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6.15 화요일의 아침상
목이 말라 물부터 한 잔 마시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주전자 안의 끓인물이 거의 안 남았네요.
그래서 오늘은 제일 먼저 주전자 씻어서
먹을 물 부터 끓입니다.
보리차와 옥수수차, 결명자차, 둥글레차, 뽕잎 말린 것...
다 유기농이지요.
이 5가지가 우리집 식수 재료랍니다.
그 때 그 때 기분에 따라,
어떤 것이든 2가지만 골라 섞어 끓여 낼 때도 있고...
혹은 서너가지 재료를 섞거나,
소량씩 골고루 5가지를 다 넣어서 끓여 낼 때도 있고...
이 다섯가지 재료를 가지고
물을 끓여 내는 경우의 수가 참 많습니다.
물맛이 조금씩 끓일 때 마다 달라지는데,
어떤 조합으로 끓여도 참 물이 시원하고 답니다...^^
오늘은 보리차와 둥글레를 넣고 끓였네요.
다 끓인 주전자는 얼른 식으라고 바람 잘 통하는 뒷 베란다에 내어 놓았어요.
빨리 식어야 냉장고에 넣어서 시원하게 다들 물을 마실 수 있을테니까요...^^
요즘은 거의 하루에 한번은 물을 끓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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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국부터 끓여 봅니다.
큼직한 국냄비에 국물 멸치도 넉넉하게 두어 줌 집어 넣고
다시마도 큼직한 것으로 넣어서
육수가 제대로 나오도록 가스불 위에 올려 놓고,
냄비가 끓는 동안..
도마를 꺼내 오늘 국에 넣을 재료들을 준비했어요.
오늘 만들어 먹을 국은 떡오뎅국.
말 그대로 떡볶이떡이나 가래떡과 오뎅을 넣어
감칠맛나면서도 시원하게 끓여먹는
초간단 국이지요...^^
오뎅만 넣어서 끓이는 집들이 많지만
저는 어릴적부터 어머니가 방앗간에서 일부러 가래떡을 빼 오셔서
이 떡오뎅국을 끓여주곤 하셨어요.
정말로 오뎅도 맛있지만 떡은 훨씬 더 맛있었거든요.
재료도 복잡치않고 참 간단해서..
이렇게 무 약간과 대파에 오뎅과 떡만 곁들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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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냄비의 육수가 우러났다 싶으면
육수재료 건더기들을 이렇게 다 건져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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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를 먼저 넣어서
잘 익으면서 시원한 맛이 국물에 우러나도록 팔팔 끓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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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과 떡도 넣어서 끓이고
야들야들하게 이 건더기들이 잘 익었으면
마지막으로 대파 넣고
새우젓으로 간 맞춰 주시면 됩니다.
새우젓은 건더기까지 같이 넣는데
처음부터 뽑아놓은 멸치다시마육수에다 오뎅을 끓일 때 나오는 맛과 더해져서
아주 입안에 제대로 감칠맛이 도는 시원한 국물을 만들어 주지요.
순한 맛 보다는 맵고 칼칼한 느낌의 국물맛을 좋아하시면
매운 고추 하나 띄워서 같이 끓여 내시면 되고요.
떡어묵국이라 불러야 하겠지만...
어릴 적 엄마께서 '오늘 떡오뎅국 끓일까?' 하셨던 그 억양과 말투가 지금도 생생한 듯..
이렇게 바꿔 부르면 낯선 다른 음식같은 느낌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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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아주 수월하게 준비했답니다.
어제 저녁에 푸짐하게 만들어서 먹다 남은 양장피도 한 접시 낼 수 있을 정도로 남아 있고...
또 어제 저녁에 돼지생고기를 갈아 와서
척척 손으로 치대가며 빚어놓은 함박스테이크감도 김치냉장고에 넉넉하게 들어 있었거든요...^^
좀 있다 스테이크 고기를 구워 낼 테니
함께 곁들여 먹을 샐러드를 조금 준비 해 보았어요.
각종 샐러드 채소에 크래미와 삶은 계란...거기에 양송이버섯...
양송이버섯은 어디에 어떻게 들어가도 좋지만
이렇게 익히거나 데치지 않고
그대로 생으로해서 4등분해서 샐러드로 먹을 때야말로...
양송이버섯 맛의 진가가 느껴지는 가장 훌륭한 맛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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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또 생선을 한마리 구워 봅니다.
김치냉장고안에 넣어 두었던
아까무스를 한 마리 꺼내어서,
약하게 소금 간 하고는
기름 두른 후라이팬 위에 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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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후라이팬에 이렇게 지글지글 구워냈네요.
아까무스는 살코기도 많고 통통하게 생겼지만
속살이 워낙에 보드라워서
다른 생선들보다 더 빨리 익는 편이랍니다.
굳이 생선구이기의 도움이 없어도...
이리 구워내면 또 그 나름대로의 맛이 또 있지요?^^
때로는 기름 둘러 구워줘야 생선 맛도 더 할 때가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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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까지 한마리 구웠으니
이제 곧 아침상을 차려야 겠네요.
김치냉장고에서 빚어놓은 함박스테이크고기를 꺼내와서
또 다른 후라이팬 위에 기름 약간만 두르고 구워봅니다.
일전에 마트에서 사은품으로 2개 받은 후라이팬을
생선용과 비생선용으로 나누어서 아주 잘 쓰고 있네요...^^
고기를 많이 치대어서 끈기도 생기고해서
예쁘고 동그랗게 잘 빚어낸다 했는데도...
영 파는것만큼 예쁘게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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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로 골고루 잘 익혀 가면서
90% 정도까지 제대로 익도록 잘 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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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먹기 좋은 한 입 크기로 잘라서
스테이크 팬에 옮겨 담아
스테이크 소스 뿌려 주고...
다시 가스불 위에 지글지글 뜨겁게 해서 상에 내면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식어서 맛없는 고기가 아닌지라,
먹는 내내 더 맛나게 즐길 수가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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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거저먹기로 정말 수월하게 차려낸 오늘 아침밥상이예요.
우선, 어제 만들어서 거의 다 먹어가고 있는
콩나물과 시금치나물, 무나물, 미역줄기볶음..
이렇게 4가지 모듬 밑반찬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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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이팬에다 기름 살짝 두르고
지글지글 구워낸 빨간고기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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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지글 뜨겁게 상에 올린
돼지고기 갈아서 만든 엄마표 함박 스테이크...^^
어제는 치대고 빚어서 김치냉장고에 넣어 두기만 하고
아침에 처음 구워 봤는데,
구울적에 한 점 조금 떼어서 먹어보니
짜게 간이 되지 않아서
이렇게 스테이크 소스 넉넉하게 뿌려 같이 먹으니
짜지 않고 딱 적당한게... 맛있었어요...^^
소스 곁들이는 고기는 무조건 간을 삼삼하게 해야
나중에 고기맛도 제대로 살고 소스맛도 제대로 느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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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지은 밥에
뜨거운 떡오뎅국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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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고기 먹을적에
입안을 개운하게 해 주는
모듬샐러드 한 접시...^^
먹을 때마다, 입안에 가득 퍼지는 기분좋은 아삭한 느낌..참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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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질 수 없는 구운김과 김장김치 한 접시.
그리고,
어젯밤에 양장피를 만들어 먹었었지요.
재료를 넉넉하게 준비했었는데
생각보다 더 많이 배불리들 먹고...^^
아침에 얼마 남은 재료들을 섞다보니
이렇게 한 접시가 나오네요.
두 끼 연달아 이어서 먹어도
겨자소스가 입안을 아주 개운하게 하니,
오늘 아침에도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실은 어제 준비해 놓은 것을 차리기만 하면 되었기에
너무 편하게 몇가지를 준비하는 바람에
아마 오늘 아침은 더더욱 맛 좋게 느껴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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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평소보다 훨씬 빨리 후딱 차려낸 오늘의 아침상.
뜨거운 것은 뜨거운대로, 또 차가운 것은 차가운대로...
배가 빵빵하게 잘 먹었지만...
점심때까지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다보면
또 배는 어느새 훌렁하게 꺼져있는게... 참 신기...^^
매 끼니를 챙겨 먹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참 귀찮고 번거로운 일 같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각박한 생애에서
내게 격려와 힘을 주는...
그런 소박한 기쁨과 즐거움이 되어 주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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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입가심은....
땀 흘리며 뜨건 밥 먹고 난 다음,
차갑게 마시면 딱 좋은 상콤한 오미자차.
얼음처럼 차가운 생수부어 주전자에 시원하게 타서
이렇게 빈 유리병에 가득 부어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아침 먹고 난 다음, 한 잔씩 시원하게 마시고 나니...
뱃속이 깨끗하게 씻겨 지는 듯...^^
기분까지 상쾌해 졌지요.
오늘 아침의 차 한 잔의 여유로...
활력 뿐 아니라...
하루를 기분좋은 예감으로 시작합니다.^^
자기최면... 이미 생각이 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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