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딸, 세째 딸네 거쳐서 남동생 댁에서 며칠 留 하시다가, 네째 아들네에서도 며칠, 그리곤 오늘 오후에 오셨어요.
82cook에 제 시누이들도 들어오기 때문에 이런 얘기가 좀 어떨지 모르겠는데...
평소 어머니가 집에 계실 때는 시어른 모시기 어렵다, 힘들다, 이런 걸 잘 모르는데요, 어머니가 안계시면 확실히 더 편한 걸 알겠더라구요.
특히 이번엔 제 몸이 안좋아서 더 그랬는지, 어머니 안계시는 동안 먹는 것도 대충 먹고, 자고 일어나는 시간도 불규칙하고, 암튼 계신 것보다 확실히 편하긴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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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동안이나 널널하게 지내다가, 어제 저녁엔 어머니 오시면 뭘 해드릴까 슬슬 고민 되더라구요.
시누이네랑 외삼촌댁, 시동생네, 모두 사는 형편이 저희 집보다 나으니까 맛있는 거 많이 해드렸을 것 같고, 또 마침 금요일이고 해서, 식물성 내지는 바닷짐승만 상에 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더라구요.
게다가 kimys마저 한약 먹느라 돼지고기 닭고기 달걀 기름진 음식을 못먹고...
그래서 도토리묵을 쑤기로 했죠. 어머니가 좋아하시거든요.
도토리가루는 아주 좋은 것이 있는데, 그걸 구하기 전에 하나로에서 사놓은 것이 있어서, 먼저 있던 것을 물에 담갔어요. 윗물을 두번 갈아주고, 쒔더니 정말 잘 됐네요.
도토리묵을 젓가락으로 집었을 때 잘라지지않고 찰랑찰랑 해야 잘 쑨 거라면서요? 오늘 도토리묵이 딱 그랬다니까요!!
평소에는 묵만 썰어서 담고 양념장을 뿌려서 상에 내는데 오늘은 오이를 썰어서 아래 깔고 도토리묵을 얹었어요.
보기도 좋고, 맛도 좋고...,영양도 더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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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은 홍합을 넣은 미역국을 끓였어요.
한동안 kimys 후배가 보내준 질 좋은 미역만 먹다가, 그 미역이 똑 떨어지는 바람에 지난번 제 생일무렵에 미역을 한봉다리 샀었어요. 그 미역, 어쩌면 그리 불량미역인지...
처음 국을 끓였을 때도 맛이 없더니, 오늘은 물에 담그니까, 풀어져버리고 마는 거에요.
세상에, 어쩌면 이런 미역을 팔죠?
풀어져 버릴 때 차라리 버리고 새로 사다 끓일 것을...
국이 너무 이상하게 끓여졌어요. 아직 불리지 않은게 남아있는데 어째야 좋을 지 모르겠어요. 버려야겠죠?!
다른 반찬은 참게장, 새우젓으로 간한 호박나물, 홍어무침입니다. 아직도 조금 남아있는 삭힌 홍어를 김치넣어 무쳤어요. 실은 미나리를 넣어 무치면 맛있다고 들은 건 같은데, 미나리 한단에 2천2백원이나 하더라구요. 그래서 미나리 대신 김치를 썰어넣고, 참기름과 후추 조금 넣고 무쳤는데, 맛이 생각보다 괜찮네요.
저녁, 뭐 드셨어요? 깜찍하게 맛있는 것 좀 드셨나요?
오늘 저녁 뭣들 해서 드셨는지 제게도 좀 가르쳐주세요.
아, 이번 주말 연휴죠? 연휴 즐겁게, 보람차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