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올 봄, 부산 MBC 어린이문예 실린 내용이예요.
예전에 저 어릴 적 국민학교 시절,
이 책을 참 좋아해서는 늘 읽으면서 자랐는데...
어린이문예라는 조그마한 책...
기억이 나실런지 모르겠어요.^^
작년부터 어린이들을 위한 요리와 음식관련 원고를 쓰고 있지요.
시중에 파는 책이 아니라
부산과 경남지역 학교 도서관 등으로 들어가는 책이랍니다.
얼마 전, 어린이문예 여름호 원고를 보내드리면서,
어제 또 맛있게 만들어 먹었던 이 빨간코다리 글을
여기에 올려 봅니다.
아주 쉽고도 맛나니 혹 마땅한 반찬 없으시면
시장 보실적에 코다리 한 코 사 와서,
오늘 저녁, 한 냄비 든든하게 끓여서 드셔 보세요.^^
'코다리'라는 생선 이름... 어린이 여러분들 혹시 들어 보셨나요?
명칭은 생소할지 몰라도 직접 상 위에 올라온 이 코다리를 보게 되면
아마도 '아하~이거였구나~' 하는 소리가 나올꺼 같아요.
보통 가정집에서 혹은 식당에서 두루두루 자주 만들어서 상 위에 올리는 생선이거든요.
그만큼 이 코다리로 만든 반찬이 맛있기도 하면서 또 비교적 저렴하기도 하구요.
우리가 또 많이 들어보기도 하고 자주 먹기도 하는 생선 중 한가지가 바로 명태지요.
이 명태는 먹거리에 쓰임새도 참 많으면서,
바다에서 잡아서 어떻게 손질해 두냐에 따라서 이름도 다 달라져요.
명태를 잡아서 반 건조 시킨것이 바로 이 코다리지요.
제대로 바짝 말리게 되면 북어가 되고,
바람과 눈을 맞게 하면서 얼렸다 녹혔다를 반복해서 더욱 공을 들여 건조한 것이 황태랍니다.
또 잡은 명태를 꽁꽁 얼린 것은 동태라고 부르구요.
이 동태와 비교해서 얼리지 않은 생물 생선 상태의 명태를 말 그대로 생태라고 하구요.
그리고 아빠들 술안주로 많이 드시는 노가리는 조그마한 새끼 명태를 말린 거지요.
이 코다리는 보통 4마리를 코를 꿰어 줄로 엮어서 팔아요.
이렇게 네마리씩 엮인것을 1코라고 부르지요.
이런 까닭에서 코다리라고 불리워지게 되었다고들 해요.
예전에는 집집마다 이렇게 줄로 묶어 모은 코다리들을
뒷마당 한 구석이나 바람 잘 통하는 부엌 바깥쪽 벽면에 주렁주렁 매달아 두고는 꾸득하게 말려 두면서
생선반찬 한가지가 아쉬울적에 한 줄씩 꺼내어서
어머니 손맛이 담긴 맛깔스런 반찬으로 뚝딱 만들어 주곤 하셨지요.
요즘은 꾸득꾸득하게 제대로 잘 말려서 생선살이 쫀득한 코다리보다는
마트에서든 재래시장에서든 급냉시켜서 꽁꽁 얼어있는 냉동코다리를 쉽게 볼 수 있어요.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집집마다 식재료는 큼직한 냉장고와 냉동실에다 보관하며 살아가니
저희 집에서도 이렇게 코다리를 좀 넉넉하게 냉동실에 넣어두고는
한번씩 칼칼한 코다리 반찬이 생각날 적마다, 그때그때 꺼내어서 반찬으로 만들어 먹고 있답니다.
냉동코다리는 아무래도 물이 많으니, 이렇게 잘 말려놓았던 코다리 맛이 그리울적에는
녹여서 바람 잘 통하는 그늘에다 한 이틀정도 말려 두었다가 써도 좋답니다.
일단 꽁꽁 얼어있는 이 코다리들을 가지고 요리를 하려면,
먹기 좋게 자르고 깨끗이 다듬어줘야 겠지요?
냉동실안에 들어있던 코다리를 밤에 잠들기 전에 부엌 한켠에 꺼내 두면
아침에 일어나 보면 알맞게 잘 녹아 있지요.
시간만 넉넉하면 이렇게 자연해동 시키는 방법이 제일 좋아요.
하지만, 마트나 시장에서 사 온 냉동코다리를 가지고 당장 반찬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라면
차가운 물에 잠시 담궈서 언기를 녹혀서 사용해야 해요.
어느 정도 생선살은 단단해야 맛이 좋은데
아무리 찬물이라도 얼어있는 코다리를 너무 오래 담궈두면 살이 영 맛없이 풀어질 수 있기 때문에,
30분 이내로 담궈 두었다가 꽁꽁 단단하게 얼어있는 거죽이 좀 보드러워졌다 싶어지면
이제 잘 드는 주방가위를 손에 들고 코다리를 잘라냅니다.
코다리는 뾰족한 이빨이 있는 주둥이 부분을 꼭 잘라내고 써야,
이 코다리 생선의 대가리까지 버리지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답니다.
날카로운 주둥이를 잘라내고 난 다음에는, 아가미, 등, 배 부위에 있는 지느러미들을 마찬가지로 가위로 잘라냅니다.
마지막 꼬리 끄트러미까지 잘라내면 일단 버릴 부분은 깨끗하게 손질이 다 된 거지요.
밥그릇 위에다 한 점씩 가져다 놓고 먹을 수 있도록, 마찬가지로 계속 가위를 이용해서 코다리를 적당한 크기로 절단합니다.
너무 작거나 크지 않게 한 마리를 보통 3~4 조각 정도로 잘라내면, 반찬감으로 먹기에 딱 좋지요.
생선은 이상하게 손이 많이 가면 갈수록 생선 비린내가 더 스며나오니,
이렇게 생선을 씻고 손질할 때에는 최대한 빨리 마무리해서 물기를 쫙 빼주는 게 좋아요.
그래도 이 코다리는 생선이라도 특유의 생선비린내가 아주 적은지라,
생선을 평소에 비리다고 잘 먹지않는 사람들도 이렇게 양념으로 조려내거나 쪄서 내면 참 맛있게들 먹는답니다.
속살도 퍽퍽하거나 질기지 않고 쫀득하니 보드라워서
나이드신분들이나 어린이 누구에게나 입맛에 잘 맞는 참 맛난 생선반찬감이지요.
이번에 알려드리는 이 빨간코다리는 매콤하면서도 코다리 속살이 보드랍게 목으로 술술 넘어가니
밥 한공기 금새 뚝딱 없어져 버리는 말 그대로 밥도둑 반찬이예요.
보통 식당에서는 이 코다리가 간장양념에 조려져서 많이 나오는데
앞서 이야기 했듯이, 코다리는 생선인데도 비린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어떻게 양념을 해서 먹어도 참 맛있는 반찬이 만들어 진답니다.
그 중에서도 저희집에서 어린이나 어른이나 다들 좋아하는 맛난 양념반찬이 바로 이 빨간코다리지요.
명칭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빨갛게 고추장양념으로 바글바글 끓여내는지라
예를 들어 떡볶이처럼 평소에 매콤한 양념류로 만든 먹을거리를 좋아한다면
이렇게 보들보들 맛난 코다리 속살이 어우러지는 매콤칼칼한 생선반찬이 여러분들 입맛에도 잘 맞을꺼예요.
무엇보다 쉽고 빠른 인스턴트 먹거리들이 주위에 가득한 요즘에
몸에 좋은 생선 한가지로 그만큼이나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반찬인데다,
들어가는 재료도 아주 간결하고 조리시간도 길지 않고 짧은 편인지라
부담없이 자주 만들어 먹기에 참 좋은 반찬이랍니다.
나이가 조금 지긋하신 어른이 계신 집이라면
아마도 집집마다 매년 매실액기스를 많이 담궈 놓으셨을꺼예요.
이 빨간 코다리 만드는 양념에도 이 매실액기스를 넣어서 같이 쓰는데
매실액기스는 혹시라도 먹기에 불편할 수 있는 잡내가 있으면 잡아주고 전체적인 양념의 풍미를 더욱 돋궈주지요.
이런 웰빙 양념재료까지도 듬뿍 들어가니,
이 밥도둑 생선반찬인 빨간 코다리가 우리 몸에 좋은거야 두말 할 필요도 없을테구요.^^
이 빨간 코다리가 좋은 또 한 가지 이유.
국물이 제법 자작하니 넉넉한 이 빨간 코다리를 다 건져먹고 난 후 남는 국물은
냄비째로 한번 바글 끓여 두었다가
다음 날 아침에 새송이버섯 손으로 쪽쪽 찢어서 여기에 넣고 한번 바르르 끓여내면
또 맛있는 매콤달콤한 새송이버섯 조림반찬이 한 냄비 나온답니다.
이미 코다리를 넣고 맛나게 끓여 넉은 국물인지라 코다리에서 맛있는 육수맛이 베어 나와 있어서
몸에도 좋은 버섯 특유의 쌉싸름한 감칠맛까지 함께 어우러지는 맛난 아침의 반찬거리까지...
참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아지지요?^^
<< 밥도둑 생선반찬 빨간 코다리 레시피 >>
코다리 4마리
풋고추(큰 것) 3개 (60g)
홍고추(큰 것) 1개 (20g)
무 채썰어 놓은 것 2줌 (200g)
(양념재료)
고추장 4숟가락
진간장 8숟가락
요리당 2숟가락
매실액기스 6숟가락
물 300ml
(*계량은 편하게 집에서 사용하는 어른 밥숟가락을 사용하세요)
(1) 꽁꽁 얼어있는 냉동코다리는 미리 전날 냉동실에서 꺼내놓아서 자연해동 시켜서 쓰거나, 찬물에 30분 정도 이내로만 담궈 두어서 딱딱한 언기가 어느 정도 빠지게 합니다. 그리고는 가위나 칼로 뾰족한 입을 잘라내고 지느러미들도 깨끗하게 다 제거한 후에 흐르는 물로 헹궈서 물기가 빠지도록 구멍 뚫린 채반에 올려 준비를 해 두어요.
(2) 풋고추와 홍고추는 두껍게 썰어 넣으면 씹는맛이 질기게 느껴질 수 있으니 가능한 한 얇게 어슷썰어두고,
무도 바람들지 않고 싱싱한 것으로 골라서 총총총 얇게 채를 썰어서 준비합니다.
무는 코다리와 요리할 때 보통 큼직큼직하게 냄비 바닥에 깔고 요리할 경우가 많지만 이렇게 채를 썰어서 함께 익혀내면, 괜시리 무를 제대로 푹 익히느라 너무 오래 끓여서 코다리 살까지 다 풀어지는 일이 없어지지요.
게다가 야들야들한 코다리 살 발라먹을때에 잘 익은 무우도 부담없이 목으로 후루룩 잘 넘어가고 참 좋아요.
(3) 이제 양념장을 만들 차례지요.
간단한 재료만으로 모두 훌훌 잘 섞어서 준비해 두기만 하면 되니 얼마나 만들기도 쉬운지 몰라요.
고추장과 간장, 매실액기스, 물, 요리당 이 5가지를 적당한 그릇에다 분량만큼 넣고는 숟가락으로 잘 섞어주기만 하면 된답니다.
매실액기스가 들어가지만 이렇게 양념으로 끓여서 요리하면, 특유의 매실향은 잘 느껴지지 않으면서 대신 요리의 풍미는 확 살려주는 역할을 하고 동시에 소화에 도움을 주는 원래의 효능까지 더해지니 먹을수록 우리 몸에도 참 좋아요.
혹시라도 집에 매실액기스가 없다면, 아쉽지만 요리당이나 올리고당류를 좀 더 첨가하면서 당도를 맞춰줘야 겠지요.
(4) 모든것이 준비가 되었으니, 이제 끓여내기만 하면 됩니다.
뚜껑이 있는 적당한 냄비를 꺼내어 물기가 잘 빠진 코다리를 냄비바닥에 골고루 착착 깔아 줍니다.
그리고는 썰어놓은 무채를 손으로 2줌 집어서 코다리위에 마찬가지로 평평하게 고루 펼쳐 올리고는,
준비해놓은 양념을 부어 줍니다.
그리고는 냄비뚜껑을 닫고는 가스불을 약중불 정도로 켜서, 이대로 10분간 보글보글 끓여내는 거지요.
(5) 10분후에 가스불은 그대로 둔 채 냄비뚜껑을 열어 냄비 벽쪽으로 숟가락을 넣어 바닥까지 한번만 쭉 돌려가며 냄비안쪽 재료들을 양념과 함께 고루 움직여 준 다음,
어슷썰어둔 홍고추와 풋고추를 얹어 줍니다.
그리고 5분간만 더 끓여내면 맛있는 밥도둑 반찬 빨간 코다리가 드디어 완성이지요.
<4마리를 통으로 꿰어 놓은 코다리 한 코 사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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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라와져서 가위 질 하기 수월해 지도록, 물에 조금 불려 두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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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리 입부분 가위로 잘라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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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느러미도 끊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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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 씩 밥그릇에 가져와서 발라 먹기 좋을 크기로 잘라 깨끗이 씻어 놓으면 코다리 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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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추와 무 준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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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장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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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 코다리 제일 먼저 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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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 썰어 놓은 것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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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코다리용 양념장 이 위에 부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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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위에 올려 뚜껑 덮고 은근하게 끓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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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어갈 마지막 즈음에, 준비해 준 고추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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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은근하게 끓여주면 밥도둑 빨간코다리가 다 된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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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날의 빨간코다리. 마찬가지로 냄비에 코다리 준비하고 무채 얹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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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해 둔 양념장 부어 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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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만들어두어 아래에 이렇게 조금씩 양념이 덩어리 져 있는 것도 그냥 부어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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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덮어서 은근히 불 위에 끓이다가 고추 얹어 조금만 더 끓여내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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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리,무,고추 모두 매운 양념국물과 잘 어울려서 건더기나 국물 어느 하나 버릴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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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로 통째로 식탁에 올려 떠 먹어도 좋고, 반찬 그릇에 먹을만큼만 덜어내어 먹어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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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이면 보글보글 된장도 한 뚝배기 끓여서 이리 같이 곁들여 드셔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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