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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지 아시나요?
제 연배되는 분들은 좀 아시는 음식이죠?
네, 가미의 주먹밥입니다.
포장해달라니까 겨자간장까지 주더라는.....
간만에 이대 앞에 머리하러간다고 예약을 했더니
딸래미가 친구랑 데려가달라는 거예요.
나름, 서울진입이 쉽지않은 시골(?)에 살다보니 이 동네 애들은
신촌이나 명동 나가는게 로망이예요.
너, 이대 앞 가봤어? 안가봤으면 말을 하지마!!!! 그러더라는...ㅎㅎ
저, 머리하는 동안 애들은 쇼핑이라는 걸 했나보더라구요.
중딩이구 학원친구인데 한녀석은 네일아트하고(물론 투명으로) 한놈은 귀걸이 사고...놀랐어요...
이놈들 학교에서 공부 꽤나하고 범생이들이예욤...
원래 계획은 애들 손잡고 골목골목 쏘다니고 길거리음식도 사먹고
리어커패션 쇼핑도 하고 신촌까지 내려가서 크리스피도넛까지 사는거였는데
오마나......머리하고 나오니까 날씨가 장난이 아닌거예요.
애들은 2시간 동안 웬만히 돌아다녔지싶어서 가미에 가서 밥사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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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에서 빨간우동이랑 주먹밥 사줬는데
여기는 엄마가 중학교때부터 다닌 유명했던 집이야,,,,,근데, 그렇게 유명할만한 맛은 아니랍니다...ㅠㅠ
그래서, 그랬죠.
어디는 뭐가 유명하다하면. 일단은 그곳에서 잘 하는 걸 먹어보라고...
그것도 상식이라고...괘변을 쏟아놓았다는.....
너무 추워 포기할까 하다가 그래도 포기못하고 사왔어요.
더즌 두개 사서 딸래미 친구 나눠주면서 제가 그랬답니다.....**야, 이거 하나 먹으면 지구 반바퀴 뛰어야한대....
딸래미가 먹으라는거야, 말라는거야...하면서 핀잔을 주대요....ㅋㅋ
저도 맛집 순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애들 꽤나 데리고 다녔는데
명동 칼국수 외에는 별다른 찬사를 받지못했답니다.
그래서....이런 건, 맛으로 먹는게 아닌갑다, 나는 추억을 먹고 있는거다....라는 결론을 내렸죠.
그런데....그 추억 찾아먹기는 언제나 목이 마르네요.
그 맛이 그리운건지, 그 시절로 돌아가고싶은건지..이유는 몰라요....
삼청동에 가면 요즘 맛있는 집 많이 생겼다는데 저는 꼭 수제비를 먹어야하고
명동에 가면 크리스피 뒷골목에 있는 섞어찌개랑, 명동교자랑 카톨릭 센터앞 중국집이랑 서호돈까스
찾아가야하고..근데, 서호가 이사갔다는데 어딘지 몰라요....ㅠㅠ
아쉬운대로 명동돈까스 다녀왔는데, 그래도 어릴적부터 다닌 서호가 더 좋은데....
신촌에는 벽제갈비의 양곰탕(얼마나 좋아하냐면 항상 그거 먹고 애 낳으러 갔다는....), 형제갈비, 가미,
이대앞 튀김집들. 지금은 없어진 신촌시장의 냄비우동, 음식백화점들......
아......그런데 없어진 집이 너무 많아서 속상하네요.
명동 상업은행 앞 제과점 케익파라.....갓 튀겨낸 팥도너츠가 일품이었는데.
그 옆 이층에 있던 한일관, 코스모스 백화점 지하 푸드코트도 필하모니도 없고 단골 커피숖들, 사과 로고가 있던 곳, 애플이었을까....이름도 잊었어요. 명동에만 두곳이 있었는데....빌리지가 사라진 것도 서운하공....
신촌엔 그린하우스도 없구 명화당도 없구....아, 쫄면이랑 깨 듬뿍 넣은 김밥....애들말루 찐이었는데,
단골이던 에로이카도 없어지고, 하이델부르그도....참 슬퍼요.....ㅠㅠ
재작년 정말 오랜만에 종로에 나가봤는데
1000냥 튀김집들 다 사라졌더군요. 커피숖, 맥주집, 양식집들이 한 건물에 있던 곳들도 없어지구요.
하긴 약속의 명소이던 종로서적이 사라졌는데, 뭐...종로에서 약속할때 거기 한 번 안 서있던 사람있었을까요...
우리 엄마가 맨날 돌체 없어진 거 아쉽다고 해서 뭔말인가 했는데
나의 추억이 어린 장소들이 맛집들이 하나둘 사라지는게....나이가 드는지 가슴 한켠이 서늘하네요.
우리 애들은 어떤 장소와 맛을 기억하면서 아이들에게 전해줄 지 갑자기 궁금하기도 하고....
누구나 추억의 맛집들은 한두군데씩은 지니고 있겠죠.....
내 친구 하나는 그런 건 하나도 모르겠고
ABC랑 스튜디오80, 월팦, 우산속, 코파카바나, 단꼬 없어진게 서운하데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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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든 저는....지금까지 이걸 먹고있는데....지구를 몇바퀴 뛰어야할지 몰라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