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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희망을 달라고 글 쓴 여대생님, 보세요.

조회수 : 2,674
작성일 : 2015-01-09 04:54:40

자살 충동이 든다고, 희망을 달라고 글 쓴 여대생님.

댓글로 쓰긴 했지만. 혹시 안 볼지도 몰라 새 글로 올려 봅니다.

너무 늦은(이른?) 시각이라 이 역시 못 볼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또 되네요...

내일 낮에 이 글 삭제하고 다시 올려야 할까 고민하며

일단은 옮겨 붙여 봅니다.

엄청나게 기니까 다른 바쁜 분들은 읽지 마시기를 권장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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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올리고 얼마 안 되어 글을 읽었어요.
그런데 낮엔 바빠서 이제야 답글을 씁니다. 아직 안 지워져서 다행이네요.

하고픈 말은 길고 넘치지만 지금 다 할 수 없어 최대한 간결하게 줄여 보려 합니다.
결국 길어지겠지만, 부연을 줄이고 핵심만 쓰도록 해 보겠다는 거지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하도 실망을 많이 해서 이젠 진심을 다하는 답글은 안 쓰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 안타까워 달아 보는 것이니 찬찬히 읽어 보아 주었으면 합니다.

우선, 낚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 이야기를 꾸며내는 사람은 정신이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닐 텐데
이 글에는 진심이 너무 많이 들어 있어요. 그래서 저의 직관으로 보았을 때 이 글은 낚시는 아니라고 봤어요.
만약 조금이라도 꾸며 쓴 게 있다면 마음 아파한 제가 좀 허무해지겠지만...
아니리라 보고, 아니었으면 합니다. 아니, 원글님을 위해서는 차라리 이런 일은 없는 게 낫겠지만요.


* 윗님들의 말이 한결같이 모아지는 지점이 있지요?
그건 가족과 연을 끊으라는 말입니다.
영영 끊을지, 한시적으로 끊을지는 지금 당장 뭐라 말을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이 사이트는 늘 누구보고 헤어지라 한다, 이혼하라 한다, 가족과 연 끊으라 한다...
이런 욕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알고 그런 욕을 왜 하는지도 아는데,
원글님에게는 그게 일종의 처방으로 반드시 필요합니다.

원글님의 마음은, 바로 서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으나, 본인이 자각하고 있듯 검게 멍들고 병든 부분이 있고
(본인이 어디가 나쁘다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그 병의 원인이 가족입니다.
따라서 멀어지라는 겁니다.

부모님에게는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설명해도 듣지 않을 사람들입니다.
이해하지도 않을 것이며, 이해할 능력도, 의지도 없습니다. 따라서 침묵으로 사라지는 게 최선입니다.
전화번호를 바꾸세요. 아예 해지하고 새로 만들든가 하세요.

동생에게는,
아직 한국사회에서는 먹고 살려면 최소한 4년제 대학은 나와야 한다,
그래서 네가 걱정돼서 너의 앞길을 찾는 데에 내가 신경을 많이 썼다,
그것이 과도한 간섭으로 보였다면 미안하다, 그러나 나는 네가 공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느꼈고
그런 한도 내에서 최선의 길을 찾도록 도와 주고 싶었다,
네가 지금 제적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나 그것은 내 탓이 아니다,
너는 내 탓을 하고 싶어하지만 사실 너의 인생은 너의 책임인 게 맞다,
내가 한 게 있다면 그것을 도운 것 뿐이다,
만약 이게 맘에 들지 않는다면 알았다, 이제 손을 놓겠다,
너를 많이 걱정했으나 너는 내 생각보다 훨씬 자립적인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알아서 잘 하길 바란다, 믿어 보겠다,
이렇게, 최대한 부드럽게 편지라도 써서 남기고
동생과도 끊으세요.

사방을 적막강산으로 만드세요.
병을 제거하려면 그 원인을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그걸 그대로 두고서는 결코 나을 수 없습니다.

원글님은 동생과 부모님을 사랑한다고 했어요.
자기보다 어린 동생에 대한 건... 제가 모르겠지만,
부모님에 대해 써 둔 내용을 종합적으로 보면
원글님은 부모님이 참 나쁘다는 것, 그냥 어리고 어리석을 뿐만 아니라 나쁘며 자신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사랑받고 인정받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모든 것의 원인이에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 원글님은 부모님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들에게서 사랑을 받고 싶어하고 있을 뿐입니다.
두 가지 동시에 다인 게 절대 아닙니다.


그래요, 그 마음 이해합니다. 정말로 이해해요.
주변 사람들에게 억울해진 그, 터져나갈 것 같은 심정도 이해해요.
원글님은 아마 바르게 살고 싶고, 비겁하고 치졸한 걸 잘 보아넘길 수 없는 성격일 겁니다.
맑고 깨끗하게 살고 싶은데 주변 사람들이 그렇지도 않고,
그러기는커녕 내 기준에 미치지도 못하는 필부필부인 주변 사람들이
오히려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나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나쁜 사람의 이미지를 나에게 덧씌워 놓고 손가락질하는 게
너무나 억울해 죽고 싶을 거예요.

그걸 놓으세요.
반드시.

인정은, 인정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 받는 게 진짜입니다.
인정받지 못해도, 이상한 사람이 되어도,
아 그렇구나 하고 지나가세요. 억울해 하지 마세요.
어디서 개가 짖는구나... 하고 무심히 귀 막고 지나칠 줄 알아야 합니다.


멀리... 떠나서,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가서,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세요.
다시 태어나는 겁니다.
그리고 본인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고, 그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며,
받아 마땅한 인정을, 그만한 안목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받으세요.

주의점.
세상은 정글입니다. 이미 조금은 맛보셨겠지만.
처음부터 맹수처럼 다가오는 사람도 있고, 더 주의할 건
처음엔, 그리고 거의 끝까지도 괜찮았지만 맨 나중에 그 졸렬함을 드러내는 사람도 많아요.
조심해야 합니다.

저 위에서, 되고 싶은 사람이 되라고 했죠.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맑고 깨끗한 사람이 되라는 건 아닙니다.
강인한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해요.
그냥 순수하고 바른 사람이 되면, 세상은 그것을 약하다고 파악합니다. 반드시 물어뜯을 곳을 찾아내요.
자기 자신도 스스로 보호하지 못하면서 순수한 건, 그냥 약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반드시, 튼튼하고 강한 몸, 튼튼하고 강한 정신의 소유자가 되면서
그 안에서 반듯한 사람이 되세요.
제가 잘라 말하자면, 세상은 썩고 비뚤어졌습니다. 그것은 사실이에요.
이렇게 나쁜 세상이 왜 존재하는가, 하고 소설가 김연수는 물었습니다만
그래요, 정말로, 세상은 나쁩니다.
그 안에서 같이 휩쓸리라는 게 아닙니다. 그 안에서 홀로 깨끗하려면
최소한 어떻게 해야 나를 안 더럽힐 수 있는지는 알아야 합니다.
누군가 나를 물어뜯으려 하면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무엇이 나를 보호할 수 있는지
그쯤은 알아야 합니다.

* 학자금.
보니까 돈걱정을 하기는 많이 하는데 또 그게 제일 중요한 일은 아닌 것 같고
뭔가 왔다갔다 하는데요.
대출받으세요.

저 학교 다닐 때보다 학자금 대출 더 잘 돼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낮은 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는 학자금 대출 제도가 있습니다. 이미 알고 계실 것도 같은데...
학기초마다 학교 여기저기서 안내해 주고, 교내 은행이나 학교 연계 은행에서도 안내해 줍니다.
이건 따로 자격도 필요 없습니다. 그냥 고지서가 나온 대학생이면 돼요.
저도 4년 내내 스스로 벌어 다녔지만, 어떤 때는 모아서 내고 어떤 때는 대출받았습니다.
저 역시 내내 장학금 받았지만 전액 장학금은 단과대 수석밖에 없었는데 전 그건 아니었거든요.
도대체 어딜 다니시기에 교수님 재량에 그렇게 장학금이 좌우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제가 말하는 학자금 대출은
학비 낼 때쯤 안내되는 것, 시중 은행 연계되는 것, 아주 낮은 이자,
재학 중 이자만 내다가(거치기간이라 부릅니다) 졸업 후 원금+이자를 장기로 나눠 내거나(5, 7, 10년 등)
재학 중에도 원금+이자 내는 것 등,
이런 제도 안에 들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공부할 땐 알바 안 한다 했는데, 이것이 본인을 더 힘들게 할 겁니다.
결국은 본인 선택이지만, 학교 다니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으세요.
독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돈이 필요합니다. 돈은, 나를 살려 주는 힘이에요.
시간 투자 대비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과외가 좋겠지만, 학원도 괜찮습니다.
보습 학원 국어 강사 등으로 취직하세요. 그럼 주 이틀이나 3일 일할 수 있는데
과외보다 좋은 가장 큰 것은, 과외는 일자리를 잃을 수 있지만 학원은 나만 잘 하면
웬만하면 졸업 때까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겁니다.

급여는 수업 수에 따라 다르지만 약 45~70정도 될 거예요(이틀이냐 삼 일이냐에 따라 다름).
지금 거주하는 데가 어디인지는 모르겠는데 글을 보면 부모님과는 따로 사는 것 같네요.
주거비가 많이 들 것 같은데, 생활비는 최대한 아끼되 먹는 건 싼 것이어도 골고루 먹고 건강해야 합니다.
이틀 일하는 급여가 적으면 이틀 일자리를 두 개 구해서 하는 수도 있습니다.
대신 많이 힘들 겁니다.
특히 학생이 학원 강사로 일할 때 제일 힘든 건 애들이랑 시험 기간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어요. 살아남으려면. 그래도 그게 제일 낫습니다.
일 주일 내내 서빙 알바 같은 걸 하면 너무 몸이 힘들고, 공부할 시간이 없으며,
편의점 주말 알바 같은 게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급여가 더 적지요.
계산을 해 보고, 시간 사용을 꼼꼼히 따져 보고 결정하세요.


문학, 글을 위해... 하는 식의 방향 설정을 해 둔 게 보이는데
그런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약간의 조급함이 보입니다.
문학은 평생 하는 겁니다. 일생을 두고 걸어가야 할 길이라 생각해 보세요.
재학 중 등단이 쉬운 일인가요? 나이가 얼마인지 몰라도 원글님은 학생입니다. 자신을 그냥 어린 학생으로 대해 주세요.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무엇보다도 원글님의 환경은 너무나 다양한 방면으로 원글님에게 친절하지 않아요.
동시에 그렇게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글을 잘 쓰기가 쉬울까요?
천천히, 길게 간다 생각하고
우선은 배울 걸 배우며 무사히 졸업하며 스트레스 요인으로부터 벗어나 조용히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여기에 목표를 두세요.

즉, '급여는 적지만 글과 관련된'
그런 일 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그런 건, 끊임없이 학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학생 신분 벗어나서 취업을 할 때 바라보든가 해도 충분합니다.
출판사가 바로 그런 일자리의 천국이지요.
물론 원글님이 돈 잘 버는 직장에 취업하는 것도 아주 좋은 일이지만
제 말의 핵심은,
돈이 절실히 필요한 이 때에 글 가까이 있겠답시고 돈은 적어도 글과 관련된 알바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겁니다.
알바는, 공부할 시간을 잘라내어 돈 받고 파는 겁니다. 그렇다면 그나마 시간 대비 돈 많이 주는 곳으로 가야죠(술집 같은 데 가라는 게 아닙니다;;).
원글님의 선택은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색깔을 띠고 있어요.

그러나 '아, 그럼 공부할 땐 일을 아예 하지 말아야...'는 아니라는 걸 앞에서도 말했지요?
만약 부모님 돈을 어떻게든 끌어올 수 있다면, 뭐 그렇게 해도 좋습니다. 가장 좋겠지요.
그러나 그게 아니라 일을 해야 한다면, 확실히 꾸준히 길게 가늘게 갈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나 자신의 생계를 안정시키라는 겁니다.

참고로, 학자금 대출은 여러 학기 다 받아도 어차피 장기 저리 거치로 내기 때문에
졸업 후에도 그리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장학금을 타고 일부 나머지 금액만 낸다면 더 그렇습니다.
한 4~5학기 내내 받아도 졸업 후 취업한 사람에게는 용돈보다 훨씬 적은 금액입니다.
저도 빚은 싫어합니다만,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겁니다.

알바로 돈은 벌되, 장학금 받고 나머지 금액 중 일부는 그 알바비를 모아 충당하고,
모자라면 대출 받고, 매월 알바비로는 일단 생계를 안정시키세요. 그렇게 계획을 잡는 겁니다.

* 참, 어학 뭐 그런 얘기도 했는데...
언어에 관심이 많은 건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토익, 토플 시험 태어나서 한 번도 안 봤습니다. 영어에 관심은 많았지만요.
취업할 생각이 없었거든요.
어차피 일반 회사 취업보다는 문학에 뜻을 두었다면 어학 점수는 필요 없습니다.
출판사라도 들어가려 하는 거라면(이런 데 이력서 안 써 봐서 모르겠지만 그래서 필요하다면)
졸업 전 6개월, 이런 식으로 기간을 정해 놓고
EBS 무료 강좌 등 양질의 강좌를 찾아 미친 듯이 들고 파세요.
어학원에 띄엄띄엄 다니는 돈은 아까운 돈일 뿐입니다.
무엇을 하든,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정하고, 그대로 실천하고 압축적으로 행동하세요.
이것도 조금 하고, 저것도 하고 싶고... 이런 식으로는 시간도 돈도 흘러나갈 뿐입니다.

* 문학.

주변 사람들이 많이 등단했나요?
그래도 초조해 하지 마세요.
사람이 한꺼번에 해치울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원글님은 지금 총체적인 문제에 갇혀 있고, 거기서 일단 헤어나와야 합니다.
겉에서 보기에 원글님은 가시덤불로 짜인 미로에 갇힌 햄스터 같습니다(햄스터 비유 미안해요).
거기에서 무지개빛 꿈을 꾸어 봐야 잘 될 리가 없지요.
미로를 달리지만 길은 보이지 않고,
미로 안에서 가만히 멈춰 쉬지도 못하게 가시덤불이 찔러 오잖아요. 무엇보다도, 벗어나는 게 급선무입니다.
그래서 일단 벗어나시라는 글을 위에 길게 쓴 거구요.

벗어난 후에,
심신의 안정을 몇 개월 도모하시고...
자해도, 알코홀릭도, 자살 충동도 정말 내 인생에 다시 없겠구나 생각이 되면...
원고지나 백지나 컴퓨터를 앞에 두고 앉으세요.

만약 안정을 위해 그 과정에 글쓰기가 필요하다면
문학을 하지 말고 일기를 쓰시고,
어두운 문학작품 말고 무엇이든 당기는 것을 찾아 읽고 또 읽으세요.
차라리 그것이 도움이 될 겁니다...
인생 깁니다. 서른 전에 꼭 등단할 필요도 없어요.
어차피 지금 잘 안 되고 있잖아요. 뭔가 꽉 막힌 것만 같잖아요.
그럴 땐 너무 힘 빼지 말고 그냥 손 놓고 쉬고 먹고 자는 것도 필요한 거라는 말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댓글님들이
글이 길다, 잘 안 읽힌다, 직업을 다시 생각해 봐라(헉) 그랬는데
여기에 대해 말해 봐야겠어요.
첫 댓글님이 장난으로 그런 말씀 하신 게 아닌 건 알겠지만
글 쓰는 쪽으로 길을 완전히 잡았다는 사람에게, 잘 안 돼서 좌절까지 하고 있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게 얼마나 치명적인 것일지 잘 모르고 하신 말씀 같습니다.
원글님, 너무 충격 받지는 마세요.

어차피 소설이나 산문은 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온라인에서 보면 길어 보이는 글을 쓰는 게 문학 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지요.
짧게 써 달라는 요구에 일일이 맞출 수 없어요.
사람들은 너나없이 블로그나 온라인 글쓰기에 심취해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고 문예 강좌에 등록들을 하지만
또한 많은 사람들이, 글이 '너무' 길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지요.
그런 말에 일일이 신경쓰면 아무 곳에도 이르지 못합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긴 글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생각하는 힘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잘 안 읽힌다는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차근차근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만
저에게도 그리 잘 읽히는 글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쉬이 술술 잘 읽히는 글만 좋은 글은 아닙니다. 그럼 박민규의 초기 작품 같은 것만 좋은 글이게요?
오히려 지적인 글은 읽기에 그리 쉽지는 않은 측면도 있지요.
또한, 잘 쓴 글은 쉬운 글이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요. 지금 여기서 논할 건 아니고...)
원글님의 글이 어렵다거나, 수준이 너무 높고 지적이어서 읽기 어려운 글이었던 게 아닙니다.
여기에 눈여겨 볼 지점이 있습니다.

원글님의 길지 않은 일생에,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 일들은 어둡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원글님은 거기에 휩쓸리는 자기를, 마구 쏟아 놓은 게 아니에요, 이 글에서.
반듯하게 쓰려고, 꼿꼿이 서 있으려고, 자기가 처한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직시하려고
무진장 애를 쓰고 있는 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게 원글님에게 전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글 전체에서 글쓴이가 너무나 끙끙대고 애를 쓰고 있는, 그러나 뭔가 막힌 듯한,
어둡고 힘든 에너지가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고 저는 봅니다.
그건 원글님이나 원글님의 글솜씨 탓이 아니지요.
이 글의 내용이 숙명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고,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이 글 하나를 가지고 원글님의 문학 인생의 전망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힘든 일을 털어놓는 것 자체가 에너지를 심히 소모하는 일인데
한 줄 한 줄 털어놓는 것이 어려워 글의 부드러움에 미처 신경 못 썼을 수 있고요.
뭐 어쨌든 지금 이 글을 가지고 기네 읽기 어렵네 하는 것은 함부로 할 이야기도 못 되고,
그다지 무게를 둘 것도 아니라 본다는 겁니다.


그러나, 쭉 읽고, 전혀 즐겁지 않은 내용을 또 거듭 읽어 본 결과
공부는 더 하셔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몇 가지 의문이 듭니다.
의문이란... 정말 자기 상황을(문학 관련) 제대로 쓴 게 맞는가 하는 것과, 너무 거창한 인생 과제로 여기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것 등인데요.


'오직 저만 미등단자로 남아 있'다고 하셨는데
그럼 같은 전공 재학생들이 모두 등단했다는 말인가요?
그 문학 명문이 어디일까요.
원글님이 염두에 둔 범위가 재학생 전체가 아니라, 등단을 목표로 매진하는 몇몇 실기 잘 하는 학생들일 뿐인지도 모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오직 저만 빼고...' 다들 됐다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할 분은 아닌 것 같고, 이건 뭔가요? 제게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상황을 너무 심각하게 여기는 건 아닌가 해서 묻는 겁니다.

또한 번번이 떨어진다고 해서 교수님들이 이상하다고 화를 내실 정도라고 하는데
뭐... 좋게 생각하면 '너는 분명 될 아이인데 안 되다니!' 하고 알아봐 주지 않는 심사위원을 향해 화낸다는 건데
그건 그렇다고 치고요.
이젠 실망하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는 것 같은데, 그럴 리는 없지 않나 되묻고 싶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십 년도 걸린다는 걸 누구보다도 그 분들이 잘 아실 것이고
만약 원글님 작품에 어떤 결점이 있다면 그 역시 그 분들은 아실 겁니다.
그 분들의 반응을 마음에 담아 두지 말라고 말하는 겁니다, 지금.


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건...
어? 어? 하고 걸리는 부분들이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검소하(다기보다는 사실상 청빈이겠죠)게 살면서 글을 쓰는 일'을 위해 준비를 10년 넘게 해 왔다고 했는데
'청빈'은 '성품이 깨끗하고 재물에 대한 욕심이 없어 가난함'을 말하는 것으로
일종의 칭찬입니다. 본인에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라, '그는 청빈한 관리였다' 이런 식으로 남들이 칭찬하거나 존경의 염을 담아 말할 때나 쓰는 말입니다.
혹시 '궁핍'이나 '빈곤'이라는 말을 쓰고 싶었던 건 아닌지요?

온라인에 글을 쓴 적이 없다는 말을 하면서
'가수가 노래방 안 가는 것과 비슷한 느낌?' 하셨는데
가수가 노래방에 안 가는 건 우선은 그들이 프로이기 때문입니다. 프로는 아무데서나 안 부른다는 의미로 이 말을 하는 가수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잘 이해가 안 가서(원글님이, 자기가 프로라고 생각하는 분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지요) 다시 몇 번 읽어보니
늘 쓰는 게 글인데(가수가 늘 노래를 부르듯이) 온라인 커뮤니티에까지 글 쓸 여력이(내지는 이유가)
없어서다... 뭐 그런 말을 하려는 것 같았어요.
어쨌든 여기서 하고픈 말은, 좋은 비유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여기서 글쓰기 토론할 일은 아닙니다만... 좀 이상한 단어, 이상한 비유를 쓰신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고
이것은, '너 못 썼다' 이게 아니라, 다작보다 다독을 먼저 더 하시라는 것
(이미 많이 읽고 있다고 하실지 모르겠는데
저야 원글님 상황을 모르지만... 사람이란 본디, 자기가 너무 힘들면 글이 눈에 안 들어옵니다.
읽어도 겉핥기식일 때가 많지요. 그 점에 주목하여 자신을 돌아보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건 그런 의미라는 것,
이런 점이 글 한 편에 두세 개만 있어도 사람들은 그 글이 좀 이상하다, 안 읽힌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입니다.
작지만, 글 전체를 좌우할 수도 있는 것이 의외로 그런 자잘한 것들입니다.

잘 쓰고 싶으시지요? 그러면 그냥 잘 쓰면 안 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야 하며 작은 흠이 없어야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흠을 들키는 글을 쓴다면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글의 기준에는 맞추기가 더 어렵지 않을까요.


또한 비슷한 맥락으로 할 수 있는 말이(댓글님들이 원글님 글을 읽기 어렵다고 한 것의 원인 중 일부라 생각되는 것이기도)
글이 좀더 논리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좀더 물 흐르듯 읽혀야 한다는 것과 상통하는 말인데,
원글님은 문학을 하고 싶어하고 있고(소설인 것 같은데... 맞나요?) 사람들은 자칫 문학이 논리와 거리가 멀고 대신 감성과 가까운 글이라고 생각하기 쉽지요.
그러나 그 어디에도, 남에게 읽히려 쓰는 것인 한, 논리가 없어도 되는 글은 없습니다.
뭐... 부조리극이나, 의식의 흐름을 따라 서술한 문학작품, 일부 시의 경우에는 해당 안 될지 모르겠네요
(저는 그 안에도 논리가 존재한다고 믿는 편입니다만).

논리가 없는(약한) 글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일으킵니다. 사람들의 이해를 방해합니다.
감성으로 꽉 찬 글이라 해도 앞뒤는 딱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사람들이 눈치를 채지 못하는 사이에도 말이지요.
의혹을 남기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사실을 다 까발릴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의 정보는 정연하게 정돈되어야 하는 겁니다.

사실 짐작할 뿐, 저는 원글님이 부모님 중 어떤 쪽과 같이 사는지, 아니면 혼자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남동생은 어디에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언니는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도요.
보험약관대출은 정말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짐작해 보건대 원글님의 명의로 된 보험에서, 어머님이 계약자라, 약관대출을 받았다는 것 같은데요.
이게 가능한지도 잘은 모르겠고...
본인이 쓴 문장을 보세요. 무슨 말인지 잘 알 수가 없어요.
또한 '같은 사기유형'이라는 게 뭔지도요. 어머님이 대출을 해 간 건 사기는 아닌데, '같은 사기 유형'이라는 말을 해 두었고...
저라면 뭔가 짧게 더 부연을 해서 읽는 사람이 의문을 품지 않게 했을 것 같아요.
그래야 그 사람이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듣고, 최소한의 내 편이 될 기회를 얻을 테니까요.

아... 간결하게 쓰고 싶었으나 결국 이렇게 됐네요.

어쨌든, 가장 시급한 일은 맨 앞에 말해 두었고.
가장 눈에 띄는, 하고 싶은 얘기는 문학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원글님의 태도는 뭐라 한 가지로 정리해 말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저도 정리해 말하기가 참 어려운데...
생각나는 대로 좀더 말해 볼게요.
원글님은 글을 잘 쓰고 싶어하고, 지나칠 정도의(실은 약간 거부감 들 정도) 자부심이 언뜻언뜻 보이지만 반면 자신감이 심히 없어 보이기도 하고
(제가 썼지만, '거부감 들 정도'라는 말에 신경 쓰지 마세요.
저에게도 약간 그런 게 있는데, 자기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는 사람에게는 그런 게 필요한 법입니다).

또한 문학을 평생 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그 실체를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 세계의 안 좋은 모습을 보았다고는 하나, 뭔가 제대로 볼 수 있을 만큼 완전히 투신했다거나 문단의 일원이었던 게 아닐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그렇습니다.
또, 10년 전부터 준비를 해 왔다는 둥, '글을 쓰는 삶', '문인으로서 생존' 등
표현을 보면, 너무 경직되어 있고 거대한 세계 앞에서 지나치게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듯한 모습이 부자연스러워요.
'이 곳의 현실을 모르는 게 아니'라면서 또한 너무 그 세계를 신성시하는 모습이 보여 모순으로 느껴지는 점을 말하는 겁니다.

다시 한 번, 그리고 정리하는 차원에서 말을 하자면...
우선, 생활을 정리하세요.
마음을 정리하고 편안해지세요.
원글님의 표현처럼, 글은 평생 쓰는 거 아닙니까.

거기에 덧붙이자면, 살아 있어야 글을 쓰는 겁니다.

기억하세요.
살.아. 있.어.야, 글을 쓰는 겁니다.

아직 원글님에 의해 씌어지길 바라는 소재들이 있을 겁니다. 써 달라고 아우성치는 이야기가 있을 겁니다.
죽으면 영영 끝이에요. 어쩌면 세기의 문학작품이 될지도 모를 그것들을 품고 죽을 순 없습니다.
일단 살아남으세요. 그래야 합니다.

하루키는 소설을 쓰는 동안 자꾸 그런 생각을 한다지요.
이 글을 다 쓰기 전에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아...
그 정도의 절실함을 가지고 살아남고, 그 절실함으로 글을 쓰세요.
(제가 뭐 누구한테 이런 말 할 주제는 못 되긴 합니다만 ㅋ)

일단은 잘, 그냥이 아니고 잘, 입니다, 살아남는 데에 집중하시고
그게 잘 되면 그 다음에 글을 쓰는 거예요. 그렇게 하십시오.


그러므로, 진짜 쓰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은 일단 남겨 두세요.
그런 게 있다면 제목만 가지고 리스트를 만들어 벽에 붙여 두세요.
그리고 자살 충동이 일 때마다, 저것들을 안 쓰고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내가 다 편안해지면, 지금보다 훨씬 머릿속이 개운해지면 저걸 가지고 다들 입을 다물지 못할 작품을 쓰리라
그렇게 생각하세요.
생각만 하세요. 편안해진 '후'에 쓰겠다고.
그래야 살 수 있을 테니까요.
지금 좀 끄적이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이 적힌 원고 쪼가리를 들고 죽어 버릴 순 없잖아요.
그러니까, 쓰고 싶은 욕구를 저축해 두시라는 겁니다. 살고 싶은 이유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그 다음에,
천천히, 모든 상처로부터 한결 멀어진 후에,

공모전에 내기 위한 글을 쓰지 말고,
정말 '내 마음에 드는' 글을 쓰세요.

반드시 희망적이고 밝고 남에게 위안이 되는 글을 쓸 필요가 뭐 있을까요.
모든 글쓰기의 첫 번째 독자는 자기입니다.
원글님 자신의 마음에 드는 글, 내가 밤에 읽고 혼자 펑펑 울게 되는 글, 그런 걸 써 보세요.
써 놓고 마음에 들 때까지 고치고 고치고...
공모전은 잊고 우선 그러세요.
그러다 보면 어느 새 한 고비를 넘어서 있을 겁니다. 글이 달라져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지금 원글님은 사방으로 통하는 혈관 그 어디도 뚫려 있는 것 같지 않거든요.
머릿속도 마음도 정신도 글도... 꽉 막힌 것 같습니다.
이 댓글 맨 앞에서, 그 느낌이 글에서 자꾸 전해지는 걸 저는 말하고 싶었어요.
거기를 벗어나서, 내 마음과 내 머릿속과 내 영혼을 시원하게 지나가는 글을 쓰시라는 거예요.


그리고 아직 들어서지 못한 세계에 대고 '이 곳의 현실을 모르는 거 아니'라고 하지는 마세요.
결국 원글님이 가고 싶어하는 세계잖아요. 잘 모르면서 미리부터 폄훼하지는 말라는 겁니다.
차별, 편애, 질투... 과연 그럴까요?
오히려 가장 정직한 세계일지도 모릅니다. 글에는, 불특정의 많은 독자들이 있거든요.
그들은 가장 공정한 심사위원이겠지요. 와 닿는 글을 쓰면, 그들은 알아볼 겁니다.

등단 과정에 대해서도 편견은 금물입니다.
대학원...? 왜 그런 학벌이 필요하다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시스템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나이 40에 문학동네로 등단한 천명관 씨는 고졸입니다.
얼마 전에 신춘문예 발표가 일제히 났으니 그것도 한 번 찾아 보세요.
한 번 쭉 적어서 통계를 내 봐도 좋겠습니다. 문학이야말로 학벌과 거리가 먼 세계입니다.
대학원 졸, 대학원 재학 학벌보다 일반 학사 학력이 훠어어어얼씬 많아요.
안 가져도 되는 학벌을, 가져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미리부터 걱정을 당겨서 할 필요가 뭐 있나요?

어느 지방의 어떤 문예지나 신문이 안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원래 문학작품의 심사란, 투고자의 이름이나 신분을 다 가리고(제거하고) 나서 합니다.
당선자가 누구인지는 심사위원들도, 당선작을 뽑아 놓고 나서 신문사 직원이나 잡지사 직원에게 물어봐서 비로소 아는 겁니다.

원글님의 이 글은... 약간 걱정과 풍자를 담아 말하자면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비장하고, 경직되어 있고, 비관적인데, 안 해도 되는 걱정을 사서 하고 있고,
뻔히 보이는 해결책은 바라보지 않고 있으며,
서로 대치하고 있는 자기 비하와 자부심이 모순적으로 널뛰고 있어요.
이대로는 안 됩니다. 이대로 살아가기는 너무 힘들 거라는 거예요.

이 파도치는 불안정한 정서를 일단 잔잔한 물결로 만드세요. 그것이 중요합니다.

또...
빠진 게 뭐 있나...

이미 알고 있을 것 같지만(모를 수가 없겠지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산대학문학상, 문학동네 대학 문학상은 재학 중에만 도전 가능한 것이니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꼭 도전해 보시고요. 아, 분야가 소설이라면요.
수상작들도 구해서 마르고 닳도록 읽어 보시고...
(등단을 위해 대학원 가야 한다는 말, 이런 공모전에선 안 나오겠죠?)
일 년에 스무 편 넘게 투고한다고 했는데 그러지 말고 그걸 10편으로 간추리고 그 중 나은 것을 다시 5편으로 추려서
그것을 다듬고 또 다듬어 보는 것도 좋겠고요
(묵은지 또는 곰탕 되도록 묵히고 다듬는 거 별로라고 생각은 하는데 등단을 위해 그런 방향 노력은 어떠냐고 제시해 보는 겁니다).
최종심에서 떨어졌다면 최종심에서 원글님이 들은 심사평, 그보다 더 귀한 건 없으니
그 심사평들은 꼭 가슴에 단단히 새겨 두고 잊지 않도록 하고요...

아!
원글에서 실제로 '억누르'는... 운운 하는 표현이 나오는데
그거 정말 말리고 싶습니다.
결례를 무릅쓰고 말하자면 그거, 원글님 자신을 기만하는 거예요.
나쁜 걸 나쁘다고 말하고, 나에게 상처 준 사람들에게 야이 ㅆㅂ ㄱㅅㄲ 들아~ 하고 소리도 지르고
그래야 치유가 시작되는 겁니다.
나는 반듯한 사람이고 나는 그들을 용서할 것이고...
다 필요없어요. 그러다 심장마비 옵니다.
그런 정서가 원글님의 본심이 아니라는 것은 이 글에서 댓글님들에게 다 드러나고 있는 거고요...
화내고 소리치고 발버둥치고 엉엉 울고 욕하세요.
혼자 있을 때라도 그러세요.
습관만 되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술 먹고 그러지는 마시고,
멀쩡한 정신일 때 음악 크게 틀어 놓고 그러시고 샤워하면서 그러시고... 그러세요.

그리고 매일, 되도록 매일매일 나가서 걸으세요.
시장도 가고 한강도 가고(서울 아니라면 다른 강이라도) 한없이 걸으세요.
최소! 한 시간 이상.
봄이 되면 햇빛 좋을 때 골라서 더더더더 나가 걸으세요. 매일매일매일매일...
왜 그러라고 하는지는 해 보면 알 거예요.
모르면 알 때까지 걸으세요. 아셨죠.

아... 제가 쓴 댓글을 다시 읽어보고 다듬고 싶지만 너무 피곤해서 그러지는 못하겠네요.

두서가 없어 이대로 올리고 싶지 않지만

하고 싶은 말은 대체로 다 쓴 것 같으니 잘 전달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 눈 아파.


이 글 놓치지 않고 읽기를 바랍니다.


참, 제 이메일 주소는 themusecat@네이버.입니다 .
아무 말이나 써서 이메일 하나 주세요.

잘 살아남아서 작가가 꼭 되길 바랍니다.
어머니 친구들이 아무도 들어 주지 않던 억울한 얘기를 이것 보라는 듯이 써서 아예 전국에 뿌리면 얼마나 속이 시원하겠어요. 그것도 돈 받고 팔게 되면. 그 때엔 이 억울함이 좀 가실 거예요. 그 때를 위해서라도 살아내시길.

IP : 122.40.xxx.36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HSS
    '15.1.9 5:03 AM (175.161.xxx.218)

    와 이런 정성이 담긴 글이라니..

    그 여대생님 글 보지 못해서 사연을 다 알지 못해요

    이 글도 너무 길고 제가 좀 피곤한 관계로 자세히 읽진 못해지만 ㅎㅎ

    원글님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그 여대생님 꼭 보시고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원글님 정말 감동입니다. ^ ^

  • 2. HHSS
    '15.1.9 5:19 AM (175.161.xxx.218)

    글 한번 더 읽고 다시 댓글 남깁니다.

    제게도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이네요.

    저장하고 계속 보렵니다.

    여대생님 어서 빨리 들어와 보시길..

    원글님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인사 드립니다.

  • 3. mm
    '15.1.9 5:35 AM (220.118.xxx.116)

    정말 친절하시네요.

  • 4. 금동엄마
    '15.1.9 7:00 AM (183.106.xxx.35)

    이 새벽에 정성어린 글. 저도 위안받고 감동받고갑니다.

  • 5. ....
    '15.1.9 9:08 AM (121.161.xxx.76)

    이 파도치는 불안정한 정서를 일단 잔잔한 물결로 만드세요. 그것이 중요합니다.

    불안의 나날을 보내는 제게 주는 메시지같아요.
    주문처럼 되뇌어봅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6. 40아줌마
    '15.1.9 10:50 AM (221.162.xxx.155) - 삭제된댓글

    저도 새겨 읽어지네요
    학생도 스스로 잘 지켜나가면 좋겠고
    저도 도움 받고 갑니다

  • 7. **
    '15.1.9 11:55 AM (124.153.xxx.236)

    원글님...
    참 고마운 분이시군요 이리 친절하게
    긴 장문의 글을...
    한 사람 살리신거나 다름이 없을것 같네요
    꼭 그 학생이 보고서 다시 태어나는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설계 해 나갔으면 합니다
    선생님..
    아마도 복 많이 받으실 거예요 반드시...^^
    지식도 경험도 풍부하신 것 같아요
    제가 다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선생님도 건강 하시고 하시는 일 모두
    순조롭기를 기원 합니다

  • 8. ...
    '15.1.9 12:45 PM (119.207.xxx.199)

    사려 깊은 원글 읽고 감동했습니다. 여대생분이 어둠속에서 이 글을 읽고 빛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씩씩하게 이겨 내고 소쿨하게'나 참 괜찮네'하는 느낌 가졌으면 합니다. 술 먹고 숙취로 헤롱거릴 때 따뜻한 그러나 시원한 해장국 먹은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 9. 정말
    '15.1.9 2:33 PM (74.109.xxx.235)

    고마우신 분이네요. 그 글 찾아서 읽고 왔습니다. 그 대학생 분이 꼭 읽어보고 깊이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여대생님께 저도 몇마디 남기자면,

    글이 잘 읽혔습니다. 제가 요즘 스트레스로 어지간히 긴 글을 읽지도 못합니다. 그런데도 집중도 잘되고 잘 읽혔어요. 이 원글님 글을 읽고서야, 보험이야기며, 중간에 동생이랑 같이 산다는 이야긴지 아닌지 중간중간 이해가 잘 안되었던 부분이 다시 떠올랐죠. 논리적으로 아귀가 안맞는 글이라 보통은 제가 싫어할 법도 한데 그걸 다 무시하고 집중해서 읽었어요.

    왜 그랬나 생각해봤는데요, 글이 원글님의 정신적 불안한 상태를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맥락 내에서 전체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아요.

    여대생님, 너무 글쓰는 일, 글쓰는 직업에 대해서 너무 올림픽 메달이나 수능시험처럼 어떤 도달할 고지처럼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조급할 이유도 없고, 성적표처럼 딱딱 받아서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쓰고 싶고, 그것이 잘 전달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럴 때, 여대생님 인생은 가혹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작가로서 성장할 많은 자양분을 가지고 있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시잖아요. 단지 이 원글님 말씀대로 그것을 잘 키우도록 강해지시고 스스로 일어나시길 바래요.

    정말 솔직하게 인터넷에서 글이 술술 잘 읽힌다는 칭찬은 받는 글들에 한번도 동감을 못하고, 이제는 글을 읽는 능력조차 없어진 게 아닌가 싶었던 사람으로서, 여대생님 글을 한 줄도 건너뛰지 않고 잘 읽었어요. 적어도 저 종류의 사람들이 여대생님의 미래의 독자가 될 수 있겠죠.

    참고로 사람이 너무 스트레스가 심하면 기억력 및 전체적 두뇌 기능이 떨어져요. 저도 그런 상태고, 여대생님도 아마 그럴 거예요. 여대생님 나이가 어리니 분명 좋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 10. ...
    '15.1.9 7:20 PM (114.203.xxx.119)

    도움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 11. ㅇㅇ
    '15.1.9 10:58 PM (220.73.xxx.16)

    그 여대생이 이 글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렇듯 정성껏 길게 써주신 글에 저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생판 모르는 남인데도 이렇듯 마음써주신 정성에 저도 감사드리고 싶어요.

  • 12. 마음이 쓰이던
    '15.1.10 1:51 AM (223.62.xxx.71)

    글 이였어요. 어제는 할 일이 있어서 글만 읽고, 댓글을 못 달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사랑하시는 마음이 느껴졌었어요.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의 작가 노희경씨가 생각나더군요. 드라마 작가 밑에 들어가시면 좋겠어요.
    계속 여기다 글 쓰시면서 답답함을 해소하셔도 좋구요.

  • 13. 마음이 쓰이던
    '15.1.10 2:05 AM (223.62.xxx.71)

    대학에 상담센터가 있으면 ,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고 생각하고 꼭 찾아가 보셨으면해요.
    보험 약관대출은 이미 보험료로 납입한 금액 안에서, 시중 은행 보다 저렴한 이자를 내고 대출 받는거라 보험해지하면 해결돼요. 자기가 부은 돈을 대출 받은거라 보험해지하면 돈이 더 들지 않아요. 보험회사 본사 찾아가셔서 해지 하시면돼요.
    원글 찾을 수가 없어서 대신 여기다 댓글 달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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