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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들었던 인테리어3 - 석부작(石附作)
공사 현장을 지나가던 날이었습니다.
"여보, 저거 아무리 봐도 버려진 것 같은데..."
공사현장에서 꽤 떨어진 인도에 돌덩이 하나가 있었습니다.
"내가 며칠째 지켜봤는데 아마도 정원공사하고나서 남은 돌인 것 같아.
아저씨들이 정리하다가 미처 못 치운 것이라서 어쩌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실어가면 안될까?"
그렇게 실려온 돌덩이가 지금 우리집에서 이렇게 빛나고 있습니다.
돌을 세워 이끼를 심고
풍란과 콩란 등을 더 얹어주었지요.
이끼는 시골에서 퍼왔는데
전나무 열매가 떨어져 싹이 난 이끼를 떠다 심었더니
죽지 않고 살아나 새순이 돋았어요.
다른 각도에서 찍어보았습니다.
뒷편에 아직 정리안된 화분들이..^^;
돌의 높이는 60cm 정도 됩니다.
처음 길가에서 주울 때는 엄마, 아빠, 남동생 셋이서 간신히 들어서 차에 실었는데
시골에 가져가 이끼를 심고 다시 가져올 때는
장정 넷이서 푸대에 얹어 간신히 들고 왔습니다.
지금도 조금이라도 옆으로 옮겨보려고 해도 꿈쩍도 안 합니다.
이끼 심은 돌을 옮겨올 때는 랩을 칭칭 감아 이끼와 식물들을 보호하고
마대자루에 뉘어서 들것에 실린 것과 같은 모양으로 가져왔지요.
이끼가 심어져 있어 돌을 직접 만질 수 없으니
장정 넷이서도 힘들어하더라구요.
엄마는 이것을 '작은 설악산'이라고 부르십니다.
"여보, 설악산에 물 줬어요?"
이에 맞는 수반을 찾아 물에 담가두면 돌 스스로 물기를 공급할텐데
아직은 매일 물을 주고 있는 형편입니다.
참, 돌을 감싸고 있는 끈은
전에 실내정원에서 나무토막을 묶었던 그 끈이에요.
이 끈을 잘 보아두세요.
나중에 이 끈 이야기가 나올 거에요. ㅎㅎ
이 '설악산'을 만드는 데 드는 돈은
맨 위에 얹은 풍란 값 약 3,000원 정도?
(콩란은 지난 글-접시정원-에 쓰고 남은 거였고 카랑코에는 집에 있던 것이었고
전나무와 고사리(자세히 보면 있어요)는 이끼떠올 때 같이 딸려와 싹을 틔운 것이에요.)
'설악산'보다는 작지만
주워온 돌로 만든 작품은 또 있습니다.
이것 역시 이끼를 붙이고 '석곡'이라는 식물을 얹었습니다.
돌값과 이끼값은 공짜, 석곡은 1.500원에서 3.000원 사이였다고 합니다.
(엄마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신대요.)
이 석부작은 크기가 작아 옮길 수 있어서
자리를 옮겨 옆구리를 찍어봤습니다.
몸통을 세우기 위해 뒤편에 자갈을 받쳐놓았지요.
이렇게 돌에 식물을 심어 만든 작품을 석부작이라고 한답니다.
분재원예의 일종인가봐요.
석부작은 아니지만
다른 아이디어도 보여드릴게요.
엄마가 향나무 종류인 '진백'으로 만든 분재인데 ('소나무'아니래요. 수정했어요.)
받침을 보세요.
이게 약탕기에요.
실제로 저 어릴적부터 우리집에서 약을 달이던 약탕기랍니다.
이젠 이것으로 약을 달이진 않지만
분재를 맨 바닥에 놓을 수 없어 밑에 뒤집어 놓아봤어요.
엄마가 이렇게 해놓았을 때, 처음엔 눈에 설고 이상했는데
자꾸 보니 괜찮네요.
어떠세요?
이상한가요?
(앗! 뒤에 우리의 보물창고가 된 쓰레기통이.. 보이네요. ㅋㅋ
이제 입주기간이 끝나서 더이상 쓰레기통이 지저분하지 않아요.
배출하는 요일이 정해져 있거든요.)
그 옆엔 또 이런 게 놓여있네요.
이건 또 어디서 주워오셨는지...
지난 주말에 시골서 가져오신 것 같아요.
아직 미완성이죠.
락스 희석한 물에 불려 방부처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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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 보여주신 성원(?), 고맙습니다.
일일이 답글 못 달아드렸어요.
참고하시라고 사진 한두 장 더 추가했습니다.
돈 안 들었던 인테리어1 바로가기, 눌러주세요.
돈 안 들었던 인테리어2 바로가기,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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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은초롱
'05.5.26 7:12 PM인우동님 어머니 정말 대단하셔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오늘부터 쓰레기통 열심히 쳐다볼래요.2. wenddy
'05.5.26 8:13 PM정말 눈이 보배이십니다
여기 알기 전에 집에 있는게 다 버려야 될 것처럼 느껴지드니만 요즘은 재활용 있는날 유심히 밖을 보게 됩니다
그결과 몇주전 앉은뱅이 원목 탁자를 주워왔답니다
다리도 튼튼...위에 눌은 자국 약간...
이놈을 어찌 이쁘게 때빼고 광내줄까 고민중입니다3. 짜루
'05.5.26 8:31 PM넘 훌륭한 작품이네여..부러브이.....
4. 로이스
'05.5.26 9:08 PM감탄에 또 감탄. 정말 대단하세요. 짝짝짝!!!
5. quesera
'05.5.26 9:40 PM저번에도 놀랐는데...
저 인우둥어머니랑 좀 친해져야겠습니다.^^
주위에 돌아다니는거 있음 저도 함 해봐야겠네요
아이가 좀 큰다음에요6. 미도리
'05.5.26 10:38 PM약탕기 넘 재밌네요. 예술성이 있으신듯~~
저런 약탕기로 약 마니 태웠어요. 어릴때 아버지 아프실때 다려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멋진 작품 마니 소장하세요. 남다른 재주가 돋보입니다.7. 하진마미
'05.5.26 10:44 PM저는 숯에다 난을 심어보고 싶었는데.... 방법이 있다고 어렵다고 화원에서 겁주더라고요... 이렇게 할 수 있군요...와~~ 넘 멋져요.... 저도 할 수 있을까요? 돌에 이끼와 식물얹고 끈으로 묶어 고정시키고 물주고 하면 되는건가요? 숨어있는 또다른 노하우가 있는건가요? 수반이라는 건 어떻게 하는건가요... 저 방법좀 가르쳐 주세요~~~ 011-392-7717 전화주시면 제가 전화드려서 자세한 방법 배우고 싶어요.. 쪽지로 알려주셔도 감사해요~~ 제가 넘 무례했다면 죄송~~ 넘 하고 싶던건데 작품이 훌륭해서 흥분했네요
8. 헤스티아
'05.5.27 12:15 PM어머 넘 멋져요.. 역시 역시!!
9. 자유부인
'05.5.27 1:17 PM안녕하세요. 인우둥 엄마입니다. 저도 모르게 우리 애가 이런 걸 올려놨네요. 엄마가 해결할 일이 있다고 연락해서 들어와보니 질문이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저 역시 하고싶은 건 해봐야하는 성격이라 대충 눈대중으로 실험해보는 것들이라서 뭐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저것들이 다 제대로 살아줄지도 아직 모르겠어요. 저는 원예전문가가 아니라서 어디서 본것들 가지고 머리를 짜본겁니다. 하진어머니께는 쪽지 보냈습니다. 확인해보세요.
10. 미야
'05.5.28 12:03 AM정말 존경 스러워요.. 이렇게 멋질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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