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일찍 먹는 날은 그만큼 일찍 잘 준비를 해야 하는데...
늦게까지 깨어 있어야 할 일이 있으면 이렇게 꼭 엄청난 역효과가 생기네요.ㅠㅠ
갑자기 호떡이 먹고 싶어졌네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넌지시...우리 호떡 만들어 먹을까?... 하니
엄마최고라고 합니다.
너무 먹는데 서로 맘이 잘 맞아요.ㅠㅠ
호떡 반죽을 슥슥 버무려
따뜻해지도록 오븐에 예열을 조금 해 두었다가
여기에다 집어 넣어서 발효를 시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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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이 지나 빵빵하게 올라온 호떡 반죽이예요.^^;
이 반죽을 꺼내어 다시 슥슥 버무려 이제 잘 달궈진 무쇠팬에다
제대로 쫄깃하고 맛있게 구워내기만 하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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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팬 옆에서 호떡 굽는데 없어선 안 될 도우미들.
기름과 버터, 흑설탕앙꼬, 그리고 호떡반죽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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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넉넉히 두르고 버터도 조각내어 같이 섞어 올린 다음
반죽을 뜯어 속에 흑설탕 넣고는
무쇠팬위에 동그랗게 말아서 올립니다.
기름이 넉넉해야지...
괜시리 칼로리 걱정된다고 기름을 쬐~끔 정도만 가지고 호떡을 부치려 한다면...
그렇게 구워낸 호떡.... 정말 니맛도 내맛도 아니예요.
호떡반죽은 넉넉한 기름과 만나서 구워질 때 제대로 본연의 가치를 빛내지요.^^
(참...그러고 보니 이 시간에 이렇게 구우면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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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누름쇠로 속이 터지지 않게 꾹 눌러가면서
앞뒤로 맛있게 구워내는데
센불보다는 약불로 익혀내야 제대로 속까지 맛있게 골고루 잘 익어요.
특히나 이 무쇠팬은 한번 열기가 오르면 그 열강도에 반죽이 타기 쉬우니
약한 불로 노릇노릇 맛있게 익혀지도록 구워내야지요.
약불이라도 무쇠팬에 올린 호떡은 금방 속까지 고루 맛있게 잘 익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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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바싹 태우는 것 보다
이렇게 촉촉한 듯 노릇노릇 익혀서 먹는 호떡맛을 더 좋아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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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이렇게
약간은 태우듯이 구워내는 호떡맛이
끄트머리가 더 빠삭한 듯 하고 쫄깃해서 좋다고들 하네요.^^
역시... 나이가 들면서 이도 약해져 가니...
아마 이렇게 서로 선호하는 호떡맛도 다 다른갑다... 그럽니다.
(이것도 울어야 하는거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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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은 하나씩 둘씩 계속 구워져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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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는 호떡 굽는 냄새로 가득 합니다.
이 냄새...참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호떡을 사 먹지 않아도 호떡집 앞만 지나가도
호떡 굽는 냄새에 그냥 행복해지곤 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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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을 다 굽고 나면 꼭 잊지말고 다시 기름칠 해서 무쇠팬을 닦아줘야 해요.
속의 설탕물이 아무래도 흘러나와 무쇠팬 바닥에 끈적이며 달라붙게 되니
굽는 동안은 아무 불편없이 잘 구워지지만
다음번을 위해서 바로 호떡을 다 구운 다음에
깨끗한 기름 써서 열기로 다시 무쇠팬 표면을 닦아 내 줘야
다음번에 다른 재료로 볶음 요리를 할 때
늘 평상시에 매끈거리듯 무쇠팬을 편하게 써 왔듯이
한군데 달라붙는 곳 없이 골고루 맛있게 노릇노릇 구워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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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구워낸 호떡을 뜨끈뜨끈할 적에 하나씩 집어 들고는
속에 뜨거운 설탕물 흐르지 않도록 조심해 가면서 호호 불어가며 먹는 맛이란...
어릴적이나 이렇게 나이 들어서나 어쩌면 그 때 기분 똑같이...
참 기분좋은 일이예요.
이렇게 단설탕물이 삐죽히 흘러나오려는 호떡을 보면
그 기분좋은 달달한 맛이 생각이 나서
괜시리 더 입맛 다시게 되네요.^^
저희집에 밤 마실 오셔서 이 호떡 하나씩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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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은 밥통속에 식은밥만 넉넉하면
아이들이 워낙에 좋아하니 무조건 김밥 혹은 주먹밥을 만들어요.
속재료도 무조건 냉장고 안에 있는 것으로요.
사실 정 아무것도 없으면... 김치 한 가지만 맛있게 양념해서 넣어도
정말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있는 김치김밥이 되쟎아요?
(그 맛을 아시는 분들은.... 아마도 고개 끄덕끄덕...^^)
호떡 발효시키는 30분 동안에
가만 있을 수가 있나요...^^;
후딱 만들어 낸 엄마표 김밥이예요.
밥통 그대로 통째로 꺼내어서 남은 밥에 양념을 해 놓고
속재료가 뭐가 있을까 하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오이 몇개가 있고, 또 꼬들꼬들한 반찬용 단무지가 있고...
어제 아침에 졸여놓은 햄어묵볶음이 있네요.
이렇게 미리 양념까지 알맞게 맞춰서 졸여 놓은 반찬거리가 있다면
맛있는 김밥 몇 줄 싸기란... 정말 쉬워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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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재료들만 꺼내어서
김밥을 하나씩 둘씩 말아봅니다.
햄어묵볶음은 반찬통 그대로 꺼내어 두고 두께가 있어도 바로 그대로 김밥위에 올리고
오이는 길게 잘라 쓰고
반찬용으로 꼬들거리는 단무지는 넉넉하게 김밥위에 올려서
그대로 손에 힘주어 꾹 쥐듯이 눌러가며 도드르 말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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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둘씩 말아가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김밥을 말 차례네요.
가짓수는 적어도 실하게 속이 든 김밥들을 보니
얼른 마지막것까지 말아버리고 빨리 썰어서 먹고 싶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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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밥통에 남은 밥을 가지고 김밥 5줄 완성.
제가 마는 김밥은 일반 시판김밥보다 좀 알이 굵은 편인지라...
아마 시판 김밥 양으로 따져본다면 7~8줄 양은 될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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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줄 칼로 슥슥 썰어서는
방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나오라고 불러서
우선 제일 맛있는 꽁다리 부분을 하나씩 입에다 넣어 주고...^^
기분 좋게 배가 불러올 때 까지
김치 찢어서 척척 얹어가면서
하나씩 둘씩... 아주 천천히 맛을 즐겨가며 먹었답니다.
아직도 김밥만 만들면... 어디 가까이에 좋은 곳으로 나들이 가고 싶어져요.
이 야밤에 김밥 싸들고 어디로 갈 수도 없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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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다들 오셔서 저희집 왕김밥 하나씩 드세요~
못생겨도 맛 하나는 보장할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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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강력요청으로...
닭도 한 마리 냉동실에서 꺼냅니다.
오븐이 있다면 언제고 맘만 먹으면 너무 편하고 쉽게 즉석에서 통구이 해 먹을 수 있는 통닭구이 맛 때문에라도...
냉동실에 떨어지지 않게 언제나 닭을 손질해 놓을 수 밖에 없어요.
술안주로도, 아이들 간식거리로도, 혹은 밥 먹을 때 큼직한 접시에 올려서 밥과 함께 차려내도...
어느 한군데 어울리지 않는 곳이 없죠?
그런데 아이들보다는 사실 제가 더 먹고 싶었나봐요.
오늘 낮에 점심도 못 먹고 허기진채로 치킨집앞을 지나오는데...
그 안에서 풍겨나오는 냄새가 어찌나 좋던지...ㅠㅠ
밤이라 지글지글 기름에 튀겨낼 수는 없고
간단히 오븐에 넣고 돌려줍니다.
처음엔 통째로 구우려다
나중에 아이들이 뜯어먹기 좀 편하도록 닭 배를 길게 반 갈라서
이렇게 납작하게 쫙 펴서 굽기로 했지요.
오븐에다 넣고는 240도에서 25도로 해서 조리버튼을 꾹 눌러 줍니다.
저희집은 옛날 구형 광파오븐인지라 예열 할 필요 없이
닭에 양념 맛사지까지 끝나면 그냥 바로 이렇게 구워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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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음직스럽게 구워져 나온 닭을 보면 그냥 거저먹는 느낌이라 늘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이랍니다.^^;
바로 구워내니 뜨겁다고 호들갑을 떨어 가면서도
닭다리 쪽쪽 찢어가며 두 녀석이서 이것 한마리 그자리에서 뚝딱 하네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정작 저는 그동안 마카로니 삶고 하느라 맛도 못 봤어요.ㅠㅠ
그래도 다른 먹을거리들로 대리만족 하면서...
내일 애들 학교 보낸뒤에 꼭! 한마리 구워먹어야지 하고 다짐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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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이제 제가 참 좋아하는 '구식사라다' 한가지 나갑니다~^^
마카로니는 어쩌면 이렇게도 모양도 참 귀엽고 사랑스러운것이...
왠지 그냥 보기만해도 식욕이 당기게 생겼는지 몰라요...ㅠㅠ
포장지안의 이 예쁜 마카로니들이 제게 속삭이는 말.
'저희들을 맛있게 삶아서 드셔주세요...'하는 환청이 들렸어요.^^
만들어서 맛있다고 먹다보면 어느새 금새 없어지니
늘 마카로니는 이렇게 한번 삶을적에 넉넉하게 한 솥 삶아 낸답니다.
마카로니 삶을 적에는
좀 넉넉하다 싶을 정도로 소금을 넣고 폭 삶아내야 은근하게 마카로니 속살로 소금간이 베어들어서
나중에 뭘 해먹어도 마카로니 자체부터가 맛있어요.
맛있게 삶긴 다음에는 물기도 제대로 쪽 빼줘야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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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로니만 맛있게 삶겨 졌다면
이것저것 복잡하게 재료들 많이 넣을 필요도 없어요.
이렇게 깡통에 든 옥수수와 맛살 정도만 넣어서
마요네즈에 맛있게 버무려 내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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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든 마요네즈와 설탕 조금, 그리고 소금도 조금 넣고
큼직한 주걱이나 서빙스푼을 2개 꺼내어 양 손에 하나씩 잡고
안쪽까지 골고루 잘 버무려 냅니다.
집에서 만들어 놓은 마요네즈를 쓰니 간을 맞추느라 설탕, 소금은 꼭 같이 넣는데
시판 마요네즈라도 약간의 설탕과 구운소금도 좀 같이 넣어줘야
전체적으로 제대로 간이 맛있게 나올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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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통 큼지막한 것으로 3개를 꺼내 꾹꾹 채우고 나서도
아직 버무려 놓은 냄비안에 이만큼이나 남네요.
아침에 설거지해서 말려 두었던 곰솥이 손닿는곳에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지라
바로 이 냄비에다 삶고, 물빼기까지 다 하고나서
나중 버무리기까지도 여기에다 했답니다.
이것저것 조리도구를 많이 꺼내지 않아서
나중 설거지감도 거의 없고 뒷정리도 참 쉽지요.
일단 저 냄비에 보이는 남은 마카로니 사라다를
오목한 접시.....가 아니라 큼지막한 국그릇에다 알뜰주걱으로 양념 한방울까지 싹싹 다 긁어담고
밥숟가락으로 남김없이 다 깨끗이 먹었답니다.
저 혼자서요...^^
그래서....나중에 설거지 하기도 참 편했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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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양을 나누어서 꾹꾹 눌러 담아놓은 찬통들은
이렇게 모두 뚜껑을 꼭 닫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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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에 넣어 놓으니
문을 열고 닫을때마다 맘이 뿌듯하네요.
제가 이 마카로니 사라다를 참 많이 좋아하나봐요...^^
마냥 맘이 흐뭇합니다~
제 입맛이 원래 이렇게 털털하고 소박해요.ㅎㅎㅎ^^
결론은....
저 오늘... 아주 늦게 자야겠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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