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볏짚 없이 4일만에 완성한 낙엽, 고초로 발효 메주 만든 이야기

| 조회수 : 32,081 | 추천수 : 10
작성일 : 2012-12-11 11:03:36


위에 메주 2개 보이시죠. 고초 이용해서 만든 발효 메주에요.

지푸라기에만 고초균이 있는 것이 아니고 띠풀이나 갈대에도 있다네요.

누룩균은 낙엽에도 있는데 발효하다보면 품온이 상승해 메주균도 이어서 활동하고

온도가 더 높아지면 고초균도 생긴다는 글을 읽고 한번 해보자 만들었는데 너무 잘 되었어요.

 

*고초란 시들어서 마른 풀이란 뜻이래요.

당연히 고초균은 거기에 숨어 있는 상태겠지요.

텃밭에서 잘 자란 잡초를 뽑지 말고 초겨울 까지 마른 상태로 놔뒀다가

입동 즈음 메주 만들 때 쓰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메주를 푹 잘 삶은 뒤


발로 밟아


갤럭시 원액기에 딸려 온 두부 틀에 넣고  만들었지요.


윗 줄에 있는 메주 처럼 성형 후 하루쯤 말려서 하는 것이 훨씬 곰팡이가 잘 펴요.


텃밭에 잡초도 없고 갈대는 눈에 쌓여서 안 보인다 해서

집 앞 길가에 앙상한 나뭇가지에 달린 낙엽들을 자르고

뒷곁 나즈막한 언덕 위 고초 한 웅쿰 베어다

따뜻한 물에 여러 번 헹군 뒤 물기 없애고 사용했어요.


담요 위에 코 대고 냄새를 맡아보면 점점 메주에서 냄새가 나는데

누룩균은 단내를 먼저 낸다니 그렇기도 하고

더 지나면 메주 뜨는 냄새가 나는데 마지막엔 청국장 뜨려고 시작하는 냄새가 납니다.

그 농민분은 이틀 띄우라 하시던데 보통 메주 한 개의 무게가 2kg일 경우겠고

제가 만든 것은 그 절반 1kg이니깐 시간이 많이 단축되어 30시간 경과하니깐

청국장과는 다른 달면서도 꼬린내 나는 메주 냄새가 나길래 담요를 걷었답니다.


전기장판 위에 비닐 깔고 그 위에 쌀푸대 깔고 낙엽 및 고초로 메주를 둘러 쌓고

담요를 덮었는데 과정은 사진 안 찍었으니 순서만 보세요.





이틀간 메주를 건조기로 말리면 된다는데 지금이 정월이면 그러겠지만

긴 겨울 자연건조도 나쁘지 않다 생각해서 8시간만 건조했어요.


경험이 생겨서 그런가 나중에 만든 메주 2개가 훨씬 곰팡이도 잘 폈네요.

지푸라기 구하기 힘든 아파트 생활이니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낙엽과 고초를 이용하면

냄새도 별로 안 나는 발효 메주 잘 만드실 수 있어요.

 

*제가 사용한 전기장판은 고온 저온 딱 두 기능만 있는데

고온에 놓고 젖은 낙엽과 고초를 이용하니 청국장 뜨는 온도 40도 보다 낮은

농민분이 말씀하신 메주 뜨는 온도 36도를 비슷하게 유지한 듯 싶어요.

이 메주로 담근 장맛이 깊은 전통 맛이라 하니 내년에 담가서 제가 먹어보면 알테지요.^^

프리스카 (kumran60)

http://musoe.shop 반려견들 키우며 시골살이하며 단순무쇠 주방용품 쇼핑몰 브랜드 순쇠 무쇠샵을 운영합니다.

3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remy
    '12.12.11 11:09 AM

    저.. 짚 아무것도 없어도 메주 떠요.
    메주에 필요한 바실러스균들은 그냥 공중에 존재해요.
    짚에 특히 많은 것이고 매달으려면 그걸 썼으니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그냥 온도만 맞춰서 두어도 되요..
    전 청국장.. 짚 없이 매년 띄워요...ㅎㅎ
    그냥 콩 삶아 소쿠리에 넣고 이불 덮어 아랫목에 두면 잘 떠요..

    대신.......!! 냄새는 책임 못져요...ㅋㅋ

  • 프리스카
    '12.12.11 11:14 AM

    맞아요. 공기 중에 메주 발효에 필요한 균들 다 존재해요.^^
    그런데 연구하신 농민분 의견은 불필요한 잡균을 가급적 메주에 접균하지 말고
    더불에 긴긴 시간 필요 없이 4일이면 완성되니 바로 장을 담글 수 있다고 주장하시는 것이라
    저도 따라해본 거에요.^^

  • 프리스카
    '12.12.11 11:46 AM

    찾아보면...
    고초균은 흔히 바실러스라고 불리는 메주균의 일종인데 논의 벼에 많이 서식하고 있지만
    고초균은 메주균 보다도 건조와 열에 강하므로 밭에 많이 서식하고 있다.
    띠풀과 갈대에도 잘 붙어 있다.
    그래서 저는 텃밭에 잡초 앞으로 귀하게 다룰 거에요.^^

  • 2. 우화
    '12.12.11 11:34 AM

    프리스카님 이런 실험정신 아주 좋네요.
    그럼 저도 집앞의 나뭇가지에 달린 나뭇잎 걷어다 함 만들어 볼까요?
    도전정신은 충만한데... 당장 콩을사러 나가야하나... 고민중~
    게다가 이놈의 동네엔 아랫목도 없고 전 전기장판도 없고... 36도를 맞추려면
    음... 슬로우쿠커에 보온기능으로 함 해볼까나~ 생각중입니다.

    두분 말씀처럼 바실러스균은 공기중에 존재하니 시간만 넉넉히 준다면 발효가 가능하겠지만
    아무래도 잡균번식의 위험이 훨씬 높은건 사실일듯...
    적당한 온도와 환경에서 짧게가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싶네요.

    아~ 주절주절 그만하고 뭔가를 해야 할것같은 투지가 확~ 일어요.

  • 프리스카
    '12.12.11 11:49 AM

    우화님도 슬로우쿠커에서 한번 해보세요.^^
    아무튼 36도만 넘기지 않으면 됩니다.

  • 우화
    '12.12.11 12:06 PM

    아~ 깜박했다, 추천한방!! ^^

  • 프리스카
    '12.12.11 12:11 PM

    추천 감사해요.^^
    지금이야 제가 외국 사는 딸에게 만들어서 보내주지만
    딸도 언젠가는 만들어서 해먹야할 것 같으니 미리 실험적으로 해봤지요.^^

  • 3. 독수리오남매
    '12.12.11 11:51 AM

    갑자기 만들어보고싶은 생각이 샘솟네요.

  • 프리스카
    '12.12.11 11:57 AM

    메주 띄우는 시간이 많이 단축되니깐 된장 담그기가 쉽겠어요.^^

  • 4. livingscent
    '12.12.11 12:31 PM

    전 이런 이야기들은 너~~무 어려워요..ㅠㅠ
    메주같은건 만들 엄두도 못내기에 그냥 보고 추천만 누르고 갑니다^^

  • 프리스카
    '12.12.11 1:08 PM

    저도 그랬는데요, 해보면 쉬워요.^^

  • 5. 피오나
    '12.12.11 12:58 PM

    나이 오십에 아직 고추장도 안 담아봤고
    간장 된장은 생각도 못하고
    메주라니..
    넘 어려워요
    사먹는건 싫어하면서
    이제 서서히 해봐야하는 나인데 부러워요..

  • 프리스카
    '12.12.11 1:10 PM

    저도 사십대 후반부터 관심 갖고 만들기 시작했어요.^^

  • 6. 꽃게
    '12.12.11 1:00 PM

    프리스카님 정말 올해 저한테 딱 맞는 메주만들기예요.
    너무 감사드리고 저도 이런 방법들 해볼래요.

  • 프리스카
    '12.12.11 1:14 PM

    도움되신다니 저도 좋아요.
    재작년에도 이 방법으로 해보다가 궁금하여 담요 열어보느라 잘 안됐는데
    그냥 꾹참고 코 대고 냄새만 확인하세요.^^

  • 7. 세잎클로버
    '12.12.11 3:30 PM

    메두 사이즈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요. 건조기가 농가에서 쓰는 건조기인지? 아님 홈쇼핑에서 구입할 수 있는 건조기인지두요. 얼른 메주 쒀야하는데 말릴것두 보관할것두 걱정이예요.ㅠㅠ

  • 프리스카
    '12.12.11 4:20 PM

    두부 틀 사이즈가 대략 가로 14cm 세로 12cm 높이 7cm에요.
    건조기는 집에 있는 높이 조절되는 식품건조기 이용했어요.^^
    리큅식품건조기는 높은 채반이 아마 4.3cm일테니 메주 만들 때 참고하세요.

  • 8. 세잎클로버
    '12.12.11 3:31 PM

    메주===손가락에 살쪄서 이런 오타를 ^^

  • 프리스카
    '12.12.11 7:31 PM

    건조기 없어도 그냥 실온에서 잘 말려도 돼요.^^
    내년 이른 봄에 햇볕 쬐가며 바람 통하게 매달아 더 말려주면 좋겠지요.

  • 9. 동방생나님
    '12.12.11 6:15 PM

    볏짚이 없이도 낙엽으로 가능하다니
    한번 도전 해볼만 하네요!
    프리스카님이 올려주신 메주 사진, 글 모두 스크랩해두고
    이번 겨울에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ㅎㅎㅎ 청국장은 만들어 먹으니 ...콩삶아 메주 성형해서 띄우기만
    성공하면 되겠지요?
    감사 드려요~
    제 주위에는 된장도 사먹는 분위기라 혼자서 된장 만들어 먹는 외로움과 재미가 ㅋㅋ
    어릴 적 엄마와 아버지께서 함께 메주 만들던 기억이 나네요!
    올해는 프리스카님 방법에 따라 꼭 만들어 볼께요!

    올 한해 마무리 즐겁게 하시고 건강하세요!^^

  • 프리스카
    '12.12.11 7:53 PM

    저 방법은 1주일이면 메주 만들어 띄워 말리기 까지 다 되니깐
    내년 봄 장 담그기 전 까지만 만들어도 돼요.^^
    님도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10. 꼬꼬와황금돼지
    '12.12.11 6:56 PM

    여러가지 실험정신 정말 대단하시네요.
    어릴때 한옥에서 자라고 엄마가 항상 메주띄우고 청국장 만들고 각종 장 만드시던 기억이 나는데,..
    그땐 냄새가 그리 싫더니만 이젠 냄새와 더불어 그저 행복하고 좋은 기억으로 남았어요.
    전 통음식이 얼마나 소중한지,..어머니 더나이드시기전에 배워야하는데,...참~
    여기서 메주는 못하더라도 애들 좋아하는 청국장이라도 언제 한번 시도해보고싶군요~

  • 프리스카
    '12.12.11 7:35 PM

    제 엄마는 바빠서 저는 구경 못해봤어요.
    확실히 나이 먹어가니 우리네 음식이 좋긴 해요.
    청국장도 발효 시간을 많이 두지 않으면 냄새 별로 안 나요.^^

  • 11. 꿈꾸다
    '12.12.11 10:41 PM

    동치미에 메주.. 자세한 기록들 감사해요.
    언젠가 해볼거라는 기대에 저도 잘 저장해 두려구요~^^
    감사합니다.

  • 프리스카
    '12.12.12 10:04 AM

    네, 언젠가는 해보세요.^^

  • 12. 빛나는
    '12.12.12 4:04 AM

    아주어릴적에 외가에 가면
    메주가 있었는데,,그립네요

  • 프리스카
    '12.12.12 10:06 AM

    이젠 우리가 누군가에게 그런 추억을 줄 세대가 되었네요.^^

  • 13. olivia
    '12.12.12 11:25 AM - 삭제된댓글

    다른 요리 보다도 직접 장 담그시는 분들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엄두가 나질 않아서...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 장 담그기의 시작 - 메주 만들기
    맛있는 장 담그시길 바랍니다.

  • 프리스카
    '12.12.12 1:09 PM

    네, 맛있게 되면 좋겠어요.^^

  • 14. 비탈
    '12.12.12 9:09 PM

    이런방법도 있었군요... 꼭 해보고 싶네요.

  • 프리스카
    '12.12.13 9:55 AM

    저도 될까 싶었는데 해보니깐 되네요.^^

  • 15. 행복
    '12.12.13 12:13 AM

    음...정말 좋은 글/그림. 감사 합니다!!!

  • 프리스카
    '12.12.13 9:55 AM

    댓글 감사합니다.^^

  • 16. 행복한연두
    '12.12.15 11:50 AM

    맞아요. 고초균은 마른풀에 많이 서식해요^^저희도 요즘 지푸라기로 열심히 메주 묶어 매달고 있어요^^

  • 프리스카
    '12.12.15 12:01 PM

    차타고 가면서 길 가 모든 시들고 마른 풀들 보면 다 고초균이 있겠다 싶고
    텃밭에 자라던 호박 노각 등 뻗어나가던 줄기들 시든 것들도 다 있겠다 생각들어요.^^

  • 17. 윤주
    '13.1.1 9:50 AM

    어머...고맙습니다...

    청국장 맛이 아닌 전통 된장 맛이 난다니 용기가 납니다.

    이렇게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 프리스카
    '13.1.1 9:56 AM

    메주들 거실에서 지금 말리고 있는데 꼬리하니 맛있는 냄새 나요.^^

  • 18. 배우자
    '13.1.17 6:23 PM

    저두꼭 메주도전해봐야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087 맛있게 먹고 살았던 9월과 10월의 코코몽 이야기 5 코코몽 2024.11.22 1,615 0
41086 82에서 추천해주신행복 35 ··· 2024.11.18 8,831 4
41085 50대 수영 배우기 + 반찬 몇가지 28 Alison 2024.11.12 12,002 5
41084 가을 반찬 21 이호례 2024.11.11 9,381 2
41083 올핸 무를 사야 할까봐요 ^^; 10 필로소피아 2024.11.11 7,471 2
41082 이토록 사소한 행복 35 백만순이 2024.11.10 8,074 2
41081 177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10월 분식세트= 어 김.. 12 행복나눔미소 2024.11.08 3,265 4
41080 바야흐로 김장철 10 꽃게 2024.11.08 5,395 2
41079 깊어가는 가을 18 메이그린 2024.11.04 9,721 4
41078 드라마와 영화속 음식 따라하기 25 차이윈 2024.11.04 8,319 6
41077 아우 한우 너무 맛있네요.. 9 라일락꽃향기 2024.10.31 7,328 2
41076 똑똑 .... 가을이 다 가기전에 찾아왔어예 30 주니엄마 2024.10.29 9,952 6
41075 10월 먹고사는 이야기 12 모하나 2024.10.29 7,128 2
41074 무장비 베이킹…호두크랜베리빵… 12 은초롱 2024.10.28 6,466 5
41073 오랜만이네요~~ 6 김명진 2024.10.28 6,109 3
41072 혼저 합니다~ 17 필로소피아 2024.10.26 6,117 4
41071 이탈리아 여행에서 먹은 것들(와이너리와 식자재) 24 방구석요정 2024.10.26 5,070 3
41070 오늘은 친정엄마, 그리고 장기요양제도 18 꽃게 2024.10.22 10,008 4
41069 무장비 베이킹…소프트 바게트 구워봤어요 14 은초롱 2024.10.22 5,606 2
41068 만들어 맛있었던 음식들 40 ··· 2024.10.22 8,446 5
41067 캠핑 독립 +브라질 치즈빵 40 Alison 2024.10.21 5,987 7
41066 호박파이랑 사과파이중에 저는 사과파이요 11 602호 2024.10.20 3,436 2
41065 어머니 점심, 그리고 요양원 이야기 33 꽃게 2024.10.20 6,177 6
41064 고기 가득 만두 (테니스 이야기도...) 17 항상감사 2024.10.20 4,114 4
41063 오늘 아침 미니 오븐에 구운 빵 14 은초롱 2024.10.16 7,795 2
41062 여전한 백수 25 고고 2024.10.15 7,435 4
41061 과일에 진심인 사람의 과일밥상 24 18층여자 2024.10.15 8,410 3
41060 요리조아 18 영도댁 2024.10.15 5,458 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