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천천히 자라줬으면 하는데 하루가 다르게 커져만 가네요.
며칠전 젊은 부부가 와서, '레'를 웹에서 보고 입양하고 싶다고 했는데 와서 보더니 사진보다 훨씬 크다고 하네요. 집에서 키우는 암놈고양이가 있는데 부부가 모두 일하러 나가게 돼서, 한마리 더 입양하려고 하는거라네요. 부부는 정말 괜찮아 보였거든요. 입양계약서에도 싸인한다고 했구요. 그런데 이제 막 집에 있는 암놈고양이가 발정을 시작해서, '라'가 너무 큰거 아닌지..데리고 가면 일이 생길지 몰라 걱정을 하면서, 월요일이나 화요일 다시 연락을 준다고해요.
혀를 내밀고 자는 '레'예요. '레'는 정말 털이 부드러워요. 나비보다 털이 좀 짧은 듯 하면서도 몸도 유연하고 만질 맛 납니다. 게다가 아주 영리하죠. 한 번 말하면 듣는 편이구요. '시'는 몸은 이 녀석보다 큰데 물불 안가리는 장난꾸러기예요.
에이미 말은 얼굴이 역삼각형인 고양이들이 장난이 심한 종이라고 하네요. 활발하고 영리하면서도요.
쿠션커버를 빨려고 벗겨서 테이블위에 올려놓으니 '시'가 또 올라가 앉아요. 고양이들은 종이 한장이라도 있으면 꼭 그 위에 앉기를 좋아하더군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비예요. 세녀석이 이 위에 없는 틈을 타서 옆에 와 앉아요. 제 옆에 다가오고 싶은데 새끼들과 닿는건 싫고..
저녁엔 보미와 이 세마리가 제 주위에 몰려들면 나비는 침대방이나 다른 방에서 절 부르죠. 특유의 목소리가 애교 넘치는 목소리가 있어요..이리 좀 오라고. 안 가면 갈때까지 그렇게 울어요. 그럼 귀찮아 죽겠는데도 또 안된 마음에 가서, 호들갑스럽게..어머 우리 나비가 여기있었구나..그러면 절 보자마자 부지런히 침대방 창문에 가 앉아요. 거기가 주로 밖을 내다보면서 만져주는 장소거든요. 몇 분이라도 그렇게 좀 만져줘요 잠잠해지죠. 근데 이걸 15분 마다 반복해요. 제가 이런게 너무 힘들어 고양이 한마리를 더 데려오면 좀 나아지려나 했는데, 지금보니 그게 아니예요. 다른냥이들이 있어도 여전히 절 못살게 굽니다. 전 정말 고양이가 이렇게 사람 손길을 갈구하는 지 몰랐어요. 도도하게 높은곳에 앉아서 그루밍이나 하고 있는 줄 알았죠.
아직도 어미를 좋아하는 새끼들은 보미가 앉아있으면 모여들어 몸을 기대고 잠을 자요. 유난히 엄마와 사이가 좋은 새끼들이예요. 아직도 간혹 젖을 빠는 버릇이 남아있는데 그 땐 보미가 야단을 치는 듯 해요. 움찔하고 하다 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