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곳에만 가면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인답니다.
일단 시장안에 들어서면 아무도 모르게 크게 심호흡을 해봐요.
바로 코속으로 싱싱한 생선을 비롯한 각종 해물향이 제일 먼저 느껴지지요.
건강함이 느껴지는장사하시는 아주머니들의 움직임까지도 참 즐거운 광경이지요.
주위를 둘러보면 바구니 가득 채워놓은 각종 싱싱한 야채들,
온갖 맛난 먹거리가 즐비한 시장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나와같은 목적으로 시장을 찾아온 사람들이라, 사뭇 진지하게 이집저집의 물건을 비교해보는 눈길이 마치 내 모습같이 느껴져서 어떨때는 그런분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바라보며 시간이 가기도 하고...
너무나 많은 싱싱한 먹거리들... 저렴한 가격의 여러 공산품들...
시장안에 같이 위치하고 있는 일명 '깡통시장'까지...
부평시장에만 가면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을 떼기가 힘들어지지요.
오늘은 다른볼일로 잠시나갔다가 퍼뜩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라 아쉬움을 뒤로하고 빨리 돌아왔어요.
그 와중에 잠시 깡통시장에 들러 산 이것저것들....
참기름 , 곰돌이파스타, 도라에몽 껌카라멜, 토마스과자, 망사수세미 2장,일본특허라는 한자가 턱하니 써져있는 '깔끔이'때수건까지...
도라에몽은 저 어릴적엔 '동짜몽'이란 만화책이었어요.
그때는 엄마께 용돈받으면 맨날 만화방가서 만화책 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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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지 갔는데 아무리바빠도 싱싱한 해물한가지 안사고 그냥 올수없지요.
집에 생선류는 그럭저럭 있기에 알이랑 곤을 샀어요.
곤은 고니라고도 하지요.
저희집은 알탕을 자주해먹어요.
그래서 냉동알과 냉동곤을 늘 냉동실에 두지만...
첨부터 냉동으로 나온걸 산거라 사실 맛이 많이 떨어져요.
이런 싱싱한 알과 곤으로 끓인 알탕과는 비교가 안되지요.
선하고 인심좋게 생기신 아주머니...
첫 마수손님이라고 7000원인데 6000원에 해주셨어요.
집에 와서 깨끗이 씻어 손질해서 냉장고에 넣어두었지요.
저녁에 온 가족 함께 끓여먹으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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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
저녁까지 알탕을 도저히 기다릴 수 없는 나....
결국 혼자서 먼저 알탕을 끓여 먹기로 결심... ㅠㅠ
알탕도 집집마다 다 다르게 끓이시던데...
저는 매번 이렇게 끓여요.
먼저 전골냄비 꺼내어 다시멸치 넉넉하게 넣어서 끓여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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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탕의 주재료예요.
무우(중요재료인데 저는 혼자 얼렁 해먹고싶은데 큰 흙무우 손질을 새로해야하는터라 그냥 뺐어요. 국물맛 시원해지는데 일등공신중 하나이니 집에선 꼭 넣어드세요)
양파.
대파,
풋고추,
청양고추,
홍고추.
쑥갓.
각각 적당하게 썰어주시구요.
알탕 건더기는 좀 큼직큼직한게 먹음직스럽고 좋아요.
재료의 각각의 양은 좋아하시는 채소기호에 맞춰서 적절히 가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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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물이 맑게 잘 끓어 우러나왔으면 다시멸치는 깨끗이 건져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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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용기에다 다대기양념물을 만들꺼예요.
끓고있는 다시물을 국자로 한국자 정도 다른 용기에 덜어서 준비해두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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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사온 알탕은 저녁식사때 온가족과 함께 즐길꺼라...
지금은 냉동실에 늘 대기중인 냉동알과 곤으로 끓여보기로 했어요.
아무래도 오늘 사온 생생한 알과 곤에 비하면 맛은 떨어지지만 평소에 좋은 알과곤이 없을때는 요걸로도 잘 끓여 먹지요.
냉동실에서 꺼낸 알과곤을 깨끗이 흐르는물에 몇번 씻어서 끓는 다시물에 넣어주세요.
무우를 준비하셨다면 이때 알과 곤과 함께 넣어주시면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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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랑 알과곤을 끓이시다가 나머지 야채도 한꺼번에 다 넣어주시구요.
이제 불을 높여서 중-강불로 끓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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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냄비재료들이 잘 익을동안 아까 덜어놓은 다시물로 양념물을 만들어보아요.
먼저 고춧가루를 따끈한 다시물에 풀어주세요.
여기에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짭짤하게 맞춰주시구요.
국간장은 염도가 집집마다 다르니 직접 간을 보셔야하구요.
밍밍한 다시국물에 풀어서 간을 맞춰줄것이니 제법 많이 짭짤해야하겠지요.
여기에다 멸치액젓 1스푼, 쯔유 2스푼 넣어주세요.
쯔유가 없으시면 참치액으로 대체하시구요.(1~2스푼)
국간장,액젓,쯔유 등의 양은 전골냄비크기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요.
집반찬만들때는 계량용품이 따로없구요 무조건 밥숟가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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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가 바글바글 끓어오르면 젓가락으로 알과 곤을 한번 보시구요.
알과곤이 적당하게 익고 무우도 말캉하게 폭 익었다 싶으시면
양념물을 부어주세요.
적당히 부어가며 중간중간 수저로 맛을 봐가며 염도를 조정해주시구요.
만들어놓은 다대기를 다 부었는데 맛이 아직 좀 싱겁다-하시면 굵은소금으로 나머지 간 해주시면 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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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간이 잘 맞게 되어 바글바글 어우러지며 끓어오를때 마늘도 다져서 한스푼 넣어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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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도 1~2스푼 넣어주셔서 좀 더 끓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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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불끄고 먹어야지 싶을때 기준으로 한 2분전쯤 이렇게 쑥갓을 얹져 마지막으로 끓여주세요.
쑥갓향이 어우러져 일품이지요.
소주즐기시는 분들은.... 요거 끓여드리면 밥보다 소주 찾으시더라구요.
이렇게 주룩주룩 비오는날엔.... 얼큰뜨끈한 알탕 한번 끓여서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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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탕이 있으면 더욱 생각나는...
이렇게 비오는 날 꼭 먹어주지 않으면 자려고 누워서도 계속 생각날듯한 정구지찌짐.
아까 시장갔을때 찌짐구워 파는 가게앞을 지나는데...
살까말까 잠시 고민하다가 돌아섰지요.
냉장고안에 찌짐재료 다 있는게 생각나서요.
그리하여...도저히 빼먹을수없어서 알탕끓일때 그 옆 가스위에 팬올려서 같이 지져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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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정구지 깨끗이 손질해서 물기 빼두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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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볼 꺼내어 부쳐내고 싶으실만큼 부침가루 부어주세요.
저는 기왕 부치는김에 나중에 딸래미 학교갔다오면 주려고 넉장 부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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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부어 반죽 개어주시구요.
좀전에 알탕만들때 꺼낸 멸치액젓있지요.
여기에도 약간만 부어주세요.
많이 넣으면 짜니까 약간이예요.
더 찌짐이 맛있어 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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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고추 송송썰어 함께 넣어주시면 아빠들이 좋아하지요.
아이들 순하게 먹을때는 고추빼시는게 더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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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사와서 바로 갈무리해서 냉동해둔 싱싱한 홍합살도 넉넉히 넣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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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질한 정구지는 3등분정도 잘라서 부러지지않고 풋내안나도록 살살 섞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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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반죽이 준비되었네요.
저는 찌짐은 꼭 요 스텐집게를 사용해서 팬에 올린답니다.
국자로 찌짐반죽을 떠서 넣으면 밀가루국물이 많이 들어가서 정구지 맛이 덜 느껴져서요.
매번 요렇게 스텐집게로 적당히 집어서 팬에 넣어서 잘 펼쳐주면, 좀 두께있는 찌짐을 원하시거나 얇은 찌짐을 원하시거나 할때,선호하시는대로 두께조정 하기에도 너무 편하구요.
밀가루 국물도 딱 알맞에 되어서 맛난 찌짐이 되지요.
밀가루 국물 많은 찌짐 원하시면 국자나 스푼으로 후라이팬에 보충해주시며 구워주시면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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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넣어 달구어진팬에 이렇게 찌짐반죽을 올려주시구요.
팬에 골고루 잘 펼쳐주어요.
저는 부침개라는 말보다 어릴적 어머니가 쓰시던 찌짐이라는 말이 더 편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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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었겠다 싶으시면 뒤집개로 뒤집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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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탕먹으며 함께 곁들인 정구지 찌짐이예요.
먹은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사진보니 또 먹고싶어지네요.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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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음식을 먹고난 후엔 에스프레소 한잔이면 입안이 향기그윽해지지요.
미니꿀호떡 하나와 같이먹으니... 그 맛이 너무 잘 어울리네요.
비오는 날 든든했던 한끼?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님들 모두 장마기간 내내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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