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13 수요일의 아침밥상>
아이들이 좋아하는 순한 맛의 카레를 한 냄비 끓여 봅니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 날에는,
카레에 들어가는 건더기 재료 중에서
고깃감으로 야들야들한 영계 한 마리 꺼내어서
먹기 좋게 토막쳐서 넣으면
보양식으로도 좋고 두루두루 딱입니다.
이렇게 닭을 넣고 만드는 치킨카레는요.
따로 기름으로 볶아내는 과정 없이
바로 이렇게 맑은 물에 준비해 놓은 깨끗한 닭토막들을 넣어서
처음부터 은근하게 팔팔 끓여주면서
구수한 닭육수가 우러 나오고...
닭고기는 또 보드랍게 폭 익혀 가는 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처음에 달달 기름에 볶아가며 만드는 카레보다
왠지 더 기름기도 적으면서
맛은 더 깊이있고 담백한 느낌이 들지요.
닭을 넣고, 물을 부어서 불 위에 올립니다.
다른 건더기 재료들도 넉넉히 들어갈 것이니..
물도 조금 여유있게 부어서 이렇게 불에다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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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팔팔 끓으면서 익어가는데...
닭에서 여러가지 지저분한 부유물들이 나와서
이렇게 위에 거품처럼 부글부글 뜨게 되지요.
이럴때는 이런 국물멸치 건져 올리는 촘촘한 망을 가지고
바로바로 거품만 건져 올려 버리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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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는 준비해 놓은 건더기 재료중에서
가장 더디 익는 감자를 넣고...
이어서 당근, 양배추, 양파 등등.
나머지 재료들도 넣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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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냄비가 팔팔 끓도록 불을 세게 해서는,
이미 잘 익어있는 닭은 한번 더
이 과정에서 더욱 속살까지 보드랍게 익도록...
제대로 푹 익혀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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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인지라
당연히 카레가루는 순한맛으로 준비했지요.
이렇게 넉넉하게 개어 놓았다가
마지막 즈음에 넣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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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 카레 개어놓은 것이
뭉쳐지는 부분 없이 골고루 잘 퍼져서
바글바글 맛있게 다 끓였다 싶을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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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미리 적당하게 썰어서 준비해 둔
브로콜리를 넉넉하게 넣어 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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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바로 불을 끕니다.
스텐냄비에 남은 여열만 해도 불을 꺼도 아주 충분하니...
브로컬리를 마지막에 넣은 다음에
굳이 익히려고 불을 켜 둘 필요없이
이렇게 골고루 섞이도록 그냥 휘휘 섞어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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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는 마지막에 넣어서
이렇게 살짝만 익히든 두어도
먹을적에 보면 보드랍게 잘 익어져 있고요.
초록의 색감이 살아있어서
카레가 더 맛있고 싱그럽게 보입니다.
다른 재료들 넣을 때
브로콜리를 같이 넣어서 푹 끓여내게 되면
상큼해 보이던 브로콜리 특유의 그 싱싱한 초록의 색감이
푹 익어가면서 보기 흉하게도 어둡고 시커멓게 변하지요.
이렇게 카레를 한 냄비 끓여 놓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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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맛의 부드러운 카레를 아이들이 원하지만,
우리 어른들은 이런 아침이면
오히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이 그립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해물뚝배기 한가지를 같이 끓여 봅니다.
어차피, 이렇게 끓여 놓으면
카레든 뚝배기든 양이 넉넉하니
오늘 저녁상에도 바로 따뜻하게 데워서
그대로 상에 올리기만 하면 되니까요.
기왕 만드는김에 이렇게 퍼뜩 한가지를 같이 만들어 놓으면
저녁 준비할 적에는 따로 만들것도 없이
빠르게 바로 차려낼 수 있고, 오히려 내 몸이 편합니다.
오징어,홍합,문어,새우 등등...
냉동실 안에 얼어있던 해물을 한 줌 넉넉하게 집어내어서
물에 몇 번 헹궈서 겉의 얼음을 다 씻어내고는
이렇게 맑은 물에 좀 담궈서
여분의 얼음을 녹여 줍니다.
바로 얼어있는 그대로 팔팔 끓는 찌개에 넣어도 되지만,
냉동실의 얼음 냄새까지 같이 들어가게 되기 쉬우니...
아무래도 시원하고 칼칼한 해물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맑은 찌개를 끓일 적에는
이렇게 해물건더기도 맑고 깨끗하게 준비해서 바로 쓰는것이 더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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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옆 베란다 밖에 놓인 부르스타에 뚝배기를 올려서
이렇게 사진을 찍으니....
자연광때문에 후레시가 안 터져서
부엌 안에서 불 터트려 가며
최대한 가까이에서 자세히 찍던것과 좀 다르게...
사진이 이렇게 나왔네요.
이렇게 통새우도 몇마리 넣고,
미역과 두부같은 재료들도 같이 넣어서
뚝배기가 넘치도록 바글바글
국물 얼큰하게 찌개도 한 가지 끓여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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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도 포근하면서도 보드랍게...
짭쪼롬하게 소금 간 해서 이리 볶아내고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집에 자잘한 조림용 알감자밖에 없길래
그 작은 감자를 썰어서 썼기에
오늘 아침에는 이렇게 키가 짤막짤막한 감자채 볶음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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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대패삼겹살 꺼내어
콩나물 넉넉하게 같이 넣어서
이렇게 볶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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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얇은 대패삼겹살을
보들보들하게 잘 섞어가며 볶아놓으면
아이들이 콩나물까지 모두 싹싹...
아주 깨끗하게 그릇을 비우듯이 언제나 잘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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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도 비가 왔는지 모르겠네요.
밤새 비가 내려 대지가 축축하고 어둑어둑한 수요일 아침,
이렇게 아침을 차려서 먹었어요.
먼저,
포근하게 볶은 우리집 단골 반찬.
요즘 제철이라서 더 자주 식탁에 오릅니다.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감자채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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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패삼겹과 콩나물 등등..
몇가지 채소를 조금 더 곁들여서
고기 좋아하는 아이들이 채소도 같이 자연스럽게 먹도록..
부담없는 양념으로 달달달 볶아서 상에 올린
순한맛의 콩나물삼겹살 볶음도 한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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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김치냉장고 안에서
아주 맛있게 잘 익어가는
아삭한 이 총각김치도 한 접시 덜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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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요즘은 싱싱한 오이를 늘 넉넉하게 준비해 두고는
그냥 생으로 아자작 먹기도 하고,
매일 이렇게 오이반찬을 한가지 만들어서 상에 올립니다.
오늘은 오이채를 조금 썰어서
살짝 드레싱을 뿌려 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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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언제나 잘 먹어줘서 더 좋은 단골 밑반찬이지요.
달달하면서도 구수한 몸에 좋은 어린이 반찬.
자잘하게 씹히는 맛난 멸치볶음도 한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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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예본이 생일날 아침에
넉넉하게 버무려 놓았던 감자사라다가
고맙게도 아직 김치냉장고안에 조금 남았기에..
이것도 덜어서 이렇게 한 접시 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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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완전히 어른들이 먹는 것처럼
매운것을 잘 못먹는 막내가..
이 잘 익은 신김치를 카레와 같이 먹으면
이상하게 카레맛이 더 맛있어 진다고 하네요...^^
입맛은 가르쳐서 알게 되는게 아니라,
시간이 흘러 가면서, 경험의 횟수가 늘어나면서...
아주 서서히 그 깊이를 더해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로 카레를 먹을적에 없어서는 안 될...
잘 익은 배추김치도 이렇게 곁들여 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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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종류의 다양한 해물건더기에
따로 흰다리새우도 4마리 더 넣고
미역, 두부 등등의 몇가지 재료만 더 해서
얼큰하게 바글바글 끓여낸
속 시원한 해물뚝배기찌개예요.
먹기 직전에 재료 모두 넣고는
브루스타에 올려서 이렇게 뚝배기 채로 끓여서
바로 밥상 위에 올립니다.
아무리 더운 한 여름이라도
찌개는 충분히 바글바글 끓여서는
후후 입김으로 식혀가며 먹는 뜨끈한 국물맛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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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따뜻한 밥 한 공기.
그 옆에는 또 뜨끈뜨끈 방금 끓여 낸 카레 한 사발...
무엇이 더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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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서 음식을 만드는 동안,
몸으로 바로 느끼는 뜨거운 열기.
또, 이렇게 밥상에 앉아서
뜨끈뜨끈한 국물과 갓지은 밥이 목으로 넘어 가면서
땀이 뻘뻘 흐르는 그 느낌까지...
이열치열의 정수를 제대로 느끼면서 보내는 이번 여름.
그 덕분에 아마도 나는,
우리 가족들 중에서도 제일 건강하게
이 무더운 올 여름을 잘 보낼 수 있으리라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잘 될꺼라는, 더 나아질꺼라는, 이득이 될꺼라는 긍정적인 생각은...
안 좋을꺼라는, 해로울꺼라는, 혹은 나빠질꺼라는 부정적인 생각보다
늘 우리가 마음으로 생각하는 그대로
좋은 방향으로 이끈다고 믿으니까요.
비가 오는 날,
후덥지근한 아침이었지만...
이 한 끼가 참 소중한 것이고
큰 힘이 된다고 느꼈던 오늘 아침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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