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본격적인 추위가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할때...
저희집에서 즐겨먹는 밥도둑 반찬 몇가지 소개하려고 합니다.
화려하고 반찬가짓수가 많지않아도 집안 식구끼리 편안하게 늘 먹는 식탁이라면...
방금 지은 뜨거운 밥 한공기에 입맛 확 돌게하는 반찬 두어가지만 있어도 한끼 식사시간은 참 즐겁습니다.
날이 추워지니 자연 뜨끈한것을 찾게되지요.
입맛도 심심하고 순한것보다는 맵고 땀 뻘뻘하는 반찬이 더 입맛돌게 하는것 같습니다.
매운것 하면 떠오르는 이야기 한가지...
저희 작은녀석이... 참 말이 늦었답니다.
게다가 조금만 매운 음식이라면 전혀 못먹었습니다.
김치를 물에 씻어 먹이려해도 그것조차 못먹으니...
저희뿐 아니라 주위의 어른들께서도 너무 걱정이 많았었지요.
재료에 고춧가루 몇개만 들어가도 난리가 나던 이 녀석이...
요즘은 김치찌개 맛을 알아서... 완전 그 맛에 반한것 같습니다.
어제저녁에 잠시 함께 외출했었는데...
집에가서 김치찌개 꼭 해달라고 하는말에...
그만 허허 웃고 말았답니다.
이 녀석이...
'맵다'라는 말을 들은적도 없고 해본적도 없던 때에...
김치 한조각을 먹고는 펄쩍펄쩍 울고 뛰면서 하던말이 ' 앗 뜨거' 였어요.
나중에야 맵다라는 말을 가르쳐줬지만...
한동안 매운것을 먹는법을 가르치려고 약한것부터 조금씩 먹이는데도 매번 '뜨거워 뜨거워'하면서 찬물만 찾던 그때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제는 매운듯한 반찬도 함께 나눌수 있을것같아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어제저녁 먹던 김치찌개를 오늘 아침에도 찾던 녀석을 생각하면서...
온가족이 얼큰한 음식먹으며 땀뻘뻘 흘리며...
이번 겨울도 건강하게 추위를 이겨내기를 소망해봅니다.
<매운 무국>
요즘 자주 해먹는 국이 바로 무국이지요.
묵직하니 단즙으로 꽉 차있는 요즘 무우 하나만 냉장고에 있으면 정말 마음이 든든합니다.
그냥 순하게 끓여먹는 무국도 참 달지만 맵게 고춧가루 풀어서 매운무국 끓여먹으면 속이 확 풀리는듯 너무 시원합니다.
저희는 오늘 아침에 만들어 먹었었지요.
먼저 무우를 깨끗이 씻어서 도마에 올려주시고 냄비에 끓여드실만큼 채썰어 준비합니다.
무우양은 좀 많아도 좋으니 모자란듯한것보다 조금 넉넉히 채썰어 넣어주시면 국물맛이 더 시원하겠지요
이때 썰어서 넣어준 무우양은 400g 입니다.
늘 요즘은 멸치육수를 넉넉히 미리 끓여놓는답니다.
넉넉한 냄비에 육수를 부어서 불위에 올려주시구요
육수는 8컵 부어줬습니다.
끓기 시작하면 채썰어 둔 무우를 넣어주세요
무우가 끓어오를동안 대파를 깨끗이 두어줄기 씻어서 도마에 올려 송송 썰어서 준비해주시구요
육수 8컵, 무우 400g에 대파 100g 정도면 적당합니다.
(혹 정확한 계량을 필요로 하시는분을 위해서 저울을 꺼내어 재어보았지요)
조금 지나서 무우넣은 국물이 펄펄 끓어오르면 불을 조금 약하게 줄여서 계속 끓이시면서
간 맞출 준비를 합니다.
무우국은 국간장으로 해도 단맛이 나지만 새우젓으로 간하면 더 시원한 맛이 깊어집니다.
국의 간을 맞출 새우젓과 다진마늘을 준비해 둡니다
늘 그렇듯이 어른 밥수저로 모두 편안하게 계량하시면 됩니다.
다진마늘은 듬뿍뜨지마시고 얌전하게 1스푼정도 넣어주시구요.
새우젓도 한스푼씩 간 봐가시며 넣어주세요.
이만한 국을 끓일때에는 새우젓을 듬뿍떠서 2스푼 넣으니 딱 간이 잘 맞았답니다.
새우젓 넣으실때는 새우젓국물만 넣지마시고 건더기와 국물을 함께 넣어 끓여내는것이 더 맛이 좋습니다.
그리고 썰어놓은 파도 넣어줍니다.
마지막으로 고춧가루 2스푼을 넣어 풀어주시면 됩니다.
상에 올리면 다들 너무 시원하고 맛있다고 하는 국이랍니다.
무우맛이 워낙 달아서 이렇게 고춧가루 풀어도 그리 맵다는 생각보다는 깊고 얼큰한듯한 국물맛이 정말 시원하지요.
매운것 잘 못먹는 작은녀석도 호호 거리면서도 아침에 이 매운무국 한그릇에 밥말아서 밥한공기 다 먹었답니다.
<대파김치>
대파는 요즘이 가장 맛이 들었을때이지요.
너무 뻣뻣하지도 않고 무르지도 않고 아린맛없이 제일 보드라울때입니다.
몇달전까지만 해도 굵고 심지가 억세고 매운 대파였지만 지금은 대파가 너무 맛있답니다.
쪽파로 보통 파김치를 많이 담지만, 요즘 대파라면 쪽파로 담은 파김치와는 또 다른 별미김치가 되지요.
쪽파보다 쉬이 물러지기 쉽고 수분도 많아서 배추김치 담글때 함께 넣어서 담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단독으로 대파김치만 담아서 이틀정도만 익혀먹으면 추운겨울 밥상의 밥도둑이 따로 없답니다.
그저께 재래시장에 가서 야채 몇가지를 샀습니다.
커다란 묶음으로 쌓아놓은 대파를 한단에 1000원에 파네요.
가까이 가보니 파대가 얇고 보드라운게 참 맛있어 보여서 냉장고안에 대파다듬어 놓은게 넉넉히 있었지만 도저히 사지않을수가 없었답니다.
대파김치를 담으려고 한단을 사왔습니다.
사오고 보니 기왕 대파김치 담는김에 두 단 사올껄 하고 후회했답니다.
겉껍질 한꺼풀만 벗겨내면서 다듬어가는데 정말 파가 야들야들 보드랍고 좋네요.
정말 벌레먹고 더러운부분만 벗겨냈지만 저렇게 버려지는 부분이 아까울 정도였지요.
껍질벗기고 뿌리잘라 손실해둔 대파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줍니다.
보통 새끼손가락 만한 길이로 잘라주시면 가장 먹기에 편하고 적당한 듯 싶습니다.
파의 뿌리에 가까운 흰부분은 두께가 있으니 사진처럼 가위로 길게 칼집을 반으로 넣어준후에 잘라주면 나중에 양념이 속에까지 골고루 들어가지요.
사진에 보시면 대파의 파란부분까지 다 잘라서 손질한것이 보이실껍니다.
대파김치는 담궈서 먹어보면 흰부분보다 저 파란부분이 더 맛있습니다.
그러니 정말 맛있는 저 파란부분까지 꼭 함께 버무려 담아야 대파김치의 제맛이 납니다.
다 손질된 대파랍니다.
대파 손질할때는 모든것을 가위로 합니다.
뿌리잘라내고 새끼손가락 길이로 자르고...
뒷베란다에 앉아서 가위들고 손질하면 금방 작업이 끝나지요.
손질이 끝난 대파를 저울에 달아보니 거의 1Kg 입니다.
자르기전에 씻어도 무방하지만 저는 가위질까지 끝내고 씻는답니다.
파의 푸른부분까지 대파김치로 담그려니 하나하나 정성들여 씻기 때문이지요.
파는 길이가 길면 잎이 겹치는 부위의 접친사이는 깨끗이 씻기가 힘들더군요
좀 시간이 걸려도 하나하나 꼼꼼히 씻어서 물기가 빠지기를 기다립니다.
물기빠지는 동안 김치양념을 만듭니다
대파 손질한 것 1Kg 당
식은밥 100g
멸치육젓 180g
마늘 30g
생강 5g
설탕 20g
일단 요 다섯가지만 푸드프로세서에 넣어서 갈아줍니다.
까나리액젓과 고춧가루는 조금 이따 여기에 첨가할꺼구요.
멸치액젓이 아니라 건더기까지 있는 육젓을 사용하셔야 제대로 젓갈맛을 느끼실 수가 있지만 멸치육젓이 없으시면 액젓을 쓰셔도 아쉬운데로 무방합니다
이렇게 윙 갈아주세요.
도깨비방망이 있으시면 깊이있는 볼에다 재료넣으시고 그걸로 갈아주시면 되겠지요.
갈아진 양념은 나중에 대파김치 무쳐낼정도로 넉넉한 크기의 볼에다 부어주시고
고춧가루 80g에 까나리액젓 1/4컵 준비하셔서
갈아서 준비해 둔 양념에 함께 섞어줍니다
까나리액젓을 함께 갈아주지않고 따로 넣는 이유는 그때그때 김치담는 재료양에 따라서 양념양이 바뀌기 때문에 기본멸치젓 양념을 갈아준 후에 이 까나리 액젓을 적당하게 더 첨가해가면서 농도와 염도를 함께 맞춰주면서 동시에 양념맛도 더 은근히 업그레이드 시키는거지요.
고춧가루는 함께 가는것보다 이렇게 가루를 양념에 개어쓰는것이 더 맛깔스러운 김치가 됩니다.
함께 갈아버리면 고춧가루와 양념이 풀처럼 엉겨서 보기에 덜 먹음직스러워서 그렇습니다
잘 섞어진 양념에 이제 물기가 대강 빠진 대파를 넣어서 버무리기만 하시면 되겠지요
위생장갑 낀 손으로 골고루 버무려내면 정말 맛깔스러운 대파김치가 만들어집니다
보관용기 두어개에 나눠담고 이틀정도 냉장고에 두셨다 드시면 됩니다.
그저께 담궈서 오늘아침 개시했서는 방금 지은 밥에 척척 걸쳐서 먹으니 다른 반찬이 필요없습니다.
대파김치는 사실 진한 젓갈향과 어우러질때 제 맛이 나니 가능하면 꼭 멸치육젓을 그대로 갈아서 담아드시면 조미료 한톨 들어가지 않지만 입에 착착붙는 토속적인 그 맛을 그대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평소에 깔끔한 맛의 김치보다는 남도의 진한양념맛이 어우러진 김치맛을 즐기신다면 이렇게 담궈낸 대파김치가 입에 착 맞으실꺼 같습니다
김치찌게 끓여낼때도 이 대파김치 담아놓은것을 한두수저 함께 넣어 끓여내면 김치찌개 국물맛도 정말 깊고 시원해진답니다.
<칼칼한 오이볶음>
오이볶음도 가끔 맛있게 만들어 먹습니다.
가끔 먹는 이유는 오이를 그다지 자주 사지 않기 때문이지요
재래시장에서 오이를 사게되면 한바구니에 몇개들어 천원단위로 사기때문에, 샐러드나 생채로 무쳐먹고 두어개 정도는 꼭 남게됩니다
남은 오이는 냉장고 서랍아래 한구석에 냉장보관 하다보면 어느새 물러져 썩은물이 고여있기도 합니다.
다른 야채보다도 냉장보관 기간이 짧은듯 느껴지니 늘 오이보관 할때에는 냉장고 야채서랍에서도 가장 눈에 잘띄도록 앞쪽에 두는게 좋은듯 합니다.
일부러 볶아먹으려고 오이를 사게되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냉장보관하던 오이가 며칠이 지나서 단단하게 뻣은 몸이 물렁물렁 휘어지기 시작할때에는 더이상 신선하고 아삭하게 즐길수없으니 이렇게 볶음으로 해서 먹어주지요.
좀 오래되어서 휘어지는 오이는 이렇게 볶아내주면 참 맛있는 반찬이 되지요.
먼저 오이 2개를 깨끗이 씻어줍니다.
제법 휘어지는 가시오이는 이미 껍질의 오톨도톨했던 가시도 부숴져서 굳이 왕소금으로 비벼씻지 않아도 손으로 힘줘서 흐르는물에 박박 비벼가며 씻으면 깨끗해집니다.
칼로 울퉁불퉁한 껍질만 대충 긁듯이 벗겨준후에 도마에올려서 먹기좋게 둥글거나 어슷하게 썰어줍니다
가스불위에 냄비를 얹져서 참기름 2스푼을 둘러주고 열이 조금 오르면 잘라놓은 오이를 넣어줍니다
그리고 중불정도로 맞춰 가끔 뒤적이며 볶아줍니다
오이볶음에는 꼭 고추가 함께 들어가서 볶아져야 풋풋하고 칼칼한 제맛이 나는것 같습니다.
안매운고추와 매운 청양고추를 반반 정도로 넣어주시는게 좋구요
아삭이고추 2개와 홍고추 하나, 청양고추 3개를 씻어서 준비했습니다.
먹음직스런 색감이 나도록 꼭 홍고추 하나는 넣어주시는게 좋겠지요
모두 한데 송송송 썰어주었지요
불위에서 볶아지고 있던 오이를 뒤적이며 약간 반투명하게 볶아졌다 싶을때에
썰어둔 고추를 모두 넣어주고
조금 더 볶아내줍니다.
오이는 물이 많은 야채지만 이렇게 볶아내면 보시다시피 수분이 많이 빠지지는 않습니다.
볶아지면서 수분은 어느정도 그대로 지닌채로 볶아지기때문에 나중에 볶아진후에 먹었을때도 베어있는 육즙과 그 아삭함이 느껴지지요
그리고는 마지막 간은 새우젓으로 합니다.
새우젓을 한스푼 넉넉하게 떠넣어 함께 볶아줍니다.
골고루 섞어지면 이제 불을 꺼주시구요
청양고추를 넣어 함께 볶아서 아주 칼칼한 맛의 오이볶음이 만들어졌어요.
역시 시원하듯 매운맛이 밥반찬으로 참 맛있답니다.
싱싱하고 좋은 오이는 다른데 쓰시고 냉장고에 물컹해지려는 오이가 있으시면 이렇게 칼칼한 볶음반찬으로 맛있게 만들어 드시면 좋습니다
<매운 호박나물>
저는 워낙 호박을 좋아해서 일년내내 냉장고에 호박을 넉넉하게 두고 이것저것 많이 해먹어요.
호박은 숭숭썰어서 새우젓넣어 볶아먹어도 너무 맛있지요.
하지만 이렇게 매운 양념으로 만들어먹어도 정말 맛있답니다.
그저께 대파사면서 호박과 피망도 샀었지요.
싱싱한 다보다 호박 3개, 피망 5개에 각각 1000원씩 주고 샀습니다.
워낙에 싱싱하니 음식만들기도 전에 재료만봐도 군침이 돕니다.. ^^
다보다 호박 두개를 준비합니다.
이미 냉장고에 마트에서 사두었던 호박이 있기에 하나는 그것으로 준비했습니다.
싱싱한 호박옆에 두니 며칠된 호박은 신선도가 많이 떨어지네요
깨끗이 씻어주고 약간 진무른듯한 부분도 살짝 칼로 벗져주고는 세로로 반 가르고 다시한번 발 갈라서 은행잎썰기로 너무 두껍지않게 썰어줍니다
매운 호박 양념입니다.(호박 2개당)
국간장 4스푼
진간장 4스푼
참기름 1스푼
설탕 1 1/2스푼
고춧가루 1스푼
후추 1/2스푼
청주 1스푼
모두 볶아줄 냄비에 그대로 넣어 잘 섞어준 다음
썰어놓은 호박을 모두 얹져주시고
중불정도로 좀 약하게 불을 조절하셔서 뚜껑덮어두시고 익혀주시면 됩니다
간간히 중간에 한번씩 고루 뒤적여 주시구요
거의 다 익어서 뚜껑을 열었습니다
순간 김이 올라서 사진이 뿌옇습니다
호박에서도 물이 나오기때문에 이렇게 자작자작 물이 있는 반찬이 됩니다.
이 양념이 정말 맛있어서 저는 호박과 함께 국물까지 듬뿍 수저로 떠 먹는답니다
매운호박볶음도 요즘 드시기에 참 맛있습니다.
사실 호박은 사계절 언제라도 맛있는 반찬이지요.
호박을 좋아하셔서 새우젓에 즐겨 볶아드셨으면 이렇게도 한번 드셔보시면 저처럼 밥 한공기 뚝딱 비우실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