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먹고 난 다음,
오전에 퍼뜩 작성해 놓았던 오늘 아침밥상 이야기를
제대로 정리해서 올려 봅니다.
<2010.12.11 토요일의 아침상 이야기>
신문지 가져다가 부엌 바닥에 넓게 펼쳐놓고,
오늘 다듬을 재료들을 모두 올려 놓고
편하게 바닥에 철썩 주저 앉아서
하나씩 차례로 다듬기 시작합니다.
보통은 부엌에서 일을 할 적에는
좋아하는 음악 cd를 한 장 걸어 놓고는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일을 합니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몸을 움직이는 동안은 참 이상하게도,
어떤 일이든 번거롭거나 어려운 일이라 느껴지지 않고
즐거운 마음이 되어요.
그동안 시간도 금새 지나가 버리지요.
이른 새벽에는 다들 잠들어 있는 참 고요한 시간이니
아쉬워도 음악은 틀지 못하고 있다가,
얼마전에 새 mp3 하나를 장만해서는
목에 걸고 운동하면서도 참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이른 새벽시간에 아침식사 준비하는 동안에도
목에 걸려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음악을 실컷 큰 소리로 들으니
전보다 더 밝아오는 아침을 행복하게 맞게 되네요.
얼마전, 좋은 음악들을 많이 추천해주시고,
간단하고 가벼우니 딱 음악들으며 움직이기에 좋은 기기까지
콕 찝어 추천도 해 주신 덕분입니다.
다시 한번 정말 고맙다고 인사들 드려요.
음악 들으며 시금치부터 시작해서 재료를 한창 다듬다보니,
시금치 다 다듬고 콩나물 다듬던 중간쯤 되어서는
그제서야 '앗' 하고
아침밥상 준비글을 올려 볼 생각이 나네요.
갈수록 이렇게 뭘 깜빡하는 일이 얼마나 많아 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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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부터 다듬고,
콩나물도 지저분한 콩깍지들 떨쳐내고 깨끗하게 다듬어 놓고,
무도 채를 넉넉하게 썰어서 그윽하게 담아서 준비해 두었어요.
무는 이대로 바로 쓰면 되고,
콩나물과 시금치는 깨끗이 씻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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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과 시금치는 깨끗이 씻어서 준비해 두고,
냉장고 안에 들어있던 염장미역줄기도
요즘 이걸 볶아 놓으면 막내녀석이 하도 좋아하니..
반찬으로 같이 만들려고 꺼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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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엉겨있는 뻑뻑한 소금기를
말끔히 다 흘러내려 버리고는
맑은물에 담궈서 짠기를 적당하게 빠지도록 이렇게 몇 분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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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가스불위에 올려놓은 큼직한 스뎅들통안의 물이
어느새 벌써 팔팔 끓기 시작하네요.
얼른 깨끗하게 씻어 둔 시금치를 가져와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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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게 데쳐 냅니다.
그리고는 찬물에 헹궈서 물기를 양손으로 꼭 짜서
준비를 해 두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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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준비된 나물재료들을 차례차례 볶아내기만 하면 됩니다.
언제나 1등으로 볶아지는 재료는
늘 변함없이 콩나물이지요.
냄비에 찌꺼기나 자욱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볶아지니
일일히 설거지 할 필요없이 냄비 그대로 다음 재료로 바로 넘어가기에 딱 좋으니까요.
그러니, 오늘도 먼저 콩나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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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이야 늘 볶아먹는 반찬이니
오늘은 그냥 하얗게 순한맛으로 볶으면서
색이라도 조금 변화를 주려고
당근채와 대파채도 조금 썰어놓고 이렇게 같이 볶았어요.
기왕 먹는 것, 한 젓가락 집어 먹는김에
다른 채소까지 같이 입으로 들어가면 더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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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볶아낼 나물은 무.
콩나물과 마찬가지로 하얗고 깨끗하게 볶아지는 나물이니
여러가지 종류의 나물들을 차례로 볶아 낼 적에
고사리같이 색이 진한 나물종류보다
냄비에다 넣고 하얗게 먼저 볶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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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만 하얗게 볶아 내려다가
파릇파릇하니 맛깔스럽게 색감도 살리고
요즘 대파도 한창 제철로 가니 향이 아주 은은한지라,
대파를 이렇게 송송송 썰어서 같이 넣어서 볶았지요.
과장이 전혀 아닌데,정말 무가 설탕덩어리네요.
단맛이 입안에 줄줄 흐릅니다.
억지로 가미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제 속에서 우러나는 단맛인지라
요즘 무나물 채썰어서 그냥 이렇게 들들들 볶아 내기만 해도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단맛인지라
자연스러운 단내가 그냥 말 그대로 철철 넘쳐 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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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금치는 데쳐내서 물기도 꼭 짜 놓았기 때문에
이데로 뭉쳐진 시금치 훌훌 풀어서
국간장이나 소금간해서 참기름 흘려넣고 그냥 슬슬 무쳐 먹어도 좋지만...
기왕 다른 나물들 볶아 낸다고 냄비 꺼내 쓰는김에,
한번 볶아서 먹기로 합니다.
시금치 한 단 손질해서 데쳐내봤자
양이 이 정도 밖에 안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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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 적으니 금새 볶아집니다.
참기름도 넉넉하게 넣었더니
입에 촉촉하게 감기는 식감에 그 고소한 냄새가 얼마나 좋던지...
간 본다고 집어 먹다보니 1/4은 금새 없어져 버리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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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해서 모두 적당한 반찬통에 덜어 놓았습니다.
이런 심심하면서 고소한 나물반찬들은
늘 이리 만들때마다 고추장 떠서는
이렇게 반찬용기채로 같이 상에 올려서
양푼에다 맘껏 덜어 넣고는 빨갛게 슥슥 비빔밥으로
맛있게 비벼먹고 싶은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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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소금기 빼 낸다고 물에 담궈 놓은 미역줄기 바가지를
자리가 좁다고 식탁위에다 놔 두고 있다가,
나물 다 볶아낸 다음 냄비 설거지 다 끝내고서야
냄비 물기까지 다 닦아서
바깥에 냄비 수납해놓는 곳에다 정리까지 끝나고 나서야
'아, 미역줄기가 있었네' 하면서
식탁위의 미역줄기 담궈놓은 바가지를 봤네요.
어쩐지 뭔가 허전하더라니...ㅠㅠ
냄비를 정리하기전에 미역줄기까지 볶아냈으면 딱 좋았겠지만,
이미 다 씻어 올린 다음인데, 어쩔 수 없지요.
그래서 가스불위에 쓰려고 꺼내놓은 후라이팬에다 바로 볶아내기로 합니다.
이렇게 짠기빠진 미역줄기들을 먹기 좋게 가위로 자른 다음
양파채와 대파 송송 썬 것, 그리고 팽이버섯도 조금.
이렇게 같이 섞어서 볶아낼 준비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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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이나 다시마는 이렇게 찬으로 볶아서 먹을적에
기름을 좀 넉넉하게 넣어서 골고루 은근하게 잘 볶아줘야
제대로 꼬신맛이 돌아요.
우리 어른들이야 원래 이런 반찬을 참 좋아하고 잘 먹지만,
우리집 막내녀석까지도 요즘 이걸 제일 맛있게 잘 먹고 있으니...
이렇게 아이들 입맛에도 잘 맞고
해초반찬은 우리 장에도 참 두루두루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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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기반찬 한가지를 준비해 봅니다.
갑자기 고기반찬 하니까 왠지 거창하게 느껴지지만...^^
값 비싼 한우같은 고기가 아니라,
한마리에 삼천몇백원씩 주고 사 놓은 닭 한마리예요.
오븐에 통째로 닭을 한마리 구워내려고
김치냉장고 안에 넣어 두었던 생닭을 한마리 꺼내어 씻어서 준비를 해 두었어요.
페이스트 형태로 껄쭉하게 만들어 놓은 양념을
물기 뺀 닭에다 골고루 묻혀줘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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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다음, 오븐에 넣고
속까지 노릇노릇하게 고루 익혀 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양파통닭 만들어 내는 일이란, 이렇게 참 쉬워요.
약 40분 정도 걸리는 그 시간동안에,
여유롭게 다른 준비 하면서 아침상을 준비하면 되니...
특히 분주한 아침 시간에도 우리집 오븐은 이렇게 매일같이 참 잘도 돌아갑니다.
저 통닭 구워내는 오븐용기는 너무 많이 써서
사실 여기저기 다 찌그러졌지요.
통닭이 이렇게 오븐에 구워지도록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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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식가게에서 어제 메추리알도 한 판 사 온 것도 꺼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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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 넣고 메추리알도 이렇게 삶았네요.
오늘 아이들 학교 안가는 토요휴업일인지라,
이렇게 삶아 두고는 소금과 같이 식탁에 올려서
집안을 오고가며 간식으로 까 먹으라고
삶은 계란 대신에 오늘은 메추리알로 이렇게 삶아서 두는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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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동통한 쭈꾸미 큼직한 걸로 4마리를 냉장고에서 꺼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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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통 뒤집어서 속에 붙어있는 먹통 내장들 모두 떼어내고
다리도 같이 박박 문질러 씻어서
이렇게 바로 요리 할 수 있도록 깨끗하게 준비를 해 둡니다.
제 왼손위에 올려 놓은것이
쭈꾸미 머리통안에서 떼어낸 먹통내장이예요.
생물쭈꾸미라면 익히는과정에서 지저분하게 터지기 쉽지만
이 먹통내장도 그냥 같이 볶아먹기도 하는데,
지금 꺼내 준비한 쭈꾸미 4마리는
한번 냉동했다가 녹힌 해동쭈꾸미인지라,
이렇게 속을 말끔하게 다 떼어낸거지요.
이렇게해서, 쭈꾸미는 다 손질이 끝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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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다 김치냉장고에다 넣어 둔 홍합도 한 망을 꺼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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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을 잘라 홍합을 꺼내보니
뭉쳐놓고 볼 때보다도 더 양이 푸짐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뜨끈한 국물 한가지로
너무나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홍합탕을 끓여서 상에 내려고
이렇게 홍합을 준비한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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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에 붙어있는 지저분한 것들을
음식손질전용으로 사용하는 억센 수세미로 깨끗이 닦아내고
거죽으로 슬그머니 삐져 나와있는 속수염이 보이면
질끈 뜯어내고 난 다음에...
이렇게 홍합을 냄비에 채워넣고는
물만 부어서 바로 끓이기만 하면 끝.
홍합이 끓으면서 입을 벌이게 되면
냄비가 작으면 건더기가 넘쳐날 수도 있으니,
자주 끓여본 경험이 적다면 처음부터 큼지한 냄비에 홍합을 넣고 끓이는게 좋답니다.
물론 냄비는 커도 물은 좀 자작하게 홍합이 잠길 정도까지만 넣어야
국물에도 제대로 시원한 홍합의 바다향이 배어나지요.
우리집은 국물은 좀 적어도
그만큼 건더기에서 시원하게 홍합향이 진하게 우러나는걸 좋아하니
중간중간에 몇 번 넘치지 않도록 뒤적거려 주면서
이렇게 상에 통째로 올려낼 수 있는 보통 크기의 냄비에다
홍합을 가득 채워서 끓여내는걸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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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질해 놓은 쭈꾸미도 먹기 좋게 썰어서는
다른 몇가지 채소도 같이 썰어서
이렇게 밥 차리기 직전에 바로 볶아 먹을 준비를 해 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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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불을 켜고 조금 지나고 나니,
시원한 바다내음 가득한 홍합탕이 어느새 이렇게 끓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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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꾸미도 바글바글 잘 익어갑니다.
볶아내면서 쭈꾸미와 채소에서 나오는 국물도 참 맛있는데,
아침상에 올릴때는 건더기 위주로 맛있게 먹고는
이 국물은 나중에 밥 볶아 먹으려고
그릇 하나 꺼내어서 따로 덜어 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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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간해서 오븐에 넣었던 통닭도 맛있게 구워졌어요.
이제 바로 꺼내어서 이렇게 지글거리며 뜨거울적에
양파채 곁들여서 큼직한 접시에 올려서 상에 내야지요.
우리 어른들이야 밥을 한 끼 먹으려면
그래도 뜨거운 국물에 밑반찬 몇가지가 같이 있어야 좋지만,
아이들은 이 양파통닭 딱 하나만 있어도
밥 한 끼 아주 기분좋게 배불리 먹는답니다.
아이들은 참 어쩌면 이렇게도 다들 닭을 좋아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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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준비해서 아침상을 차렸습니다.
질리지도 않고 고소하니 쫀쫀하게 씹히는 미역줄거리 볶음 한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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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큰하면서 제대로 달달한 요즘 무 맛이 입안에 퍼지는
푹 익힌 보드라운 무나물 볶음도 한 접시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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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내내 국이든 나물이든 다른 속재료든
밥상위에 빠지는 날이 거의 없다해도 과언이 아닌 이 콩나물.
오늘도 이렇게 콩나물볶음 한 접시 만들어 상에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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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통닭도 큰 접시에 담아서
오븐에 구워낸 닭을 통째로 익힌 그대로 냅니다.
기름진 닭이라도 양파와 아주 맛궁합이 참 잘 맞습니다.
이렇게 얇게 썰어서 곁들여내는 생 양파채와 같이 곁들여 먹으면
참 입안까지 개운하면서도
양파를 생으로 이렇게 자연스럽게 많이 먹게 되니
우리 몸에도 당연히 참 좋다는 느낌이 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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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쭈꾸미볶음도 접시에다 넉넉하게 덜어서 상에 올립니다.
매운것은 아직 즐기지 못하는 순하고 여린 입맛을 가진 막내도 잘 먹을 수 있도록
오늘은 최소한 적은양의 고추장을 아주 조금만 넣어서
살짝 매운향만 돌도록 순하게 볶아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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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뜨겁게 끓여 낸 홍합탕도
이렇게 스텐으로 된 샤브샤브냄비째로 상에다 올렸습니다.
시금치나물 한 접시 덜어낸것도 홍합탕 냄비 옆으로 살짝 보이네요.
상위에 같이 올려 놓은 삶은 메추리알도 슬쩍 보이고..^^
늘 된장 팔팔 끓여서 상에 올려먹는 뚝배기 만큼은 못하지만
이 스뎅으로 된 냄비도 비교적 열이 오래 가니
밥 한공기 다 먹는 동안에 내내 뜨끈하니 맛난 홍합탕을 먹을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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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담은지 한 이틀 지났는데도
갓담은대로 또 사각거리는 맛이 참 좋은
올해 김장김치도 이렇게 한 접시 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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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로 막내까지 기말고사 시험이 다 끝나고
오늘은 아이들이 학교도 가지 않는 토요휴업일인지라...
다른 날보다도 왠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맞이한 토요일 아침입니다.
시험이 끝났다고 어제는 저녁밥을 먹고난 다음,
얼른 저녁상을 치우고 모두 같이 집을 나섰어요.
다음 날 학교도 가지 않고
시험이 끝난 후라 다들 맘도 여유로와진지라...
영화 한 편 같이 보려고 집을 나선거지요.
나니아연대기3을 보고는 늦게 11시나 되어서야 집에 돌아 왔더니
오늘 아침에는 다들 많이 피곤했던지
느즈막히 여유롭게 깨어 나네요.
앞서 개봉했던 나니아연대기 1,2편은 보질 못해서
처음 시작하는 부분에서는 앞의 영화에 이어지는 상황인지라
무슨 얘기인질 몰라서 '아...오늘 선택을 잘못했구나' 싶었는데...
조금씩 내용이 이해가 되면서 점점 흥미진진하게 되어가고
시시하다면 또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는 그런 영화같지만
아이도 어른도 나름대로 잘 보고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평소에 개봉작을 훑어보면 보고싶은 우리 어른용 영화들은 따로 있지만,
아이들과 같이 하고 싶은 마음에
그저 양보하는 맘으로 같이 영화든 만화든 함께 보곤 했지요.
이런 식으로 아이들 수준에 맞춰서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를 골라 보면서,
그때마다 아이들과 같이 웃고 울고 느끼고 하다보니...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과 매체를 통해서
나까지도 본의 아니게
아이처럼 순수한 동심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잊고 살던 어릴적의 내 마음을 이런 기회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되기도 하고요.^^
날이 많이 추운데도,
오늘 낮에는 좀 멀리 등산을 가려고요.
산에 오르면 오를수록 몸은 군더더기 빠지듯 더 가벼워지고
산속의 그 맑고 차가운 겨울공기가
우리 일상에서 나른하게 늘어져 있던 정신을
쨍 하니 깨뜨려 주지요.
오늘 토요일 하루는 아마도 이렇게 살 듯 합니다.
겨울산의 좋은 기운 가득 느끼고 더 건강해져서 돌아오는게
오늘의 소박한 목표랍니다.
추위가 이어진다고 하니, 따뜻하게 잘 챙겨입으시고 감기 조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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