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맞은 금쪽같은 연휴
동생이랑 조카가 대구 동성로에 놀러간다고
저도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하길래
동행했답니다.
오랜만에 시내나들이라 머리카락도 손질좀하고 그랬는데
센스쟁이 미용실원장님께서
롹커분위기로 만들어주셨어요
분위기 있는 커피집에가서 커피도 한잔하고
지하상가에서 저렴한 가락도 하나 사서 껴보고
가을분위기 물씬 나는 매니큐어도 하나 사서 발라보고
아직 폴더형 제 폰으로는직찍이 불가능해 조카가 찍어서 보내준사진이에요
저 자신을 위해서 이렇게 해 본게 몇년만인지
생각지도 않았던 변신 호사 ...... 나름 뿌듯한 하루였구요
오늘은 직장에 하루 연가를 내고 서울을 다녀왔습니다.
오며가며 꼬박 여섯시간을 기차안에서 졸다가 깨어있다가
남는 시간에는 커피도 한잔하고
또 남는 시간에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되지요
혜화동에 있는병원
어린이병동 옆을 지날때는 행복이마르타님 생각이 났었고
기차안에서는 위 사진속의 나무 열매와 홍시가 몹시도 그리워져서
집에 오자말자 이렇게 서툰 솜씨로 사진속에 담았습니다.
지난 일요일에
미리 연락도 드리지 않고 고향집엘 갔었습니다.
지난 추석에 보았던 아버지 흰머리카락들이 마음에 걸려서
염색해드릴려고 준비해서 갔었어요
울아부지
은발이라서 남들이 부러워 한다고 저 고생스럽다고
다음에 하자며 미루시고는
얼른 감조리들고 나가셔서 나뭇가지에 달린 감들을 몇개 따다 주십니다.
제 고향집 감나무들은 수령이 70~80년에 가깝기 때문에 너무 높아서
젋은사람들도 따기 힘들거든요
갑자기 찾아온 딸 준다고 힘든 것도 잠시 잊으셨나 봅니다
오랜 투병중인 딸 먹일려고 산속을 헤메어서 찾은 나무를 집밭에 심으셨고
올해 그 열매가 열렸더랍니다.
깨끗한 물에 씻어서 잘 말렸다며 매일매일 숭늉처럼 끓여먹으라고
들고 오기 힘들만큼 많이 절 다 주셨어요
지금이야
아버지한테 효녀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저 참 못된 딸이었어요
그래서 심하게 자책한 하루였어요
서울로 오가는 기차안에서말이죠
반시한알한알 먹어서 사라질때마다 미안함도 가득하고
저 열매 달이면서도 눈물이 날 것 같은 걸 억지로 참아봅니다
지금 70대 중반이신 아버지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는데...........
고마운 마음과 함께
너무 마음이 무거운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