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시끌벅적한 행사도 좋지만,
일상이 주는 잔잔한 기쁨은 어느 곳에서도 얻기 힘든 충만함인 듯 해요.
여행지에서 화려한 요리를 먹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집밥을 먹는... 그런 기분.
그 동안 미뤄뒀던 청소도 좀 하고,
손 많이 가는... 약간 번거로운 음식도 좀 해주고...
행사 진행하는 동안 신경 못 쓴 것들 벌충하느라 그렇게 지냈습니다.
욕실 청소 전에 낙서 한 판!!!
욕실이 깨끗하면 신경 쓰이겠지만,
워낙 더러워서;;; 넉넉한 마음으로 쏘쿨하게 내어줬어요.
요즘 가지가 제철이잖아요.
가지 요리 두 가지 해봤는데 맛이 괜찮아서 한번들 해보십사... 하고 소개합니다.
일종의 키톡 면피용?
'가지돼지고기볶음' 입니다.
제육볶음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맛이 있어서 좋네요.
뭐랄까,
고기가 부수적으로 들어간 매운 채소 볶음 같은 그런 느낌?
고기도 달걀 흰자로 양념을 따로 해서 그런지 굉장히 부드럽고 느낌이 좋았어요.
'최경숙의 매일 반찬'이라는 요리책에 나오는 반찬인데,
원 레시피와 요리법은 아래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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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돼지고기(불고기감) 100g
가지 2개
꽈리고추 50g
식용유 5큰술
청주 1큰술
<고기양념>
맛간장 1/2큰술
소금 1/2작은술
생강즙1/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달걀흰자 1/2큰술
녹말가루1/2작은술
식용유1큰술
<양념>
다진마늘 1/2큰술
고추장 1큰술
맛간장 1큰술
조청 1큰술
참기름 1큰술
통깨 2큰술
1. 가지는 지그재그로 비스듬히 어슷썰고, 꽈리고추도 대각선으로 자른다.
2. 돼지고기에 맛간장, 소금, 생강즙, 후춧가루를 넣고 버무린 다음,
달걀흰자를 넣어 손가락 끝으로 돌려가며 섞어 거품이 생기면 녹말가루, 식용유를 넣고 섞는다.
3.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가지와 꽈리고추를 넣어 소금과 후춧가루를 조금 넣고 센 불에서 볶다가
약한 불로 줄이고 부드러워지면 그릇에 담는다. 팬이 뜨거울 때 중간 불로 줄여 고기를 넣고 볶는다.
4. 팬에 분량의 다진마늘, 고추장, 맛간장, 조청을 끓인 후
볶은 가지, 꽈리고추, 돼지고기를 넣어 센불에서 잘 섞어가며 볶은 뒤 참기름과 통깨를 솔솔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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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레시피가 그렇구요.
저는 고기 100g이 너무 적은 것 같아서 200g으로 늘렸고,
(양념도 약간 늘임)
고기양념에 달걀 흰자 1/2큰술 되어 있는데 걍 전부 투척!
맛간장 없으시면 그냥 간장에 설탕 좀 넣고 만들어도 되구요.
저는 물엿 대신 조청을 쓰기 때문에 조청이 있었지만,
없으시면 물엿으로 대체 하셔도 됩니다.
조리법이 복잡한 듯 보이지만,
고기를 댤걀 흰자와 녹말로 밑양념 한다는 것만 빼면
제육볶음 하는 정도의 난이도니까 한번 시도해보세요~^^
또 다른 가지 요리는
리틀스타님이 알려주신 '이북식 가지찜'
쉽고 간단하고, 맛있어서 좋아요! ^^
원 레시피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야무지게 먹을 욕심에 고기를 좀... 과하게 넣은 경향이 있뜸!
그리고 행여라도...
제 포스팅에서 사진을 기대하지 마시길;;;
조명은 개뿔~
저는 촛점만 맞아도 감지덕지고요...
그냥 초등학생 그림 일기 정도의 눈높이로 봐주시는 게 정신 건강에 좋으실 듯ㅋㅋ
<고기 양념>
간장 2T
고춧가루 1T
다진마늘 0.5T
국간장 1t
다진파 2T
매운 고추 3개 다진 것
후춧가루 약간
돼지고기 300g에 (갈은 것) 고기양념해서 주물주물 하다가 가지에 넣고 조리면 됨
깊은 팬에 넣고 물 한 컵(200ml)에 간장 2T 넣고 조려주심 됩니다~
뚜껑 덮고 열고 끼얹고... 약간의 노동력 필요!
사실 땟깔이 좋지는 않은데요.
약간 짭쪼롬하면서
고기의 칼칼한 맛과 가지의 부드러운 식감이 잘 어울려서
여름에 잘 어울리는 완소 반찬인 듯!
요즘 요거 하나만 내놓고 밥 먹기도 합니다.
왜?
채소랑 고기가 다 들어있는 완전 식품이니까! ㅋㅋㅋ
키톡에서 면피는 그럭저럭 된 것 같고,
마봉춘 모금 얘기를 좀 해볼게요. ^^
시끌벅적했는데, 얼마나 모였는지 궁금하시죠?
모금 총액은...
모두 34,839,347원!!!
정말...
감동적인 액수 아닙니까?
밥차 비용 300만원 필요하다고 했더니
온니들이 밥차 비용 빼고도 10배가 넘게...ㅠㅠ
6월 18일 오후 6시쯤 키톡에 모금 포스팅을 올렸는데,
다음날 6월 19일 오후 1시 20분에 300만원!
6월 21일 오후 12시 46분에 1천만원!!
6월 27일 한겨레 기사 나가고 오후 1시 14분에 2천만원!!!
7월 2일 행사 마치고 바로 다음날 7월 3일 새벽 1시 52분에 3천만원 달성!!!
정말,
무서울 정도로 달렸네요.
회계에 대한 디테일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6&cn=&num=1307845&page=1
사실 이번 일 진행하면서 좀 버거운 측면도 있었어요.
말 그대로 밥 해먹고 사는 주부가 개인적으로 제안한 일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제게는... 에너지 넘치는 두 아들 녀석이...;;;
그래서 낮에는 아이들을 돌보고, 밤에는 정보 검색과 글쓰기를 하는
'주육야독 (晝育夜讀)'을 했지요.
그래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공정방송을 원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걸 피부로 느꼈고,
우리 아이들에게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에너지로 가득했거든요.
입금 내역들을 보면서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소액이 죄송하다는 분들, 힘내라는 수 많은 응원의 메시지...
힘은 들었지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절감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제가 느낀 감정과 에너지는 제 인생에 있어서도 큰 전환점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특별히 감사 드릴 두 사람
제가 사고를 치기 전에 양해를 구한 사람은 둘인데요,
한 사람은 회계를 담당하신 푸아님
푸아님은 전화 드리자마자 시원스럽게 콜!!! 하셨고,
모금 기간 동안 은행 업무 비롯한 잡다한 일들을 묵묵히 처리해주셨어요.
정말 최고의 팀웍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푸아님께 특별히 감사드려요~
알럽 쏘마취!!!
또 한 사람은 제 남편...
밥차를 하겠다고 마음 먹고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나 사고 하나 치고 싶은데..."
"뭔데?"
"엠비씨 파업 지지하는 건데..."
"응, 나도 지지할 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너무나 쉽게 이해해 준 남편.
(물론 이렇게까지 할 꺼라고 생각 못했겠죠? ㅋㅋ)
어쨌거나 마느님이 주육야독하느라 남편이 사각지대에 들 수 밖에 없었는데,
아침에 콘푸레이크로 때우거나 굶고 갈 때도;;;
집이 엉망이어도 불평이나 핀잔 한 마디 없었어요.
그러더니 행사 전날 딱 한 마디 건내더라구요.
"어떤 돌발 상황이 있어도 주최측답게 침착하고 카리스마 있게 행동해."라고...
온니들...
나... 쫌 감동 먹었음...
흑... 김재철이 우리 남편의 새로운 면모를 끄집어주는군하!
역시 인생사 새옹지마~
7월 2일 밥차 행사를 치르는데,
MBC 노조측에서 선물을 하나 주셨어요.
신원을 밝히지 않은 어느 분께서 발상의 전환님께 드리랬다며...
요리 사이트에서 활동하시는 분이니 잘 쓰실꺼라며...
포장도 참 곱습니다~
이것이 무언고 하니...
미니 떡시루
제 발사진으로 담아내지 못할만큼
색감이 참 곱습니다
내부는 이렇게~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오해!!!
82쿡 회원이라면 요리 좀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고수들도 즐비한 곳이긴 합니다만,
저는...
저는...ㅠㅠ
할 줄 몰라서 82회원이에요...
못하니까 쫌 배울라고요...ㅠㅠ
우선 눙물부터 좀 닦고...
오해건 이해건 선물 해주신 분의 성의를 생각해서...
떡시루니까 일단 떡부터 찌고 보는 겁니다~
익었는지 젓가락으로 찔러보는 바람에 쥐 파먹;;;;;
떡 모양은 안습이지만,
잘 쪄지고요~
이렇게 담아 먹으니 뭔가 기품 있으면서 우아한 느낌적인 느낌!!!
그런데,
시루로 쓰면 일년에 몇 번이나 쓸 수 있을까요?
될 수록 자주,
마르고 닳도록 이뻐해주는 게 도리겠죠?
그래서~
여름 내내 채소 담는 그릇으로 낙찰!!!
이렇게 세워놓으니
물기도 빠지고
자리도 많이 차지하지 않고
여러모로 좋으네요~
손잡이 너무 귀엽긔~
너무 귀여운 사이즈죠?
작은 것 같지만 양이 딱 맞습니다!!!
한 일에 비해 과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사양도 못하고 얼결에 받았는데,
주신 마음 감사히 생각하고 예쁘게 잘 쓰겠습니다.
모금액을 전부 이체하고
노조 측에 마지막으로 전화 드리면서 이렇게 말씀 드렸습니다.
앞으로는 거리에서 절대 만나는 일 없기를 바란다고...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연락하거나 만나지 말자고...
그냥 브라운관에서 시청자로서 만나뵙기를 바란다고요..
서로 고마운 마음, 미안한 마음을 나누고 위로를 받았다면 그걸로 된 겁니다.
누구를 위해서 한 일도 아니었고,
옳다고 생각하는 길에 길동무로 잠시 한 구간을 걷고,
물 한잔 건낸 것 뿐이니까요.
일상이 되어 버린 투쟁...
길고 고된 길을 끝까지 함께 할 수 없어 미안합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더라도
결승점에서 기다리고 있을 많은 사람들을 떠올려주시기를...
조금 더 힘을 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행사를 치르느라 본의 아니게 게시판을 시끄럽게 했습니다.
반대 입장이나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다른 의견도 존중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큰 잡음 없이 행사를 치룰 수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행사가 잘 마무리 되어서 다행이고,
보이지 않는 수 많은 손길에도 감사드립니다.
아이 엄마가 발 벗고 나선 일인데,
그 뜻을 알아주시고 도움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영원한 키톡커 발상의 전환 올림
p.s: 시간이 없어서 행사 당일 뒷풀이도 하지 못하고 헤어졌네요.
미처 꺼내지 못한 달콤짭짤한 행사 뒷이야기...
가슴 찡하고, 웃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을까 합니다.
벙커 1에서 포트럭 파티를 기획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런글 저런질문을 주시해주세요!^^