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제 책 '집밥 365일'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께...
꼭 참고하시기 바라면서 알려드립니다.
맨 처음 책을 만들면서 생긴 소소한 오자부분이 몇군데 남아 있습니다.
책이란게 몇 번 꼼꼼하게 검토하고 만들어내도,
이렇게 약간씩 실수가 들어가네요.
앞으로도 잘 볼 수 있도록 또 추가되는 부분이 있으면
이 아랫부분에 계속 내용을 추가하도록 할께요.
나중에라도 레시피의 수정부분을 쉽게 찾아 보실 수 있도록
이 글 제목에 책 제목을 넣었지요.
(1) p.116 겉절이 한접시 레시피 中 '설탕분량은 1/2숟가락'
(2) p.178 버섯떡볶기 레시피 中 '국간장 7숟가락→1숟가락' *****
어느새 9월의 마지막 날.
늘 똑같은 우리집의 부엌 풍경과
오늘 아침밥 이야기를 전합니다...^^
< 2010.9.30 목요일의 아침상 >
오늘도 밥을 지으며
기왕 열 올리는 밥통에 다른 반찬꺼리 한가지를 같이 넣어서 쪄 냅니다.
오늘 아침에는 횟감 생선 발라먹고 남는 잡뼈를 가지고
횟집에서 끓여서 나오는 식의 잡뼈매운탕을
제대로 맵고 칼칼하게 끓여 내려고 하니...
매운 것 잘 못먹는 막내 예본이가 떠 먹을만한 것 한가지로
순하고 보드라운 계란찜을 준비해 보아요.
물과 계란, 소금간만 제대로 맞춰서
설탕도 손끝으로 집어서 아주 소량만 넣어주어
계란찜 잡내도 없어지면서 조직은 더 보드라워지도록 잘 맞춥니다.
숟가락으로 골고루 잘 섞어 풀어지도록 미리 충분히 섞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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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씻어서 안쳐놓은 쌀 위에다 살짝 그릇을 얹고
밥솥 뚜껑을 닫지요.
취사버튼 눌러주고 기다리면서
밥이 다 되었다고 소리가 날 즈음까지는
계란찜은 그저 잊어버려도 좋지요.
그리고는, 이제 아침밥상에 올릴 다른 찬거리들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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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부식가게에 들러서 무를 하나 사 왔습니다.
그렇게 크고 굵지는 않아도
들어보니 제법 묵직하니 좋네요.
요즘같이 물가 비싼 시기라도
무는 쓰임새많고 꼭 필요한 재료이니...
1500원 주고 사면서 주인아주머니께 얼마나 고맙던지요.
김치냉장고 안에 넣어두고는
며칠동안 뚝뚝 덩어리째로 끊어서 박나물도 꺼냈어요.
비록 시들하지만 볶아 먹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지요.
김치냉장고 문 연김에,
안에 같이 넣어 두었던 쪽파도 같이 꺼내어서 손질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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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 거죽에 상처나고 슬쩍 멍든곳도 보이니
그런 부분만 칼로 허물벗기듯이 얇게 슬슬 벗겨내며 손질을 합니다.
그리고는 반으로 뚝 잘라 놓았어요.
통으로 놓고 썰어쓰다보면 아무래도 헤프게 쓸까봐 그런거지요.
박도 속의 씨부분 다 걷어내고,
말끔하게 껍질 벗겨서
나물반찬이든 뭐든 만들적에 바로 쓸 수 있도록
길쭉하게 조각으로 썰어 놓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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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파도 끄트머리 노랗게 변한 부분이 보이면 그것만 손끝으로 톡톡 끊어내고...
괜시리 멀쩡한 부분이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부분은 그대로 두며 손질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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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부터도... 채소나 다른 재료들 손질할적에
허투로 어지간해서는 잘 끊어내 버리지 못하지만,
요즘처럼 식재료 물가가 하늘높은줄 모르고 계속 솟아오르는 시기에는
나도 모르게 손끝이 더 짠순이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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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는 6개에 2000원.
깻잎나물은 푸짐하게 담아서 한봉지에 1000원.
이렇게 시장에서 검은봉다리 채로 사 온 채소는
마트에서 하나 단위로 파는 가격과 비교해보면
아무래도 참 많이 저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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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순 나물꺼리를 다듬고 나니,
깨끗하고 모두 싱싱해서 거의 버릴것도 없는지라
담아 놓으니 이렇게 한가득 넘쳐 나네요.
이 깻잎나물 다듬으면서
1000원에 한봉지 꾹꾹 눌러담아 파는 콩나물도
조금 꺼내어서 같이 손질했지요.
반정도만 꺼내어 까만 콩깍지 다듬어 손질해 놓으니
채반에 벌써 이렇게 그윽하게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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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지막한 스뎅냄비에 물을 넣고 가스불에 올렸어요.
얼마후에 물이 팔팔 끓어 오르면
깨끗하게 몇번 씻어서 준비해놓은 깻잎나물을 모두 넣어서
끓는물에 고루 섞어가며
보드랍게 잘 익도록 알맞게 데쳐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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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에 맑게 여러번 헹궈서 양손으로 깻잎순 건더기를 건져올려
꼭 짜서 채반에다 올려서 준비해 두었어요.
이제 좀 이따가 냄비에 달달 볶아내면
맛난 나물반찬이 금새 만들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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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반을 뚝 잘라서
반만 꺼내 쓰고 나머지 반은 김치냉장고에 다시 넣어 둡니다.
요즘같이 채소가 귀하고 값비쌀적에
이 비싸고 귀한 무 한 덩어리...
꼭 써야할 곳에만 낭비없이 아껴 써야지요.
무나물 볶아 먹으려고 얇팍하게 총총총 채를 썰고...
다른 용도로 쓰려고 약간만 따로 끊어서
큼직하게 뚝뚝 썰어서 이렇게 준비를 해 둡니다.
이따 매운탕 끓일적에 국물 시원하게 같이 넣으려고
이렇게 미리 따로 조금 썰어 놓은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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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물도 나박썰기 모양으로 굵지 않게 총총 썰구요.
박은 잘 익지 않으니
너무 두껍게 썰어서 볶기 보다는 좀 얄부리하게 썰어 볶는게
볶아내기도 더 수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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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콩나물부터 볶아요.
참기름 넉넉하게 둘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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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간장으로 간까지 맞추고 나니
맛있게 잘 볶아졌네요.
고소한 냄새가 더하도록
방금 찧어놓은 깨소금도 솔솔 뿌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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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나물도 마찬가지로 콩나물과 똑같이...
넉넉한 참기름에 구수한 집간장으로 간 맞추기만 하면
조미료 한 톨 들어가지 않아도
들큰하니 아주 맛나게 볶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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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물도 볶는 방법은 마찬가지구요.
이 박나물 속살은 보기보다 쉽게 잘 익지 않으니,
좀 약한불로 은근하게 제법 볶아줘야
폭신폭신한 특유의 식감이 느껴지도록 맛있게 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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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깻잎순나물도 볶아요.
깻잎순 볶아먹는 방법이야 여러가지가 있지만
오늘은 위의 나물들과 거의 같은 방법으로해서
모든 나물이 양념간은 비슷하면서도
원재료마다의 특유의 맛은 다 다르다는것을 느낄 수 있도록
모두 참기름에 기본 조선간장만으로 이렇게 볶았지요.
다만 이 깻잎순은 다진마늘을 미리 위생장갑 낀 손으로
깻잎순과 같이 섞어서 조물조물 무쳐 놓았다가,
여기에 참기름과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춰 볶아냈답니다.
식욕을 확 당겨주는 깻잎순의 향긋한 맛에 마늘향이 더해져서
이렇게 볶아놓으면 밥 먹으면서 계속 입맛이 슬슬 은근히 살아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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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볶아낸 오늘 아침반찬으로 먹을 나물 4가지.
모두 반찬통에 담아내고보니 제법 양이 넉넉하네요.
나중에 이 나물들 모두 커다란 양푼같은데 덜어서
밥과 같이 고추장 섞어서 쓱쓱 비벼 먹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냥 흐뭇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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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찜 위에 아무런 고명도 얹지 않고
그냥 계란만으로 찜을 만들어 먹으려면
밥이 다 되었다고 소리가 날 적에 다 익은 계란찜을 바로 꺼내면 되지요.
그래도 좀 더 먹음직스럽게 보이고 또 맛도 더 좋도록
잔파나 대파 총총총 다진것이라도 조금 얹어서 계란찜을 만들어 내려면
고명거리를 미리 준비해 놓고는
이렇게 취사가 끝나기 3~5분 전쯤에 전기밥솥 뚜껑을 열어 봅니다.
그러면 이때쯤에는 이미 계란찜이 먹음직스럽게
이렇게 부풀어서 잘 익어있지요.
그러면 이 위에다 준비해 놓은 고명거리를 솔솔 뿌려 주고는
다시 전기밥솥 뚜껑을 닫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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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조금 이따가 3~5분쯤 지나
밥이 다 되었다고 소리가 날 적에 밥솥 뚜껑을 다시 열어요.
이제 이렇게 맛있게 만들어진 계란찜도 꺼내어
아침 밥상에다 올리고
밥도 주걱으로 골고루 섞어서 밥공기에다 푸짐하게 퍼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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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불 위에는 잡뼈 매운탕 냄비가 팔팔 끓고 있네요.
아까 조금 남겨서 준비해 놓은 무를 넣고
양파와 두부, 고추, 그리고 손질해 놓았던 쪽파 몇줄기 썰어넣고
같이 팔팔 끓입니다.
미나리나 쑥갓이 있으면 좀 넣어 끓이면 더 맛있겠지만
미나리도 쑥갓 두가지 모두 요즘 한줌만 사려해도 하도 비싼데다
오래 두고 먹을만한 재료들도 아니니...
이럴때는 같은 재료를 무조건 고집할 필요없이
그저 더 저렴하고 또 맛난 다른 대체재료들을 넣어서
또 다른 맛으로 맛나게 끓여 먹으면 되지요.
마침 콩나물 볶아내면서
한 줌만 따로 매운탕에 넣으려고 빼 두었던 콩나물도 넣었더니
간 맞추며 먹어보는 매운탕 국물 맛이 오늘따라 더 시원하게 우러났네요.
이제 이렇게 매운탕도 다 끓었으니,
슬슬 아침상을 차려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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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차려낸 오늘 아침밥상이예요.
김치가 비싸고 귀해진 요즘이지만
그래도 밥상위에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필수 반찬이지요.
우리집에서도 얼마전 3포기에 만원할적에 담아놓은 김치가
이제는 거의 끝물입니다.
요즘 딱 맛이 알맞게 익은 김치도 작은것으로 한 포기 김치통에서 꺼내어
새로 썰어서 반찬접시에 담아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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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하면서 같이 쪄낸 보드라운 계란찜도 밥상에 올려야지요.
그리고 박나물도 그 옆에다 한 접시 덜어서 같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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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밥상위에 올려도 질리지 않는 콩나물볶음도 한 접시 덜어 담았어요.
요즘 소박한 나물거리 반찬 한가지 만들려 해도
나물 재료로 쓸 채소 한가지 한가지가 어찌나 비싸기만 한지요.
그나마 이렇게 저렴하게 콩나물을 사 와서
신선한 재료로 푸짐하게 맛난 나물반찬을 만들수 있음이 참 고마운 요즘입니다.
이렇게 고마운 마음으로 정성들여서 반찬 한가지 만들어 내는 만큼이나
이 콩나물 반찬해서 밥도 맛있게 먹고
아이들 키도 쑥쑥 잘 자라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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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달달하게 곁들여 먹는 부드러운 단호박 조림도 한 접시 내었구요.
단호박조림에 쓰는 이 단호박도 마찬가지로
밥 지을적에 전기밥솥에 같이 넣어서
아주 수월하게 거져먹기 식으로 쪄 내지요.
만들기도 쉽고 달달하면서도 구수한 단호박 맛이 얼마나 좋은지...
그래서 집에 단호박을 몇통씩 사 두고는
늘 밥 지을 적에 이렇게 단호박 같이 쪄 내어서는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이렇게 단호박조림도 만들어 먹고
또 단호박사라다도 맛있게 만들어 먹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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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밥도둑 깻잎순나물 볶음도 이렇게 푸짐하게 올리구요.
이 깻잎순도 비름나물이나 참나물 같은 다른 나물들과 마찬가지로 수
북하게 쌓여있는 생잎을 데쳐서 헹궈내고 나면
에게게 소리가 날 정도로 양이 확 줄어드니...
얼마나 아쉬운지 몰라요.
그래도 맛난 나물볶음으로 만들어 놓으면
양이야 적어도 그만큼 보람이 더 크지요.
접시에 좀 넉넉하게 담아낸다고 이렇게 내어도
밥 먹으며 몇 젓가락 집어 먹다보면
어느새 없어져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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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캉거리기도 하고 아삭거리기도 하는 무나물 볶은 것도
이렇게 한 접시 올리구요.
요즘 무가 하도 비싸면서도 맛은 덜한 시기지만
이렇게 참기름 넉넉히 둘러서 집간장으로 구수하게 간 맞춰 볶아 놓으니
씹을수록 무의 단맛이 은근하게 베어 나오는게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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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름 바르지 않고 불에다 바로 슬쩍 구워낸 생김 구운것도 상에 올립니다.
요즘 우리집 밥상에 거의 빠지지 않고 늘 올라오는 반찬이지요.
물론 진간장,참기름,깨소금 섞어서 찍어먹는 장도
조금 덜어서 같이 내야지요.
더운 한 여름에는 김에다 참기름,들기름 섞어발라서
앞뒤로 고소하게 구워서 그리도 많이 먹었는데,
이제 찬바람이 불고 한기도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하는 계절이 오니
심심한 바다내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 생김의 맛과 향이 두루두루 참 좋습니다.
밥 위에다 이 생김 구운것만 살짝 얹어도
요즘 밥맛이 어찌나 좋은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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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밥상 가운데에는
칼칼한 국물 가득한 매운탕 냄비가 보글보글 끓으며 올라가지요.
우럭같은 매운탕꺼리 생선을 온마리 통째로 넣고 끓여내는 매운탕도 좋지만
이렇게 횟감으로 발라낸 뼈에 얇게 생선살이 붙어있는 재료로 끓여낸 매운탕은
호르륵 거리면서 지느러미살이나 뼛살 발라내 먹는 맛이 참 좋아요.
생선도 퍽퍽살보다는 사실 그런 부위들이 기름지고 더 맛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집 매운탕은 생선 통째로 넣어 끓이는 매운탕보다도
이렇게 국물 진하게 우러나는 잡뼈매운탕이 더 상에 자주 오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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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해 햅쌀로 지어낸 밥 한공기.
어른신들 말씀이.. 요즘 가장 싼것이 이 쌀이라고 하지요.
밥 든든하게 먹고 오늘도 기운내서 하루를 열심히 살아보자고
밥도 이렇게 밥공기에 가득 푸짐하게 퍼서 상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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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마지막 날...
오랫만에 아침밥상 이야기를 올려봅니다.
명절에다... 또 다른 여러 일들과 맞물리다 보니..
지난 9월 내내 많이 바빴었지요.
중학생인 우리 예인이는
오늘부터 중간고사가 시작입니다.
다른 학교들보다 좀 빠른 편인가 모르겠네요.
우리집 같은 경우는 학원을 다니지 않아서
학교수업에 의존하면서 스스로 공부를 하다보니...
장점도 있고 물론 또 단점도 있겠지요.
그래서 엊저녁도 잠자리에 평소보다 늦게 들고
새벽 일찍같이 일어나서 책을 좀 더 보다가
아침 든든하게 먹고는 집을 일찍 나섰지요.
그래도 집을 나설적에 다녀오겠습니다 하는 목소리 하나는
여전히 오늘도 우렁찹니다.^^
9월의 마지막을 보내면서
이렇게도 날은 선선하고, 하늘은 푸르른데
몸과 함께 지성도 감성도 쑥쑥 자라나는
사춘기 세대의 모든 아이들,
마음이라도 좀 편히 이 가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침에 묵은 이불빨래를 널면서
이리 좋은 날...그저 나만의 바램인지도요.
잘 하고 돌아올꺼라 믿어요.
결과가 어떻든지간에,
그래도 제 나름대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부모의 마음은 참 고맙기만 하네요.
아침상을 준비하면서
엄마의 기를 정성스럽게 담아내려 했는데,
과연 예인이에게 전달이 되었을지...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시험을 앞둔 아이들과 우리 어머니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좋은 계절이니 더욱 힘 내시고 기분좋게 10월을 맞이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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