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똑같은 마음으로...
오늘 아침밥상을 준비하면서,
소소한 기록을 남겨봅니다.
특별한 음식이라 느껴지는 메뉴 하나 없어도
이런 일상의 집밥이 차려지는 밥상을 그저 한번 보시고...
매일 끼니 걱정을 하시며 무얼 먹을까 고민하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면서요.
유기농 가지를 몇 개 얻은 것이 있어서
오랫만에 반찬으로 쪄 먹으려고 꼭지 손질을 합니다.
가지를 손질할 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바로 가지꼭지 손질하기예요.
꼭지는 보이는대로 뚝뚝 썰어 버리고 쓰기 보다는,
이렇게 하얀 끄트머리 가지속살이 드러나도록
벗겨낸다는 기분으로 이렇게 안보이는 부분이 나오도록해서 모두 써야
아까운 가지속살을 버릴 일 없이 알뜰하게 잘 쓰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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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는 모두 세로 길이로 쭉~ 반으로 갈라서
가지 크기에 따라, 혹은 먹기에 선호하는 길이에 따라
2~3등분으로 이렇게 뚝뚝 썬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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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안치면서,
이렇게 스뎅그릇에 가지도 같이 넣습니다.
어차피 밥 짓는김에 그 열기로 같이 익혀낼 수 있는 찬꺼리들이 많은데..
그냥 밥 한가지만 지어버리기는 참 아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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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밥물 위에다 깨끗한 스뎅그릇을 살짝 올린 다음에,
뚜껑닫고서 취사버튼 꾹 눌러주기만 하면 되지요.
이렇게 밥이 되도록 취사버튼 눌러주고 기다리면서...
곁들여 먹을 반찬들과
뜨끈뜨끈한 국물요리 한가지 준비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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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장다시마채는 물에 담궈두어 짠기가 쏙 빠지도록 두었다가
깨끗하게 헹궈 물에서 건져 올려서,
너무 기다란것은 먹기가 곤란하니 먹기 좋은 길이로 똑똑 끊어줍니다.
그리고는,
다진마늘과 청,홍고추, 양파 채썬것 조금 넣어서
기름은 좀 넉넉하게 넣고는
국간장이나 소금간 등으로 구수하게 달달 볶아내주면...
몸에 참 좋은 해초류의 밥도둑 볶음반찬이 반찬통 한 통 가득히 푸짐하게 나오는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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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들부들하면서도 씹히는 맛이 오도독 살아있는 다시마채볶음.
이렇게 다 볶아놓으니,
이른 아침부터 부엌에 고소한 냄새가 아주 그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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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조기도 시장에서 손질 안 된 상태 그대로 사 와서는
그냥 집에서 깨끗하게 손질을 합니다.
한창 북적북적대는 시간대에 시장보러 나갔다가
생선가게에 손님이 많을적에는...
내 차례가 오기까지 손질을 기다리는 시간이 참 아까워요.
오히려 얼른 시장 봐 와서 집에서 직접 손질 하는 편이
왠지 더 말끔한 듯 맘도 더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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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아가미부터 손으로 뜯어내고,
뱃살 반쯤 갈라서 내장 빼내고,
빳빳한 비늘도 칼로 슥슥 재빨리 벗겨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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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해서,민어조기도 속에 지저분한 내장 깨끗이 다 빼내고
비늘도 매끈하게 벗겨냈으니...
구워놨을때 생선 살코기가 보들보들 맛이 제대로 느껴지도록
이제 모두 말끔하게 손질이 된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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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도 신문지 펼치고 먼저 물러지거나 썩은것, 콩깍지 같은 것 다 털어낸것을
이렇게 물에 헹궈가며 몇번 깨끗이 씻어 건져 두었고요.
나중에 반찬 한가지 만들적에 같이 넣어서 쓰려고 준비해 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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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과 비늘 다 벗겨내고 소금간 쳐 놓은 민어조기는...
후라이팬에 기름 넉넉하게 두르고 세마리 올려서,
이렇게 노릇노릇하게 구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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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도 한 접시 상에 올리도록
한 입 크기로 미리 썰어서 넉넉하게 후라이팬에 넣고는.
마늘편도 같이 한 줌 넉넉하게 뿌려서 구워봅니다.
앞서서 콩나물 깨끗이 씻어서 물기 빼 둔 것은
이렇게 삼겹살이랑 같이 구워내려고 그런거지요.
콩나물은 돼지불고기를 고추장 양념해서 매콤하게 볶아낼 때 섞어도 맛있지만,
그냥 이렇게 생고기 그대로 삼겹살을 구워낼 적에도 같이 익혀 먹으면
돼지고기와 맛궁합이 참 잘 맞답니다.
물론, 영양면에서도 고기만 먹기보다는
채소 한가지 같이 익혀서 이렇게 더 곁들여 먹는편이 우리 몸에도 더 유익할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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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다보니 어느덧 삽겹살도,
또 같이 넣어 구워낸 마늘편도 또 콩나물도..
모두 먹기에 딱 알맞게 잘 익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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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밥이 다 되었다고 밥솥이 삐릭삐릭~
소리를 냅니다.
밥솥 뚜껑을 열어보니,
늘 그렇듯이 가지도 밥과 같이 이렇게 폭신하게 잘 쪄졌네요.
이 스뎅그릇채로 들어낸 다음,
세로로 먹기좋게 쪽쪽 찢거나 칼로 썰어서 이제 무쳐내기만 하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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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는 단독으로 무쳐도 아주 맛나지만...
생으로 먹어도 좋은 채소종류 몇가지 같이 무쳐주면
가지나물 먹는김에 다른 채소들까지 같이 먹게되니,
영양면에서나 몸에도 더 좋은 느낌이 들어서
이렇게 아직도 가지에 뜨겁게 남아있는 여열로
다른 채소 한 두가지 섞어서 잘 버무려 냅니다.
오늘은 대파와 양파 약간 같이 섞어서 이렇게 버무려 낸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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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춧가루와 국간장,참기름 딱 이 세가지만 넣어서 버무려도
얼마나 맛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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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하면서도 보들보들한 이 가지무침...
이에 걸리는 것도 없이 바로 목으로 술술 넘어갈 듯.
참 먹음직스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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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다 되었고, 잠시 뜸들이는 동안에...
오늘 아침에는 된장찌개를 끓여서 같이 내려고 합니다.
냉동실에는 된장찌개에 넣어서 먹기 좋도록
손질해놓은 조개, 새우, 게 등등의 해산물들이 늘 준비가 되어 있지요.
그래서 바쁜 아침시간에도 퍼뜩,
맛있게 된장뚝배가 하나 끓여내기가 참 수월합니다.
오늘은 저 냉동실 제일 아래에 보이는 꽃게를 넣고 된장찌개를 끓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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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렇게 냉장고안에도 늘 멸치육수 끓여낸 것이
한 통이나 두 통정도 이렇게 넉넉하게 준비가 되어 있으니..
찌개든 국이든 국물요리 한가지 만드는 일이
더 빠르고 수월하게 느껴지는 듯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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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넣고 된장도 구수하게 뚝배기에 끓입니다.
된장뚝배기나 계란찜 뚝배기에 끓일적에는
매일같이 뒷베란다에 둔 휴대용 가스렌지를 이렇게 잘 쓰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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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기다리니 이렇게 보글보글 끓기 시작합니다.
순해 보여도, 땡초를 하나 총총총 썰어 넣은 된장찌개인지라...
게육수가 구수하게 배어나온 국물맛은
적당히 칼칼하니 딱 밥도둑이지요.
이제 이렇게 찌개도 보글거리며 끓어 오르니,
바로 밥상을 차려서 아침을 먹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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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밥상은 이렇게 차려서 먹었어요.
먼저, 씹히는 맛, 고소한 맛, 또 우리몸에까지도 두루두루 모두 좋은,
이 다시마채볶음 한 접시 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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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나물도 한 접시 넉넉하게 덜어서 올립니다.
보들하니 목으로 호르륵 넘어가고 맛나다고
특히 우리 예인이가 참 잘 먹어요.
가리는 것없이 이것저것 차려낸 것을 모두 골고루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보면...
중학생인데도 입맛은 우리 어른들이랑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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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조기 노릇노릇하게 속살까지 잘 익도록 구운것도
큼직한 생선접시 꺼내어서 모두 나란히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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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날잡아 가득 구워서 밀폐용기안에 잘라놓고 먹고 있는 구운김도 내고,
기름진 삼겹살과 곁들여 먹으면 참 맛있는 모듬장아찌도
한번에 남김없이 다 먹도록 조금만 꺼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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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직한 접시에 넉넉하게 담아서 낸
방금 구운 콩나물삼겹살 한 접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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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찍어먹을 참기름장과 채소 찍어먹을 쌈장도 내고요.
참기름장에는 보통 소금을 넣어서 찍어 먹지만,
우리집에서는 늘 새우젓을 이용해요.
이렇게 새우젓을 참기름과 섞어서 소금 대신에 찍는 장으로 내면
돼지고기 먹을 때 탈도 나지 않고, 맛도 더더욱 좋지요.
돼지국밥집에 가 보아도,
국밥을 낼 적에 먹고 소화가 잘 되라고 늘 새우젓 한 종지를 따로 곁들여 주듯이 말이지요...^^
이렇게 돼지고기와 새우젓을 함께 곁들이면 유익하다는 것...
옛 어른신들께서 이렇게 삶의 지혜를 물려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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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밥상위에서도 계속 보글보글 뜨겁게 끓고 있는
먹음직스러운 꽃게된장찌개.
구수한 냄새가 밥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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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늘 비슷한 우리집의 아침밥상이지만,
새 날을 맞이하면서
또 하루를 힘내어 살아갈 새로운 에너지를 보충하는 시간...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맛있게 먹을 수 밖에요.
학교가는 아이들 손 한번 더 꼭 쥐어주면서
그 따뜻한 온기가
그저 마냥 고맙기만한 요즘입니다.
이 아름답고 좋은 계절을 제대로 느낄 틈도 없이
계속 연이어서 안좋은 일들, 슬프고 불안한 소식들밖에 없는 듯 해도...
그래도 우리들 가정은 늘 꼿꼿하게 지켜나가야지요.
이렇게 스스로 또 다짐을 하면서,
새로 시작된 오늘 하루도 불끈~하고 힘 내며 시작해 봅니다.
차린건 별로 없어도,
오셔서 같이 아침 한 술 드시고
오늘도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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