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은 저희 큰 아이의 생일이었어요.
아이생일이 되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아이들과 함께 할수 있도록 주말을 이용해서 몇몇 친구들을 초대해서 조촐하게 집에서 음식과 간식을 함께 나누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곤 합니다.
올해는 마침 아이 생일이 일요일이어서 아이들과의 점심약속 시간에 맞추느라 오전 예배후 얼른 돌아와 짧은 시간안에 준비해야 하는 관계로 더 정신없이 분주하고 바빴었지요.
그래도 하나하나가 그리 준비하기에 힘들지 않고 늘 자주 만들어 먹던 메뉴들이라 아이들이 오는 시간에 맞추어 낼 수 있었답니다.
어떤 경우라도 시간이 조금 부족할수도 있겠다 싶을때에는 가급적 새로운 메뉴는 시도하지 않는것이 안전하지요.
아이들 생일상은 늘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생각합니다.
몇년동안 아이들과 함께 생일을 함께 해보니 이제는 어린이들이 잘먹고 좋아하는 메뉴란 어떤것인지 알 듯 합니다.
아이들은 격식보다는 편안하고 즐겁고 맛있게 여기저기 마음대로 움직이면서 놀이와 함께 편안하게 먹는 음식을 좋아하기에 늘 미니부페식으로 준비합니다.
생일 상차림이라고 썼지만 사실은 상차림이라기 보다는 무겁지 않고 가볍게 차려낸 아이들 취향의 간식 먹거리쪽에 더 가깝지요.
혹시 아이 생일을 앞두고 어떤 음식을 만들까 하고 고민하는 엄마가 계시면 참고로 하시라고 간단하고 단촐한 아이 생일상차리기 이야기 올려봅니다.
우선 아이 생일날 준비했던 음식들이예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평소에 좋아하는 메뉴들이라, 이렇게 준비하면 거의 한가지 빠짐없이 거의 개인접시에 골고루 담아서 즐거워하며 잘 먹는답니다.^^
오븐에 구운 스파이시 치킨(닭봉구이)
피자
떡볶이
어묵냄비
미니 햄버거
미니 샌드위치
군만두
김밥
유부초밥
방울토마토
바나나
오렌지
스낵종류 몇가지와 시원한 음료들
이야기와 함께 몇몇 사진을 올려봅니다.
먼저, 음식을 먹기전에 음료 몇가지를 입구쪽에 두었어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친구들을 기다리는 동안, 상위에 준비해놓은 스낵 몇가지와 함께 원하는 아이들은 언제든 스스로 컵에 원하는만큼 각자 알아서 마셨지요.
아이들 생일날은 늘 일회용 종이컵옆에 매직펜을 준비해두어, 음료를 마시기전에 먼저 컵에 본인의 이름을 적어서 식사내내 다른 친구들과 컵이 바뀌지 않도록 합니다.
저 종이컵들은 각자 떡볶이 덜어먹을때와 뜨거운 어묵국물을 떠먹을때에도 쓰는 것이니 넉넉하게 준비해 두는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종이컵에 자기 이름을 적고 음료수를 부어 마시는 사소한 일들에도 아주 즐거워하지요.^^
이 외에 요구르트,우유등을 원하는 친구들은 냉장고에서 직접 꺼내 먹도록 하고, 냉수와 얼음은 늘 정수기와 냉동실 디스펜서로 원할때마다 스스로 가져다 먹게 했구요.
개인접시와 개인 스푼과 포크도 함께 준비해 두었습니다.
군것질을 좋아하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는 가벼운 먹거리 상차림이지만 한끼 식사가 되도록 밥종류는 빠질 수가 없지요.
아이들은 평소 좋아하는 다른 메뉴들이 여럿있으면 정작 밥 종류는 외면할때가 많지만, 친근하고도 만만한 이 김밥과 유부초밥은 부담없이 편안하게 왔다갔다 하면서 먹기에 좋아서 늘 빠지지 않는 답니다.
아이들은 치킨종류도 참 좋아하지요.
작년 생일에는 후라이드 치킨으로 준비했었는데, 미리 만들어놓으면 맛이 떨어지는지라 그 자리에서 치킨을 부지런히 튀겨냈었지요.
그런데 올해는 일요일아침 교회다녀와서 준비하려니 계속 기름옆에서 치킨을 튀겨내기에는 다른 음식 준비할 시간이 부족할 듯 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닭봉으로 준비해서 양념에 미리 재워 냉장고에 두었다가 아이들 오는 시간에 맞추어 꺼내어서 오븐에 구웠어요.
아주 약하게 매콤한맛도 조금 넣었더니 맛있다며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었네요. ^^
오고가며 입가심용으로 오렌지도 먹기좋게 슬라이드 해서 준비했습니다.
바나나는 아예 송이째 두어 먹고싶은 친구들은 하나씩 직접 떼어서 먹도록 했지요.
방울토마토도 유기농이라 그런지 억세지 않고 그냥 먹어도 어찌나 맛나던지 아이들도 다 잘 먹었어요.
피자는 냉동실의 또띠아로 평소에도 간식으로 늘 자주 만들어 먹기에, 냉장실에 언제나 토핑용 야채볶음과 피자소스가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지요.
그대로 재료들을 꺼내어 바로 오븐에 구워주면 되니 아이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즉석에서 구워줄 수 있는 좋은 메뉴랍니다.
또띠아로 피자를 만들때는 처음부터 냉동또띠아에 각종 재료를 얹어 함께 한번에 구워내는 것 보다는, 미리 또띠아만 먼저 그릴로 살짝 돌려준 후 각종 토핑과 소스,치즈를 얹어내서 구워내면 도우역할을 하는 얇은 또띠아의 맛이 바삭한것이 정말 맛있답니다.
좀 더 자세한것은 이전에 올렸던 또띠아 피자 이야기를 참고하셔도 좋겠지요.
모닝빵으로 만든 미니 햄버거예요.
아이들은 그냥 보통 햄버거크기로 만들어주면 그것 하나 먹고나서 배가 불러서 다른것을 못먹으니 이렇게 모닝빵으로 만들어주면 부담없이 먹기에 더 좋지요.
아이들이 부담없이 먹는 메뉴들이라 해도 한끼 식사로 차려내는 것이니 밥종류가 꼭 빠지지 않듯이 함께 할 국물요리도 하나 있어야 하지요.
그런데 따로 국을 끓여내주면 아이들은 대부분 번거로와하며 국을 일부러 떠먹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이렇게 어묵냄비를 만들어서 국물 넉넉하게 두고 서빙스푼과 함께 준비해두면 아이들 모두 너나 할것없이 종이컵에 뜨끈한 국물을 수시로 가져다 먹는답니다.
원래 어묵자체도 좋아하니 접시에 어묵꼬지도 하나씩 얹어내어 먹기에도 좋구요.
이미 아이들이 한차례 국물을 다들 떠간 상태에서 사진을 찍어서 국물이 조금밖에 남아있지 않네요. ^^
인덕션렌지가 하나 있으면 이런경우 참 유용하게 쓰이는 듯 합니다.
이렇게 큼지막한 스텐웍을 올려서 바글바글 끓여내다가 손님이 올 즈음에는 이렇게 보온기능으로 셋팅해두면 아이들이 오고가며 어묵을 가져다먹고 어묵국물을 떠먹는 동안 내내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가 있지요.
이렇게 아이들이 식사하는 동안 계속 보온기능으로 셋팅해놓고는 어묵냄비가 식지 않도록 두는 거지요.
인덕션 자체는 뜨겁지 않아서 아이들이 데이거나 다칠 위험도 거의 없구요.
누구나 좋아하는 떡볶기가 이런 날 빠질 수 없겠지요.^^
떡볶기도 식어버리면 가래떡이 굳어버리고 양념도 특유의 화끈한 맛이 없어 지지요.
이렇게 떡볶기 역시 전기밥솥의 보온기능으로 두고 아이들이 오고가며 밥솥 뚜껑을 열어서 뜨끈뜨끈한 떡볶기를 그때그때 먹을 수 있게 두었어요.
이런 날 떡볶기 용으로는 사진처럼 별,하트,땅콩모양의 이쁜 미니 가래떡으로 하고 어묵도 구멍뚫린 어묵을 한입에 먹을 수 있도록 미리 가래떡과 같은 크기로 잘라서 만들어주면 아이들이 더욱 좋아하지요.
떡볶기는 미리 따로 만들어서 이렇게 밥솥에 넣은 후 보온버튼 눌러줘도 되고, 전에 올렸던 밥솥으로 간단떡볶기 만들기처럼 아예 처음부터 밥솥에 떡볶기 재료 셋팅해 두었다가 버튼만 눌러주어 만들어내면 훨씬 더 수월하겠지요. ^^
밥솥으로 간단 떡볶기 만들기는 이 글을 참고 하시면 됩니다.
아이들위주의 미니부페를 식탁위에 준비할때에는 아무래도 저희처럼 하얀 식탁보는 잠시 걷어두는것이 좋겠지요.
왔다갔다 하며 편안하게 먹고싶은 것 덜어먹으며 모두들 재미있게 놀았답니다. ^^
12시 반 쯤 하나둘 모이기 시작해서는, 바깥에서 좀 뛰어다니며 놀기도 하고 집에서 책을 읽기도 하면서 먼저 스낵과 음료를 먹으며 자유롭게 쉬면서 시간에 늦게 오는 친구들을 함께 기다리다가 1시가 훌쩍 넘어서야 모두 한자리에서 모여 앉았지요.
형식적이긴 해도 밥을 다 먹고난 후 보다는 식사전에 이렇게 작은 케잌 하나 준비해서 생일축하노래 부르고 서로 자기소개도 하고 하는것이 혹시 서로 모르는 친구가 있는 경우에는 어색함을 떨치고 금새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기에 참 좋은 것 같아요.
새학년이 되어 서로 처음보는 다른 반 친구들이 몇몇 모이게 되니 처음에는 끼리끼리 놀던 아이들도 함께 생일축하노래 하고 촛불끄고 폭죽 터트리고 하면서 금새 친해지지요.
역시 아이들이란 참 순수한 듯 합니다.
식사후에는 아빠가 준비하는 윳놀이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자극적인 컴퓨터게임등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익숙해져 있지만 굳이 설날이 아니라도 이런 날 모두 함께 모여 각자 몇몇 팀으로 나누어 고전적인 윳놀이 게임을 함께 하는것이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는지 모릅니다.
작년에 함께 했던 친구들은 그때도 윳놀이가 너무 재미있었다며 올해는 더 신나게 놀았지요.
두차례에 걸친 윳놀이가 끝난 후에도 아이들은 한판 더 하고 싶다고 졸라대다가 결국 저희들끼리 둥글게 모여 앉아서 쥐잡기(오락프로 tv에서 자주 나오는 놀이라합니다) 하며 놀기도 하고, 또 우르르 바깥 놀이터로 나가 놀기도 하며 재미있는 하루를 보냈답니다.
굳이 어른이 끝까지 함께 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에게 윳놀이 규칙만 잘 설명해주면 애들은 금새 쉽게 잘 따라하고 즐거워하니,생일 날 식사후에 친구들과 모여 윳놀이 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시면 아이들이 무척 재미있어 할듯 합니다.
혹시 아이 생일을 앞두고 계신다면 간단하고 즐겁게 집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도 기운 잃지 마시고 늘 건강하고 활기찬 하루하루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