이겨 보실려다가 열받으셔서 저에게 전화하셔서 당장 택시타고 오라고 해서 근무시간중에 집으로 내달렸구요.. 어머님은 순간적으로 화~악 열 받으셔서 무슨말을 하신지 기억도 못하셨어요.)

왜 안갈려고 하는 지 모르겠어요. 계속 이런 저런 핑계를 대는데,,
진짜 가기 싫은 이유가 있는데 내가 계속 이렇게 보내서 스트레스가 많은 건 아닐까? 싶다가도
지금 이렇게 보내지 않으면 내년이든, 담에 또 이런 상황 또 생길꺼 같기도 하고...

조금 전에 발랄하게 전화 와서 엄마 병원갔는데 안 아파요? 지금 회사에서 일해요? 아까 놀이터 갔다 비가 와서 빨리 들어왔어요.. 하네요. 어머님이랑 통화하니 할머니 보고 "할머니는 누가 제일 무서워요?" 물어서 어머님이 "XX이 엄마 화나면 젤루 무서워" 하니까 "XX이는 씩씩하고 용감해서 아무도 안 무서워요" 했다네요.

요즘 들어 직장을 계속 다녀야 하나? 애들 키워야 되지 않나? 고민이 많이 됩니다.
신랑은 많이 도와준다고는 하나,, 자기 실속 먼저 챙기구요. (사실 아빠가 도와주는 거 한계 있잖아요.)
둘째 모유수유중이라 불가하지만 몸도 마음도 힘들어서 그냥 어디 몇 일 가서 엉엉 울고 오고 싶어요.

고집세고 눈치 빤한 울 아들 어떻게 해야 할까요?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무
    '09.9.21 3:25 PM

    38개월인 아이가 언제부터 어린이집을 다녔는진 모르겠지만
    아직도 너무 어린 나이네요. 둘째까지 어리니 정말 엄마가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에휴.. 글 읽는데 제가 마음이 답답해지려
    하네요. 엄마가 그리운 아기 4살이 이제 형 노릇까지 하게 생겼으니
    정말 아이에겐 세상이 온통 까맣겠어요.

    유치원에서 선생님께 애교부리고 말을 많이 하는 건
    아마도 엄마의 빈자리를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으로 메우려는
    필사적인 생존 전략일 것 같아요. 아이들은 정말 적응하는데
    강하니까요. 그렇지만 적응의 이면에 쌓이는 상처들도
    무시못할 것 같아요.

    나중에 크면 일하는 엄마 자랑스러워하고 고마워하겠지만
    그 세월이 되기전까지 아이는 혹독한 홀로서기를 해야할 것 같아요.
    1년정도 휴직계를 내거나 일을 조금이라도 줄여서
    아이랑 있는 시간을 늘리거나 퇴근 후 아이랑 함께하는
    시간의 질을 높여야 할 것 같아요.
    (모든 육아서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평범한 조언들)
    그러나 아이를 키울땐 이 평범한 조언이 엄청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같아요.

    보통 할머니가 있는 경우 아이들은 엄마를 적당히 포기하고
    할머니에게서 꿀을 따먹는 경우가 많은데
    4살 아이에겐 할머니가 그다지 큰 위로가 되진 않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또 다른 선택을 고민해야 겠지요.

  • 2. 동경미
    '09.9.22 12:34 AM

    우선은 엄마가 마음을 잘 잡고 계산을 해보시면 좋겠어요.
    1) 수입 면에서 볼 때
    아이를 두고 일하러 가면서 드는 비용 등을 계산할 때 내 수입으로 충당되고 어느 정도 남는가, 만일 남는 비용이 거의 없거나 적다면 향후 몇 년 정도 후에 이 상황이 나아질 것인가,

    2) 심리적으로 볼 때
    내가 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입과 관계없이 나의 꿈을 이류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집에서 전업으로 있는 것이 힘들어서인가, 남편은 내가 일하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 다른 가족들은???

    3) 아이와의 관계
    아이를 두고 나가서 일할 때 내 마음은 어떤지, 아이가 울고 매달리는 모습 때문에 대부분 일이 손에 안 잡히는지, 아니면 아이가 측은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일을 즐기고 있는지,

    4) 남편의 협조
    남편이 맞벌이하는 남편으로서 얼마만큼 가사일 분담이나 다른 면에서 협조가 있는지, 혹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신다면 가사일에서 다소의 도움을 받는지, 일한다는 이유로 남편과의 관계에 갈등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제가 좀 적나라하게 나열했지만 이 모든 부분을 남편과 앉아서 세밀하게 다 의논하셔야 합니다.
    저도 아이 넷을 키우면서 큰 아이가 첫 돌 지나면서부터 일해서 지금까지 일하는 엄마에요.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출퇴근 도우미 아줌마, 입주 아줌마, 어린이집, 학교 부속 day care...다 거쳐갔지요. 제 친구는 회사에 아이 데리고 가서 일한 때도 있었다지만 다행히 저는 그것은 안해봤네요. 원글님처럼 아이들 매달리고 울고 할 때에는 정말 내가 왜 이 짓 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고 어쩌다 아이들이 속썩일 때에는 내가 일하는 엄마라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 하는 심한 자책감에 괴로워할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저의 경우에는 제가 나열한 이유 중에서
    1) 수입 면에서 남편과 함께 사업을 할 때에는 수입도 꽤 되었고 남편 입장에서는 제가 같이 일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제가 빠질 경우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절약이 되었지요. 나중에 독립해 나와서 다른 곳에서 일을 할 때에도 그간의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비용 (아줌마, 아이들 학원비용)을 제하고도 액수가 많았기 때문에 수입 면에서는 모자라는 부분이 없었어요.
    2) 심적으로는 위에 말씀드린 것과 같이 남편과 함께 일할 때에는 남편을 돕는 것이니 시댁에서도 당연히 제가 일해주기를 바랬고, 남편도 마찬가지였고, 제 스스로도 저에게 경력이 쌓이는 일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고요. 다른 곳에서 일할 때에는 남편의 사업이 어려울 때였기 때문에 제 수입이 꼭 필요했어요. 시어머니와 다른 시댁 식구들은 지금도 그 부분에 대해 저를 대견하게 생각하고 계시고요. 또 저 자신도 대학 졸업 후부터 줄곧 일을 해왔기 때문에 전업은 저에게 맞지 않았어요. 우선 제 자신이 전업으로 있으면서 그다지 행복해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확고했어요.
    3) 아이와의 관계에서는 위에 썼듯이 아이 때문에 마음 힘들었던 때가 있었지만 제 경우에는 제 성격 자체가 비교적 감정보다는 이성이 앞서는 사람이라서 힘들다가도 생각해봐서 이거다 싶으면 밀고 나가는 성향이니까 또 금방 극복이 되곤 했어요. 어쩌면 저의 경우는 미국에 있으니까 주변에 일하는 전문직 엄마들이 많았던 것도 하나의 도움이 되었을 거에요. 저는 일하는 엄마들과 일종의 support group 식으로 서로 문제도 얘기하고 해결책도 의논하고 하면서 도움을 주고 받았어요. 대체로 비슷한 고민들을 하니까요. 제 경우에 저희 아이들은 울고 매달리기도 했지만 원글님의 경우처럼 일단 보내고 나면 가서 적응을 잘하는 것을 보고 안심을 하기로 했고요. 또 만일 내가 꼭 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라면 아이에게 흔들림을 보이지 않는것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나의 작은 마음의 흔들림, 갈등 들을 아이는 귀신같이 알아차립니다. 엄마가 고민하는 것이 보일수록 더 매달리는 것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4) 저는 결혼하고 삼년 정도를 홀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어머니도 평생 일을 하신 분이에요. 저희와 함께 사시면서도 일을 하고 계셨고요. 그것도 한편으로는 큰 심적 도움이 되었어요. 가사일을 많이 도와주지는 못하셨지만 남편이 가사일을 돕는 것에 대해 거부감도 없으셨고 오히려 시키시는 분위기였어요. 아이들 넷 기르면서 저희 남편이 육아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가사일도 절반 이상을 하고 살아왔어요. 어떤 부분은 덜렁거리는 저보다 더 잘하는 것들도 있고요. 맞벌이 부부는 남편이 가사와 육아를 잘 분담해주지 않으면 일단 부부 관계에 삐거덕 거릴 소지가 생겨요. 함께 잘 의논하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얘기해줘서 서로를 잘 알려야 하는 거지요.

    가정마다 상황이 다르고 또 아이들의 기질도 다르니 정답은 없지요. 어느 것이 꼭 맞다고 느껴도 내 가정에 맞지 않으면 소용없는 얘기가 되고 말이 안되는 얘기인 것같아도 내 가정에 맞으면 그게 답이 되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일하는 엄마로 가시기로 마음을 먹으셨고 바뀔 수 없는 것이라는 결론이 나면 일단은 멍마의 마음부터 다잡고 자꾸만 이리저리 뒤집어보지 않은 것이 꼭 필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남편과도 다투게 되고 아이에게도 일관성없는 엄마가 되기 십상입니다.

    시어머니께서 그래도 아이를 잘 봐주시는 분인 것으로 보여요. 그것도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노인 분이시니까 지치시지 않게 쉬실 수 있도록 배려를 잘 해드리세요. 갈등의 요소를 줄이는 거지요. 아이와도 엄마가 쉬는 날에 둘째는 아빠나 할머니에게 맡기고 따로 데리고 나가 시간을 할애해주세요. 나에게 엄마가 특별한 대우를 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글을 읽으면 아이가 나이에 비해 의사표현능력도 꽤 발달되어 있는데, 따로 도서관이나 극장이나 시간이 없으면 동네 아이스크림 가게라도 둘이 가서 이런저런 얘기를 시키면서 유치원가는 것을 칭찬해주세요. XX 이가 큰 형처럼 유치원을 잘 가줘서 엄마가 너무 고맙고 자랑스러워, 네가 그렇게 도와주지 않으면 엄마는 일을 못할거야. 엄마도 집에서 너와 날마다 놀고 싶지만 엄마는 엄마대로 하는 일이 있거든. 네가 유치원에 가고, 아빠가 일하러 가고, 유치원선생님들도 일하러 오듯이 엄마도 중요한 일이거든. 날마다 놀아주지는 못하더라도 이렇게 일요일이면 엄마랑 둘이서만 XX를 하자...이런 식으로 아이를 조금씩 이해를 시켜보세요. 38개월이고 언어능력이 어느 정도 있다면 아이들 조금씩 알아듣습니다. 날마다 엄마가 나가는 것은 힘들어도 주말에 따로 나갈 것에 대한 기대를 가지는 것으로 아이의 불만을 돌려보는 거지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힘은 들게 되어있습니다. 그래도 엄마가 지치지 않도록 아이에게만 다 쏟지는 마시고 잠깐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아주 중요해요. 저는 해외 줄장이 종종 있었기에 그것을 혼자만의 휴식시간으로 이용을 했었고 그 기회가 없을 때에는 따로 혼자서 일박이라도 나가서 쉴 기회를 가지곤 했어요. 가족 전체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은 아끼지 않았어요. 그리고 돌아오면 또 나나름대로 충전이 되어서 아이와 남편에게 잘할 수 있게 마음이 추스려지고...
    많은 부분 원글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랍니다.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 3. 포카
    '09.9.22 9:15 AM

    출근하고 댓글보고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신랑이랑 대기업 맞벌이라 수입은 대등소이하구요. 사실 월급받아 남는 비용이 없으면, 아마 전업했을 꺼예요. 아직 전업이라고 불리워질만한 시간을 갖지 못해서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볼 시간이 온 거 같아요.

    아이 낳고 (특히 둘째) 체력도 딸리고, 회사일도 너무 많아서 너무 힘든 나날이라 아마 쉬고 싶은 마음이 지금 가장 큰거 같아요. 조금 쉬고 나면 어떤 생각이 들지는 잘 모르겠네요. 남편이나 시댁분들은 직장생활 격려하고, 많이 도와주세요.(사실 남편이 첫째 봐주는 위주라 가장 덜 도와줍니다. ^^) 시어머님이 가장 힘드신데 매일같이 저희집으로 출퇴근 하시면서 손주들 봐주십니다. 늘 고맙고 죄송해요.

    이번주말에는 울 첫째랑 둘이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계획 세워봐야 겠어요.

    두분 글 보고,, 많이 도움되었구요. 친정엄마나 언니가 위로해주는 것 처럼 울컥했어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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