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달만에 친정엄마가 또 오셨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고깃국물 좀 끓여주십사 부탁을 했답니다.
남들은 제가 끓인 고깃국이 다 맛있다고하는데 아무리 먹어봐도 엄마가 해준 그 맛은 아닌거예요.
특히나 육개장과 무국이요.
카메라 바꾸기 전에 찍어둔 것과 바꾼 후 찍은 사진이 섞어있어요...이해해주세요...
[육개장]
쇠고기 사태 600g, 대파 1단, 국간장 1~2큰술, 마늘 1큰술, 고추가루 2~3큰술(취향에 따라),
소금은 국물 양에 따라 조절, 후추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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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고기 1키로를 다넣으시대요.
물 양이 가늠되죠? 어차피 한시간 정도 끓이면 졸아드니까
물양에 크게 구애받지마세요. 많으면 더 끓여서 졸이면 되고, 적으면 물넣고 희석하면 되고...생각대로...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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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국 끓이시던 사진인데...
10리터는 됨직한 곰솥에 쇠고기 600g, 무를 반개 정도 넣으시데요.최소한 이만큼씩은 끓여야 맛이 난다네요.
저는 평소에 고기 300g에 무 1/4개 정도 넣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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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오래 익힌 고기를 썰어줍니다.
고기를 큼직하게도 써시데요. 평균 3X4cm 정도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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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른 고기는 고추가루, 마늘, 국간장에 버무려 두었다가 4cm 정도로 썰은 파와 함께 끓는 육수에 넣어요.
한 번 푸르르 끓으면 불을 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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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표 육개장의 포인트는
1) 고기에 비해 국물을 적게 잡는 것...국물이 진하니 맛있겠죠.
고기 1키로로 끓인게 10대접 조금 넘게 나왔어요...
암튼....300g 넣고 10대접 만드는 것과는 국물 맛이 다르겠지요..
2) 또 하나, 맛있는 국간장과 천일염으로 간한거예요.
엄마가 소금을 달라셔서 꽃소금을 드렸더니 간수뺀 천일염을 달라시는거예요.
저는 배추 절일때만 천일염을 써서 한동안 안썼더니 굳어있더군요. 암튼 박박 긁어드렸답니다.
맛있는 국간장 얻어둔 것이 있어 그걸 사용했구요.
제가 꽃소금과 샘표 국간장으로 간했을때와는 전혀 다른 맛이 나왔답니다.
친정 가서 얻어먹던 바로 그맛인거예요.
역시나.....요리에는 재료만큼 중요한 요소가 없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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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국거리로 양지를 선호하시는데 저는 사태가 훨씬 깔끔하고 맛있어요.
단, 사태를 부드럽게하려면 조금 더 오래 끓여야하는게 귀찮지만요.
사태 사이사이에 박힌 골이 보이죠? 저 쫄깃한 골이 양지에는 조금 밖에 없잖아요....
[콩나물국]
콩나물 1봉, 조개 1봉, 마늘 1작은술, 파 1대, 소금...국물양에 따라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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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어려워하는 음식이 콩나물국이예요.
책에도 쓰고 예전 게시물에도 밝혔지만 콩나물국 맛있게 하려고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해요.
갖은 육수를 내고, 국물맛 진하라고 콩나물 많이 삶아서 건져내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위험한 얘기지만, 천일염으로 간하니 맛이 확 살았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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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 덕이 아니냐구요?
예전에도 조개는 넣었답니다. 소금이 문제였어요.
[ 무나물 ]
무 1개, 들기름 1큰술, 마늘 1큰술, 생강가루 1작은술, 소금...취향에 따라...
겨우내 맛있는 무로 무국, 무나물 많이들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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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무는...이 결로 썰어야 훨씬 식감이 좋다고해요,
저는 보통 둥근 단면으로 자른다음 채를 써는게 그게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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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가로결이 아닌 세로결로 채를 썰어요.
그러니까 무 전체 모양으로 봤을때 세로로만 결을 내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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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멸치를 통째로 넣었다가 건져내는데,
엄마는 머리, 내장 바르고 가늘게 갈라넣으세요. 멸치를 같이 먹는게 좋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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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흥건하게 나왔죠. 들기름, 마늘 넣고 볶아주다 뚜껑 덮고 뜸들이듯 익혀줍니다.
소금으로 마무리 간을 맞추고 채썬 대파와 실고추를 넣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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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천일염만 넣고 간했어요.
국물이 자작하니 밥비벼먹기 참 좋아요.
큰 무 한통으로 만든 것, 일주일 내내 껴앉고 먹고있습니다...
엄마 음식은...그냥..설명할 수 없지만 담백하고 질리지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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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계시는 동안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냄비밥을 하게됐다는거예요.
오마니께서 압력솥밥이 딱딱하고 맛없다고 툴툴하시더니 냄비밥을 지어드시는거예요.
유난을 떠시네...했는데...식감이 훨씬 좋은거있죠. 특히나, 시간이 지나먹어도 밥알이 단단해지지않아
술술 넘어가는게...애들도 이제 냄비밥을 찾아 제 신세를 고단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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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르크루제에 해보시더니 누룽지가 잘 안일어나고 맛이 없다며
무쇠를 내놓으라고 하시는데 저는 무쇠솥이 없거든요.
하는 수 없이 이와츄 전골냄비를 드렸는데...거봐, 누룽지가 이렇게 일어나야지...하시며
좋아하셨다는....확실히 무쇠 누룽지가 짱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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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비장의 무기...
저는 채소 절일때만 간수뺀 소금을 사용하고 요리에는 꽃소금을 사용하는데
울 엄마는 모든 음식의 간을 간수뺀 소금으로 하십니다.
정말 깊은 맛이 나는게...엄마 음식의 깔끔하고 깊은 맛의 비밀이었던거죠.
그런데...
문제는.......진짜 천일염을 어디서 구입하느냐예요.
TV에서 보니 염전에다 중국소금 부어서 섞은 다음 천일염이라고 팔더라구요...
이제, 진짜 천일염 구하기가 제 과제가 됐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