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에서든 다들 많이 끓여 드시는 한 여름의 보양음식,
닭으로 만드는 영양탕 이야기예요.
세상에서 어쩌면 만들기는 제일 쉽지만,
몸에는 아주 유익합니다.
꼭 복날이 아니라도,
우리집은 여름 내내...이리 먹습니다.
보통 식당에서 사 먹는 삼계탕은
삼계탕용 병아리만한 작은 사이즈의 닭은 통째로 해서
뱃속에 찹쌀밥 채워넣어서
1인당 한마리씩 나오는게 보통이지요.
이렇게 한번씩 사 먹게 되는 삼계탕은
또 그 나름대도 맛이 참 좋고요.
그래도 집에서 먹을 때에는,
좀 다릅니다.
일부러 조그마한 삼계닭은 사 오지 않고,
너무 작지도 않고,
또 그렇다고 너무 크지도 않은...
약 8~9호 정도 닭을 사 와서 먹습니다.
이 정도 크기의 닭이 육질도 질기지 않고
보편적으로 보드랍고 먹기 좋은 편이고,
또 이 정도는 되어야...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닭을 먹는다고 칠 때에...
손에 쥐고 먹기도 편하고,
또 닭다리든 닭날개든...
붙어있는 살점도 애봅되니
뜯어먹는 맛도 더 좋아서 그런거지요.
물론 우리집도 한번씩 삼계닭이 보이면
통짜 닭을 사 와서 그렇게 통째로 끓여서 먹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런 경우보다는,
오늘처럼 일반 닭으로 푹 구시게 끓여먹는 쪽이
아마도 몇배는 더 훨씬 많은 듯 합니다.
이렇게 보통 크기의 닭을 사 와서
푹 고아내듯이...
마치 곰국 끓이는 기분으로
살점이 부들부들 해 지도록 충분히 익혀 냅니다.
그 동안에 닭고기는 입안에서 슬 풀리듯이..
보드랍게 잘 익어있고,
닭뼈에서는 진하고 구수한 닭육수가 충분히 우러나와서...
건더기도 국물도 모두 아주 맛난 진국이 되지요.
일반닭으로 이렇게 끓여내는 닭영양탕은
삼계탕처럼 닭을 통째 넣어서 끓이는 게 아니라...
평소 닭도리탕 할 때처럼
적당한 크기도 닭은 먹기 좋게 절단한 다음에,
그것을 큼직한 냄비에 모두 한데 넣고
푸욱 끓여서 내는 것이고요.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닭이 먹기 좋은 크기로 처음부터 손질되어 들어갔기에...
아이들이 먹기에 특히나 편합니다.
우리 어른들도 닭은 통째 삶아 놓은것을 해채해가며 먹는것보다
이렇게 먹는 편을 사실 더 좋아합니다.
일단 먹는 내내 하나씩 둘씩 건져 먹기에도 훨씬 편하고,
뼈 발라내며 먹어가기에도 영 상그럽지 않으니까요.
닭을 2마리 사 와서,
냄새나는 부위는 떼어 버리고
잘 드는 칼로 먹기 좋게 절단합니다.
우리집에서 제일 큰 냄비에
닭 2마리 손질한 것이 담긴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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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편안하게 끓여 먹을 때에는
마늘만 넉넉하게 넣어도 맛이 좋지만...
이렇게 무더운 여름 날,
복날을 맞이해서 몸보신 용으로 끓여 먹는 경우에는
같이 넣으면 몸에 유익할만한 재료들을
몇가지 같이 넣어서 푹 달이듯이 끓여주면 훨씬 더 좋겠지요.
요즘은 복날이 가까이 다가오면
슈퍼든 마트든, 심지어 재래시장에서도...
삼계탕용 재료라고 해서 몇가지를 한데 섞어서
딱 한번 끓여먹기 좋도록 포장해서 다 팔고 있으니,
닭 파는 곳에서 삼계탕용 닭을 사서
먹기 좋게 잘 손질 해서 통마리째로 가져오고,
그런 삼계탕용 한약재료 한봉지만 같이 사 오면...
큼직한 냄비만 집에 있으면
깨끗이 씻고 함께 넣어서 물 적당하게 부어주고는
푹~제대로 오랫동안 끓여주기만 하면 되는것이 바로 삼계탕이니
힘들게 재료를 따로따로 구하고 손질할 부담도 없고,
참 편하고 좋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제가 우리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중의 하나...
이 세상에서 제일 쉬운게 바로 삼계탕이다..
그러니 나중에 어른 되어서 음식하기가 좀 귀찮다 싶을 때,
좋은 닭만 준비해 두었다가 자주 끓여 먹어라...
하고 자주 그러지요.
그런데 집에서 끓이면,
바깥에서 사 먹는 그 맛이 안난다...는 것은..
집에서는 더도말고, 덜도말고...
너무나 투명하게
그저 정직한 재료만 딱 들어가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끓이는 삼계탕은
어쩌면 맛이 좀 심심한 듯 느껴질 수도 있지만,
닭은 국물 너무 많이 잡지 않고,
보통 끓여 먹는 시간보다도
그 1/2 정도만 더 오래 약불로 끓여낸다...라고 생각하면서
은근히 불 위에 그렇게 놓아두면
보통으로는 잘 상상이 안되거나
우리가 모르는 어떤 다른 재료나,
조미료 성분같은것이 조금도 들어가지 않더라도...
한 그릇 먹고나면
정말로 우리몸에 참 유익하다는 느낌이,
그저 생각이 아니라
바로 몸으로 그렇게 느껴지는...
그런 순수한 진국의 영양닭국,
영양삼계탕이 되는거지요.
오늘 영양닭국에 넣은 부재료들도 조금...
깨끗하게 씻어서 준비를 해 두고요.
많이 넣을 필요도 없습니다.
뭐든 적당한게...두루두루 가장 큰 유익을 주지요.
마늘과 대추,오가피, 헛개나무, 황기입니다.
당연히 모두 국산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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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더기들은 약으로 좋은 성분만 빼 낼 뿐...
이대로 냄비에 건더기인 닭과 같이
바로 넣어서 끓이지는 않지요.
나중에 국물이나 건더기 떠 먹을 때에
잔 가지같은 것이 입에 걸지적거리고 해서
특히나 아이들은 먹기에 좀 불편합니다.
물로 씻어서 건져 놓으면
마른재료들이 물기를 머금고 좀 부드러워져서
다소 쉽게 자르거나 부술수가 있답니다.
원래 크기에서 좀 작게 가위로 썰어 낸 후,
이렇게 국물멸치 우러내는 스탠채망에다
대추를 제외한 나머지 재료를 모두 넣고..
이제 여기에 물을 적당히 부어서...
불에 올립니다.
닭이 부들부들해 지도록 충분히 고아지면,
엑기스가 모두 빠져나간 이 약재 재료 건더기는
채망만 거져 올려내면 되니까요.
대추도 같이 넣어서 끓여내도 좋지만..
일부러 대추만 이렇게 빼어서 같이 끓이는 것은
나중에 대추는 제가 건져내어 입에 쏙 넣어서
씨만 뱉어내려고 그런거지요.
어른신들 말씀이
대추를 보고도 안 먹으면 늙는다고 했던가요...
달큰하면서도 몸에 좋은 이 대추는,
이렇게 끓여내고도 그냥 허투로 버릴 수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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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냄비전체가 제대로 부르르 끓어오릅니다.
불을 확 줄이고....
닭이 품고있는 기름이 점점 더 빠지면서 위로 떠 오르도록
이렇게 계속 한참을 끓여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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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낮은불로 계속 끓여 내면서
이러다 혹시 넘치지는 않는지?하면서...
뚜껑 열어보면서 한번씩 확인하기도 하고...
그렇게 익어가는 동안
그저 잊어버리고 다른 일 하다보면...
노란 닭기름이 위로 그윽하게 떠서
마치 냄비를 가득 채우듯이 보이면서...
닭에서 나온 찌꺼기들로
냄비 안쪽이 지저분해진 듯 보이기도 하고..
닭 건더기를 힘 있게 건져내다가는
닭살이 뼈에서 그대로 고스란히 분리가 될 듯 느껴질 정도로
어느새 이렇게 보드랍게...
닭이 모두 푹 익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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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의 작업은...
보통 전날 저녁에 잠들기 전에 이렇게 끓여 놓습니다.
그러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떠 있는 기름을 대략 국자로 걷어낸 다음
바로 뜨겁게 다시 끓이면 편하니까요.
바쁜 아침에 닭 손질부터 시작해서,
닭살이 야들야들 보드랍도록...
또 닭뼈에서 육수가 제대로 나오도록 푹 끓이는 시간과 수고까지...
지금까지의 과정은 전날 해 두고나면
다음날 아침에 참 편할뿐만 아니라,
이렇게 뜨거운 열기의 냄비속에 오랫동안 잠겨있는 닭고기는,
살코기도 또 국물의 맛까지도..
모두가 더욱 더 깊어지고 감칠맛나게 됩니다.
혹은,
초복이든 중복이든 아니면 말복날이든...
언제고 아침에 먹기 보다는
저녁에 이렇게 닭 한마리를 보양식으로 먹으려면,
마찬가지로 아침에 이렇게 준비해서
한참을 푹 끓여 두었다가...
나머지 지금부터의 작업은
저녁에 다들 상에 둘러앉아서 식사하기 전에
편안하게 준비하시면 될테지요.
앞에서 말씀드린것처럼,
우리집은 여름이면 특별한 날 아니어도...
보통 늘 이렇게 자주 끓여 먹기에...
이리 보통 2마리씩 끓여 놓으면
다른 찬거리도 함께 먹으니...
뜨거운 국이나 찌개 따로 만들 필요없이
국물 한방울 안 남기고 싹싹 다 먹을때까지,
길게는 한 이틀까지도 아주 편합니다.
그래도 아쉬운대로,
굳이 전날 끓여내지 않더라도,
당장에 이렇게 끓여낼만큼 시간여유만 좀 넉넉하다면...
한 두시간 전쯤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잘 끓여서...
맛있게 바로 드셔도 좋아요.
이렇게해서 전날...
90%는 다 준비해 놓은 닭영양탕 한 냄비입니다.
아침에 냄비 뚜껑을 열어보면
이렇게 노르끼리하게 되어 있지요.
얼핏보면 이게 다 기름같지만,
약재를 넣어서 이렇게 푹 고아내듯이 끓이게 되면
아랫쪽에 가득한 저 진국 국물까지도
평소보다 누런색을 띄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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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로 위의 기름을 대략 떠 냅니다.
보통 사골로 곰국을 한 냄비 끓여 내고나면,
바로 그 다음 날,
냄비위를 가득 덮고 있는 소기름이
하얗게 굳어있는 모양과는 달리...
닭은 그런식으로 기름이 딱딱하게 굳지 않지요.
이렇게 냄비위에 무리지어 그윽하게 떠 있을 뿐...
이렇게 푹 끓여낸 냄비안에서
위에 노랗게 떠 있는 닭의 기름성분을
완벽하게 한 방울 남김없이 다 떠낼 필요없이,
그래도 그저 최대한...
아래의 진국과 섞이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해서...
국자로 잘 떠 내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게 국자로 기름을 떠 내고,
안에 넣었던 약재덩어리인 스뎅채망도 건져내고 나면...
이제 진국국물과 야들거리는 닭고기만
냄비에 고스란히 남게 되지요.
우리집은 여기에 감자를 넣습니다.
특히나 이런 여름의 닭영양탕을 끓여낼 때에는,
제철에 가득 나오는 맛좋은 감자를
듬뿍 넣어서 다시 끓여내지요.
감자를 넣어주게 되면,
국물은 더 구수해지고...
국물의 기름기는 감자안에 적당하게 잘 스며들어서
국물자체의 기름기는 덜 해지는 동시에,
기름기가 적당하게 배인 맛감자 건져 먹는 재미까지도...
두루두루 아주 고소합니다.
감자를 껍질 벗겨서 잘 씻은 다음,
보통은 2등분 하고,
조금 큼직하다 싶으면 3등분으로 썰어 줍니다.
이렇게 좀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는편이
계속해서 앞으로도 몇 번을 끓여내어도
감자가 잘 부서지지도 않고,
크기가 있는 감자덩어리를 건져내어서
맛나게 부숴먹는 맛도 훨씬 더 좋아서 그런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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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어제, 앞서서 국물도 고기도
익을대로 푹 익은 상태까지 끓여 놓았으니...
이제 둥둥 떠 있던 닭기름까지 적당하게 덜어 낸 냄비에
건더기로 새로 큼직큼직 썰어놓은 이 감자들을 넣고는,
감자가 모두 보드랍게 속까지 제대로 푹 익을 정도까지만
다시 한번 제대로 끓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무리는 딱 한가지.
좋은 소금으로 간 하는 것으로 충분하고요.
좋은 소금이란, 간수를 충분히 빼 내어서..
씁쓸한 뒷맛 없이 참 개운하고 단맛나는 소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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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잘 익은 닭과
감자건더기가 냄비에 그윽하고..
구수하고 감칠맛나는 육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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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닭다리에 감자 한 덩어리.
국물 적당히 덜어 넣고
파 송송 썰어서 이렇게 띄워...
예본이 것으로 한 사발 뜹니다.
얼마나 먹을지를 모르니...
괜시리 남겨서 아까운 것 버릴 일이 없도록...
이렇게 처음에는 조금만 떠 주는 거지요.
오늘 아침에 이것 먹고는
이만큼 더 떠달라고 하면서
밥도 제 밥 한그릇 다 먹고는,
더 추가해서는...
이 닭영양탕을 이만큼 2번이나 다시 떠서 먹고 갔네요.
파맛도 참 좋다면서
다진파도 듬뿍듬뿍 넣고는...
참 맛있게 땀 뻘뻘 흘리면서 먹고 갔습니다.
자식입에 좋은 것이 들어가는 모습은
부모는 그저 바라만 봐도 참 좋습니다.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
어릴적에 닭 한마리 고으면,
닭다리는 제 그릇에 덜어주시며
먹기좋게 쭉쭉 살을 발라주시곤 했는데..
당신들의 마음을 지금은 잘 알고,
받은 사랑이 너무 커서
아마도 이 감사의 마음은 제 평생을 함께 가겠지요.
저는 또 제 자식들에게,
그 사랑을 대물림하면서 부모로써 살아갈테고요.
이렇게 닭을 2마리 푹 삶아내면...
당연히 닭다리도 4개.
그러니..우리 가족 네사람은
한사람 앞에 하나씩,
다 맛있게 먹을 수 있답니다.
어쩌면 이래서 늘 큰 냄비에다,
기본으로 닭 2마리부터 시작하나봐요.
맛나고 좋은 것은 모두 함께 나누고,
그렇게 나누는 음식으로
하루하루 더 살갑게 정을 쌓는 일...
가족이 함께 누릴 수 있는
가장 소박하면서도
어쩌면 가장 소중한 행복인 듯 해요.
오늘 초복이지요.
무더운 여름을 이겨낼만한 보양음식 종류도 꽤 되니..
평소에 입맛에 가장 잘 맞고,
내 체질에도 가장 잘 조화롭게 기운을 더 해주는...
그런 음식..꼭 한그릇 찾아서 맛나게 드시길 바래요.
그래야 올 여름도 무탈하게...
건강하게 이겨내지요.
저도 더위에 기운이 쉬이 약해지는 체질인지라,
이렇게 닭으로 폭 고아낸 닭영양탕도 참 좋고,
장어도 잘 받는지라...
장어는 푸짐하게 잘 먹고 나면,
저는 정말로 피부가 촉촉해집니다.
아무튼....우리 모두,
올 여름 힘내서 함께 잘 이겨내 보아요.
초복이지만 아직 삼계탕 한 그릇 드시기 전이시라면...
소박하나마,
우리집의 뜨끈한 이 영양닭국 한 그릇...
이 글 읽으신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이래뵈도 보기보다는
정말로 맛도 영양가도 최고랍니다.
제가 한 그릇 대접할께요.
이리로 오셔서 함께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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