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김장 하셨어요?
우리집은 아직 김장 전이예요.
우리 올케언니네들 집에 전화 해보니,
언니들도 아직 김장 전이라고 하네요.
만나는 사람마다 김장은 하셨는지..하는 인사를...^^
자연스럽게 서로 주고받곤하는 요즈음입니다.
지금쯤이면 거의 막바지지요.
그러다가 오늘 시댁에 가서
김장꺼리 손질을 하고 왔답니다.
그러니까 드디어 내일이 김장날이지요.^^
오늘은 여기 부산도 날이 많이 추워서
찬물에 손 담궈 이것저것 씻는 동안
손이 많이 시렵게 느껴질 정도였는데...
내일은 김장김치 담기 좀 수월하도록
날이 좀 따뜻하게 풀리면 참 좋겠어요.^^
이렇게 김장을 바로 코 앞에 앞두고는
그냥 쉽게 배추 몇포기 절여서 김치 담아놓기가 참 애매하니..
집에 배추김치가 영 모자랄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그 동안, 요즘은 계속...
배추김치는 한두포기 가지고는
그냥 그때그때 막김치로 쉽게 설렁설렁 담아서 먹고 있었지요.
배추로 담근 김치보다도 요새는 무가 하도 맛나서,
깍두기가 밥상에서 빠질 날이 없답니다.
방금 막 버무려 놓은 무깍두기예요.
이것저것 도구들을 모두 꺼내어서 다 갖춰놓고 뭐 한가지 하기 보다는,
손에 가장 빨리 닿고 가까운곳에 있는것들을 가지고서
그저 간편하고 빠르게 만드는게 최고인지라...
10인용짜리 우리집 전기밥솥의 내솥 씻어놓은것을 사용해서는
여기에 양념과 같이 버무려 놓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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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직한 반찬통으로 두 통.
이것가지고는 얼마 가지도 못해요.
요즘같이 무가 달고 맛난 철에는,
무깍두기가 맛있게 만들어질 수 밖에 없으니...
이렇게 만들어 놓은 깍두기는 아낄 이유 없이,
그때그때 제일 맛있다 싶을적에 마음껏 반찬그릇에 푸짐하게 덜어서
아삭아삭 맛있게 먹어 줘야 좋아요.
제철에 가장 맛난 재료로 만든 이런 반찬은 우리 몸에도 얼마나 좋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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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식으로 얼른 담아서 먹던 깍두기는
당연히 금새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고...
깍두기 좀 더 담아 먹으려고
시장에서 이 무들을 사서 대형 장바구니 2개에 각각 한 봉지씩 나눠 넣고는
다른 찬꺼리들도 같이 사서 양손에는 검은 비닐봉다리가 여럿 얽히고 설킨채로 해서
낑낑거리며 겨우 집까지 모두 들고 왔네요.
신문도 큼직하게 두어장 겹쳐서 펼쳐 놓고
사 온 무와 다른 재료들도 같이 올려
이것저것 식재료들 손질부터 시작을 해 봅니다.
저 무 옆에 보이는 양파는 제일 먼저 껍질 까고 손질을 해 두었고,
그 위의 미나리도 양이 그리 많지 않으니
아마 금새 손질이 끝날껍니다.
아가씨 시절에는 가냘픈 듯 그리 힘도 없더니...
결혼생활이 15년이 넘어 가고...
이렇게 매일 살림 꾸려가며 살아가다 보니
어느새 지금은 천하장사못지 않게 변했어요.
팔 힘이 말이지요.
20kg 쌀 한가마니도 곧잘 사 들고 집으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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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칼로 무청을 끊어 냅니다.
쓸만한 무청은 말려서 쓰도록 따로 한켠에다 두고요.
얼마 안되는 양이라도 베란다에다 며칠 말려 놓으면,
나중에 고등어넣고 두어번 정도는 아주 맛있게 지져먹을 수 있으니까요.
엄청나게 큰 무와 보통 크기, 약간 작은듯한 무들이 골고루 섞여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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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로 흙을 모두 씻어내고는, 말끔하게 준비를 해 둡니다.
최대한 이렇게 깨끗히 씻어서 준비를 하고
칼로 썰다가 중간에 어쩌다 눈에 띄는 거죽부분이 있으면
칼로 그 부분만 껍질을 슬쩍 긁어내듯 깍아 버리고 쓰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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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통 꺼내서 씻어놓고 나니,
큼직한 김치냉장고용 김치통 여유분이 하나밖에 되지 않는지라...
오늘 깍두기는 이렇게 준비해 놓은 무의 반 정도만 가지고
김치통 한 통 나오도록 담을 수 밖에 없겠네요.
남는 무는 이대로 김치냉장고 안이든, 냉장고 안이든 넣어 두면
보관도 제법 느긋하게 오래 가지요.
무 나물 볶아먹는데 쓰거나, 무국 끓이는 재료로 쓰거나,
매운탕꺼리나 다른 국물 건더기로 무한 활용할 수도 있고
금새 없으질 깍두기인지라 또 이렇게 남겨놓은 무를 꺼내어 한 통 곧 담으면 되니...
두루두루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깍두기 담을 무는 먹기좋게 깍둑썰어서
이렇게 절여 두었어요.
이미 어느정도 절여지고 있는 상태의 사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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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깍두기와 같이 버무릴 다른 건더기 재료는
늘 그때그때 냉장고 안에 있는 쓸만한 재료들을 꺼내어서 같이 쓰기에
매번 바뀌게 됩니다.
또, 그래야 깍두기 맛도 좀 더 다양하게 느끼고 즐기기에도 좋구요.
오늘은 이렇게 시장에서 사 온 미나리 한 단 다듬어서 같이 준비해 놓고
양파도 같이 다듬어 먹기좋게 썰어 준비를 해 두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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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만 집어 먹어도 이미 맛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절여진 상태.
여기에 김치양념재료들을 모두 넣어 주고,
양손에 위생장갑 낀 손으로 슬슬슬 버무리기만 하면 되지요.
빨간홍고추를 즉석에서 드르륵 갈아서
이렇게 넉넉하게 넣어서 같이 버무립니다.
이러면 양념에서 훨씬 신선하면서도 칼칼하고 매운맛이 제대로 느껴지니까요.
맵운 고추양념인데도 아주 청량감있고 시원한 감칠맛까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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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버물버물...
골고루 위아래 섞어가며 잘 버무려 줍니다.
요즘 계속 깍두기 버무리는데 넣느라
냉장고안에 넉넉하게 넣어 두었던 싱싱한 홍고추를 꺼내쓰곤 했더니...
오늘 양념으로 갈아쓰려고 있는 홍고추를 다 꺼내어 보았는데
남아있는 양이 그리 넉넉치 않네요.
그래도 아쉬운따나, 김치양념은 만들어질 수 있는 양인지라
일부러 또 고추사러 시장에 나가지 않고
남아있는 홍고추만 드르륵 다 갈아서 이렇게 버무려 내었답니다.
빨갛게 무에 고추색깔 물 들이려면 마른 고춧가루로 무 먼저 버무려서 써도 좋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하루이틀 익어가면서 서서히 자연스럽게
빨간 고춧물이 깍두기 무에 발그레하니 예쁘게 배게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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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만들기는 참 쉬우면서도
제대로 맛있게 만들기는 또 그리 수월치 않을 때가 많을꺼예요.
그런분들에게 꼭 알려드리고 싶은 한가지 팁이 있어요.
이 맛난 깍두기 양념의 비결 중 가장 중요한것이,
바로 이 종이팩에 들어있는 유산균음료 쥬스예요.
보통 큰 대형마트에 가면 돈 천원도 하지 않는 이 파인애플 쥬스 한 팩.
참 두루두루 유용하게 잘도 쓰입니다.
예전에 알려드린 스윗칠리소스 만드는 데에도
지금도 여전히 참 편하게 쓰이고요.
이렇게 김치양념 만들때에도 아주 제대로 감칠맛을 더해주고
야쿠르트 종류와 같이 이 팩에 든 쥬스도 유산균음료인지라,
김치의 건더기와 양념 모두 조화롭게 발효되면서
그 맛은 점점 더 깊어져 가지요.
한두번이 아니라 오랫동안 맛있게 담아 먹고 있는 방법이니,
다음에 우리집처럼 이런식으로 담아보시면
드시는 내내 제대로 맛깔스럽게 깍뚜기가 잘 익어가고
아주 맛있을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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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김치냉장고에 넣는 큼직한 김치통에다
방금 만든 깍두기를 그윽하게 채워 넣고 나니,
씽크대에 쌓여있는 설거지감을 봐도
기분은 그저 좋기만 합니다.
재료손질부터 마무리까지 손이야 많이 가지만...
이런 맛에 김치도 담고,
또 이런저런 반찬들도 만들고 하는거지요.
생고추를 좀 더 넉넉하게 갈아 넣었으면
빨갛고 더 칼칼하니 맛깔스러워 보였을텐데,
그래도 이렇게 좀 모자란듯 이렇게 양념을 버무려 놓았어도
이번 깍두기도 아주 맛있게 되었어요.
하루 정도만 두었다가 시원하게 꺼내 먹으면
칼칼하면서도 매콤달달한 양념맛과 아삭아삭 시원하게 씹히는 깍두기 맛이
아마 겨우내 제대로 밥도둑이 될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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